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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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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1. 소로, 문명과 야생 자연의 조화를 노래하다
    자연을 예찬한 작가이자 시민의 자유를 옹호한 실천적 철학자인 19세기 미국의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산책 외]가 책세상문고?고전의세계 73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이 책은 소로의 대표적인 에세이 세 편[산책](1862),[겨울 산책](1843),[야생 사과](1862)를 엮은 것으로 소로의 ‘야생 자연’에 대한 사랑과 환경 철학의 핵심을 응축해 표현하고 있다. 국내에는 그의 저서[월든]이 많이 알려져 있지만 야생의 가치와 진정성을 노래한[산책]이 소로의 핵심 사상을 담은 대표작이라고 평가되기도 한다(이 글에 나오는 “세계의 보전은 야생에 있다”라는 문구는 시에라 클럽의 슬로건이 되었다). 문학적 성취가 돋보이는 서정적 에세이[겨울 산책]은 이번에 국내에 처음 번역되는 것이며,[야생 사과]는 가장 뛰어난 수상록의 하나로 꼽히는 작품이다.

    소로는 근대 산업 사회의 물질적 풍요와 안락함만을 추구하던 당대 미국 문명을 비판하면서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을 몸소 실천했다. 야생 자연의 가치를 예찬하고 자연과 합일된 참된 삶의 모습을 추구하는 이 책에서 소로는 자연이 인간에게 선사하는 경이로움을 강렬한 문체로 세밀하게 묘사한다. 그리고 야생 자연을 묘사하고 그 아름다움의 가치를 찬미하는 것을 넘어, 우리가 야생 자연에 대해 취해야 할 태도 및 인간과 문명의 관계에 대해서도 고민한다. 즉 야생 자연에 대한 일방적인 사랑을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야생 자연, 인간과 야생 자연, 그리고 문명과 야생 자연의 이상적인 조화를 이야기하며, 또 이를 통해 모든 것들이 자연과 하나가 되는 참된 실재, 즉 참된 삶의 모습을 찾아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곧 나태한 일상의 의식을 벗어나 정신세계의 야생성을 찾는 사유의 산책을 통해 인간 본연의 모습을 회복할 것을 제안하는 것이기도 하다. 자신의 환경 윤리 및 환경 철학을 응축해 문학적으로 표현한 이 책을 통해 소로는 물질문명의 발전이 불러온 환경 파괴뿐 아니라 정신적 가치의 파괴로 인한 가치 전도의 상황에 직면해 있는 현대인에게 야생 자연의 가치를 발견하게 하는 동시에 문명과 야생의 조화로운 삶을 위해 추구해야 하는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성찰하게 한다.

    2. 영감의 원천, 소로의 야생 자연
    소로는 야생 자연에서 자신의 사상을 실천했고 오늘날 자연주의자이자 환경 운동의 아버지로 평가받고 있다. 그에게 야생이란 영감의 원천이자 인간 존재의 본래적 가치를 일깨우는 곳이다. 일반적으로 야생은 ‘길들지 않은, 황폐한, 야만의, 거친’ 등의 사전적 의미로 이해된다. 그러나 관점을 바꾸어보면 야생은 ‘자신의 자질을 자유롭게 발휘하는, 기교를 부리지 않는, 자유로운, 자연 발생적인, 제한받지 않는’ 등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의미로 이해될 수 있다. 철학자이자 환경윤리학자인 데자르댕J. R. DesJardins은 야생 자연에 대한 사유를 세 가지 모델로 구분한다. 먼저 미국 대륙에 도착한 청교도들은 그들이 새로 마주한 야생 자연을 두려운 지역, 극복하거나 정복해야 하고 길들여야 하는 적이며 위협으로 인식했는데 이러한 입장을 ‘청교도 모델’이라고 한다. 한편 ‘로크식 모델’에서 자연은 인간이 좋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자원을 공급해주는 대상이다. 이 관점에서 야생 자연은 인간의 목적을 위한 수단이 되고, 초기 환경 운동에서는 이런 관점을 기반으로 보다 오래 이용하기 위해 자연을 ‘보호 관리’해야 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환경 운동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 견해는 ‘낭만주의 모델’이다. 뉴잉글랜드 초월주의자로 활동한 에머슨과 소로의 야생 자연에 대한 관점이 이 모델의 기반이 되었는데 이들에게 야생
    자연은 순수와 순결의 상징이며 아름답고 장엄한 존재로 영감의 원천으로서 가치가 있고 그래서 끝까지 훼손되지 않고 오염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어야 하는 대상이다. 특히 소로에게 야생에서의 삶이란 문명이 인간에게 가하는 억압을 벗어나 자유를 발견하고 참된 자신의 모습을 찾는 것이었다. 이런 소로의 사상과 글은 야생 자연에 대한 낭만주의적 견해에 중요한 철학적 영향을 끼쳤고 세계적 민간 환경 운동 단체 시에라 클럽의 창시자이기도 한 존 뮤어에게로 그 영향이 이어졌으며, 현대에는 1964년에 미국 의회에서 야생 자연 법안이 통과되는 데까지 그 영향을 미쳤다. 물론 이런 관점은 야생 자연을 어느 특정한 시점에 존재했던 이상화된 모습과 동일시하거나 정적이고 불변하는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으며, 인간을 자연과 근본적으로 다른 존재로 보는 등 논란거리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또한 이상적인 야생 자연의 모습은 무엇이고 과연 그러한 상태가 존재할 수 있는가, 야생의 가치와 인간의 가치는 어떠한 관계에 있을 때 가장 이상적인가와 같은 질문을 낳는다. 소로가 야생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완결된 해답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야생 자연을 찬미하고 야생의 삶을 실천했던 소로의 글은 야생과 인간의 이상적 조화의 문제를 해결할 만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3. 산책, 인간 본연의 모습을 찾아 떠나는 여행
    [산책]은 소로가 월든 호수에서 돌아온 후인 1847년경에 강연가와 작가로서의 명성을 확고히 할 무렵 강연을 위해 작성되었고 그가 죽은 후에[애틀랜틱 먼슬리]지에 발표되었다. 이 에세이에서 소로는 야생에서의 산책과 야생 자연 그리고 그것과 조화되는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용어의 어원을 추정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하루의 일과로 시골을 걷는 일의 미덕을 칭송하는 내용으로, 산책의 즐거움을 표현한 매우 유쾌한 에세이다. 여기에서 소로는 시골 길에서의 산책과 정신적 행로에서의 산책이라는 두 가지 의미의 산책을 이야기한다. 그에 따르면 걷기란 문명을 벗어나 야생 자연이 주는 생동감을 느끼는 일인 동시에 일상적인 삶을 떠나 ‘삶의 원천’으로 모험을 떠날 준비를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로의 대표작으로[월든]을 꼽지만,[나의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저자 박홍규 교수는[산책]을 소로의 주저라고 평가한다. 박 교수에 따르면 이 에세이는 “야생을 절대적인 자유의 상태로 정의하고 아름다운 인공 정원보다는 야생의 음울한 늪에서 살고 싶다고 선언한 책이고, 이러한 점에서 야생 지역 보호의 정신을 그 원형적 형태로 보여주는 작품인 동시에 정신성과 평등성을 상실한 미국 문명에 대한 통렬한 비판서”이다.

    [겨울 산책]은 소로의 고향 마을인 매사추세츠 콩코드에서 온종일 산책한 경험을 묘사한 글로 자연에 대한 뛰어난 통찰력과 묘사 능력을 보여주는 에세이다. 이 글을 읽다 보면 소로와 같이 벌판을 걷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는 소로가 독자들의 길동무 역할을 하면서 정확하고 빈틈없는 필체로 생생하게 현장을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골에서 자란 경험이 있다면 소로 이야기의 많은 부분에 공감할 것이고, 실제로 소로와 함께 산책하고 있다는 착각에 사로잡히는 순간을 종종 접하게 될 것이다.

    [야생 사과] 역시 강연을 위해 쓰인 원고로, 대부분 그의 일기에서 나왔다. 이 글에서 소로는 전문적인 자연 관찰자답게 야생 사과를 아주 세밀하게 묘사하고 찬양하면서 사과에 대해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고 우리에게는 보이지 않던 부분까지 생생하고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또 소로는 야생 사과의 본성이나 정체를 파헤칠 뿐만 아니라 야생 사과의 새로운 모습과 의미 그리고 그와 관련된 다른 이야깃거리들, 자연사는 물론이고 인생, 역사, 신화, 전통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이러한 식으로 야생 사과를 찬양하면서 끝 부분에서는 그러한 것들이 야생의 모습을 잃고 결국은 스러져가는 모습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한다.[야생 사과]는 우리와 야생 사과의 왜곡된 관계뿐 아니라 인간과 자연의 왜곡된 관계, 문명과 야생의 왜곡된 관계를 바로잡아 이 존재들과의 조화로운 삶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을 묻는다. 이것은 왜곡된 물질적인 야생성뿐만 아니라 관습이나 전통, 상식 등에 의해 왜곡된 정신의 야생성을 회복하는 방법에 대한 물음이기도 하다.

    4. 실천적 사상가 소로의 사상적 기반 ― 초월주의
    1830년대에 미국 뉴잉글랜드에서 세력을 모으던 ‘초월주의’는 소로의 인격 발달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 초월주의 운동은 그 당시 문화와 사회의 통념과 관습에 저항했고 개인적인 직관을 통해 실현되는 이상적인 정신 상태를 핵심 신념으로 삼았다. 이들은 낭만주의와 개혁을 조화시켰고 대중보다는 개인을, 이성보다는 감성을, 인간보다는 자연을 예찬했다. 그리고 자연으로의 복귀와 인위적인 복잡함을 벗어난 단순함으로의 복귀를 목표로 삼았고, 또한 누구든 자신의 힘으로 생각하고 자신의 손으로 노동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소로는 이러한 관점을 철저하게 이어받아 각 개인의 정신이 생존 경쟁으로 억압되고 왜곡되지 않으면서, 자신만의 자연스러운 기질과 성향에 맞는 독특한 특질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으며 통상적인 관습에 안주하는 것을 경계했다. 이러한 점에서 소로는 전통보다는 개인의 자유로운 직관과 통찰력을 강조하는 초월주의의 기질을 이어받았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소로는 부분적으로는 에머슨이 주장한 것보다 더 자신의 기질에 맞도록 자연에 실재성을 부여했다.

    소로가 월든 호수에서 단순하고 자족적인 삶을 영위하며 인생을 실험한 일, 정부의 정책에 저항하여 여러 해 동안 인두세를 납부하지 않고 감옥에 간 일 등은 그가 초월주의 원리에 기반을 둔 사상을 펼쳤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가 1845~1847년 미국 물질문명을 비판하면서 월든 호숫가에서 오두막을 짓고 야생의 삶을 실험했던 경험은 그의 저서[월든]에 기록되어 후세의 환경사상과 미국 환경 운동에 중요한 영향을 주게 된다. 또 그가 멕시코와의 전쟁과 흑인 노예 제도를 두둔하는 정부의 정책에 저항하기 위해 세금 납부를 거절했다가 체포되어 하루 동안 감옥에 수감되었던 일을 계기로 쓴 에세이[시민 불복종]은 톨스토이와 간디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비폭력적 저항’이라는 사상적 영감을 주었다.




    목차

    산책
    겨울 산책
    야생 사과
    해제-야생 자연을 노래한 소로

    본문중에서

    “어느 날 태양이 이제껏 그래온 것보다 더 환하게 빛날 때까지, 아마 태양이 우리의 정신과 마음속을 비출 때까지, 그리고 가을날 둑길의 경사면에서처럼 따듯하고 평온한 황금빛의 위대한 각성의 빛으로 우리의 전체적인 삶을 밝게 해줄 때까지, 그렇게 우리는 성지를 향해 걸어간다.”

    “인간이 서 있기에는 몹시 쓸쓸한, 먼 내부의 온기, 신성한 갈채, 그리고 친교를 우리에게 드러내 보일 때를 제외하고 대지 자체는 잠을 자고 있었다. 말하자면 마지막 잠이 아닌 최초의 잠을 자고 있었다. 그러나 대지가 잠을 자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동안 모든 공기는 마치 북쪽 하늘의 케레스가 몇몇 은빛 알갱이를 온 벌판에 뿌리면서 널리 퍼지듯이, 하강하고 있는 깃털 같은 얇은 조각의 상태로 살아 있었다. 우리는 잠들고, 마침내 겨울 아침의 고요한 실재를 깨닫는다. 눈은 솜처럼 포근하게 쌓여 있거나 창틀에 내려앉아 있다. 넓은 창틀과 성에 낀 창유리는 어스레하고 은밀한 빛을 받아들여 내부의 아늑한 기운을 높여준다.”

    “시월 과일의 야생적이고 짜릿한 풍미를 음미하기 위해서는 살을 에는 듯한 시월과 십일월의 냉기를 호흡하는 것이 필요하다. 산책가가 들이마시는 바깥의 공기와 야외 활동은 그의 미각에 다른 품격의 자극을 가져다준다……말하자면 쌀쌀한 날씨로 손가락이 곱아들고, 바람이 나뭇가지를 달가닥거리며 몇 개 남지 않은 이파리를 바스락거리고 있을 때, 그리고 어치가 소리 내어 우는 소리가 들릴 때 들판에서 먹어야 한다……이러한 사과 중 어떤 것에는 ‘바람을 쐬면서 먹을 것’이라는 딱지를 붙여야 할지도 모른다.”
    (/본문중에서)

    저자소개

    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 Thoreau)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817.07.12~1862.05.06
    출생지 미국 매사추세츠
    출간도서 334종
    판매수 39,516권

    1817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콩코드에서 태어났다. 하버드대학을 졸업하고 잠시 교사 생활을 한 뒤 목수, 석공, 조경, 토지측량, 강연 등 여러 가지 일을 가끔 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산책과 독서, 집필을 하며 지냈다. 1845년 3월부터 월든 호숫가에 오두막집을 짓기 시작하여, 그해 여름부터 1847년 가을까지 2년 2개월 동안 그곳에서 홀로 지냈다. 그의 저서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월든》은 바로 이곳에서 보낸 삶을 기록한 책이다. 이 책에서 잘 드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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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2년 충북 음성에서 태어났다. 충북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후 서강대학교 철학과 대학원에서 [언어의 규범성과 객관성]리라는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같은 대학원에서 [환경의 본래적 가치문제와 실용주의적 정당화]라는 논문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동덕여대, 서강대, 서경대, 서울시립대, 충북대, 한양대, 한양여대 등에서 강의했고, 현재는 서강대학교 생명문화연구소 상임연구원으로 있으면서 '한국환경철학회'연구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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