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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관계에 대한 이론서인 이 책의 주제는 '여성은 남녀관계라는 회사의 사장이다'로 압축할 수 있다. 저자들은 남녀관계를 지배하고 결정하는 것은 여성이며, 그것이 우리 종족 전체의 사회적 법칙을 형성하는데 기여했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설명한다.

여자는 언제나 세상의 중심에 있었고 진화의 주체였다. 사무엘 존슨조차도 말하지 않았던가? 자연은 여자에게 너무나 위대한 능력을 부여하였기에 법으로 그 능력을 구속할 수밖에 없었노라고. 저자의 말처럼 여자는 언제나 먼저 관계의 모닥불을 지피는 사람이며 관계의 주춧돌을 놓고 기둥을 세우는 사람이다. 그 모닥불 옆에서 남성은 따뜻한 온기를 느끼고 여자가 세운 관계의 집에 거주하며 안락함을 느낀다. 이렇게 언제나 남성은 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여성이 만들어놓은 행복의 수혜자였다. 남녀관계에서 여자는 수동적이라는 일반적인 인식 또한 남성 중심의 사고가 심어놓은 그릇된 편견에 불과하다. 여성은 관계의 고삐를 손에서 놓은 적이 없었다. 그것은 누구와 결혼하여 아이를 낳을 것인가의 문제와 밀접하게 결부되기 때문이다. 즉, 여자는 누가 아이의 아버지가 될 것인가에 대한 선택권을 가지고 있었으며 한 번도 그 선택권을 남자에게 넘긴 적이 없었다. 문명사회에서 오랫동안 이어져내려온 일부일처제나 결혼제도는 따라서 남성을 보호하기 위한 사회적 장치였다. 그들은 결혼을 통해서만이 여자가 낳은 아이가 자기의 아이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 인류는 새로운 모계사회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이것은 우리가 거부하고 싶다고 해서 거부할 수 있는 흐름이 아니다. 가부장제가 사라지고 있다거나 여성의 목소리가 점점 커진다는 단편적인 사실만으로는 모계사회로의 회귀를 설명할 수 없다. 여성 중심의 새로운 사회질서는 우리 의식의 발달보다는 과학기술의 발달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과학은 여성에게 ‘인간이라는 종의 생존과 번식의 선택권’을 다시 부여한 것이다. 이제 여성들은 결혼이라는 제도에 얽매일 필요 없이 엄마와 아이만의 가족을 만들 수 있다. 굳이 아이의 아버지를 만나지 않고서도 여성은 임신에 필요한 요소를 얻을 수 있으며, 복지제도가 발달한 서구사회에서 전통적인 가족의 아버지 자리는 이제 정부와 공무원이 대신한다. 그렇다면 새로운 세상에서 남성에서 남성의 역할은 무엇인가? 그 역할이 예전보다 축소된 것만은 틀림없다. 그러나 남성은 새로운 역할모델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과장되지 않은 본래대로의 모습을 찾게 될 것이고 언제나처럼 여성의 현명한 선택에 의지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해서 인류는 원래의 질서를 되찾고 행복하게 번식해나가게 될 것이다.

서문_사비나 리들
서문_바바라 슈베더

1부 여성과 남성에 대한 편견
거울아, 거울아 - 누가 고삐를 쥐고 있니?
낭만적인 사랑 - 행복의 무아경
으르렁대는 곰은 춤추는 쥐를 찾는다 - 어떤 사람을 만날 때 행복해질까?
영원히 속박당하며 사는 사람이 있을까? - 이별은 고통스럽다
정열의 전설 - 여성과 남성에 대한 일반적인 오해
쿼바디스? - 남성이여, 어디로 가야 하나

2부 여성과 남성의 균형잡기
페이스 밸류 - 얼굴의 시장 가치
육체 - 형태와 기능 사이에서
파트너 선택의 디즈니랜드 - 진화론적 관찰
노아의 방주 원칙 - 어째서 둘씩 짝을 지을까?
질투 - 사랑의 그림자
사랑의 연금술 - 언제나 코가 향하는 곳으로

3부 남자, 선택을 기다리다
선택 - 남자는 없어도 된다
남자의 행복을 결정하는 여자, 여자의 선택을 기다리는 남자
낭만을 통한 구원 - 개성화, 진실한 사랑을 위하여
애인 쇼핑 - 감정의 싸구려 판매대에서
“자기, 연락해!” - 현대적인 속임수
스트레스 - 소리 없는 킬러
유토피아 - 미래의 전망

한 여자가 되도록 사람이 꽉 들어찬 카페로 들어서서 한 번 쭉 둘러본다. 그녀는 마음에 드는 남자를 바라본다. 아주 잠깐, 길어야 3초이다. 그리고는 잠시 시간이 지나고 나면 완전히 응시하는 '고정 시선'이 뒤따른다. 이때 두 사람, 즉 성적 접근을 시도하는 '발신인' 여자와 그녀의 목표물인 '수신인' 남자의 시선이 처음으로 마주치게 된다. 발신인에게 말을 걸기를 여전히 주저하는 남성들에겐 고개를 젖히는 동작을 통해 또 한번의 작업이 이어진다. 여자들은 손가락으로 머리를 빗고, 긴 머리칼을 흔들거나 요염하게 얼굴 앞에 내려온 머리칼을 쓸어올린다. 관계를 시작하기 위한 최고의 몸짓으로 대부분의 여성들이 택하는 것은 목덜미를 드러내 보여주는 것이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늦어도 이때가 되면 미끼를 물고 가까이 다가와 여자에게 말을 걸게 된다. 이 상황에서 여자는 남자가 더 가까이 접근하도록 허용할지 결정한다. 그가 말한 내용, 그의 목소리, 가까이서 본 그의 외모가 여전히 마음에 들면 대화를 나누는 동안 여자는 몇 번 고개를 끄덕인다. 여자의 몸짓과 표정이 강하게 나타나면, 새로운 만남이 마음에 든다는 의미이다. 자신의 담뱃갑이나 포도주잔 혹은 라이터를 부드럽게 매만진다면, 그것은 남자에게 자신이 얼마나 친절하고 좋은 여자인지를 보여주려는 행동이다. 최초의 신체적 접촉 역시 여자가 주도한다. 대개는 여자가 우연인 듯 남자에게 몸을 스친다. 남자는 여기서 용기를 얻는다. 여자의 신호가 없다면 남자는 대개 자신감을 얻지 못한다. 여자는 이 첫 만남에서 폭풍과 나쁜 시계를 뚫고 항공모함에 어렵사리 착륙하는 파일럿에게 길을 알려주듯 남자를 유도하는 것이다. (1부, 정열의 전설 - 여성과 남성에 대한 일반적인 오해, 84~86쪽) 누구나 알고 있는 시나리오 하나를 살펴보자. 40대 말의 기혼남자는 가족 내의 서열이 한참 최고조이다. 이때 그는 어느 젊은 미녀로부터 자극을 받는다. 이런 상황은 최소한 남성들 사이에서는 그의 계급적 지위를 해치는 것이 아니다. 중년의 부인은 자신의 청춘과 경력을 희생하면서, 아무도 고마워하지도 않지만 하지 않을 수도 없는 일상의 일에 시달리면서 남편이 현재의 위치에 이르도록 도와주었던 여자다. 그러나 갑자기 그녀가 별로 마음에 차지 않는다. 이런 행태에 생물학적인 설명을 붙여가며 합리화하려는 시도가 빠르게 진행된다. 남자는 자기의 이기주의적인 유전자의 희생자이며, 그가 느끼는 공허함이 그를 그렇게 만든다는 설명이다. 이런 일들을 한 번 여성의 눈으로 관찰해보자. 그런 시나리오에서 여자는 인간이라는 종족의 비할 바 없이 놀라운 성공 스토리에는 아무런 영향도 미칠 수 없었던, 항상 인내하는 희생양으로 묘사될 뿐이었다. 그렇지만 남자의 발전에서 드러나는 여성의 영향력은 결코 무시될 수 없다. 남자의 아동화가 단지 진화의 부수적 효과였을까? 귀여운 아이 모습의 여자들이 인형 같은 자기 얼굴을 어쩌다보니 아들에게도 전해주었기 때문일까? 절대 타당한 이야기가 아니다. 여자들 역시 아이의 모습을 지닌 남성을 더 좋아했기 때문이다. 여성의 얼굴 특징을 지닌 남성들이 더욱 생산력이 강해서일까? 그들이 더욱 성공할 수 있고, 똑똑하고, 날렵하고 심지어 더 현명해서일까? 모두 아니다. 단지 그들이 더 사회적이기 때문이다. (2부, 파트너 선택의 디즈니랜드 - 진화론적 관찰, 150~15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