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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 으뜸 풍속 화가, 신윤복!

조선 후기 단원 김홍도와 더불어 으뜸 풍속 화가로 이름을 날렸던
혜원 신윤복. 그 이름이 역사 기록으로 남은 건 딱 두 줄뿐이지만
오늘날 신윤복은 책으로 영화로 드라마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어요.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신윤복한테 그토록 빠져드는 것일까요?
그건 아마도 그가 그린 그림들이 말해 줄 것입니다.
자, 이제 그 그림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조선의 으뜸 풍속 화가, 신윤복을 만나다
혜원 신윤복은 단원 김홍도와 더불어 조선 시대 내로라하는 풍속 화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신윤복의 아버지 신한평은 영조, 정조, 순조 초까지 궁중의 자비령화원으로 일했고 초상화와 속화에 빼어났다. 신윤복의 그림은 그의 아버지한테서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신윤복은 첩의 아들인 서자 신분으로 태어난 탓에 족보에도 오르지 못했다.
조선 회화가 눈부시게 꽃을 피우던 18세기~19세기 초. 신윤복은 단원 김홍도와 더불어 조선 시대 풍속 화가로 이름을 떨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신윤복에 대한 자료라고는 그림 외에는 남아 있지 않다. 신윤복은 어쩌면 도화서에서 쫓겨나 마음껏 자유롭게 살다가 어느 이름 모를 곳에서 쓸쓸히 삶을 마감하지 않았을까.
≪조선의 여인을 그린 화가, 신윤복과 미인도≫에서는 신윤복과 가상 인물 ‘기하’가 펼치는 이야기로 꾸며 신윤복의 그림 세계와 작품을 깊이 있게 들려주고 있다.

풍속화, 조선 사회를 빠르게 바꾸다
풍속화는 말 그대로 풍속을 그린 그림이다. 또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속을 그린 그림이라고 해서 ‘속화’라고 하기도 한다. 따라서 풍속화에서 중심은 바로 ‘사람’이다.
그전까지만 해도 조선 시대 화가들은 나무와 물, 꽃과 새 같은 자연을 담은 산수화를 주로 그렸다.
간혹 사람이 나오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자연에 묻혀 나왔을 뿐이다.
하지만 18세기~19세기에 나타난 조선 후기 풍속화는 사람들이 일하고 먹고 놀고 하는 온갖 모습을 생생하게 담았다. 신분에서도 양반뿐만 아니라 농민과 어민, 별감, 포교, 나장, 기생, 뚜쟁이 할미까지 두루 나온다. 여성이 그림에 나온 것도 이 무렵이었다. 보통 백성들, 여성이 그림에 나온다는 것은 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만큼 풍속화는 조선 사회를 빠르게 변화시켜 나갔던 것이다.

신윤복, 조선 사회를 생생하게 담아내다
신윤복은 조선 시대 여인들의 모습들을 화폭에 생생하게 담은 화가였다. 서민에서부터 양반가 여인, 기생에 이르기까지 여러 조선 여인들의 모습을 그려 냈다. 또 겉과 속이 다른 양반들의 감춰진 모습들도 그려 내어 양반 사회를 꼬집기도 했다. 이 책에서는 〈혜원전신첩〉에 실린 신윤복의 그림을 자세하고 쉬운 글과 함께 소개한다. 또 신윤복의 아버지 신한평의 작품, 단원 김홍도의 작품을 함께 실어 조선 시대 풍속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림 속의 여인
화공을 찾아 헤매다
단옷날의 개울가를 찾다
기하가 여자로 밝혀지다
사람들의 참모습을 그리다
미인도를 남기고 사라지다
그림에 눈을 뜨다

조선 후기 풍속화와 신윤복의 삶

건우가 아빠와 함께 골동품 가게에 다녀온 그날 밤, 잠에 곯아떨어진 건우를 누군가 부른다. 건우가 일어나 보니 아빠가 사 가지고 온 그림 속 여인이 자신을 부르고 있었다. 여인은 하염없이 슬픈 눈길로 건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도화서 화원 신윤복은 김홍도한테서 꾸지람을 듣고 반차도(임금이 궁궐 밖으로 행차하는 모습을 기록한 그림) 그리는 일에서 쫓겨난다. 이미 반차도에 흥미를 잃었던 신윤복은 휘파람을 불며 그길로 저잣거리로 간다. 그곳에는 신윤복이 좋아하는 그림 가게가 있다. 이곳에서 신윤복은 사내아이가 아닌 여자아이를 그린 그림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그 그림을 그린 화공은 도화서 화원 밑에서 일하는 기하였다.

며칠 뒤 정조 임금은 화원들한테 웃게 만드는 그림을 그려 오라고 명한다. 김홍도는 이 일을 신윤복에게 맡긴다. 신윤복이 막막해하자 기하는 신윤복을 멱 감으러 온 여인들이 있는 골짜기로 데려간다. 그날은 단옷날이었다. 신윤복은 누구도 그리지 않은 단옷날의 개울가 모습을 그려 내고 임금은 이 그림을 즐겁게 감상한다.
하지만 도화서 화원들은 신윤복의 그림을 보고 그를 내쫓으려 한다. 이 일을 안 기하는 도화서 별제 영감을 찾아가 자신이 여자인 것을 밝힌다. 그러고는 자신은 사라질 테니 신윤복을 내쫓지 말아달라고 부탁한다.
얼마 뒤 자신을 찾아온 신윤복한테 기하는 사람들의 참모습을 그려 달라고 말한다. 신윤복은 기하의 꿈을 이뤄 주려고 자신이 만나고 보았던 사람들의 모습을 화폭에 담는 데 몰두한다.
여러 그림을 완성한 신윤복은 그림을 들고 부푼 마음으로 기하를 찾아가지만 그녀를 만나지 못한다. 자기가 기하를 사랑하고 있음을 뒤늦게 알게 된 신윤복은 날마다 술을 마시며 괴로워한다. 그때 기하가 남장을 하고 신윤복 앞에 나타난다. 그러고는 그림 그릴 생각이 있다면 자신을 찾아오라고 한다.
다음 날 신윤복은 고운 한복에 머리를 틀어 올린 아름다운 모습을 한 기하를 만난다. 신윤복은 기하를 그리고 그 그림을 김홍도한테 전한다. 그리고 자신은 어디론가 떠난다.

엄마가 깨우는 소리에 건우는 꿈에서 깬다. 건우는 아빠한테 신윤복 꿈을 꾸었다고 말한다. 아빠와 얘기하던
건우는 벽에 걸린 그림을 바라보며 눈을 찡긋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