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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연인』 제 2권. <천일의 스캔들>에 이은 필라피 그레고리의 베스트셀러이다. 불타오르는 두 개의 열정, 그녀의 나라 그리고 다른 여자의 남편의 이야기를 만난다.

1558년 가을, 잉글랜드 전역의 성당에서 종소리가 울려퍼졌다.
한 여자는 그 소리와 함께 즉위하였고, 한 여자는 그 소리를 들으며 공포에 휩싸였다.
국가와 결혼한 여왕. 후세로부터 ‘엘리자베스 시대’라는 평을 이끌어낸 가부장적 세계의 여성 군주 엘리자베스 1세가 드디어 왕위에 올랐던 것이었다.

엘리자베스는 신교와 구교의 대립이 팽만하고 국가 재정은 이미 파산 상태인 나라를 물려받았다. 조언자인 윌리엄 세실은 엘리자베스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강력한 힘을 지닌 왕자와의 결혼밖에 없다고 경고했지만, 그녀가 갈구하는 오직 한 남자는 어린 시절 친구 로버트 더들리였다. 그러나 로버트는 이미 결혼한 남자였고, 엘리자베스가 그를 가까이하면 가까이할수록 왕국 내에서는 모반의 기운이 점점 짙어져 가고……

로버트 더들리는 엘리자베스의 곁에서 더들리 가문의 옛 영광을 되찾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 여왕과 신하는 모든 사람이 반대하는 사랑에 빠졌고 일개 총신의 위치를 뛰어넘은 로버트는 상상을 초월하는, 불가능한 일을 시도했다. 그는 사랑하는 아내를 밀어내고 엘리자베스와 결혼해 왕이 되려 하는데……

로버트의 아내인 에이미 더들리는 엘리자베스가 왕위에 오르면 남편이 튜더 왕가의 화려한 궁전으로 돌아갈 걸 알고 있었다. 로버트의 아버지가 메리 여왕에 의해 참수당했던 그때 더들리 가문의 야망은 사라졌기를 바랐던 에이미의 소망은 이제 물거품이 됐다. 의기양양하게 울리는 종소리는 그녀의 남편을 다시 권력 앞으로 그리고 정열적인 젊은 여왕 앞으로 불러냈다. 에이미는 궁으로 돌아간 남편을 오랜 시간 만나지 못하고, 무성한 소문만이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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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는 격앙되어 말했다.
“남편으로 좋아할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이 나타난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나는 독신인 게 행복합니다.”
세실의 어조는 단호했다.
“전하는 여왕이십니다. 여왕은 독신이 될 수 없습니다.”

로버트는 물었다.
“남자를 불타오르게 하는 건 도대체 무엇일까?”
“강한 욕망입니다. 욕망, 야망 아니면 죄책감이죠. 간단히 말하면 바로 나리이십니다.
오늘 나리께서 부인을 떠나 여왕님께 전속력으로 달려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것은 죄책감이었고, 다음은 야망이었고, 그다음은 욕망이었습니다.”

에이미는 로버트를 무척 사랑했고, 그를 기쁘게 하기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었다.
에이미는 그를 기다렸다.
로버트는 화를 참으며 말했다.
“나는 밤이고 낮이고 엘리자베스의 곁을 지키고 싶소.
그녀의 남편이 되어 늘 그녀와 함께 지내고 싶소.
잉글랜드 왕좌에서 그녀의 동반자가 되고 싶소.”

엘리자베스가 새초롬하게 어깨를 어쓱하고는 문을 지나 걸으며 말했다.
“진실을 중요하지 않아요.
나와 진실에 관해서는 이것 한 가지만 믿으면 돼요.
진실을 내 마음속에 꼭꼭 숨겨놓았다는 것.”

로버트가 맹세했다.
“당신 외에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을 겁니다.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세실은 생각했다.
‘그를 죽이진 못하지만 그가 다시는 왕이 될 꿈도 못 꿀 만큼 철저히 파멸시키겠어.’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