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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스바루 : 뉴욕 촌놈의 좌충우돌 에코 농장 프로젝트

원제 : FAREWELL, MY SUB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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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덕 파인
  • 역 : 김선형
  • 출판사 : 사계절
  • 발행 : 2009년 09월 04일
  • 쪽수 : 252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58283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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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내 안의 에코 본능! 힘들지만 재밌고, 느리지만 의미있는 친환경 삶을 찾아서!

경제적이고 튼튼한 일제 자동차 스바루, 빠르고 저렴한 맥도널드 햄버거, 대도시의 당연한 모든 것들과의 이별을 선언한 어느 뉴요커의 발랄한 귀농일기이다. 자연에서의 생활은 고생의 연속이지만, '그냥 흘러가는' 날이 없이 하루하루가 의미 있다. 친환경에의 로맨스를 꿈꾸는 이라면 덕 디파인의 유쾌한 입담 속에 숨어있는 삶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출판사 서평


한 뉴요커의 에코 프로젝트 무한도전!

환경과 생태에 대한 담론, 이야기, 문제의식은 이제 상식이 될 정도로 무성하고 익숙하다. 그렇다고 해서 환경문제가 해결되고 생태적인 사회가 되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여기 환경 친화적인 삶을 살자고 권하는 책이 한 권 더해진다. [굿바이, 스바루]는 환경이 중요하니까 환경 친화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는 당위성을 주장하기보다, 친환경 실천이 가지고 있는 틈과 아이러니를 들여다보면서도 환경 친화적인 삶이라는 세계를 깊이 있고 풍부하고 힘 있게 만들어주고자 하는 책이다. 이 책은 뉴욕 출신의 한 저널리스트가 뉴멕시코 촌구석의 외딴 농장에 정착해 환경 친화적인 삶의 실험을 하면서 벌이는 좌충우돌 에코 농장 프로젝트다. ‘무한도전’이나 ‘1박2일’에서 나올 법한 갖가지 해프닝 속에 환경과 생태 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살아 있는 독특한 책이다. 저자의 실험은 한 권의 책으로 끝난 것이 아닌 현재 진행형으로 여전히 뉴멕시코의 펑키 뷰트 목장에서 소식을 전하고 있다. (http://www.dougfine.com)

디지털 시대의 에코 라이프 실천기

저자 덕 파인의 실험은 비범하면서도 평범하다. 석유 중독으로부터 자유를 선언하고 귀농을 선택해 염소를 기르고 채소를 길러 자급자족하는 근본적인 환경운동을 실천하면서도 디지털 시대의 혜택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기름을 적게 쓰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생활의 동력을 공급하고, 지역에서 나는 로컬 푸드로 먹고 살면서도 “평범한 미국인이 화석연료를 대폭 줄이고도 평범한 미국인답게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한다. 이를테면 인터넷 비디오 대여 서비스, 무선 이메일, 아이팟, 서브 우퍼 스피커, 화장실 휴지, 아이스크림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 버릴 수 없는 디지털 시대 문명의 혜택과 환경 친화적인 삶에 대한 고민 사이에 새로운 실천의 길을 보여준다.

좌충우돌 귀농 대작전!

석유를 쓰지 않기 위해 일제 승용차인 스바루를 버리고 우락부락한 포드 트럭을 구입하여 식용유로 굴러갈 수 있게 개조하고, 죽고 못 사는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먹기 위해 염소를 기르고, 태양열 발전으로 전력 공급을 시도하는 뉴욕 토박이의 에코 프로젝트는 사건 사고의 연속이다. 시골일이라고는 전혀 해보지 않는 뉴욕 촌놈은 매사에 서투르고 삽질 일색으로 난관에 부딪친다. 가뭄과 홍수를 견뎌내고, 범람한 강을 자동차로 도강하고, 코요테로부터 염소와 닭을 지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목숨을 걸고 태양열 전지판을 설치하고, 가을의 수확물을 우박 폭풍에 날려버리는 등등의 에피소드는 빌 브라이슨에 맞먹는 입담과 어울려 처절하고 우스꽝스럽게 그려진다. 저자 덕 파인은 실패와 좌절을 연발하면서도 시종 유머감각을 과시하며 상황을 정리하고 대처한다. 본문 중간중간에 삽입된 친환경 레시피는 팁이다.

유쾌하고 똑똑한 농담 속에 빛나는 아이러니

이 책의 또 하나의 매력은 웃음을 연발시키는 이야기 솜씨다. 빌 브라이슨과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더글러스 애덤스에 비견된다는 평가를 받은 덕 파인의 입담은 읽는 이들을 실실거리게 만들고, 또 요절복통하게 만든다. 에피소드 하나, 이야기 하나 빠짐없이 희망과 불안, 호기로움과 소심함으로 상황을 도치시키며 삐딱하게 나부대는 익살은 이 책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친환경적 실천이 가지고 있는 불완전함과 모순, 자신의 욕망과 나약함에 대한 유머러스한 묘사는 문장 하나하나에서 아이러니를 포착해내며 날카로운 통찰력을 보여준다. 또 염소와 닭을 위협하는 코요테를 ‘딕 체니’라고 명명하는 등 미국의 정치적 문화적 아이콘들을 빈번하게 인용하는 농담은 덕 파인의 세련된 정치적 문화적 감각을 느끼게 해준다. 덕 파인이 구사하는 위트와 아이러니는 친환경적 삶이라고 하는 정치적 실천의 메시지를 경쾌하면서도 진솔하고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

로컬 라이프, 녹색 삶을 향한 대장정

“핸드브레이크를 꽉 채워야지. 지속할 수 없는 삶에, 내가 먹는 음식과 뜨거운 물에 들어가는 석유와 석탄에, 욕망에 근거한 연애에. 이 모든 것에” 라며 시작된 에코 농장 프로젝트는 친환경적 삶이라는 정치적 실천에 대해 강한 발언을 하는 책이다. 유머와 아이러니 속에 담겨진 성찰과 비판의 날카로움에도 불구하고, 환경 문제에 대한 고민과 행동은 포기하거나 좌절할 수는 없는 것이다. 염소를 기르기 위해 월마트에서 물품을 사야 하고, 식용유로 차를 굴리기 위해 성인병을 유발하는 튀김 음식점을 이용하고, 태양열 발전을 위해 납덩어리 배터리를 사용하고, 지하수를 끌어오는 관에 유독물질을 사용해야 할 망정, 그 실천들은 “드릴을 석탄과 가스에 꽂는” 고귀한 것이다. “미래에는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과 의지로 “한 번에 하나씩 해결해나가”는 것이다. “로컬 라이프, 녹색의 삶을 산다는 건 전부 아니면 전무의 문제가 아니”다. “날마다 좋은 선택을 하고 더 건강하고 독립적이고 생태 보존적인 삶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에필로그에서 녹색 삶을 위한 지침이 제시되어 있다.

지구를 위해서, 또 나를 위해서

친환경적 삶이라는 성배를 찾아가는 모험담의 플롯으로 구성된 이 책은 좌충우돌 대소동을 겪으면서, 지구를 구하고 또 나를 바꾸는 하나의 성장 드라마다. 덕 파인은 삽질과 실패를 거듭하면서 화석연료를 근절하고 지역에 기반한 로컬 라이프에 한 걸음씩 다가간다. 석유에 기초한 도시 생활과 차츰차츰 멀어지는 과정은 지구를 구하고 세상을 바꾸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한 사람이 더 많은 걸 배우고 느끼고 커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무턱대고 질러버린 농장 생활은 난관과 장애물의 연속이고, 관념과 환상 속의 이미지와는 동떨어진 치열한 현실이다. 이상과 결단과 의지로 한달음에 바꾸어지는 것은 없고, 숱하게 깨지고 엎어지는 경험 속에서 친환경적 삶의 의미는 더욱 깊어지고 풍부해지고 단단해진다. 또 그 과정에서 덕 파인은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배우”게 되고 행복을 느낀다.

본문중에서

1부 뉴멕시코의 로컬 라이프 프로젝트
도시 생활의 안락함을 누리던 뉴욕 토박이가 석유 중독으로부터 자유를 선언하며 뉴멕시코 촌구석의 외딴 농장에 정착한다. 단 인터넷과 아이팟, 화장실 휴지, 아이스크림은 포기할 수 없다. 기름을 덜 쓰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생활 동력을 공급하고, 지역에서 나는 로컬 푸드로 먹고 살려는 에코 농장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녹색으로 디지털 시대를 누리며 생활하려는 시도는 순탄하지 않은 고생길이다. 또 건강한 로컬 라이프를 실천해보려 하지만 월마트를 피할 수 없다는 모순에 사로잡힌다.

개인적으로 볼 때 녹색 삶이라는 모험을 떠날 시기가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어 있었으니까. 다만 전기, 배관, 건축, 엔진에 대한 기계적 지식, 원예나 축산 기술이 전혀 없었을 뿐. 뉴욕 근교에서 도미노 피자를 먹고 자란 나는, 서른여섯 살 나이에 문명의 이기를 누리며 산 평범한 사내가 원유를 절감하는 행보를 따르면서도 동시에 편안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지 알고 싶었다. 구체적으로 따져 보면, 이는 먹고살기 위해 가축을 치고 농사를 짓고, 휘발유가 아닌 다른 이동 수단을 생각해내며, 은행계좌가 텅텅 비도록 태양열에 자산을 투자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 p.14)

작금의 녹색 열풍이 그저 그런 유행에 불과한지는 알 수 없었다. 유가가 좀 내릴 때까지 잠깐 휩쓸고 지나가는 유행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유가 2달러 29센트의 시대가 영영 돌아오지 않는다면? 3달러 29센트 유가도 돌아오지 않는다면? 그저 귀여운 변덕 정도로 시작됐던 일은 머지않아 개인적으로 의미 깊은 여정이 되었다.
(/ p.16)

하지만 아무리 절실히 원한다고 해도 휘발유와 중국 노예 공장 생산품을 완전히 끊을 수 없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다. 적어도 프로젝트를 가동한 후 처음 한두 해 동안은 말이다. 내 삶에 너무 깊이 파고들어와 있었다. 베이글은 어떻게 구워먹을 것인가? 그리고 미안하지만, 기자 신분으로 아무리 오지를 다녔어도 화장실 휴지에 대한 깊은 애착은 버릴 수 없었다. 휴지는 거의 날마다 내 인생의 일부로 존재했다. 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스크림이 있다. 사회야 어떻게 돌아가건. 아이스크림 없이는 못 살았다. 이것이 바로 제멋대로 날뛰는 옹고집 염소들을 키우게 된 내밀한 진짜 이유였다.
(/ p.26)

목장을 깔끔하게 가꾸면서 녹색 삶도 실천해야 하고 로컬 라이프도 꾸려 나가야 했으니까. 이 말은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백만 개의 구체적인 목표와 계획과 일과를 헤쳐 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태양열 전지판도 주문해야 하고, 바이오 연료도 알아봐야 하고, ‘스케줄’에 끼워 넣어서 일 좀 맡아달라고 시공업자들한테 빌기도 해야 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염소들을 인수해서 제충 작업을 하고 발굽을 손질해주고 하루에 두 번 꼬박꼬박 먹이를 주는 일이었다.
(/ p.42)

2부 디지털 시대의 가축 쇼핑

인터넷으로 염소를 구입한 덕 파인은 목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큰 비로 물이 불어난 강을 목숨을 걸고 도강한다. 홍수로 고립무원이 된 지경에서 염소치기의 생활이 시작된다. 어린 시절 동물원에서 염소를 본 게 고작이었던 저자에게 염소치기의 삶은 코요테부터 염소를 지키기 위해 총을 들고 밤을 새야 하고, 24시간 수의사가 되어야 하는 피곤한 일이다. 하지만 죽고 못사는 아이스크림을, 미래의 단백질원을 책임진다는 사실에 감동하고 염소치기의 생활에 빠져든다.

그 질주를 마지막으로 한 달 반 동안은 밈브레스 강을 건너는 데 성공한 자동차가 한 대도 나오지 않았다. 엔진 블록이 강물에 푹 잠기고 휠 베어링이 다 떨어져 나간 상태를 ‘성공적’이라고 볼 경우 그렇다는 얘기지만, 나로 말하자면 진짜로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사흘 뒤 강물 한가운데서 몬스터 트럭이 전복해 이웃 잭이 썬루프 창으로 간신히 탈출한 걸 고려하면 더욱이나 그렇다.
(/ pp.50~51)

나는 녀석한테 나탈리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는데, 이유는 가수 나탈리 머천트의 목소리가 좀 염소 울음소리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새끼 염소가 어찌나 힘차게 젖병에 달려드는지, 내 젖을 직접 먹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기뻤다. 보고만 있어도 몸이 움츠러들면서, 내 가슴을 어루만지게 될 정도였다. 새끼 염소는 젖꼭지를 꿀떡 삼켜버릴 기세였다. 하지만 이 정도의 불쾌감은 시작에 불과했다.
(/ p.54)

그리하여 나는 갓 짜낸 맛있고 싱싱한 치즈, 요구르트, 그리고 초콜릿 염소젖 아이스크림은 저절로 식탁 위에 짠하고 나타나는 게 아니라는 현실과 곧 타협하게 되었다. 행여 그럴지도 모른다는 착각은 채 하룻밤도 가지 못했다. 염소들이란 한시도 눈을 떼지 말고 보살펴야 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고 썩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오히려 분통이 터졌다.
(/ pp.47~58)

사각팬티를 입고 카우보이모자를 쓴 염소 시종인 나는 염소들이 소리를 지르는 동안 하늘을 둥둥 떠다니는 기분이었다. 보수우익 목장 주인들이 억지로 사과를 안겨주고, 예쁜 환경운동가들이 내 염소의 목숨을 구해주러 강을 건너오고 있었다. 이웃을 사랑하라니, 당연하지 않은가. 사랑뿐 아니라 그 무엇을 못 해주랴.
(/ p.82)

3부 식용유 세례를 받고 개종하다

석유 중독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일제 휘발유 승용차인 스바루를 버리고 위풍당당한 포드 트럭을 구입하여 식용유로 구동할 수 있게 개조한다. 대안에너지 전문가인 식용유 정비사는 걸프전 참전용사 출신의 공군 군무원으로 히피들을 혐오하고 폭스 뉴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공화당 지지자다. 그에게 석유를 거부하는 것은 애국적 동기에서 비롯된다. 감수성 예민한 진보주의자였던 덕 파인은 식용유용으로 개조한 우락부락한 트럭을 타고 마초 기분을 내고 깐풍기 배기가스를 내뿜고 다닌다.

발이 미끄러지는 바람에, 앨버커키 대체에너지 창고 계단 두 개를 쿵쿵 엉덩방아 찧으며 내려가고 말았다. 하지만 식당 기름 속에서 살다시피 하는 정비사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래서 그만 이번에는 식물성 식용유로 뒤덮인 콘크리트 바닥을 가로질러 이동하기에 ‘걷기’는 적절한 방법이 아니라는 걸 몸소 배울 기회를 또 얻게 되었다. 알고 보니 ‘미끄러져 가기’가 오히려 적절한 기술이었다. …… 화석연료를 떼는 과정은 미끄럽고 위험천만했다.
(/ p.92)

“저는 애국자입니다.” 이것이 식용유 엔진 정비사가 페르시아 만을 손짓으로 가리키며 창고에서 내게 해준 말이었다. “어느 날 거기 착륙하는데, 우리한테 발포하고 있는 저 사람들이 우리가 자동차에 넣고 다니는 원유를 팔아서 재원을 댄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말도 안 되는 악순환입니다. 그래서 자동차에 뭐 다른 걸 넣을 수 있는지를 좀 봐야겠다 싶었어요.”
(/ p.94)

내가 스스로에게 투사했던 그런 종류의 남성성은 이제 영원히 변해버렸다는 걸 깨달았다. 어젯밤 잠들 때 나는 틀림없이 감수성 예민한 진보주의자였는데 눈을 떠보니 NASCAR(미국 개조 자동차 경주대회)에 열광하는 사람들 사이에 섞여 있었다. 다알라 같은 이름의 여자들이 사람 신체 부위를 보듯 내 트럭에 흘끔흘끔 눈길을 주었다. 윙크를 하기도 했다. 문신을 한 팔을 흔들며 자기소개를 하기도 했다. 한두 번은 혓바닥을 낼름거리기도 했다.
(/ p.101)

‘내가 쓸 식용유는 충분할지’가 궁금해졌다. 평생 처음 미국인들이 건강에 좀 덜 좋은 음식을 먹고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야 튀김 기름이 계속 넉넉하게 나올 테니까. 개인적으로 꼭 필요하다면 프렌치프라이를 엄청 많이 만들어 먹어야겠다는 상상까지 했다.
(/ p.104)

4부 태양은 공짜라니까

목장의 동력을 태양열로 전환하기 위해 9미터 높이의 풍차 탑에 태양열 전지판을 설치하는데, 강풍이 불어 풍차에 매달려 목숨을 건 서핑을 한다. 또 지하수를 퍼 올리는 파이프에 유독물질이 사용되는 것을 보고 기겁을 하고, 태양열로 작동되는 펌프로 끌어 올린 물탱크 주변에서 칠레만 한 크기의 방울뱀을 만나 현대판 사무라이가 되어 싸우는 등 요절복통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전업 운동권인 히피 친구를 만나 녹색 생활과 삶에 대해 배우게 된다.

전지판들은 내가 새로 산, 호사스럽게 값비싼 태양열 구동 우물 펌프에 동력을 제공하게 되어 있었다. 펌프는 덴마크산이었다. 노예노동도 쓰지 않고, 월마트에서 소매 물품을 팔지도 않는 나라다. 아프리카 차드의 빈민들에게는 이런 펌프가 없다. 이 값비싼 브랜드 기기는 이미 지하 140미터 밈브레스 지하수면에 묻혀 있다.
(/ pp.132~133)

하지만 녹색 친환경 물을 만끽하기 위해서는, 일단 그날 아침에 죽지 않고 살아남아야 했다. 그리고 그 순간에는 그게 까마득한 일처럼 느껴졌다. 사실 난 풍차를 기어오르다 말고 중간쯤에서 한 팔로 매달려 있었지만 힘이 빠지고 있었다. 원래 나와 시공업자의 발밑을 받쳐주게 되어 있는 널빤지에 발끝만 간신히 대고 있었다. 아, 이럴 수가, 내 나이를 늙었다고 보는 건 밈브레노들밖에 없을텐데, 이런 창창한 나이에 죽다니 진심으로 사양하고 싶은 운명이었다.
(/ p.133)

하지만 그 후광은 칠레만 한 크기의 방울뱀이 식수원으로 가는 길을 막아서자 금세 사라지고 말았다. …… 다음 날 아침, 패드가 들어간 사슬톱 작업용 가죽바지에, 오토바이 헬멧, 두꺼운 겨울용 장화, 그리고 큰 칼로 구성된 보호장구를 갖추고 탱크의 수위를 확인하러 나섰다. 문간에 서서 4달러 주고 산 월마트 무기를 만족스러운 ‘쉭’ 소리와 함께 꺼내어 휘둘러보았다. 심하게 흥분되고 꼴은 우스꽝스럽고 하여, 마치 현대의 사무라이가 된 것 같은 복잡한 기분으로 나는 풍차 앞에 섰다.
(/ pp.144~148)

허비가 이 프로젝트의 고귀한 목적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었다. “어이, 드릴을 석탄과 가스에 좀 꽂아주겠나?” 그가 내게 말했다.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분명히 알아들을 수 있었다. 내가 국가 송전망을 추방함으로써, 내 인생에서 석유를 없애고자 일하고 있다는 사실. 초기 단계에서는 흠 없는 이미지를 흐리는 유독성 보라색 물질이 끼어 있다 해도, 미래에는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것. 한 번에 하나씩 해결해나가자.
(/ p.166)

5부 땀의 열매를 거두다

좌충우돌 에코 농장 프로젝트는 결실의 계절을 맞는다. 펑펑 생산되는 유기농 달걀의 처리와 콜레스테롤 수치를 걱정할 정도다. 흐뭇하게 해주던 닭들이 코요테의 습격을 받고, 덕 파인은 총을 들고 딕 체니라 이름 붙인 코요테를 경계한다. 또 단백질 공급을 위해 시도한 사냥은 부상을 입고 초라한 결과로 포기한다. 삽질과 실패의 시리즈는 계속된다. 가을걷이의 기쁨을 만끽하던 차에 쏟아진 우박 폭풍은 모든 걸 원점으로 되돌려버린다. 하지만 우여곡절 속에 녹색 삶이 어떻게 진일보할 수 있는지 깨닫게 되고, 그 속에서 행복과 기쁨을 느낀다.

닭들은 어떻게 막을 도리가 없었다. 사실 저비용으로 목장 생활에서 만끽할 수 있는 즐거움이라 하겠다. 한 달에 8달러어치 사료 값만 들이면, 의기양양하게 일렬종대로 펑키 뷰트 목장을 행군하고 다녔고, 하루 한 번씩 헛간의 작은 둥지에 들어가서 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일 때 말고는 멈추는 법이 없었다. …… 그리하여 내 삶은 조류독감과 한 발자국 더 가까워졌다.
(/ pp.181~182)

벌거벗고 기진맥진 잠들어 있던 나는 벌떡 일어나서 택사 거실로 뛰쳐나왔다. 나를 맞은 것은 미닫이 유리창을 맹렬하게 할퀴며 달아나는 혼비백산한 닭의 모습이었다. 그놈은 최고의 달걀 생산자였다. 내가 ‘그레이트 레드 레이어(위대한 빨강 어미닭)’이라 이름 지어준 로드 아일랜드 종이었다. 믿을 수가 없어 흐릿한 눈을 비벼볼 새도 없이, 빨간 털의 코요테 한 마리가 입을 쩍 벌리고, 아마 30센티미터쯤 뒤에서 닭을 뒤쫓고 있었다.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있던 나와는 아마 30센티미터도 못 되는 거리였으리라.
(/ p.186)

솔직히, 코요테를 원망할 수는 없었다. 공정한 시각을 견지하자면, 내가 싱싱한 햇닭을 사먹는 마당에 딕 체니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나 싶었다. 딕 체니의 저지방 고단백 식단에는 탄소 마일리지가 제로에 달할 텐데. 녀석은 친환경주의자였다.
(/ p.192)

목장을 경영하고 행복을 가꾸는 일은 둘 다 약간은 장거리 경주를 대비해 몸을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는 걸 차근히 깨달아야 했다. 점진적으로 진일보하는 것도, 개점 휴업일이 있는 것도, 퇴보, 부상, 그리도 도약적 발전까지.
(/ p.224)

저자소개

덕 파인(Doug Fine)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1종
판매수 356권

여행작가이자 프리랜서 기자. 스탠포드 대학 졸업 후 배낭을 메고 세계 여행을 떠났고, 버마, 르완다, 라오스, 과테말라,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등의 오지와 분쟁 지역에서 기자로 활동하며 '워싱턴포스트''US뉴스''월드 리포트' 등에 기사를 썼다.
미국 뉴욕 주 롱아일랜드에서 태어나 자란 뉴욕 토박이로, 현재 뉴멕시코 주 남쪽의 외진 골짜기에서 염소와 코요테와 더불어 살고 있다.

생년월일 -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세종대학교 초빙 교수를 지냈으며, 2010년 유영학술재단에서 수여하는 유영번역상을 받았다. 옮긴 책으로 《천국과 지옥의 이혼》, 위대한 2인자 시리즈 《아론》, 《실라》, 《아모스》(이상 홍성사),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실비아 플라스의 일기》, 《프랑켄슈타인》, 《수전 손택의 말》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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