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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의 생활방식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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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장은진
  • 출판사 : 민음사
  • 발행 : 2009년 06월 22일
  • 쪽수 : 388
  • ISBN : 9788937482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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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305호 앨리스의 세계가 궁금하다!

2009년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한 작가 장은진의 첫 장편소설『앨리스의 생활 방식』. 2004년 단편 <키친 실험실>로 중앙일보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한 작가가 이번에는 그녀만의 새로운 사랑법을 보여준다. 21세기 사이버 세대의 연애 공식을 흥미진진하게 펼치고 있다. 작가는 보거나 만지지 않고도 서로 사랑하고 상처받을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번역가 민석은 새로 이사온 아파트에서 현관문 옆 인터폰 스피커를 통해 305호 여자를 만나게 된다. 민석은 그녀의 부탁으로 '앨리스'라는 닉네임을 지어주고, 그녀 또한 민석에게 '루이스'라는 닉네임을 지어준다. 10년 동안 한 번도 문밖으로 나온 적이 없다는 305호 여자 앨리스. 시도 때도 없이 심부름을 시키고, 말을 듣지 않으면 응징을 하는 그 엽기녀 때문에 민석은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 되지만, 이상하게도 점차 그녀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다.

한편, 누구보다 빛나는 외모와 최고의 능력을 지닌 완벽한 여자가 있다. P와 K는 그녀의 사랑을 얻기 위해 내기를 벌인다. 셋이서 함께 데이트를 즐기다가 최종 결정은 1년 후 여자가 내린다는 것. 하지만 여자는 두 남자가 아닌 다른 사람을 선택하고, 두 남자는 여자에게 복수를 맹세한다. 끔찍한 비극을 겪은 그녀 또한 세상에 복수하겠다고 다짐하는데…. [양장본]

출판사 서평

305호, 앨리스네 집에선 과연 무슨 일이 생긴 걸까?

너무도 ‘문제적’인 전위 실험가, 혼자 놀기의 달인 장은진
극단적 감금과 고립, 그 매혹에 숨겨진 절대적 위험의 세계로 흠뻑 빠져드는
발칙한 훔쳐보기가, 지금 시작된다!


2009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한 작가 장은진의 첫 번째 장편소설 『앨리스의 생활 방식』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2004년 단편 「키친 실험실」로 《중앙일보》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단한 작가 장은진은 지난해 동명 소설집을 펴내 문단의 주목을 받은, 단연 2009년 최고의 유망주. 장은진이 『앨리스의 생활 방식』에서 이번에는 그녀만의 新사랑법을 제시한다. 실제 이웃이 블로그 이웃만도 못한 사이버 세대, 이 21세기 연애의 새로운 공식이 아주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여기, 절세가인인 한 여자와 그녀의 사랑을 걸고 내기를 벌이는 두 남자가 있다. 그리고 또 이곳에서, 305호 여자 앨리스와 306호 남자 루이스의 치열한 러브 액추얼리 공방전이 펼쳐진다. 나란히 평행선을 달리는 듯 보였던 두 가지 이야기는 그들의 처절한 사랑과 복수가 얽히고설키며 어느 순간 서로 만나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며 폭발한다. 세련된 문장 속에 드리운 극단적 감금과 고립, 그 도발적 언어가 쏟아붓는 네오 나르시시스트의 실험실, 305호. 그곳, 엘리스네 집은 바로 네오 나르시시즘(neo narcissism)이 구현된 공간적 실체다. 자, 이제 우리는 나르시스의 현대적 부활, 앨리스의 세계에 흠뻑 빠져들 준비가 되었다. ‘보지 않고, 만지지 않고, 오직 상상으로 사랑하라!’ 그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그 판단은 어디까지나 『앨리스의 생활 방식』의 독자 여러분의 몫이다.

감금 모티프에서 발현된 ‘자기애’와 사이버 세대의 新사랑법

“세상을 향해 나 있는 출구 안쪽에 스스로를 유폐시키고 자학적인 고립과 결여 상태를 감수하며 그 출구를 통해 내다보거나, 쳐다보거나, 훔쳐보거나, 들여다보”(문학평론가 김형중)던 『키친 실험실』의 감금 모티프는 『앨리스의 생활 방식』에서 보다 재미있게 확장되고 증폭되기에 이른다. ‘과연 한 사람이 철저하게 고립된 채 10년을 살아갈 수 있을까?’ 『앨리스의 생활 방식』은 이런 질문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작가의 대답은? 물론 ‘Yes’다.
빼어난 미모를 지닌 한 여자가 있다. 그녀는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과 선입관 사이에서 방황한다. 아름다운 그녀를 둘러싸고 상반된 성격의 두 남자, P와 K가 내기를 벌인다. 페어플레이 원칙에 입각하여 셋이서 함께 더블데이트를 즐기다가 최종 결정은 1년 후 여자가 내린다는 것. 하지만 정작 여자는 두 남자 중 하나가 아닌 다른 사람을 선택하고, 두 남자는 여자에게 복수를 맹세한다. 비극의 시작인 셈이다. 그들이 아닌 다른 사람, 즉 자기 자신을 선택한 대가치고는 너무 큰 대가를 치르고 만 여자. 그녀는 끔찍한 비극을 가져온 원인을 감금하기에 이른다. 바로 자기 자신을 감금하고 철저하게 변신함으로써 그녀 또한 세상에 복수하겠노라 결심한 것이다. “무모하기도 하고, 도착적이기도 하고, 때론 가엾을 만큼 필사적이기도 한 그 행위는”(문학평론가 김형중) 네오 나르시시스트의 실험이 시작되는 지점인 동시에, “끔찍한 현실과 존재의 비루함을 잠시 잊게 해 주는 환하고 다정한 세계를 제공하는 대신에 그런 희망과 기대를 냉정하게 차단하면서도, 궁극적인 치유와 존재성의 회복을 향한 실현할 수 없는 욕망을 끝내 포기하지 않는 장은진 소설”(문학평론가 박진)이 발현되는 또 하나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결코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지는 않지만, 문밖의 세계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교류하는 305호 여자 앨리스. 끝내 본명도, 얼굴도 알 수 없는 익명의 존재인 그녀는 305호 안에서 306호 이웃들을 철저히 조종하고 차례로 굴복시켜 나간다. 작가 장은진은 눈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실제 공간이야말로 편견과 관습에 침윤된 오염 지역이라고 규정한다. 작가는 타인의 강요와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면, 감촉할 수 없는 사이버 공간이 더 진실하다고 역설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보이지 않기에 더 진실할 수 있는 공간, 관습이 빚어낸 착시가 없는, 오직 개념으로 소통 가능한 세계, 그곳이 바로 네오 나르시시즘을 고양하는 새로운 세대의 자치령이다. 앨리스의 공간이 진정성을 획득할 수 있는 까닭 역시 실제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곳이 타인의 강요와 관습으로부터 자유로운 청정 지역이기 때문이다. 숫자와 사진으로 인증되는 실제 세계가 숨기는 진정한 내면은 가장된 익명성과 거짓 정체성 안에 숨어 있다는 것이다. 작가는 눈으로 보지 말고 마음으로 느껴 볼 것을 권한다. 306호 남자 루이스, 민석이 그러했던 것처럼 말이다. 이름도 나이도 모른 채 앨리스가 들려주는 이야기와 목소리만으로 그녀를 맘껏 상상하고 사랑하는 민석. 결국 앨리스의 실체를 파악한 유일한 인물은 민석인 셈이다. 어쩌면 작가는 앨리스의 입을 빌려 말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보지 않고, 만지지 않고도 서로 사랑하고 상처를 주고받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라고 말이다.

■ 작품 해설 중에서

장은진은 자신의 가상을 끊임없이 임상 실험한다. 장은진의 소설이 동년배 작가들의 관념적 공간과 구별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주관으로 조형된 자기만의 생활 방식을 이념적으로 완성하는 데 만족하지 않고 임상적으로 완공하고자 한다. 진공상태의 가설로 즐기는 데 멈추지 않고 이 오염된 세상 속에서 실험한다. 여기에 장은진의 새로움과 남다름이 있다. 장은진이 지닌 작가적 가능성도 여기서 비롯된다.
『키친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고립의 공식들은 『앨리스의 생활 방식』이라는 임상 실험을 거쳐 확장된 인식과 만난다. 상상 역시도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현실의 한 국면이라는 것, 장은진은 실험을 통해 이 사실을 확인한다. 장은진을 미인증 세대의 현재로 받아들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장은진의 실험은 늘 극단적이지만 또 언제나 문제적이다. 네오 나르시시스트 장은진, 그녀는 주목할 만한 작가임에 분명하다.
- 강유정 (문학평론가)

■ 줄거리

난생처음 제 명의의 집을 갖게 되어 감개무량한 번역가 민석은 아주 매력적인 외모의 소유자다. 그런데 첫날부터 삐꺽거리기 시작하는 아파트 생활. 비밀번호를 알아야 들어가든가 말든가 할 것 아닌가? 며칠간 장례식장에 묶여 있던 민석 대신 여자 친구 지나가 알아서 포장 이사를 완료했던 것. 설상가상으로 지나의 휴대폰은 꺼져 있다. 305호 여자가 출현할 순간이다. 아니, 보다 정확히 말하면 목소리 출현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왜냐하면 이 모든 대화는 305호 현관문 옆에 부착된 인터폰 스피커를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 여자는 지나가 전해 달라고 부탁한 비밀번호를 알려 주는 대신, 자신에게 닉네임을 하나 지어 달라고 말한다. 피곤이 극에 달해 쓰러지기 일보 직전인 민석은 아무거나 툭 내뱉는다. “앨리스.” 여자 또한 민석에게 루이스란 닉네임을 지어 준다.
그러나 이 말도 안 되는 상황, 하루 이틀로 끝날 생각이 아닌가 보다. 우람한 몸집의 위층 여자 코끼리에 따르면, 305호 앨리스는 10년 동안 문밖으로 단 한 발짝도 나온 적이 없단다. 시도 때도 없이 심부름을 시키고 말을 안 들어주면 쇠 파이프로 민석의 집 문을 찍어 대기까지 하는 엽기녀 앨리스. 모든 것이 점차 꼬여만 가고, 급기야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 된 민석. 그런데 참으로 이상하게도, 정말 너무나 이상하게도, 이 이상한 관계가 지속될수록 앨리스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점점 짙어진다는 것이다. 앨리스의 이름은? 나이는? 외모는?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녀가 주문한 택배를 대신 받아서 약간 크게 개조된 305호의 우편 투입구에 하나둘씩 넣어 주며 호기심은 서서히 호감으로 발전해 간다. 이제 오직 민석의 상상으로 만들어 내는 그녀, 앨리스가 존재할 뿐인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또 하나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누구보다 빛나는 미모와 무엇이든 시작하기만 하면 최고가 되는 능력을 지닌 완벽한 여자가 있다. 치과 의사인 P와 조각가인 K는 사진작가인 그녀의 사랑을 얻기 위해 내기를 벌인다. 페어플레이 원칙에 입각하여 셋이서 함께 더블데이트를 즐기다가 최종 결정은 1년 후 여자가 내린다는 것. 하지만 정작 여자는 두 남자 중 하나가 아닌 다른 사람을 선택하고, 두 남자는 여자에게 복수를 맹세한다. 비극의 시작인 셈이다. 그들이 아닌 다른 사람, 즉 자기 자신을 선택한 대가치고는 너무 큰 대가를 치르고 만 여자. 그녀는 끔찍한 비극을 가져온 원인을 감금하기에 이른다. 바로 자기 자신을 감금하고 철저하게 변신함으로써 그녀 또한 세상에 복수하겠노라 결심을 하는데…….

목차

앨리스의 생활 방식

작가의 말
작품 해설: 네오 나르시스의 실험실_ 강유정(문학평론가)

본문중에서

“10년 동안 한 번도 문밖을 나온 적이 없대.”
“그래도 문은 종종 열 거 아니야.”
“정정하지. 한 번도 그 문을 열고 나온 적이 없대.”
“말도 안 돼. 몰래 한 번씩은 나오겠지.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살 수 있어. 세상에 갈 곳이 얼마나 많은데. 볼 것은 또 얼마나 많고. 나라면 이미 미쳐서 돌아가셨겠다. 목소리나 말하는 건 지극히 정상이던데. 우아하단 느낌까지 들었는걸. 도대체 이유가 뭐래?”
(……)
“몰라.”
“오, 연극적인데. 10년 동안 은둔하며 산 여자라.”
“연극적이라니?”
“상황이 독특하잖아. 아주 신비롭고 흥미로워. 그래서 건전지 사다 줄 사람이 필요했구나. 연극 무대에 올려도 손색없겠는데.”
수연은 그때처럼 호탕하게 웃었다. 수연에게는 그저 흥미롭기만 한 것 같았다.
“당장 희곡이라도 쓸 태세다. 너라면 누가 그렇게 살라면 살 수 있겠냐?”
“못 할 것도 없지.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 충분한 이유와 그리고…….”
“그리고?”
“너 같이 잘생긴 이웃만 있다면.”
“농담할 기분 아니야. 난 매일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것 같아. 가끔은 아주 불길하다고.”
“한 번도 나온 적이 없다는데 무슨 힘이 있겠어. 오히려 도움이 필요한 불쌍한 여자 같은데 뭘. 가엾잖아, 어떻게 10년 동안. 자기가 한 번씩 도와주고 그래.”
지나 또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방금 수연이 매력적인 보이스로 풀어 놓은 이야기처럼 그저 재밌게만 들리는 것이다. 그 집은 내 집이었다. 앞으로 10년 동안 살 수도 있는.
- 108~109쪽

구멍에서 나온 것은 쇠 파이프였다. 여자는 파이프를 성난 사자처럼 이리저리 쑤시고 휘저었다. 맘껏 휘두르기에 동그란 구멍이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는지 그것을 우편 투입구로 재빨리 옮겨 더욱더 광범위하게 쑤셔 댔다. 나는 얼른 4층 계단으로 올라섰다. 제대로 긁힌 정강이에선 피가 흘러나왔다. 외모 콤플렉스와 고도비만에다 정신병 하나를 더 추가해야 할 것 같았다. 갑자기 공포가 몰려왔다. 그것은 실체 없는, 보이지 않는 공포였다. (……) 나는 미친 듯 날뛰고 있는 파이프를 향해, 미친 듯 몸을 날렸다. 내가 승리하는 길은 파이프를 뺏는 것뿐이란 생각에 온 힘을 다해 잡아당겼다. 그런데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게 정녕 여자 몸에서 나올 수 있는 힘이란 말인가. 여자의 악력이 파이프를 통해 그대로 전해졌다. (……)
“왜 그따위로 살아요?”
당한 게 분하고 억울해서 일부러 다시 물었다. 그래, 이판사판이었다.
“사람을 죽였어.”
- 115~116쪽

그들은 어리둥절한 듯 서로의 얼굴을 쳐다본다.
―나도 아니고, P도 아니면?
―다른 사람이 있단 얘기? 어정쩡하다는 게 그 뜻이었어? 말해, 어서!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맨 끝에 걸린 사진으로 터벅터벅 걸어간다. 액자 속 J의 얼굴 위로 그녀의 얼굴이 희미하게 비친다.
―맞아. 다른 사람.
P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간다. 분을 참지 못한 얼굴로 문을 걸어 잠그고 와인 잔을 바닥으로 내던진다. 그러고는 이를 악물고 구둣발로 조각들을 자근자근 짓밟는다. 악마의 얼굴이다.
- 149쪽

“꼭 확인해야겠어?”
“네.”
“왜지?”
“살기 위해서요. 누님의 표정을, 눈빛을 볼 수 있다면 말 따위는 필요 없을 거예요.”
“내 표정과 눈빛을 볼 수 있었다면 애초에 날 선택하지도 않았겠지. 내가 보여 줄 수 있는 건 목소리뿐이니까.”
여자는 오랫동안 침묵한 뒤 수연이 원하는 말을 꺼냈다.
“당신, 어머니를 죽였잖아.”
나도 모르게 한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틀어막지 않았다면 비명을 질렀을 것이다. 대신 쇼핑 봉투가 바들거리며 바스락 소리를 냈다. 준비라도 한 듯 여자의 목소리는 침착하고 차가웠다.
- 207~208쪽

저자소개

생년월일 19761212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저자 장은진은 1976년 12월 12일 광주에서 태어났다. 전남대학교 지리학과를 졸업했다. 2002년 전남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문에 당선되며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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