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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식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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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조호진
  • 출판사 : 갈무리
  • 발행 : 2009년 05월 20일
  • 쪽수 : 177
  • ISBN : 978896195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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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표지글]

시를 쓰기 이전에 그의 삶이 바로 시였다. 시가 참된 것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시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이미 그는 몸으로 시를 써왔다. 가난한 이들, 노동하는 사람들, 이 시대의 소외받는 사람들 중 하나로 살아오면서, 그는 그 안에서 부당한 것을 용납하지 않고, 그 질곡들을 해결하기 위해 침묵하지 않고 몸으로 맞섰다. - 이학영(시인, YMCA전국연맹 사무총장)

출판사 서평

그에게서 시는 불의한 시대에 대한 울분이요, 삶을 지탱하는 기둥뿌리요, 절망 앞에서 희망을 품어내는 용광로 같은 것이다. (중략) 그의 시는 고단한 삶의 절규이자 희망을 갈구하는 염원의 기도문과 같은 것이다.
- 정운현(오마이뉴스 초대 편집국장)

그는 시인이었다. 억압과 착취에 분노하고, 차별과 소외에 가슴 아파하는 노동해방의 시인이었고, 진정한 사랑과 애통을 아는 시인이었다.
- 김해성(목사, 지구촌사랑나눔대표)

1. 『우린 식구다』출간의 의미
조호진(49) 시인이 첫 시집 『우린 식구다』(갈무리)를 펴냈다. 노동해방의 함성이 거세게 일던 1989년 『노동해방문학(노해문)』 창간호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조 시인이 소위 ‘등단’ 20년 만에 첫 시집을 펴내게 된 데는 사연이 있다.
당시 『노해문』의 활동가이던 김명환 시인(현재 철도노동자, 노동자 시모임 ‘일과시’ 동인)이 시집 출판을 위해 조 시인의 시집 원고를 가져갔는데 그만 안기부(현 국정원) 관계자에게 털린 것이다. 당시는 컴퓨터나 복사기 사용이 일반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원고를 따로 저장하거나 사본을 따로 챙기지 않았다. 결국 안기부가 조 시인의 첫 시집 출판 계획을 무산시킨 셈이 되고 말았다.
시인이 첫 시집을 쉰 무렵에 내게 된 데는 ‘안기부의 시집원고 탈취’ 때문만은 아니다. 이혼 이후 자식 둘을 거두어야 했던 홀아비의 생활고와 함께 <오마이뉴스> 기자로서 사건 현장을 누비느라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것도 큰 몫을 했지만 무엇보다 시집 출판에 연연하지 않았던 시인의 가치관이 늦깎이 시집 출판의 가장 큰 이유이겠다.

이혼의 아픔 그 이후에 외친 ‘우린 식구다’

사랑은 배신의 동의어이다. 사랑은 간을 빼주고 별을 따줄 것 같은 마음으로 출발하지만 종국에는 등에 칼을 꽂고 떠나기도 한다. 원수는 멀리 있지 아니하고 집안에 있다는 말은 그르지 않았다. 시인은 아내였던 여자에게 칼침을 당한다.

‘여자에게 칼 맞고/ 죽을 것 같았는데/ 죽일 것 같았는데/ 살아서 하늘을 본’(「서초동 가정법원 428호」 일부) 시인은 ‘여자의 옷이 내 집에 걸리지 않으리’라고 저주하며 이를 갈았지만 그의 잿더미 된 가슴에 사랑의 꽃이 핀다. 그래서 ‘사랑만이 온전케 한다’고 고통스럽게 자백한다. ‘칼침에 기습당한 사내’(「여수블루스」)는 배신과 상실의 아픔 속에서도 기어코 찾아온 새 사랑을 향해 이렇게 절박하게 청한다.

홀로였던 그대 신발을 벗기어 발을 씻어주고 그 발아래 낮아져 아무 것도 원치 않겠다는 시인의 절박한 청혼을 홀로인 그대는 혹시 거절할 수 있겠는가? 배신과 상실의 아픔은 낮은 사랑으로 성숙시켜 주었고 그 사랑을 간구하던 시인은 새벽기도 다녀오던 길에 ‘새벽하늘 올려다보는데/ 가슴 파고드는 별 하나/ 당신’(「새벽기도」의 일부)을 만난다. 그리하여 새 사랑을 만나 ‘햇살 따스한 뜨락’에 거처하면서 새 식구들을 섬기는 시인은 이렇게 노래한다.

그대 식구(食口)는 안녕하신가?

우린 식구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한집에서 함께 살긴 살지만 각개로 흩어져 ‘공부, 경쟁, 성공’ 따위에 쫓기다보니 끼니를 같이할 시간조차 없는 것이다. 끼니를 같이 나누지 못하니 당연히 대화와 소통 또한 부재한다. 결국 밥을 나누는 식구가 부재하니 가정은 위기에 처하고 가족 간의 사랑이 그리운 영혼들은 술에 취해 밤거리를 배회한다. 지구 온난화에 버금가도록 지구 생명체들을 위협하는 것은 식구 부재이다. 식구 부재가 계속 확대된다면 인간은 핵전쟁이 벌어지지 않아도 자연스레 멸종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유년 시절 모친의 가출과 아내의 배신 등으로 가정해체와 방황 등의 고통을 겪은 시인에게 가정은 그 무엇보다 절박한 구원의 대상이다. 식솔들이 오순도순 모여 사는 가정을 이루는 것이 바로 지상에서 천국을 이루는 것이다. 오랜 고통과 간구 끝에 구원을 이루고 천국을 이룬 시인이 외치는 「우린 식구다」는 그래서 절절하다.

깨지고 상한 것들 그리고, 나사렛 예수를 향한 노래

모두 6부로 구성된 『우린 식구다』는 시인의 쓰라린 인생 역정이 담겨 있다. 1부 ‘아득한 밥의 쓰라림’은 노동해방의 대의를 노래한 「손에 대하여」를 비롯해 모두 15편의 노동의 시가 수록돼 있다. 2부 ‘입석 혹은 불화’는 성장 과정과 젊은 시절에 겪은 가난과 차별, 분노와 좌절의 시편 13편이 수록돼 있다. 그리고 「동백꽃 편지」 등 12편이 3부 ‘남녘에서 부른 노래’를 구성하고 있다.

“시가 참된 것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시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이미 그는 몸으로 시를 써왔다. 가난한 이들, 노동하는 사람들, 이 시대의 소외받는 사람들 중 하나로 살아오면서, 그는 그 안에서 부당한 것을 용납하지 않고, 그 질곡들을 해결하기 위해 침묵하지 않고 몸으로 맞섰다.”

이학영 시인(YMCA전국연맹 사무총장)은 조호진 시인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18편의 시로 구성된 4부 ‘깨진 것들의 희망’엔 시인의 눈물과 희망이 애잔하게 담겨 있다. 시인은 ‘깨진 것들’을 부여안고 쓰러져 눕기보다는 희망을 노래하는데 그것은 관념적인 희망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삶의 노래이다.

4부 시편에 등장하는 이들의 면면을 보자. 어시장의 몸빼 입은 여인, 거리의 악사인 맹인, 장애시설에 버려진 장애영아, 자식을 먼저 보낸 홀 할머니, 갓난아기를 잃은 어머니, 사업에 실패한 후배, 빈집털이 소년, 이명박 정권에 축출 당한 이들, 무가지를 줍는 지하철 노인과 무직자들, 자식에게 유기된 재중동포 노인, 출입국 단속반에 쫓기는 불법체류자 그리고, 이주노동자의 주검을 화장장까지 실어 나르는 장의차….

시인은 6부 ‘머리 둘 곳조차 없는 그 사내’에서 한국 개신교회에 대해 슬퍼하고 분노한다. 예수는 이웃 사랑하기를 내 몸과 같이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예수를 믿는다고 통성 기도하는 한국 개신교인들은 피눈물 흘리는 이웃을 보고도 눈 깜짝하지 않는다. 이웃 사랑은커녕 욕망과 축복에 걸신들린 한국 개신교인, 만민이 기도하는 성전이 되어야 할 교회는 온갖 장사치들로 득시글거린다.
‘불신지옥 예수천국’을 외치는 이 땅에서 천국을 향해 갈 자들은 가난한 자들을 짓밟고 선 부자교회 부자 목사와 장로들이 아니라 무가지 신문을 줍는 자들, 가락동 시장에서 배추 무 시레기를 줍는 자들, 노숙자 등 생존에 쫓겨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자들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천국은 하나님을 알지 못하나/ 하나님을 팔지도 능욕하지 않은 이들의 것’이라고, ‘이승도 모자라 천국마저 부자에게 팔아넘긴다면/ 그런 하나님은 하늘에 사는 하나님 아니시다’고 외친다.
그리하여 ‘구멍 난 인생을 시로 때우고 싶었던’, ‘유리창 깨며 길길이 뛰었던’ 시인은 마흔 여덟의 환승역에서 인생을 바꿔 타기로 한다. 인생엔 속았지만 반드시 오고 말 죽음엔 속지 말자면서 ‘시 쓴 적 없는데도 제 교도에게/ 쫓기며 걸어가는 나사렛 사내/ 머리 둘 곳조차 없는 인자를 따르자’면서 환승의 다짐을 이렇게 한다.

2. 시인의 말
20년 지난 낡은 시까지 추려 모아 첫 시집을 펴낸다. 인생이 아름답지 않았으니 시 또한 그러지 않겠는가. 상한 영혼아! 질그릇 인생아! 다시 시작하자 울지 말자! 시는 지치고 삶은 깨져버린 아비로 인해 눈물 삼키며 성장의 강을 건너온 내 삶의 동지였던 두 아들아 아비의 죄를 사죄하련다. 아비의 사죄를 받아주렴. 시와 눈물에 속아주면서 돕는 배필이 되어준 아내와 엄마의 뜻에 순순히 따라준 딸에게도 용서 구하련다. 시를 못 쓸 뿐 아니라 진지한 인생이 아니었으면서도 외롭고, 쓸쓸하고, 아픈 척 했던 죄 또한 뉘우치련다.
- 햇살 따스한 평온의 뜨락에서(tajin.tistory.com)

3. 추천사
조태진은 오랫동안 나의 동지였다. 노동해방을 부르짖던 80년대의 치열한 전선에서도 패배감에 휩싸여 캄캄하게 무너지던 90년대 삶의 수령에서도 조태진은 나의 동지였다.
-김해화(시인, 철근노동자)

조호진 시인을 처음 본 느낌은 지독히도 가난한 어린 시절을 지나온, 철저히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된 사람이었다. 이 사람은 좀 있는 자의 위선 앞에서는 즉시 투사가 되고 쥐뿔도 없는 사람의 선한 눈빛을 보면 바로 품 따스한 엄마가 된다.
-한치용(생태가수)

시를 쓰기 전에 그의 삶의 바로 시였다. 시가 참된 것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시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이미 그는 몸으로 시를 써왔다. 가난한 이들, 노동하는 사람들, 이 시대의 소외받는 사람들 중 하나로 살아오면서, 그는 그 안에서 부당한 것을 용납하지 않고, 그 질곡들을 해결하기 위해 침묵하지 않고 몸으로 맞섰다.
-이학영(시인, YMCA전국연맹 사무총장)

2007년 6월 자신의 신장 한 쪽을 이름 모를 청년에게 나누어준 그는 가난과 고달픔으로 점철된 우리들의 행진에 동참했다. 기자로서 빛과 소금의 사명을 감당한 뒤, 시인의 따뜻함으로 사랑과 나눔의 행진에 어깨를 걸고 같은 길을 가고 있다.
-김해성(목사, 지구촌사랑나눔 대표)

그 남자는 아무리 봐도 경계 1호 대상이 틀림없다. 내 아내와 마주 앉는 일은 절대 없게 해야겠다. 충고하건데 그 남자가 쓴 이 시집을 당신의 아내나 애인에게 선물하는 일은 가능한 없게하라. 틀림없이 비교평가 절하되는 운명을 당신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니.
-류형선(작곡가)

그가 시집을 내기로 작정한 것은 ‘지난 고통의 시대와의 결별’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시집을 새 출발의 의미로 주변에 선물하고 싶단다. 이 시집이 그의 기억 저편의 한 시대를 마감하고 새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으면 좋겠다. 그와 그의 가정에 신의 가호와 축복을 빈다.
- 정운현(오마이뉴스 초대 편집국장)

목차

아득한 밥의 쓰라림

손에 대하여
복귀(復歸)
깃발과 신념
그 이후
오, 그들의 노동
그들은 노동자가 아니다
볼트를 죄며
열아홉 청년
겨울 화치
잔업의 달
섣달그믐
누명
개고기가 먹고 싶다
늙은 양복쟁이의 노동
가리봉, 가투(街鬪)의 추억

*조태진은 나의 동지였다! - 철근노동자 시인 김해화

입석 혹은 불화

공장, 차장, 자장면, 소년원을 위하여
천식
나의 교복 나의 학교
입석 세상을 타고
라면을 끊이며
이 지상의 집 한 칸
무서운 희망
그해 겨울
영등포의 밤
서대문 야곡
고시원
맹인 김씨의 하모니카
상처 난 것들의 향기

*그대의 노래는 참으로 행복하구나! - 생태가수 한치영

남녘에서 부르는 노래

서른여덟의 시
시인은 비겁하다
섬진강 이야기
오동도 동백
빈 들녘에서
시작(詩作) 노트
동백꽃 편지
눈 내리는 날 섬진강 편지
봄, 산고(産苦) 중
쏘다니던 봄
매향(梅香)
여수부르스

*매화 같은 시를 쓰는 시인 - 시인 이학영(YMCA연맹 사무총장)

깨진 것들의 희망

노굿대
비오는 날 소주 마시다
봉두에서
깨진 것들을 위하여
빈집털이 소년
홀 할미꽃
눈 내리는 오후
겨울 인왕산
상강(霜降)
장애영아의 노래
2009 정월, 대천항에서
지독한 사랑
지하철은 밥줄이다 1
지하철은 밥줄이다 2
가리봉 장의차
감사기도
다시는, 조국도 자식도 기다리지 마세요!
불법체류자를 위하여

*이주노동자의 친구가 되어준 사람! - 김해성 목사(지구촌사랑나눔 대표)

사랑만이 온전케 하리라

꽃과 땅
꽃과 사람
가을 노래
서초동 가정법원 428호
봄날
쓰다만 시
시보다 삶이다
철도 건널목에서
새벽기도
청혼
곶감처럼
봄날, 병동에서
우린 식구다

*류형선 집사(민중-국악-CCM작곡가)

머리 둘 곳조차 없는 그 사내

아멘
마른 여덟, 환승역에서
안부
권사님 보신탕
새벽 신서 1
새벽 신서 2
새벽 신서 3
독사의 자식들 1
독사의 자식들 2
독사의 자식들 3
그 사내
천국은 그들의 것

*조호진 시인의 삶과 시 이야기 - 정운현(<오마이뉴스> 초대 편집국장)

본문중에서

다신, 여자의 옷이
내 집에 걸리지 않으리
저주의 혀로 다짐했건만
슬피 울며 이를 갈았건만

잿더미 된 가슴에 꽃이 피네
그댄 쓸어 닦아주고 안아주셨네
여자에 난자당해 피눈물 흘리고도
끝내, 사랑만이 온전케 하리라 노래하네

(「우린 식구다」의 일부)

홀로였던 내가
홀로였던 그대
쓸쓸했던 신발을 벗기어
발을 씻어주고 싶습니다.
그 발아래 낮아져
아무 것도 원치 않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그대 안온한 잠을 밝히는
등불이 되어
노래가 되어

(「청혼」 전부)

눈물의 껍질
가지런히 벗겨
바람 잘 통하고
햇볕 좋은 헛간에
주렁주렁 매달았더니
떫음마저 사라지고
아픔마저 졸깃졸깃
횐 시설(枾雪)의 사랑이여
여문 눈물은 아프지 않으리
상처 아물면 꽃 피고도 남으리
이제 다신 생채기 없을
건시(乾口)의 달콤함이여

(「곶감처럼」 전부)

한 밥상 한 솥밥
식구들아 둘러 앉아 밥을 먹자
얼싸 안으며 화사하게 피어나자
우리가 꽃이 아니면 그 누가 꽃이랴
우리가 식구 아니면 그 누가 식구이랴
우린 식구다 오오! 하늘 아래 한 식구다

(「우린 식구다」의 일부)

죄 중에
가장 큰 죄는
주일을 지키지 않은 죄가 아니고
십일조를 내지 않은 죄도 아니고
피눈물 흘리는 이웃을 보고도
눈 깜짝하지 않고 밥 잘 먹는
무정(無情)한 죄가 가장 큰 죄라고
눈 맑은 목사님이 말씀하셨다.
그 말씀에 무조건 아멘 했다.

(「아멘」 전부)

못 쓴 시라도 다시 쓰자
못 산 인생이라도 다시 살자
목청 쇠했더라도 다시 노래 부르자

(「마흔 여덟, 환승역에서」 일부)

저자소개

조호진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60

1960년 서울 영등포 출생. 1989년 '노동해방문학'창간호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군부독재 상황에서 아명 태진을 필명으로 사용했으며 노동자 시모임 '일과 시'동인, 한국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했다. '오마이뉴스'전남동부, 사회부, 편집부 기자(2002년~2007년)로 근무했으며 현재 이주노동자, 다문화가족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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