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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해도 넉넉하다 : 천년의 지혜와 만나는 안대회의 세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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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안대회
  • 출판사 : 김영사
  • 발행 : 2009년 07월 24일
  • 쪽수 : 332
  • ISBN : 9788934934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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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백성들은 행동하고, 선비들은 생활전선에 뛰어든다!
    생활이 살아 숨쉬고, 시기와 질투, 욕망이 꿈틀대는 진짜 세상을 만난다!


    고전산문으로 만나는 천년의 지혜

    고전산문에 대한 평설을 통해 개성 있는 문체로 깊이 있는 문제의식을 펼쳐왔던 성균관대 한문학과 안대회 교수는, 이 책에서 인생을 주제로 50편의 글을 소개한다. 사람 사는 세상, 선인들의 인생 이야기를 수록한 책의 내용들은 한 편 한 편이 우리 사는 모습과 판박이다. 아버지와 아들, 부부 등 가족의 이야기에서부터, 저잣거리, 도회의 모습, 유락과 교제에 얽힌 사건과 생각들, 뇌물이 횡횡하고, 높은 사람에게 아부하며, 벼슬을 얻기 위해 다투는 세상의 모습, 그리고 인간 세계에 있기 마련인 기쁨과 슬픔, 시기와 질투 등 다양한 욕망에 이르기까지 한 권의 책 속에 우리 사는 세상의 인정물태와 천태만상을 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배지에서 아들에게 편지를 보내 자신의 삶에 대한 회한을 담담하게 풀어놓는 아버지의 모습은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은 여운을 남기며, 자신과 경쟁하는 아들을 두고 “이런 자식을 둔 사람은 죽은 다음에 제삿밥도 얻어 먹기 힘들거야”라고 혀를 차는 아버지의 모습에서는 웃음을 참기 힘들다. 임금이 궁밖을 나서면, 염치고 체면이고 접어두고 구경하려는 사람들로 한바탕 난리가 나고, 신임 도지사가 부임하자 새 도지사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염탐하려는 이웃 고을 아전들이 벌이는 해프닝은 새삼스럽지 않다. 건망증으로 고민하는 젊은 선비와 머리를 제발 빗고 단정하게 다니라고 탁박을 듣는 더벅머리 총각이 사는 세상, 이게 진짜 세상이 아닐까?
    옛글을 읽으며, 천년의 사람을 생각하고, 천년의 지혜를 벗하여 우리 삶을 성찰한다. 인생과 세상에 대한 성찰에 담긴 비판적 사유는 그 시대만의 것이 아니요,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깊은 감동과 울림이 있다.
    자신의 삶과 마주한 진정성과 인생의 풀기 어려운 고민 앞에 이 책이 던지는 문제의식이 만만치 않다.

    목차

    머리말 선인들의 삶에 대한 공감의 여정

    1부 세상 사는 맛

    천하의 한쪽 끝에서 _ 이색
    홍도정 우물물을 마시며 _ 이인로
    사진(寫眞)의 의미 _ 남유용
    세상 사는 맛 _ 유희
    병이 나야 쉰다 _ 박장원
    돗자리를 짜다 _ 김낙행
    사기 술잔 _ 김득신
    통영을 찾아가다 _ 이인상

    2부 새들의 목소리 경연_구경하려는 욕망

    여자의 그림자 _ 황윤석
    새들의 목소리 경연 _ 성대중
    구경하려는 욕망 _ 윤기
    아버지와 아들 _ 심노숭
    소금 장수의 백상루 구경 _ 권득기
    부족해도 넉넉하다 _ 김정국
    동해의 풍파 속에서 _ 임숙영

    3부 베개야 미안하다

    고질병 _ 홍현주
    집으로 돌아오라 _ 조술도
    이제 일기를 그만 쓴다 _ 유만주
    궁리하지 말고 측량하라 _ 홍대용
    베개야 미안하다 _ 이광덕
    두 배로 사는 법 _ 이광

    4부 집을 꼭 지어야 하나

    나무하는 노인 _ 박세당
    자고 깨는 것에도 도가 있다 _ 권상신
    조선에는 선비가 없다 _ 서형수
    외삼촌이 써주신 효경 _ 이형부
    집을 꼭 지어야 하나 _ 박규수
    화기(和氣)가 모이는 문 _ 유도원
    아들에게 _ 유언호
    건망증 _ 유한준

    5부 당신이나 잘하시오

    네 사람의 소원 _ 서유구
    짐승이 사는 집 _ 이가환
    밥상 위의 꽃 _ 채제공
    이상한 관상쟁이 _ 이규보
    생색내지 말라 _ 유희춘
    당신이나 잘하시오 _ 권필
    머리 좀 빗어라 _ 이경전
    가짜 학 소동 _ 신유한

    6부 서울을 등지는 벗에게

    어머니의 친필 _ 조태억
    임술년의 추억 _ 황상
    죽은 벗에게 책을 보낸다 _ 김원행
    서울을 등지는 벗에게 _ 장지완
    술친구를 배웅하며 _ 이상적
    단란했던 옛날 _ 신익상
    또 한 해가 저무네 _ 이장재

    7부 자신을 평가하여

    서소(書巢) _ 이만수
    속태 악태 추태 _ 김창흡
    자신을 평가하여 _ 강필신
    사통(沙筒)을 빚고서 _ 홍태유
    오래 묵은 먹 _ 김상숙
    친구를 부르는 방 _이광사

    원문

    본문중에서

    병이 나야 쉰다
    나는 전에 당나라 사람의 시를 보다가 “몸에 병이 들자 그제야 한가롭다”는 말을 본 적이 있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고달프게 일하느라 잠깐의 휴식도 얻지 못하는 사람이, 한가로운 시간을 차지할 수 있는 경우란, 단지 몸에 병이 생기는 그때뿐임을 이 구절은 말하고 있다. 이 구절을 늘 읊조리면서 나 자신을 가엾게 여기는 데 머물지 않고, 온 세상의 이와 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을 가엾게 여겼다.
    (/박장원 중에서)

    돗자리를 짜다

    이제 나는 과거 문장도 풍월도 일삼지 않는다. 산속에 몸을 붙여 살아가므로 궁색하기가 한결 심하다. 따라서 농사짓고 나무하는 일이 내 분수에 맞는다. 더욱이 돗자리를 짜는 일이야 그다지 근력이 들어가는 일도 아니잖은가? 집사람이 그저 밥이나 축내고 신경 쓸 일이 없는 나를 못마땅하게 여겨, 그 형제의 집에서 자리 짜는 재료를 얻어다가 억지로 내게 자리라도 짜라고 했다. 그러고는 이웃 사는 노인을 불러서 자리 짜는 방법을 가르치게 했다. 나는 속을 죽이고 그 일을 하는 수밖에 어쩔 도리가 없었다.
    (/김낙행 중에서)

    구경하려는 욕망
    재미있는 구경거리를 즐기려는 욕망이란 것은 다른 온갖 욕망의 우두머리이다. 구경거리라 함은 좋은 물건, 좋은 풍경 등으로, 무릇 모든 일상적인 것과 다르기에 구경할 만하고 즐길 만한 모든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렇듯 많은 볼거리에 대한 욕망 중에서도 가장 심한 것은 임금님이 거둥할 때이다. 이때는 서울이며 지방의 양반과 서민들이 남에게 뒤질세라 다투어 모여들어 산과 들판을 뒤덮는다. 길옆에 있는 집은 모두 사대부 집안 부녀자들이 차지한다. 염치와 위신은 모두 내팽개친다. 심지어는 길에서 해산하는 사람도 생기고, 다락에서 헛디뎌 떨어지는 사람까지 생기는 등 부끄럽고 우스꽝스러운 사건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고도 구경하는 것이라곤 펄럭이는 깃발과 무리 지어 달리는 군사와 말을 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윤기 중에서)

    아버지와 아들
    집요한 성격은 아버지와 아들이 대를 이어 비슷하여 그들 사이에도 서로 양보하지 않을 때가 있다. 어쩌면 그리 심할까? 서계(西溪 ) 박세당(朴世堂 )과 그 아들 정재(定齋) 박태보(朴泰輔)는 사사건건 의견이 갈려서 서로가 제 의견을 내세우느라 서로 져본 적이 없다. 이웃 사람이 죽어 상제(祥祭 )날이 가까워오자 제수로 쓸 초를 주기로 약속했다. 그때 서계는 아무 날이라고 주장하고 정재는 다른 날이라고 주장하여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했다. 망자의 아들을 불러 물었더니 대답이 정재의 주장과 맞아떨어졌다. 그러자 서계가 “무릇 사람이 불초한 자식을 두면 죽은 날 제삿밥 얻어먹기도 힘들다!”라고 말했다.
    (/심노숭 중에서)

    동해의 풍파 속에서
    “아아! 풍파가 거세게 몰아쳤음에도 불구하고 온갖 사물이 이처럼 잃은 것이 없다니 세상 풍파와는 정말 다르구나! 세상 풍파는 환해(宦海, 벼슬의 바다 )에서 일어난다. 저 환해는 실제 바다는 아니므로 풍파도 진짜가 아니다. 풍파가 일지 않기 망정이지 일어난다면 곳곳의 벼슬자리는 난리 나고 요동친다. 그럴 때 부서지고 꺾이고 거꾸러지고 휩쓸리고 물에서 벗어나 육지로 떨어지는 자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다. 너무도 심하지 않은가? 이런 일은 실제 풍파는 일으키지 못하는 반면, 가짜 풍파는 잘 일으킨다. 대체 어떻게 가짜가 진짜보다 더하단 말인가?”
    (/임숙영 중에서)

    이제 일기를 그만 쓴다
    “아들이 죽었으니 책을 전해줄 대상이 사라졌다. 책을 읽고 평하며, 덜고 보태서 정리해줄 사람이 없어졌다. 책은 이제 그만두어야겠다. 그만두지 않는다면 나는 참으로 어질지 못하다. 나는 참으로 지혜롭지 못하다.” 여름철이 시작된 지 마흔두 번째 날이 아들이 죽은 날이다. 일기의 정미(丁未) 부가 끝을 맺었다. 이윽고 또 장사를 치르고 애도하는 과정에서 쓴 기록들을 모으되 내가 상복을 벗는 초하루 아침까지 쓴 기록을 싣고서 이름을 정미지부(丁未支部)라고 붙였다. 여기서 지부(支部 )라고 한 것은 나머지라는 뜻이다. 차마 잊지 못하는 뜻을 담았다. 후세 사람들이 내 정미년 지부(支部 )의 일기를 보게 된다면 일기를 통해서 확인하고 찾아보려 한 나의 생각이 이해에 중단되었음을 알아차리리라. 오호라! 슬프구나!
    (/유만주 중에서)

    자고 깨는 것에도 도가 있다
    나는 잠자는 사람이다. 왜 잠을 자는가? 잠자지 않으면 깨지 않기 때문이다. 잠에서 깨는 사람 역시 나다. 깼다가 잠이 들고 잠이 들었다가 깨어 밤낮이 서로 시작하고 끝이 되며 순환한다. 아! 깨어 있는 시간은 살아 있는 것이요, 잠자는 시간은 죽은 것이다. 살아 있는 것을 좋아하고 죽어 있는 것을 싫어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그렇건만 나는 탐욕스럽게 오로지 잠을 즐길 뿐 싫증을 내지 않는다. 대체 무슨 이유일까? 사실은 자고 깨는 것에도 도가 있는 것이다.
    (/권상신 중에서)

    생색내지 마세요
    서너 달 홀로 잠을 잔 것을 가지고 고결한 행동이라고 하면서 덕을 베풀었다고 생색을 내는 것을 보면, 당신은 욕망이 없는 담박한 사람은 분명코 아닐 것입니다. 마음이 고요하고 결백하여, 밖으로는 화려한 치장을 끊고 안으로는 사사로운 욕심이 없는 분이라면, 굳이 서찰을 보내 자신이 행한 일을 자랑한 뒤에야 남들이 그런 사실을 알아주겠습니까? .
    여러 달 홀로 잤다고 당신은 편지를 보낼 때마다 그 끝에 구구절절 자랑하지마는, 예순 살이 곧 닥칠 분에게는 이렇듯이 홀로 지내는 것이 양기를 보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그것이 제게 갚기 어려운 은혜를 베푼 것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요.
    (/송덕봉 중에서)

    당신이나 잘하시오
    아! 족하께서 저를 책망하시는 말씀은 참으로 틀리지 않고, 족하께서 저를 아끼시는 정은 참으로 넉넉합니다. 그렇지만 남에게 잘하라고 하기는 쉽고 자기에게 잘하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족하께서 제게 잘하라고 한 것을 가지고 자신에게 잘하라고 할 수 있다면 또 다행일 것입니다. 이만 줄입니다. 권필은 말씀 올립니다.
    (/권필 중에서)

    서울을 등지는 벗에게
    떠나시오, 그대여! 떠나서는 뒤도 돌아보지 마시오! 풍년이 들어 곡식이 넉넉하면 세금을 바치고, 산에서는 나무하고 물에서는 낚시하면 맛좋은 음식이 갖추어지겠지요. 좋은 혼처는 아닐지라도 며느리를 얻어 혼사를 맺겠지요. 편안히 서책을 즐기고 악기를 연주하면서 기댈 곳을 마련하여 학(鶴)처럼 사는 노인이 되시오. 어진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을 만들 터이니 우리의 도(道 )가 동쪽으로 옮겨 갔군요. 그대의 아름다운 덕을 힘써 가꾸어 그대의 끝맺음까지 생각하시오. 그리고 그대의 소식을 금인 양 옥인 양 아끼지 말고 때때로 좋은 바람결에 들려주시오. 내 비록 그대를 따르지는 못하나 역사책 속에서 옛사람의 이름을 보듯이 하겠소.
    (/장지완 중에서)


    속태 악태 추태

    속태(/俗態 중에서)

    ○사람을 만나자마자 바로 이름과 자(/字 중에서)를 묻는다. ○사람을 만나서는 불쑥 “오래도록 큰 명성을 들어왔습니다”라고 말한다. ○빈궁한 처지를 돌보아주지도 않던 사람이 “어떻게 살림을 꾸려가시는지요?” 하고 묻는다. ○병자의 집에 이르러 “무엇을 드시고 싶은지요?” 하고 묻는다. ○상갓집에 가서 “제수를 어떻게 장만하시는지요?” 하고 묻는다. ○청탁 편지에 “오직 당신만을 믿으니 범상하게 여기지 말라!”고 쓴다.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에 “말할 만한 것이 못 된다”는 말을 예사로 쓴다. ○조금 이롭지 않게 되면 자신의 궁한 운명을 한탄한다. ○부채를 흔들며 거드름 피운다.

    악태(/惡態 중에서)

    ○남이 숨기고 싶어 하는 일을 억지로 캐묻는다. ○입에서 나오는 대로 장황하게 말하며 남의 이야기는 귀담아듣지 않는다. ○남이 주는 물건을 받고는 도리어 “좋은 물건이 아니군요!” 하고 말한다. ○말끝마다 아무개 벼슬아치가 자신과 친하다고 말한다. ○고을의 수령이 되었을 때 잘사는 고을이 아님을 탄식한다. ○역임한 관직에서 잘 대처한 일을 자랑한다. ○술이나 음식을 강권한다. ○술이나 음식을 요구한다. ○갈 듯 말 듯하면서 지루하게 말을 끈다. ○말도 꺼내기 전에 웃기부터 한다. 같은 말을 거듭한다. ○청탁하는 말을 하면서 시끄럽게 떠들어 댄다. ○큰 소리를 내며 음식을 씹어 먹는다. ○큰 소리로 후루룩 국을 들이마신다. ○귀에 대고 비밀을 속닥인다. ○남의 이야기를 불쑥 끊는다. ○담배를 피우면서 대청 구멍에 남은 재를 턴다.

    추태(/醜態 중에서)

    ○콧구멍을 후벼 판다. ○이 사이에 낀 때를 긁어낸다. ○손으로 발가락을 문지르고 냄새를 맡는다. ○수저를 놓자마자 바로 측간에 간다. ○남의 빈 벽에 제멋대로 침을 뱉는다. ○아무 데고 오줌을 눈다.○ 종일 음담패설만 한다. ○이를 잡아서 문지방을 더럽힌다. ○침을 뱉어 붓에 묻힌다.
    (/김창흡, 권섭 중에서)



    우리가 몰랐던 천태만상 진짜 세상 이야기!
    날카로운 풍자, 빛나는 사유, 다채로운 언어로 만나는 고전산문의 세계!


    나는 늘 고전에서 느끼는 감동이란 그 가치와 교훈보다는 동질감과 공감에 있다고 생각해왔다. 모범이 되는 인생과 배워야 할 행적도 중요하지만, 선인들이 인생을 살면서 겪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확인하는 것이야말로 내가 고전을 접하며 얻는 큰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의 주제를 보통 사람들이 동질감을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선인들의 인생 이야기로 잡았다. 그래서 양반 기득권층이나 권력자들을 다룬 글보다는 일반 백성들이나 여항문인, 소외되고 주류에서 밀려난 삶을 살다간 사람들을 다룬 글, 잘 알려진 분의 이름난 글보다는 덜 알려진 분의 궁벽한 글까지 찾아서 읽었다. 기쁨과 슬픔, 분노와 즐거움을 기탄없이 표출하기 시작한 일반 백성들, 과거공부를 접고 생활전선에 뛰어든 선비, 아버지와 다투는 아들의 모습은 모두 인간사회에 있을 법한 일이지만 우리가 정작 주목하지 않았던 모습이다.

    그런가하면, 파도치는 진짜 바다와 세상의 가짜 바다 [宦海, 벼슬의 바다]에 대한 비유, 건망증으로 고민하는 조카를 깨우쳐주는 일화, 스승이 써준 글을 손에서 놓지 않고 평생 간직하며 실천한 제자의 우직함, 자신을 타이르는 상대에게 당신이나 잘 하라고 되받아치는 독선, 병이나 나야 쉴 수 있지 않겠느냐는 자조 섞인 독백의 글은 깊은 감동과 울림으로 우리네 인생에 말을 걸어온다.

    또한, 아들을 잃고 낙담해서 일기 쓰기를 그만두는 아버지, 고달픈 서울 생활을 접고 낙향하려는 친구를 위로하는 선비, 객지에서 다른 여자와 자지 않았다고 생색내는 남편에게 그게 자랑할 일이냐고 쏘아붙이는 아내의 모습은 지금 우리 사는 모습과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시대가 바뀌어도 사람 사는 근본은 바뀌지 않음을 문득 깨닫게 된다.

    글을 고르고 우리말로 옮기고 평을 달면서, 천년의 사람과 만나고, 천년의 지혜를 읽었다. 세상에 굴하지 않고 질곡의 삶을 헤쳐온 선인들의 모습은 한 편 한 편이 소중한 인생의 경험이자, 깨우침이다. 더욱이 번화한 도시의 풍정, 시끌벅적한 저잣거리의 일상이 살아 숨쉬고, 시기와 다툼, 욕망이 꿈틀대는 현실 세계에 대한 생생한 묘사는 우리가 옛글에서 쉽게 만나기 어려운 내용이다.
    (/저자 머리말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1.03.08~
    출생지 충남 청양
    출간도서 27종
    판매수 7,536권

    연세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한문학과 교수로 대동문화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다. 제34회 두계학술상과 제16회 지훈국학상을 수상했다. 옛글을 학술적으로 엄밀히 고증할 뿐만 아니라 특유의 담백하고 정갈한 문체로 풀어내 독자들에게 고전의 가치와 의미를 전해왔다. 지은 책으로 『궁극의 시학』, 『문장의 품격』, 『벽광나치오』, 『담바고 문화사』, 『내 생애 첫 번째 시』 등이 있고, 옮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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