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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안 지날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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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 국내 최초로 번역된 소세키의 새 장편소설 ]
    일본의 국민작가 나쓰메 소세키는 한국의 문학독자에게도 이미 잘 알려진 근대 소설가다. 그의 소설은 거의 대부분 한국에서 번역되었으나 [피안 지날 때까지]만큼은 이번에 처음으로 번역되는 작품이다. 1912년 [아사히신문]에 연재되었던 이 작품은 [행인] [마음]과 함께 후기 3부작에 속하며, 인간의 근원적인 고독과 불안에 대한 작가 특유의 성찰이 담겨 있다.
    [피안 지날 때까지]에 대해 일본의 사상가 가라타니 고진은 “죽음을 통과한 사람의 새로운 출발인 동시에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쓴 출발점으로의 회귀”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는 나쓰메 소세키가 지병으로 위독했던 기간에서 벗어난 뒤 이 작품을 통해 내보인 진지한 집필 자세에 대한 찬사라고 할 수 있다.

    [ 탐정소설의 기법을 사용한 내면 탐구 ]
    “사실 나는 자연주의 작가도 아닐뿐더러 상징주의 작가도 아니다. 요즘 자주 귀에 들리는 신낭만주의 작가는 더욱 아니다. 나는 이런 주의들을 드높이 표방하여 길 가는 사람들의 주의를 끌 정도로 내 작품의 색깔이 고정되어 있다고 자신할 수 없다. 또 그런 자신감을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 나는 문단에서 남용하는 모든 공허한 유행어를 가져다가 내 작품의 상표로 삼고 싶지 않다. 그저 나다운 글을 쓰고 싶을 따름이다.”
    위의 글은 나쓰메 소세키가 [아사히신문]에 [피안 지날 때까지]를 연재하면서 밝힌 서문이다. 자기의 소설이 어떤 문학사조나 경향에 소속되기를 거부했던 신념을 그는 작품으로써 보여주고 있다. [피안 지날 때까지]에서도 분명히 사랑, 운명, 죽음, 우정, 가족애 등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다른 어떤 경향에 따르지 않은 ‘소세키다운’ 방식만 있을 뿐이다.
    다만 [피안 지날 때까지]의 경우, 한 인간의 비밀스런 내면에 접근해 가는 과정에 탐정소설을 읽는 듯한 묘미가 담겨 있다. 그것은 형식상 그러한 긴장미 넘치는 구성을 도입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내용상 여러 인물의 유형과 그들의 다양한 내면을 탐구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 고등유민(高等遊民)의 고뇌에 대하여 ]
    이 소설에는 대화를 통해 ‘고등유민’이라는 소세키의 조어(造語)가 사용되고 있다. 고등유민이란 직업을 통한 사회활동을 거부하는 고학력의 방관자적 지식인을 뜻하는 말로, [그 후]를 비롯한 소세키의 여러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이 이러한 고등유민이다.
    [피안 지날 때까지]에도 두 명의 전형적인 고등유민이 등장하는데, 중년의 고등유민은 사회와 대립하지 않고 조화를 이루는 생활을 하는 반면 젊은 고등유민은 ‘관계’의 번민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고통스런 갈등에 싸인다. 이런 고등유민을 둘러싼 다른 유형의 인물들도 등장한다. 사업가로 성공한 실리적인 현실주의자, ‘젊은 고등유민’에게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인 어머니와 사랑하는 여인들……. 이러한 다양한 인물들을 관찰하여 독자에게 전달하는 인물은 모험적인 삶을 꿈꾸면서도 학사 출신에 어울리는 지위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한 청년이다. 그는 이들과의 만남을 통한 세상 모험을 시작하는데, 사실 그 모험이란 이야기로 시작해서 이야기로 끝나는 것이다. 즉 “그의 역할은 끊임없이 수화기를 귀에 대고 ‘세상’을 듣는 일종의 탐방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하여 소세키는 인생이란 “자기 같으면서 남 같고, 긴 듯하면서 짧고, 나올 듯하면서 들어갈 듯”한 것이라는 상징적인 은유를 독자에게 던진다.

    목차

    목욕 후
    정류소
    보고
    비 오는 날
    스나가의 이야기
    마스모토의 이야기
    결말

    본문중에서

    사실 나는 자연주의 작가도 아닐 뿐더러 상징주의 작가도 아니다. 요즘 자주 귀에 들리는 신낭만주의 작가는 더욱 아니다. 나는 이런 주의들을 드높이 표방하여 길 가는 사람들의 주의를 끌 정도로 내 작품의 색깔이 고정되어 있다고 자신할 수 없다. 또 그런 자신감을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 그저 나는 나 자신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내가 나 자신으로 있는 이상 자연주의건 아니건, 상징주의건 아니건 혹은 ‘신新’자가 붙는 낭만주의건 아니건 개의치 않을 생각이다.
    나는 또 내 작품이 새롭다, 새롭다 하고 퍼뜨리고 다니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요즘 세상에 무턱대고 새로운 걸 좋아하는 것은 미쓰코시 양장점과 양키 그리고 문단에 있는 일부 작가와 평자들뿐이라고 나는 진작부터 생각하고 있다.
    나는 문단에서 남용하는 모든 공허한 유행어를 가져다가 내 작품의 상표로 삼고 싶지 않다. 그저 나다운 글을 쓰고 싶을 따름이다.

    “점이란 음양의 이치를 통해 커다란 형태로 나타날 뿐이라 실제로 각자가 그 자리에 임했을 때는 그 커다란 형태에 맞추어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뭐 이렇습니다. 당신은 자기 같으면서도 남 같고 긴 듯하면서도 짧으며 나올 듯도 하고 들어갈 듯도 한 물건을 가지고 계시니까, 다음에 사건이 생기면 무엇보다 그것을 잊지 않도록 하세요. 그러면 잘 됩니다.”

    이치조라는 녀석은 세상과 접촉할 때마다 안으로 똬리를 감는 성격이지. 그러니까 한 가지 자극을 받으면 그 자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회전하여 점점 깊고 촘촘하게 마음 깊숙이 파고 들어가지. 그렇게 한없이 파고 들어가는 게 계속되면 그에게 고통을 줄 뿐이야. 끝내는 어떻게 해서든 이러한 내면의 움직임에서 벗어나고자 기원할 만큼 괴로워지지만, 결국 자기 힘으로는 풀 수 없는 저주처럼 끌려 들어가지. 그리고 언젠가 이 노력으로 인해 쓰러질 수밖에 없다, 혼자서 쓰러질 수밖에 없다 하는 두려움에 사로잡히지. 그러면서 미치광이처럼 지치겠지. 이게 이치조의 존재의 근원에 가로놓인 커다란 불행이야.

    게이타로의 모험은 이야기로 시작해서 이야기로 끝났다. 그가 알고자 하는 세상은 처음에는 멀어 보였다. 요즘에는 눈앞에 보인다. 하지만 그는 결국 그 안에 들어가서도 아무 것도 연기하지 못하는 외부자와 같았다. 그의 역할은 끊임없이 수화기를 귀에 대고 ‘세상’을 듣는 일종의 탐방에 지나지 않았다.

    사람 사는 세상에 대해 그가 얻은 최근의 지식과 감정은 전부 고막의 활동에서 비롯되었다. 모리모토에서 시작하여 마쓰모토로 끝나는 몇 자리에 걸친 긴 이야기는 처음에 그를 넓고 얇게 움직이다가 점차 그를 깊고 좁게 움직이기에 이르더니, 별안간 멎어버렸다. 하지만 그는 결국 그 속에 들어갈 수 없었다. 그게 그에게는 아쉬운 점인 동시에 행복한 점이다. 그는 아쉽다는 의미에서 뱀 머리를 저주하고 행복하다는 의미에서 뱀 머리를 축복했다. 그리고 넓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그의 앞에서 별안간 멈추어버린 듯한 이 드라마가 이제부터는 어디로 영원히 흘러갈지를 생각했다.
    (/본문중에서)

    저자소개

    나쓰메 소세키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867.01.05~1916.12.09
    출생지 일본 도쿄
    출간도서 147종
    판매수 32,449권

    1867년 명문가에서 5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났지만,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두 번이나 다른 집에 양자 로 가는 등 불행한 유년 시절을 보냈다. 어릴 때부터 학업 성적이 뛰어났던 소세키는 1890년 도쿄제국대학 영문학과에 입학하였고, 졸업 후에는 잠시 도쿄 고등사범학교에서 영어 교사로 근무했다. 1900년에는 일본 문부성에서 선발한 유학생으로 영국에서 영문학을 공부했으며, 유학을 마친 뒤에는 도쿄제국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강의하며 소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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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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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매수 0권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를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 비교문학 협동과정에서 석사학위를, 오사카 대학교 문학연구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후 항설백물어》 《백미진수》 《괴담》 《피안 지날 때까지》《이치고 동맹》 등 문학뿐만 아니라, 《유착의 사상》 《스트리트의 사상》 《납치사 고요》 등 다양한 분야의 일본 작품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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