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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한 듯 시크하게 : 범죄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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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이야기의 재미는 어디 있는가

    이야기를 이루는 세 가지 요소는 인물, 사건, 배경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 세 요소를 잘 갖추는 것만으로 재미있는 이야기가 되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매력적인 인물, 흥미로운 사건, 특별한 배경'의 이야기인데도 맹탕인 경우가 있고, '전형적인 인물, 뻔한 사건, 진부한 배경'임에도 독자를 강렬하게 사로잡는 이야기가 있는 것이다. 거기에 빛나는 문장(문체)이라든가 거부할 수 없는 메시지(주제)를 더해도 획득하기 어려운 것이 이야기의 재미다.
    그렇다면 재미는 과연 어디에 있을까?

    그것은 바로 의외성(혹은 예측 불능성?)에 있다. 마치 놀이 공원 '귀신의 집' 같은.
    귀신의 집을 선택한 관람객은, 그 안에 으스스한 복도, 거미줄 가득한 헛간, 서슬 퍼런 단두대 등(진부한 배경)이 있을 것이며, 프랑켄슈타인, 처녀귀신, 미라, 드라큘라 등(전형적인 인물)이 거기 어디선가 갑자기 튀어나올(뻔한 사건) 줄을 이미 알고 있다. 그러니까 불길한 음향효과나, 관에서 일어나는 드라큘라, 머리 풀어 헤친 소복 아가씨 정도는 시시하다.
    뭔가 튀어나와 놀란 김에 같이 간 친구를 붙잡았는데 낯선 해골바가지가 히죽 웃어 준다든가, 발밑이 쑥 꺼지고 날카롭게 솟은 죽창(사실은 고무로 만든) 위로 떨어진다든가, 출구 표시를 보고 환한 빛 아래로 나섰더니 눈알이 야구장 라이트만 한 거미가 입을 벌리고 있다든가, 적어도 그쯤은 되어야 즐겁지 않겠는가.
    귀신의 집의 성공 비결이야말로 의외성이고, 이는 이야기의 재미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내내 두근거리고 가끔 뒤통수 맞아 가며 최후의 한 방을 기다리는 즐거운 경험: 한상운식 이야기 [무심한 듯 시크하게] 읽기

    이야기들이 넘쳐 나고 있다. 종이 책을 넘어서 각종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전자책까지 매일매일 수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렇다 보니 이제는 모든 게 너무나 빤히 보인다. 그 인물이 그 인물 같고, 그 사건이 그 사건 같고, 그 배경이 그 배경 같다. 무슨 언어도단처럼 반전은 일종의 형식적 클리셰가 되어, 반전이 없으면 뭔가 모자란 느낌까지 든다. 이야기가 시작되는 순간 결말을 짐작할 수 있는 건 기본이고 대략의 구도와 흐름, 구체적인 장면들의 전개 방식, 심지어 고단수의 독자라면 다음에는 어떤 대사가 튀어나올지까지 알아맞힐 수 있을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를 놀래키는 이야기가 언제나 있다.
    한상운은 바로 그런 이야기를 지어내는 데 있어 가히 독보적인 재능, 빛나는 감각을 가진 작가다.
    한상운의 이야기에는 예측 불허의 캐릭터들이 등장해서 예측 불허의 흐름을 따라가다가 예측 불허의 결말에 도달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도발적이고 변칙적이다. 모퉁이를 돌 때마다 의외의 상황에 마주치다 보면 방향감각을 잃을 수밖에, 더 이상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마는 것이다.
    한상운의 이야기를 읽는 것은 '내내 가슴 두근거리며 가끔씩 뒤통수 얻어맞다가 최후의 한 방에 기분 좋게 넋을 놓아 버리는' 즐거운 경험이다.
    독자는 [무심한 듯 시크하게] 연작에서 바로 그런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 열혈 형사 정태석
    주먹이면 주먹, 감感이면 감
    물러설 줄 모르고, 찍으면 안 놓친다

    대한민국 중년 형사 유병철
    머리숱 희박하고, 배腹는 좀 나왔지만
    절체절명의 순간, 비장의 한 수는 있다

    시절이 하 수상하고 시대가 범죄를 권할지라도
    선과 악, 옳고 그름, 정의와 불의
    두 개의 세상을 가르는 경계선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 금을 밟아야만 할 때
    가슴을 치는 인생의 페이소스pathos!

    목차

    제1부: 범죄의 시대
    1. 수상한 놈
    2. 미친놈
    3. 무자비한 놈
    4. 정신 못 차린 놈

    제2부: 시대의 범죄
    1. 사람을 찾습니다
    2. 나쁜 짓은 혼자 하는 거다
    3. 죽든 살든 같이하자
    4. 우리에게 내일은 있다
    5.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
    에필로그

    본문중에서

    형사가 된 후로 지금껏 승승장구해 온 태석이다. 뮤지컬 배우가 춤추고 노래하듯 경쾌하게 범인을 때려잡았다. 강력 팀에서 뼈가 굵은 팀장조차 태석을 가리켜 '제비의 얼굴과 전국구 조폭의 주먹을 가진 놈'이라고 평했다.
    태석은 늘 자신이 강력 팀 제일의 형사라는 마음을 품고 살았다. 클래식으로 치면 모차르트고, 팝으로 치면 조지 마이클이다.
    무심하고 시크하게 범인을 잡는 수사의 귀재.

    경찰에게는 두 가지 삶이 있다. 수사관으로서의 삶. 그리고 일상인으로서의 삶. 유능한 경찰은 두 가지를 조화롭게 유지할 줄 안다. 그들은 퇴근 직전까지는 열심히 인육을 먹는 변태 살인마를 추적하다가도, 퇴근할 때는 슈퍼에 들러 아내와 저녁에 먹을 콩나물과 두부를 사서 들어간다.

    경찰로 일하다 보면 별별 사람들을 다 만나게 된다. 빡빡한 도시에서 살아가노라면 누구나 조금은 맛이 가기 마련이다. 맛이 아주 가거나 살짝 가거나, 둘 중 하나일 뿐이다. 그들은 경찰서란 공간에서 분노를 토하고 눈물을 흘린다.

    '저 아래 시체가 몇 구나 있을까?'
    '모르지.'
    그리고 두 사람은 침묵했다. 땅속 깊숙한 곳에서 썩어 가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편치 못했다. 형사란, 특히 강력 팀 형사는 이럴 때 꼭 범인을 잡아야 한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너 말고 나 여기 있는 거 아는 사람 또 있냐?'
    '없어. 왜? 나 죽이게?'
    '뭔 소리냐, 내가 널 왜 죽여?'
    '목격자잖아.'
    병철은 한숨을 쉬었다.
    '너 경찰 스릴러 영화를 너무 많이 봤구나.'

    병철이 쉰 목소리로 말했다.
    '어쩔 거냐, 나 체포할 거냐?'
    태석은 콧방귀를 뀌었다.
    '형도 경찰 스릴러 많이 봤구나. 무슨 죄목으로 체포를 해?'
    (/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77년 서울에서 태어나 한양대 전기전자공학부를 졸업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군대에 이르기까지 계속 모범생으로 살았다. 복학 후에는 취직을 위해 본격적인 학점 관리에 들어갔다. 그리고 삼성 입사 원서를 받기 위해 뙤약볕 아래서 한 시간 넘게 줄을 섰다가, 이십여 년 동안 꾹꾹 눌러 오기만 하던 짜증이 폭발, 이제부터라도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기로 결심한다.
    그 후로 가끔 무협 소설도 쓰고 가끔 영화 시나리오도 쓰며 빈둥대며 살았다. [무림사계]를 비롯해 일곱 종의 무협 소설을 썼고 손예진, 고수 주연의 영화 [백야행]을 각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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