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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그물코 스타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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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사라짐의 잔상, 감각의 밀도

    김미연 시인이 첫 시집 [빨간 그물코 스타킹]을 도서출판 [모아드림]에서 출간했다. 시인은 경남 산청 출생으로 [경남작가]에 작품을 발표하며 등단했으며, 현재 경남 함양도서관장을 맡고 있다.

    5부로 나누어져 총 63편의 신작시가 수록된 이 시집에는 시인 스스로 겪어온 지난 시간들에 대한 격정적 기억과 감각의 기록으로 다가온다. 시인은 자신이 만나온 사물과 풍경들에 대한 인상적 기억들을 선명하게 토로하는 한편, 자신을 이끌어온 충만하게 빛나는 순간들을 아름답게 재현하고 노래한다. 그래서 우리는 그녀 시편들을 통해, ‘시(詩)’가 가장 깊은 곳에 묻혀 있던 기억들을 꺼내 언어로 그것을 재현하고 다시 그것을 빛나는 순간의 충만함으로 붙잡아두는 장르임을 경험하게 된다.

    원래 시적 발화(發話)는 근본적으로 독백적 성격의 것이다. 그래서 시적 발화는 일종의 개별적인, 자체 내의 완결된 표현을 나타내주는 어떤 것이 된다. 따라서 시인은 가장 일차적으로는 시적 발화를 통해 자신이 살아온 시간들을 되새기고, 나아가 그 시간에 대해 절대치에 가까운 의미를 부여하게 마련이다. 그 시간이 남긴 흔적과 무늬야말로 시인의 직접적인 생의 형식이고 시의 가장 중요한 내질(內質)이 되기 때문이다. 그 점에서 모든 시는 일종의 ‘시간 예술’이 아닐 수 없는데, 김미연 시편들은 전형적인 시간 예술로서의 속성을 보여주는 뜻 깊은 사례일 것이다.

    이재무 시인은 “김미연 시인의 첫 시집 [빨간 그물코 스타킹]은, “은빛 멸치 떼 가득 실은 청춘”이 “피멍 들고 소금꽃 피”는 시간을 지나 “사구에 펼쳐진 별밭”([빈 배])으로 재탄생하는 한 생(生)의 은유를 보여준다. 행간과 행간 사이가 생의 굴곡과 우수의 그림자들로 어른거리고, 때로는 가닿을 수 없는 꿈과 현실의 괴리가 절망과 허무의 詩를 쓰게 하지만, 그의 그늘과 상처는 아름답다 못해 처연하다. 그리하여 마침내 생과 생명에 대한 끝없는 외경심과 사랑이 詩의 사닥다리를 밟고 그 꿈의 세계에 가닿고 있음을 우리는 깨닫게 된다.”고 말한다.

    이처럼 김미연 시편에서 ‘시간’은,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애잔함이 묻어 나오는 방향을 취하고 있다. 가령 그것은 비록 물리적으로는 시간의 흐름으로 인해 소멸되어가지만, 시인의 기억 속에 완강하게 남아,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는 항구적 잔상으로 다가오는 어떤 것이 된다.
    또한 김미연 시인은 “아버지의 등에 내려앉는 저 노을”([사방 사방 아버지])과 “꼼꼼하게 수놓았던 엄마의 수틀”([흰 풀])을 통해 가족사에 배인 “비로소 찾아오는 통증”([개화])을 노래하기도 한다. 그렇게 그녀는 지나온 시간과 마음의 깊은 심연을 드러내려는 의지를 이번 시집에서 적극 고백한다. 또한 시인은 “나는 상처받은 자들의/울음을 대신 울고 싶다/눈물의 푸른 강이 될 때까지”([칼 찾기 놀이])라고 노래하는데, 이는 “사랑은 자신이 가장 귀중한 것을 내 놓는 법”([부도탑])이라는 자각을 들려주는 그의 품이 반영된 표현일 것이다.

    이처럼 김미연 시인의 첫시집 [빨간 그물코 스타킹]에 수록된 시편들은, 이렇게 자기 회귀성이 강한 기억들을 통해 타자로의 확산과 자기로의 심화라는 진화 과정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러므로 시인은 기억과 감각의 결속, 사라져가는 것들과 생성해오는 것들의 공존을 통해, 시의 아름다운 진경을 이루어갈 것이다.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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