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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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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나와 나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지점, 북쪽거실

    독특한 문체와 줄거리를 알 수없는 이야기, 소설의 형식을 실험하는 작가 배수아의 신작이다. 미지의 언어를 통해 낯선 곳을 여행하는 것처럼 배수아의 소설은 우리에게 존재의 물음과 꿈과 꿈의 경계, 소설의 이야기를 뱉어내고 있다.

    출판사 서평

    “우리는 꿈을 해독할 필요가 없어요.
    ……그렇게 읽고 그렇게 듣는 것으로 너무나 충분하겠죠.”


    투명한 경계를 활짝 열고
    우리를 타인의 꿈속으로, 꿈속의 상상으로, 타인이 꾸는 우리의 꿈속으로 인도하는
    배수아 신작 장편소설


    1993년에 데뷔한 이후, 탁월한 심리 묘사와 개성 있는 문체로 기존의 전통적인 소설쓰기를 거부하며 독특한 소설 세계를 구축해온, 그리하여 한국 현대문학에 큰 전환점을 가져온 작가 배수아. 그녀가 새 장편소설 [북쪽 거실] 을 출간했다. 배수아는 소설집 [훌] 이 출간되었던 2006년까지 한 해에 한두 권의 책을 내며 왕성한 활동을 해왔지만, 그 후 3년 동안 창작집을 출간하지 않아 독자들을 궁금하게 했다. 그렇기에 그간의 공백을 깨고, 장편소설로는 [당나귀들] 이후 4년 만에 독자들을 찾아온 이 책에 대한 기대는 사뭇 남다르다.
    주지하다시피 배수아는 독자에게 그리 친절한 작가가 아니다. 때문에 독자층이 폭넓게 자리하진 않는다. 하지만 분명한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작품 세계를 일궈온 그녀는 ‘배수아’라는 이름만으로도 그녀의 작품에 무한한 신뢰를 가지는 마니아 독자층을 형성했다. 그렇다고 그녀의 소설이 닫혀 있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배수아의 작품은 형식에 얽매여 있지 않고 늘 새로운 시도를 통해 새로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그녀의 소설을 ‘발견’하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자 기쁨이다. 이것이 배수아 소설이 갖는 힘이다.

    북쪽 거실] 은 배수아가 2008년 가을부터 2009년 여름까지 총 4회에 걸쳐 계간[문학과사회] 에 연재한 장편이다. 네 계절에 걸쳐 조금씩 그 이야기를 만나왔음에도 불구하고 한 권의 책으로 만나는 [북쪽 거실] 은 조금 더 난감하다. 너무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 같은 부분은 과감하게 들어냈다. 굳이 넣지 않아도 되겠다 생각한 에피소드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더욱 간결하고 단단해졌다. 그렇지만 독자들은 ‘북쪽 거실’로 향하는 여정에서 자주 길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
    문단 나누기를 거의 하지 않아 지면을 빽빽하게 채우고 있는 밀도 높은 문장들의 밀림 속으로 ‘서사’는 실종되고, 꿈이나 환각처럼 혼돈스럽고 모호한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다. 그 과정에서 시간 역시 연대기적이고 인과적인 진행을 무시한 채 와해된다. 공간과 시점도 종잡을 수 없다. 때로는 극사실적으로, 때로는 세부적인 부분을 많이 생략한 채로 묘사되는 풍경들은 현실인지 꿈인지, 안인지 밖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혼란스럽기만 하고, 서술자는 일인칭에서 삼인칭, 때론 전지적으로까지 별다른 안내나 표식 없이 둔갑한다. 또한 낯선 비유와 표현들도 독자로 하여금 이완 없는 긴장 상태를 오래 유지하도록 괴롭힌다. 외국어처럼 긴 관형절을 여럿 거느리고, 사유에 따라 술어를 바꾸고 중문에 복문을 더해 복잡하게 길어진 문장 구조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 모호한 서사와 낯선 비유와 시공의 뒤틀림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보면 마치 꿈속인 듯한 느낌이 들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느낌이 아니다. 독자들이 길을 잃고 서 있는 그곳은 진짜 꿈속이니 말이다. ‘알고 보니 모든 것이 꿈이었다’라는 식의 결말을 짓는 허탈한 이야기가 아닌, ‘꿈’ 그 자체. 그러니 줄거리가 없이 모호하고, 시간과 공간, 시점이 엉키고, 낯선 비유와 표현이 그 안에서 반짝이는 것은 당연한 것일지 모른다. [북쪽 거실] 에서 배수아는 바로 꿈 자체를 담아내고 것이다.

    이 책은 ‘꿈’이다. 오로지, 우리의 경험이 허락하는 경계 안에서는 꿈만이, 그토록 경제적이고 효율적이면서도 혼란스럽고, 의미심장하면서도 줄거리로 요약되지 않으며, 낯설고 생경한 비유들로 가득 찬 말들을 마치 와해된 입술과도 같이, 늙은 동굴의 웅얼거림과도 같이 길고 줄기차게 쏟아놓을 수 있다. _김형중, 해설 「꿈」에서

    그렇다면 꿈이 되는 언어는 어떤 것일까. 배수아는 어떤 언어로 꿈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
    본문에서 빌리자면 그 언어는, “소리가 없는 꿈의 장면 하나하나를 묘사하고 수많은 내용이 서로 중첩된 꿈의 고통과 색채와 떨림을 현실에서 다시 불러일으키며 꿈을 지배하는 그리움, 다른 해안에 대한 그리움의 성질과 증상을 증폭시킬 수 있을 정도로 섬세하면서도 예술적으로 문명화되어 있”는 언어, “마침내 현실을 꿈으로 채색하고 현실이 꿈을 통해 호흡하도록 만”드는 언어, “그리하여 잠들지 않고도 꿈을 바라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으며, 마침내 잠 없이도 꿈의 상태에 머무는 그런 단계에 도달”한 언어이다.
    [북쪽 거실] 에서 이 언어는 목소리를 타고 온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줄거리를 요약할 수 없어도, 이 책이 오롯이 ‘꿈’이라면 그 꿈이 무엇을 담고 있는지, 혹은 그 의미가 무엇인지 드러나지 않더라도, 몽환적인 어떤 느낌을 받았다면, 그리하여 꿈과 현실의 경계를 잊고 헤맸다면, 바로 그 언어를 들었기 때문이다. 주인공 ‘수니’의 직업이 오디오북의 목소리 배우인 것도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그 목소리는 “꿈을 통해 호흡하도록 만”드는 언어, “마침내 잠 없이도 꿈의 상태에 머무는 그런 단계에 도달”한 언어로 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 “꿈을 해독할 필요가 없”다. 해몽은 현실에서나 필요할 뿐이다. 꿈을 꾸는 동안에는 “그렇게 읽고 그렇게 듣는 것으로 너무나 충분하”다.

    꿈에 ‘대해서’ 말한다거나, 꿈‘처럼’ 말한다거나 하는 것은 [북쪽 거실] 과 거리가 멀다. [북쪽 거실] 이 꿈꾸는 것은 그 자체로 꿈이 ‘되는’ 것이다. 죽은 수니인 듯도 한, 혹은 순이이거나 배수아 자신인 듯도 한 a여인이 등장하는 소설 말미, 이제 더 이상 이성의 언어로는 분석 불가능한 지점까지 내려간(꿈과 무의식을 말하면서 ‘내려간다’는 지정학적 비유를 피할 길은 없다) 지점에서 구사되는 북쪽과 지하세계의 언어는 그러한 시도가 성공했음을 ‘원리적으로’ 입증한다. ‘원리적으로’라는 단서를 붙이는 것은, 그 지점은 사실 언어 너머의 영역이어서, 그것이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의 여부조차 우리로서는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목차

    제1장 목소리의 내부
    제2장 목소리의 콜라주
    제3장 목소리의 유령
    제4장 북쪽 거실에서 온 여인

    해설.꿈 - 김형중

    본문중에서

    만약 네가 네 환상을 기록한다면, 네가 보고 들은 것이 아니라 네가 꿈으로 꾸는 묘사 불가능한 것들을 기록한다면, 그런 것들을 기록하기 위해서 네 언어를 만들어낸다면, 하루하루 네 꿈을 기록한 노트를 당나귀처럼 어디든 짊어지고 다닌다면, 너는 같은 세상을 살면서도, 동시에 다른 모든 사물들과 안과 겉처럼 다를 수가 있지. 네 환상은 네가 기록하는 만큼 성장하고 우거질 것이며, 그래서 너만이 산책할 수 있는 검은 숲을 이루게 될 거야. 오, 나는 바란다. 네가 숲이 무엇인지 알기를.

    어떤 문학평론가는 단호하게도 이런 말을 했다죠. 꿈이 자주 등장하는 작품치고 좋은 문학 작품은 없다구요. 그런데 말이죠, 난 꿈이 주인공이 되어 줄거리를 이끌어가는 책이 아니라, 이 모든 내용은 결국 꿈인 것으로 밝혀졌다, 하고 끝나는 책이 정말 싫었어요. 예를 들자면 카프카의 [변신] 같은 것 말인데요. 청취자의 머리를 혼미하게 만들어놓은 다음에 이건 그레고르 잠자의 악몽의 연속이었던 거야, 하는 결론으로 도피할 여지를 남겨두느냐, 아니면 작가가 그것을 사실의 사건으로, 아니면 적어도 현실적인 것으로 끝까지 밀고 가느냐 그 차이를 말하는 거예요. 비전문가일지라도 이제는 꿈 하면 자동적으로 가장 먼저 정신분석을 떠올려요. 하지만 그 이론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배제하고 본다면, 꿈은 어쩌면 문학일 거예요. 잣ㄴ이 낭독자이자 청자가 되는 오디오북 말이죠. 우리는 꿈을 해독할 필요가 없어요. 당신이 그 편지를 읽고 내가 곁에 있었던 것처럼, 그렇게 읽고 그렇게 듣는 것으로 너무나 충분하겠죠.

    우리는 단지 앞뒤 설명도 없이 세계의 어느 한 부분을 떼어내어, 단순히 그것을 알 뿐이죠. 그들은 해변으로 가는구나, 희게 빛나는 모래를 밟고 키 큰 수풀을 지나. 8월의 서늘한 고장, 바람이 많은 북쪽 바닷가 작은 도시, 검소한 호텔과 관광객을 위한 새 박물관이 있는 곳. 그런 식으로 우리는 한 번도 방문한 적이 없고, 이전에는 결코 만난 적이 없는 어떤 장소에 불현듯 있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무조건 아는 거예요. 그들은 해변으로 가는구나. 그것이 꿈의 전부이자 본질이죠. 그렇듯 꿈은 자체의 무한한 투명성으로 인해 불완전한 샤먼이랍니다. 우리는 꿈의 해안으로 흘러가는데, 꿈은 투명한 경계를 활짝 열고 우리를 타인의 꿈속으로, 꿈속의 상상으로, 타인이 꾸는 우리의 꿈속으로 인도해버리기도 한까요. 그리고 잠에서 깨어난 다음에 발견하게 되는, 스스로를 설득할 만큼의 논리적인 근거란, 오직 우리의 몸을 휘감고 있는 무거운 이불자락뿐.
    (/본문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5~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34종
    판매수 5,234권

    1965년 서울 출생.
    1993년 [소설과 사상]으로 등단.
    [일요일 스키야키 식당]으로 한국일보문학상, [독학자]로 동서문학상을 수상.
    [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 [바람 인형] [철수] [일요일 스키야키 식당] [에세이스트의 책상] [올빼미의 없음] [독학자] [알려지지 않은 밤과 하루] [처음 보는 유목민 여인] [잠자는 남자와 일주일을] 등의 작품이 있고,
    옮긴 책으로 페르난두 페소아의 [불안의 서]와 [불안의 글], 프란츠 카프카의 [꿈], W. G. 제발트의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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