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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인기를 얻기 시작한 혼혈인 배우의 이야기!

프랑스 문단에서 주목받는 젊은 작가 니콜라 파르그의 대표작『멋진 배역』. 뒤늦게 인기를 얻기 시작한 배우 앙투안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앙투안은 자신의 새로운 위치에 만족하지만, 상처가 되어버린 사랑으로 인한 슬픔을 지니고 있다. 비주류 배우가 겪는 역경과 좌절, 지나가는 젊음에 대한 초조함, 화려한 명성이라는 허상에 대한 풍자를 담고 있다.

혼혈인 젊은 배우 앙투안 막 폴라는 몇 년 동안 어려운 시기를 보내다 마침내 작은 역을 맡아 출연한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다.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그를 알아보고,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축하를 받기도 한다. 그는 이러한 것들로부터 용기를 얻고 자신이 배우로서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는다. 유일한 흥행작인 영화가 그것으로 끝나버리기 전까지.

이 소설은 서른 다섯살이 되어서야 마침내 막 인기를 얻기 시작한 배우 앙투안의 감정과 가족의 편력을 따라간다. 앙투안은 자신의 새로운 위치에 만족하지만, 상처가 되어버린 사랑으로 인한 슬픔을 지니고 있다. 어느 날, 파리에 있던 앙투안은 콩코르딘의 리슈테르에 계신 아버지가 쓰러졌다는 연락을 받고 자신의 뿌리가 있는 곳으로 가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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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백인들로부터는 흑인 취급을, 흑인들로부터는 백인 취급을 받는 앙투안을 통해 두 가지 문제를 제기한다. 현대사회에 깊이 내재되어 있는 혼혈이라는 문제, 그리고 인종차별주의와 반인종차별주의 문제를 생생하고 직설적인 언어로 예리하게 통찰하고 있다. 결코 가볍지 않은 사회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가벼운 리듬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르 클레지오, 파트릭 모디아노 등 프랑스 문단 대가들의 뒤를 잇는 젊은 작가로 주목받는 니콜라 파르그. 《멋진 배역》은 문학 평단과 독자들에게 그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킨 그의 대표작이다.

훌륭한 주제, 유려한 문장, 완벽한 나레이션,
《멋진 배역》은 독자를 만족시킬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
- 르 피가로

[책의 개요]

주인공 앙투안 막 폴라는 혼혈인 젊은 배우로, 몇 년 동안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마침내 조그만 역을 맡은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다.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그를 알아본다.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축하를 받기도 한다. 이 모든 것들로부터 그는 용기를 얻고 자기가 배우로서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는다. 자기가 출연한 유일한 흥행작인 영화가 그것으로 끝나버리고, 배우로서 실패한 것임을 깨닫고 실망하게 되는 생트페테르부르그에서의 경험이 있기까지 그렇게 믿는다.
“나는 <화이트 스터프>가 나에게 길을 열어 주리라고 생각했다.... 내가 믿었던 것처럼 그리고 신문과 잡지에서 떠들어댔던 것처럼.”

《멋진 배역》의 배경은 영화다. 이 작품에서 독자는 서른 다섯살에서야 마침내 주연을 맡아 막 인기를 얻기 시작한 앙투안 막 폴라의 감정과 가족의 편력을 따라간다. 앙투안은 자신의 새로운 위치에 무척이나 만족하지만, 상처가 되어버린 사랑으로 인한 슬픔을 지니고 있다. 어느날 콩코르딘의 리슈테르에 계신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쓰러졌다는 연락을 받고 파리에 있던 앙투안은 자신의 뿌리가 있는 곳으로 가게 되는데....

[출판사 리뷰]

르 클레지오, 모디아노 등 프랑스 문단 대가들의 뒤를 잇는 젊은 작가로 주목받는 니콜라 파르그. <멋진 배역>은 문학 평단과 독자들에게 그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킨 파르그의 대표작이다.

첫 소설 《주인의 순시》(2000)를 발표하며 문단에 등단한 니콜라 파르그는 파리 문학 출 판계에 신랄하고 웃음을 자아내는 풍자가 담긴 세 번째 소설 《원맨쇼》의 출간으로 일대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프랑스의 문학잡지인 《리르》의 편집장 프랑수아 뷔스넬은 그의 소설을 두고 이렇 게 말했다. “니콜라 파르그는 자신의 동료 작가들이 쓰고 싶어하는 책을 지금 막 출간했 다. 섬세함, 재기 넘치는 기지, 그 안에는 모든 게 다 있다. 프레데릭 베그베데보다 덜 냉 소적이고, 미셸 우엘벡보다 따뜻한 니콜라 파르그는 그렇게 위대한 작가의 대열에 합류했 다. 자신의 동료들을 희생양으로 삼아…….”

파르그의 여섯 번째 소설 《멋진 배역》은 백인들로부터는 흑인 취급을, 흑인들로부터는 백인 취급을 받는 주인공 앙투안 막 폴라를 통해 크게 두가지 문제를 제기한다.
첫째는 현대사회에서 특히 프랑스라는 매우 오픈되어있는 듯한 사회에서조차 깊이 내재되 어 있는 혼혈이라는 문제이다. 카메룬에서 유년기를 보냈고 마다가스카르에서 체류한 경 험이 있으며, 자이르 여인을 아내로 맞아 두 명의 자녀를 둔 니콜라 파르그에게 ‘혼혈’이 라는 문제는 직접 피부에 와 닿는 것이었을 테고, 그들이 느끼는 사회적·문화적 충돌에 관 심을 갖게 된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두 번째는 정치적인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차마 소리 높여 말하지는 못하지만 아직도 흑 인들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는 현실에서, 작가는 흑인과 백인의 혼혈인 주인공을 통해 인 종차별주의와 반(反)인종차별주의에 대해, 백인들의 위선적인 태도에 대해 생생하고 직설 적이며 날카로운 언어로 놀라울 정도의 예리한 통찰력을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백인에 프랑스인이고 유럽인이며 프랑스에서 살고 있지만, 서른 일곱살이 된 지금 도 한결같이 고향이라는 한계를 벗어나 모든 문화와 모든 인종의 사람들을 만나 성숙해지 고 싶은 욕구를 느낀다고 했다. 왜냐하면 세상에는 다양한 문화만큼의 진실이 있다는 사 실을 안 이후로는 본인이 교육을 받은 사회의 가치만 믿는 것으로는 만족할 수 없기 때문 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작가의 모든 작품에는 문화 간의 상호충돌이라는 주제가 늘 큰 비 중으로 다뤄지고 있다.

우리 사회 속에서도 ‘다문화 가정’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는 현실을 감안해볼 때 인종 문제 가 우리와 전혀 상관없는 별세계의 이야기만은 아닐것이다. 올림픽이 막 끝났던 20년 전 에는 우리 사회에서 다문화 가정의 문제가 중요한 화두로 등장할 것이라는 예상은 하지 못했듯이 앞으로 2, 30년 후 우리 소설들에도 《멋진 배역》의 주인공과 같은 입장에 서 게 되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등장하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이 소설이 결코 가볍지 않은 사회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벼운 리듬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의 호흡을 끌고 나갈 수 있는 이유는 성공을 꿈꾸며 하루하루를 살 아가는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비록 주인공이 영화배우 라는 선망의 대상인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비주류급의 배우가 겪는 역경, 좌절, 지나가는 젊음에 대한 초조함, 화려한 명성이라는 허상에 대한 풍자등을 통해 동시대인들의 허풍을 여지없이 꼬집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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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드-마른의 저 구석에 있는 학교까지 간다는 것이 좀 귀찮기는 했으나.... 사실 속으로는 교사들과 학생들은 들떠 있고, 교장 선생님은 몸 둘 바를 몰라 하는 교외의 한 고등학교에 서 특별히 시간을 내어 그들과 함께한 겸손한 연예인 역할을 한다는 것, 형편 없었던 나의 학창 시절에 대해 이런 식으로 관대하게 복수를 한다는 것, 이 모든 것들이 그리 싫지 않 았다는 점은 인정해야 겠다 --- 17p

부탁할 게 있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때라도 형제간에는, 비록 이복 형제라 하더라도 서로에 게 스스럼없이 이야기하는 게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매번 나를 가장 슬프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나는 알지 못했다. 내 형제들의 이런 품위와 가슴을 에는 듯한 지나친 조심성인지 아니면 그들이 그런 식으로 나와 그들 사이에 두고 있는 거리감인지 --- 21p

저는 제 자신을 보통 프랑스 영화에 나오는 보통 프랑스 배우라고 생각해요. 세계적 스타 로 인정 받는 곳이지만 저로서는 닿을 수 없는 무대로 할리우드를 꿈꾸는 그런 보통 배우 요. 배역이란 게 그래요. 전혀 세계적인 배우는 아니지만, 스스로를 내 안에 가둬두지 않는 다는 느낌, 자유롭다는 느낌, 그리고 결과적으로 인생이 살 만하다는 그런 느낌이 들기에는 충분하거든요 --- 71~73p

그 사람은 “지단은 자존심도 강하고 과격한 게 진짜 알제리 사람이죠”라고 말하며 감탄해 마지않았다. 그리고 나는 속으로 ‘그래, 알제리 사람들이 폭력을 참 좋아하지, 그것보다 더 한 말이 뭐가 있겠어? 그들끼리 그렇게 이야기할 때나 혹은 흑인들이 자기들끼리 그렇게 이야기할 때는 문제가 되지 않지. 그런데 백인이 감히 그런 말을 하면 그때는 왜 상황이 완전히 달라지는 걸까? 왜 흑인이나 아랍인이 ‘치사한 백인’이라고 하는 것과 아랍인이 ‘치 사한 흑인’이라고 하는 것은 백인이 ‘치사한 흑인’ 혹은 ‘치사한 아랍인’이라고 하는 것만큼 심각하게 여겨지지 않는 걸까? 자기들이 하는 말보다 백인이 하는 말이 더 가치가 있다는 것을 흑인과 아랍인들이 은연중에 인정한다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했다 --- 99~100p

“아저씨, 제 입장 아시잖아요. 카나리아 군도랑 같이 세네갈인과 말리인 청소년 범죄자들에 대해 이미 이런 토론을 했었잖아요. 그쪽의 모든 젊은이들이 텔레비전을 보면서 유럽을 꿈 꾸고, 한 장의 비행기 표나 밀입국 서류를 마련하기 위해 자신의 전 재산을 탕진하는 그 사람들의 선택이, 그러니까 그게 옳은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그 곳에서 목숨을 부지하는 것보다 비참한 생활을 해도 여기서 사는 게 낫다고 생각하고, 또 자신의 운을 시 험해보는 걸 천 배는 더 좋아한다는 건 알죠. 하지만 그건 해결책이 아니잖아요. 더 모욕적 인 상황이 발생하게 되고, 서구의 온정적 간섭주의가 계속 유지될 테고, 변두리에서는 시한 폭탄이 터지게 된다는 그런 말이에요. 이데올로기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전 개인적으로 그 게 더 큰 재앙을 초래한다고 봐요.” --- 146~147p

어머니가 나에게 한 나라의 가치란 그 나라가 얼마나 부자인지 혹은 얼마나 현대적인지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 어머니는 원래부터 유리한 쪽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아주 많이 너그러워질 수 있는 사람이라 그렇게 말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이 고운 밝은색의 긴 머리카락을 가진 어머니가 내 머리카락이 아름답다고 이야기할 때처럼 말이다. 어머니의 그런 말이 내 입에서 나도 엄마 같은 그런 머리카락을 갖고 싶다는 말이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내가 뻔히 알고 있음을 어머니는 단 한순간도 짐작조차 하지 못했지만. 샤워를 하면서 온몸에 비누칠을 하고는 “엄마, 봐요. 나 백인 같죠.”라고 말했을 때, 어머니가 난처해하면서도 순진한 척 “왜 그런 말을 하니?”라고 묻는 것처럼 말이다 --- 161p

밝은 노란색으로 칠해진 집의 커다란 남쪽 벽이 길가 저 멀리에서부터 눈에 들어왔고 그 위에 토마 막 폴라의 이니셜인 TMP가 각각 1미터 50센티미터 정도 크기의 네온관으로 새겨져 있었다. 나는 ‘그런데 형은 저게 별 도움이 안 된다는 걸, 형 이미지에 해가 된다는 걸 모르는 걸까?’라고 생각하는 내 자신이 몹시 원망스럽기도 했다. 특히 나 자신이 이 이니셜을 우스꽝스럽게 생각했다는 것이 원망스러웠다. 내가 본능적으로 백인들처럼 생각한다는 것이 원망스러웠다. 내가 형과 비슷하기 때문에 형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암시라는 엄청난 노력을 해야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원망스러웠다 --- 164~165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