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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주권이 강화된 시대에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기술!
출처가 분명하지는 않지만 한 대학의 캠퍼스를 설계한 건축가의 흥미로운 일화가 있다. 개장일에 총장이 건축가에게 물었다.
“건물들이 정말 멋지군요. 그런데 왜 건물들 사이에 보도를 하나도 놓지 않았지요?”
건축가는 다 이해한다는 표정으로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학생들이 건물 사이에서 주로 어느 방향으로 지나다니는지 6개월쯤 지켜보고 나서 보도를 만들 겁니다.”
이 사람은 현명한 건축가라면 길을 놓을 위치를 정할 때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거나 정교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모형에 의지하는 대신 군중의 행동에 따라야 한다고 믿었던 것이다.

현대의 소비자들은 인터넷을 도구로 전보다 훨씬 더 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는 무시할 수 없는 현실로 기업이 소비자 또는 이해관계자와 의사소통하고 협력하는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기업은 통제권을 잃을까봐 걱정하며 경계해왔지만 오히려 통제권 포기를 편하게 받아들이는 기업도 있다. 이들이 이 책의 저자들이 말하는 크라우드 서퍼다. ‘크라우드 서퍼(Crowd surfer)’는 원래 공연장에서 관객들이 머리 위로 손을 들어 올려 옮기는 과정인 크라우드 서핑(Crowd surfing)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미국의 록 가수이자 작곡가 이기 팝(Iggy Pop)이 처음 시작한 행위로 알려져 있다.
프록터앤드갬블의 최고경영자인 래플 리가 대표적인 크라우드 서퍼라 할 수 있다. 그는 상업적 이득을 가져다준 자사 사이트의 성공 비결을 소비자들이 해야 할 행동을 강요하려 하지 않은 ‘자율’로 꼽는다.
이 책에서는 많은 고난의 과정을 겪고 크라우드 서퍼가 된 ‘델’의 이야기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의 아주 다른 접근법도 서로 비교해놓아 볼 만하다. 또 거대 제약업체인 ‘화이자’가 사내 군중의 재능을 성공리에 활용하는 과정을 검토했다. ‘P&G’의 경우는 사내 연구개발 인력에 국한되지 않고 군중의 창조적 기술을 활용해온 과정을 살펴보았다. 이뿐 아니라 사업계 외부로 영역을 넓혀 미국과 유럽의 정치인들이 소비자주권 강화라는 개념을 받아들인 과정도 함께 분석하였다.
크라우드 서퍼가 되는 과정은 흥미로운 도전의 연속이다. 때로 어렵고 불가능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모든 단체는 크라우드 서퍼가 될 수 있다. 크라우드 서퍼가 되면 궁극적으로 조직이 더 강해지고 결국 성공하게 된다.
이 책에서 일부 기업이 크라우드 리더가 되는 과정을 상세히 보여줄 수 있는 것은 25년 이상 가지각색의 기업과 단체가 사회적·정치적·경제적 변화에 대응하는 과정을 도운 저자들의 경험 때문이다. 날로 커지는 소비자의 목소리와 행동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당황하는 기업과 마케터들에게 체험 이상의 가르침을 줄 것이다.

머리말_군중 위로 뛰어올라 서핑하기

1. 통제할 수 없을 것 같은 세상
군중의 처분에 맡기다
항상 여론의 압력에 굴복할 것인가
자사 명과 함께 ‘재수 없다’가 검색된다면

2. 세계적인 기업들의 대응 양상
크라우드 서퍼가 되기까지 굴곡 많았던 델
군중이 상표 정착을 주도하게 한 마이크로소프트
군중에 영합하기를 거절한 애플
크라우드 리더가 되고 싶은 기업들
사내 직원들에게도 크라우드 서핑 원칙은 적용된다

3. 정치인에게 배울 만한 것들
스스로 활동하는 열성적인 팬 확보하기
나를 따르는 사람들 따르기

4. 크라우드 서퍼에게 필요한 리더십 기술
주권이 강화된 사람들 쉽게 다루기

5. 고객이 마케팅하게 만드는 마케팅
바이러스처럼 퍼뜨리기 좋아하는 군중 활용하기
사회적으로 연줄이 많은 사람 파악하기
흥미로움을 유지하는 기술
마케팅 서비스 대행사 선택하기

6. 가능성이 부족한 기업을 구제해줄 기술
CEO의 블로그 활동
소셜 미디어 다루는 법
미래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글을 마치며_크라우드 서핑은 규칙이라기보다 사고방식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떠도는 과장된 말을 접할 때면, 광고 평론가이자 제이 월터 톰슨과 광고협회의 전 회장인 제러미 불모어의 현명한 조언이 도움이 될 것이다.
“모든 문서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내 의견이 틀릴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나는 1955년 이후 작성된 모든 마케팅 전략에 ‘소비자 교양이 높아지는 현실 인식은 필수’라는 문장이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자기기만에 빠진 곤혹스러운 형태다. 시대에 따른 비교는 의미 없다.”
-‘1. 통제할 수 없을 것 같은 세상’ 중에서

스티브 잡스는 보기 드문 인물이다. 신제품에 관한 한 돈 버는 재주가 있는 카리스마가 넘치는 통제광이다. 잡스는 독특한 사업 모형을 정립했고 대부분 확실히 승승장구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시장에서의 맥북 에어에 대한 비교적 미온적인 반응과 아이폰의 지지부진한 선전마저 그를 성공 궤도에서 끌어내리지 못했다.
그렇지만 애플은 복제 가능한 모형이 아니다. 이는 특정 환경과 아주 이례적인 지도자가 만들어낸 산물이다. 그저 잡스가 소비자주권 강화를 받아들이기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다른 업체들도 이런 형태로 운영하다가는 큰코다칠 것이다. 린더 칸니의 말을 빌리면 애플은 “때로 나쁜 것이 효과가 있다.”
-‘2. 세계적인 기업들의 대응 양상

크라우드 서퍼가 되기에 가장 적합한 성격은 무엇인가? 역사학자 니얼 퍼거슨은 리더십을 주제로 한 글에서 훌륭한 지도자는 “① 나는 오류에 빠지기 쉽다. ② 세상은 무질서하다”는 점을 깨달은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인텔의 앤드류 그로브가 베스트셀러 《승자의 법칙》에서 표명한 의견에 따라 퍼거슨도 “불안은 …… 훌륭한 지도자가 되는 중요한 부분이다. 자신의 취약점을 알아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빌 게이츠도 비슷한 주장을 했다.
“사업계에서는 곤경에 빠졌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는 자신을 구제하기에 이미 너무 늦은 순간이지요. 항상 겁에 질려 뛰어다녀야만 살아남습니다.”
-4. 크라우드 서퍼에게 필요한 리더십 기술

‘정보를 지닌 개인’이 군중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정보를 지닌 개인이란 나머지 사람들이 구매할 물건에 조언을 구하거나 인터넷에서 가장 폭넓은 인맥이 있는 사람을 말한다. 크라우드 서퍼가 풀어야 할 근본적 문제는 이들이 누구인지 파악하고 이들의 열의와 인맥을 활용하는 방법을 알아내는 것이다.
-5. 고객이 마케팅하게 만드는 마케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