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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적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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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고철
  • 출판사 : 천년의시작
  • 발행 : 2009년 12월 15일
  • 쪽수 : 124
  • ISBN : 9788960211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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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나는 죽어도, 핏'줄'을 놓지 않았다

    밧줄 몇 가닥에 의지해 고층아파트 외벽에 칠을 하는 페인트공 고철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세상 끝에서의 외롭고 고단한 줄타기처럼 끈질긴 생명력의 시편들

    모두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세상을 구경한다는 것은 꽤 낭만적인 일이다. 하지만 밧줄 몇 가닥에 의지해,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세상을 바라봐야만 하는 일이라면?
    고철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고의적 구경]은 세상에서 가장 높고 외롭고 위태로운 곳에서 쓰인 시편들이다. 그러나 시인은 유일한 '놀이'라는 '詩'를 통해 고된 삶의 비의를 노동자 특유의 배짱과 여유로 견뎌낸다. '시절 좋은 세상이면 찬미하고, 그렇지 못하면 참견하리라... 아직은 내 그 구실을 잘은 못한다. (아직은) 구체적 (세상)구경을 아니 한 셈이다. 고의적 구경만 한 셈이니 그게 여간 불편치 않다.'는 시인의 발언은 일견 세상 아래에서 꼬리를 내리는 듯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시를 통해 힘겨운 삶을 극복하고 말겠다는 생에 대한 도발인 셈이다.
    시인이 한 가닥의 줄에 매달려 마주보는 것은 아파트의 벽이다. 그 벽에 난 변소나 욕실의 쪽창이나 안방과 현관의 큰 창은 어떤 표정을 그에게 지어 보일 것인가? 그러나 그런 창들보다 더 훌륭한 표정은 아파트 벽을 기어가고 있는 균열일 것이다. 시인은 아파트 벽을 칠하기 전에 이 가느다란 금들을 모두 찾아내서 파우더를 먹여야 한다. 그 구불구불한 선들에 파우더를 먹여 놓은 모습들은 미술작품처럼 상당히 아름답게 보이기도 하지만 자연의 것이 아닌 그 인공적 아름다움에서는 무엇인가 비극적인 것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
    고철은 자신의 마음에 일어나는 균열들을 시를 통해 자신이 아파트의 균열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시를 통해 치료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것이 곧 죽어도 핏'줄'을 놓을 수 없는 간절하고 끈질긴 시편들인 것이다.

    시인의 말

    1980년 중순쯤으로 기억되는 여름날, 구례가 고향인 친구가 뜬금도 없이 질문 한 사발을 내 눈가에 던졌었다.
    운명과 숙명의 차이점을 묻는 것이다.
    병신 육갑 하는 기운으로 대답 아닌 대답을 내놓았다.
    고아 사생아 소아마비 왼손절단 등...
    대가리 기준으로 눈앞에서 오는 건 운명이라 했었다.
    그 다음은 숙명이다. 사람 뒷북치고 뺑소니사고로 기억상실 같은... 내 힘으로는 도저히 막아낼 재간이 없는 상황을 그리 말해주었다. 그가 그 날 배부르게 술 샀던 기억이 새삼스럽게 기억을 벗어난 추억으로 와닿는 건 무엇일까.

    詩 말고는 내가 자랑삼아 내 놓을 좋은 놀이가 없다. 그 놀이가 없었다면 나의 팔둑에는 십이지상 같은 세월 좋은 지문과 문신이 여러 날이었을 거다.
    감악소 안 갈려고 시 썼다. 노가다 하고선 품삯 못 받고도 본전 뽑을 수 있는 놀이가 詩이다.
    시절 좋은 세상이면 찬미하고, 그렇지 못하면 참견하리라...아직은 내 그 구실을 잘은 못한다. 구체적 구경을 아니 한 셈이다. 고의적 구경만 한 셈이니 그게 여간 불편치 않다.

    훌훌도 할 셈인데, 내 마음이 아직도 경직된 거짓을 읊조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걸 반성해본다.

    이젠, 詩와 싸우고 싶지 않다.

    소인배에게 편이 되어준 도종환 시인과 최종천 시인, 부모 이상의 배려와 채찍으로 길이 되어주신 고장은 누이에게도 큰 절 올린다.

    2009년 겨울
    고철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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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철 시인의 시집 [고의적 구경]은 삶의 현실에 대한 시적 스케치가 매우 날카로웠으며, 정적인 상황을 지적인 표현으로 이끌어가는 힘이 돋보인다.
    - 도종환 시인

    강화 교동섬으로 놀러 갔을 때
    이 집 할머니가 강아지를 부르시던 이름,
    며느라, 며늘아가야...
    집 나간 며느리인지 이승 떠난 큰 아들인지
    그 명분 알 수는 없지만
    돌아오던 내내 나를 울먹이게 했습니다.

    식구들이란 집을 기르는
    가축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 고철, [개 이름] 전문

    목차

    I 自我,
    달만 살이 찐다
    수타사 십우도
    오늘의 시평
    그네의 힘
    oasis
    잘려야만 숨을 쉬는 聖體
    사진놀이
    구절리에서
    훔쳐본 일기에는
    아들前 상서
    움직이는 그늘
    역마살
    향일암
    사랑초 키우기
    뼈를 보았다
    눈사람
    돌장승에게
    잊읍시다


    II 불편한,
    석간신문 패러디
    의자는 잘못이 없다
    불편한 cf
    서울 여인숙
    악성종양
    폐가 구경
    제무시
    귀 청소
    대학로 落書 1
    어떤 참견
    생각 하나가 미워서
    흑백 미이라
    대부도 神話
    인간
    대학로 落書 2
    태산부동산
    로드 스탬프
    기억도 흔들면 흔들린다
    수피령
    일방적 확률
    비정규직
    싸움의정의

    III 구체적 구경
    물수제비를 뜨는 아이
    홍시
    동전의 무게
    구체적 구경
    감자의 눈
    겨우살이
    다린다린의 꽃
    봄비는 달다
    산절의 아침
    詩集
    여름꽃
    이름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정수사 댓돌 우에는
    개 이름
    고의적 생각

    [발문] 나는 죽어도, 핏줄을 놓지 않았다 - 최종천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2
    출생지 강원 철원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62년 강원 철원에서 출생하여 홍천에서 성장. 2000년 [작가들]에 [꽃상여] 외 5편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 시작. 시집 [핏줄] 등. 2009년 인천문화재단 다년지원사업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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