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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총새의 숲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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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열여섯 여고생의 살인의 추억
[물총새의 숲 살인사건]은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을 모티브로 한 청춘 미스터리물이다. 한 평범한 소녀가 수수께끼의 미소녀 사기리를 만나는 것으로 시작되는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추리소설의 형태를 갖추고 있지만 동시에 평범치 않은 가정사와 친구와의 우정을 고민하는 열여섯 여고생들의 감성을 섬세하게 묘사한다.
주인공 구와야마 미라는 문학에 푹 빠진 평범한 육상부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명문 여자고등학교의 스타 미야마 사기리가 미라의 학교로 전학을 오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사기리의 등장과 함께 무서운 사건이 일어날 듯한 분위기를 조성하지만 실제 사건이 일어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 작품에는 두 가지 장르가 혼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살인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전반부는 경쾌한 문체로 여고생들의 한가로운 일상을 엿보며 아름다운 소녀 사기리의 비밀을 하나하나 풀어내는 청춘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중반을 넘어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연쇄살인사건은 독자들을 본격 추리소설의 세계로 이끌어간다.
[청춘, 덴데케데케데케]로 나오키 상을 수상한 아시하라 스나오는 템포가 빠르고 유머러스한 문체, 그리고 생동감 넘치는 인물 설정으로 정평이 나 있는 저자다. 이 작품 역시 동시다발적인 살인사건을 어둡고 섬뜩한 분위기가 아닌 경쾌하고 미스터리한 분위기 속에서 풀어간다.

아름다운 소녀에게는 비밀이 있다!
여름방학을 맞아 친구가 된 미라와 사기리는 별장에 놀러가기로 결정한다. 그러나 소녀들의 평화로운 시간도 잠시, 끔찍한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나면서 한가로운 별장은 클로즈드 서클의 무대가 된다. 예측할 수 없는 살인사건은 별장 안의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는다. 그런데 세탁기에 머리가 처박히고, 몸이 불타고, 이빨이 모두 뽑히는 등 다소 괴이한 살인방법에는 색다른 공통점이 있다. 독자들은 뚜렷한 범죄의 동기를 알 수 없고, 피해자들은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인다. 이에 주인공 미라를 필두로 줄줄이 늘어선 별난 캐릭터들은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며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을 가리키는 퍼즐의 조각을 하나씩 보여준다.

[물총새의 숲 살인사건]은 열여섯 소녀 미라의 시선으로 전개된다. 미라는 자신의 생생한 목소리와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작품을 이끌어간다. 따라서 무차별적인 살인사건이 일어나도 내용은 그리 무겁지 않다. 미라는 살인사건이 일어난 직후에 여드름이 난 경찰을 놀리는가 하면, 흔들 목마에 앉아 몸이 불탄 추리작가를 ‘볏단 통구이’라고 지칭하기도 한다. 그런 반면 자신과 엄마를 버리고 달아난 아빠에 대해서는 스스로 창피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며 담담하고 어른스럽게 반응한다.

미라는 소녀다움을 잃어버리고, 평소에 순종적이고 착한 사기리는 어느 순간 갑자기 이성을 잃고 폭력적으로 변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른들에게 상처를 입고 변해버린 것이다. 물총새의 숲에서 일어난 사건 역시 어른들의 잘못에서 파생되었다고 볼 수 있다. 어른들은 자신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마음대로 행동함으로써 죄 없는 아이들을 희생양으로 만든다. 미라는 스스로 사건을 해결하려 하지만 어른들의 짐은 너무나도 버겁다. 결국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막바지로 치달아가는 사건은 웃지 못할 비극으로 막을 내리고,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드러나는 내막에 소녀들은 울음을 터뜨릴 뿐이다.

목차

인사말 _ 18년 전 고교 시절을 돌아보며
물총새의 숲 살인사건
작가의 말 _ 시간과 공간을 채우는 미라의 에너지

본문중에서

지금 내 눈앞에는 영국의 청연한 초여름 같은 아름다운 소녀가 서 있다. 따사로운 햇살 아래서 소녀가 부끄러운 듯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놀라게 해서 미안해.”
아무 말 없이 소녀를 봤다. 대답하는 걸 잊었다고 하는 편이 좋겠다. 가볍게 물결치는 세미 롱 머리를 뒤로 느슨하게 묶었다. 눈은 가느다란 외까풀이지만 매서운 느낌은 없다. 상대방에게 경계심을 풀게 하는 눈빛이다. 미소를 지어서일까? 아니면 늘 그런 눈빛일까? 항상 웃는 얼굴 중에는 우스꽝스러운 느낌이 드는 경우가 있는데, 이 소녀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애처로운 분위기가 감돈다.
연두색 반팔 티셔츠 아래로 나온 근육질의 가느다란 팔은 보기 좋게 햇볕에 그을렸다. 가슴은 나보다 크지만 적당해 보인다. 운동으로 단련된 긴 다리를 감싸고 있는 7부 러닝바지는 광택이 나는 청록색으로, 미국 올림픽 선수들에게 지급될 것 같은 고급스러운 제품이다. 오른쪽 대퇴부 부근에 ‘Eris’라는 빨간 불꽃 모양의 로고가 있다. 신발은 우연하게도 나와 같은 나이키였다. 은색 끈으로 묶은 운동화가 예뻐 보인다.
이 소녀는에겐 ‘아름답다’는 말이 가장 어울린다. 실제로 난 넋이 나간 사람마냥 그 아이를 바라보았다. 소녀는 눈이 부신 듯 고개를 갸웃하며 살짝 웃었다. 볼이 발그레하다.
“구와야마 미라 맞지?”
(/ p.27)


사기리의 착한 성품을 보고 있으면 속이 타기도 하지만, 괜한 오지랖이라고 나 자신을 다독였다. 사기리의 성격은 천성과 가정환경이 만들어낸 것이다. 착한 성품이 덧없다든가, 해가 된다든가, 보답을 받지 못한다든가 하는 생각 자체가 정신이 피폐하다는 증거다. 초여름 햇살이 천지를 골고루 비추듯 사기리의 착한 성품은 그야말로 무한대다.
다만 가끔씩 사기리가 급변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난 로드워크를 좋아해서 종종 학교 밖 도로를 달리는데, 그럴 때마다 사기리를 생각한다. 특히 그 무시무시한 폭력 장면을. 평소의 사기리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모습이다. 전혀 다른 인격이라고밖에 생각할 수가 없다…….
(/ p.100)

저자소개

아시하라 스나오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49년 가가와 현에서 태어났다. 1990년에 [청춘, 덴데케데케데케]로 분게이상과 나오키상을 수상했다. 신선한 청춘소설이나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하드보일드, 연작단편 미스터리 등 다양한 작품을 발표했다. 템포가 빠르고 유머러스한 문체와 생동감 넘치는 인물 설정, 세심한 심리 묘사로 정평이 있다.
주요 작품으로 [달밤에 일어난 불] [우계 雨鷄] [수리부엉이와 올리브] [우리집에 닥친 할배 유괴사건] [눈의 마주르카] 그리고 본 책의 주인공 구와야마 미라의 대학시절을 그린 [야마모모 사(山桃寺)의 앞길] 등이 있다.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원래 영상번역을 하다가 우연히 기획한 책 "잃어버린 엄마를 찾아서"가 출간되면서 본격적인 출판 번역가의 길로 들어섰다. 옮긴 책으로는 "비즈니스 뇌 트레이닝" 시리즈 4권(논리사고, 전략사고, 문제해결, 경영전략), "독서달인이 말하는 업무달인 되는 법", "지식의 구조화", "인격의 힘으로 말하는 일류인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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