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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심다 : 박원순이 당신께 드리는 희망과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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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박원순
  • 출판사 : 알마
  • 발행 : 2009년 04월 15일
  • 쪽수 : 430
  • ISBN : 9788992525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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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우리 시대 혁명가의 삶을 들여다보다!

성공한 시민운동가 박원순의 인터뷰가 담긴 『희망을 심다』. 이 책은 「동시대인의 소통」시리즈 두 번째 권으로 한국 사회에 영향력 있는 인물 가운데 젊은이들에게 삶의 모델이 될 만한 인물을 선정했다. 검사로 시작해서 소설 디자이너로 무한한 변신을 펼치고 있는 박원순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책은 인터뷰를 통해 자연스럽게 시대적 인물의 삶에 대한 자세와 일에 대한 철학을 들어본다.

논길을 따라 왕복 30리를 걸어 다니며 학교에 다녔던 학교생활. 머리가 아프니 쉬엄쉬엄 공부를 하라던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들의 이야기. 검사가 되었지만 범죄자의 상황을 고려하게 되어 결국 검사직을 버리고 변호가 되었던 에피소드. 공동체와 기업사이의 '아름다운가게'에서의 활동 일화. 쉬지 않고 일하는 현재의 모습까지 고난을 즐기며 희망을 나눠온 박원순의 이야기를 총 10장에 걸쳐 수록했다.

박원순은 '21세기 실학운동'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문을 연 희망제작소의 상임이사이다. 자신을 실증주의자라고 말하는 그는 절제와 성찰을 통해 한국사회에서 새로운 사회적, 정치적 실험을 하고 있다. 검사, 인권변호사, 시민운동가, 모금전문가, 아름다운가게라는 사회적 기업의 창업자. 그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자신의 늘 오만해질까봐 스스로 경계하는 사람인 박원순의 작은 혁명이야기를 들어본다.

출판사 서평

내가 사는 시대, 다른 이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어떻게 그런 삶에 이르렀을까?
대화를 통해 동시대인의 삶, 일, 생각을 들어본다.


‘동시대인의 소통’ 시리즈 첫 번째 권인 공지영 작가의 《괜찮다 다 괜찮다》에 이어 두 번째 권인 박원순 변호사의 《희망을 심다》가 출간되었다. 이번에도 지승호가 박원순의 인터뷰를 맡았다. 이 시리즈는 한국 사회에 영향을 미친 각계각층(정치, 경제, 사회, 문화, 학계, 종교계)의 인물 가운데 젊은이들에게 삶의 모델이 될 만한 인물을 선정해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인터뷰라는 형식을 통해, 그들의 삶에 대한 자세와 일에 대한 철학을 들어본다.

박원순은 우리 시대 가장 성공한 시민운동가다. 본인은 이 말을 극구 부인하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정계 진출을 권유하고 대통령 출마 권유도 끊이지 않을 정도이니 대한민국 시민운동의 대표 아이콘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름 그대로 원만하고 순한 이미지를 가진 박원순의 어린 시절은 그 또래들처럼 평범해 보인다. 박원순 정도 되는 인물에게 있을 법한 탄생 설화(?)나 어린 시절에 보이는 번뜩이는 천재성 같은 것도 없다. 박원순의 삶과 활동은 지극히 평범한 가운데서 비범함이 나오고, 지극히 평범한 가운데 진리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한 박원순의 절제와 성찰은 이 시대 많은 사람들이 배워야할 덕목이 아닌가 싶다. 박원순은 지금 한국 사회에서 진보와 보수 사이에서, 그것을 둘 다 뛰어넘을 수 있는 새로운 사회적인, 정치적인 실험을 하고 있다. 그는 오늘도 “어떻게 하면 한국 사회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까, 조금 더 합리적이고 인간적인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박원순은 ‘21세기 실학운동’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문을 연 희망제작소의 상임이사답게 자신을 실증주의자라고 말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너무나 큰 거대담론 과잉의 시대이고, 이념을 흑백으로 무모하게 분류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각론과 디테일한 부분을 고민해야 하며, 같은 부분에서는 합의하고 다른 부분에서는 조율해나가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국가 안보를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입니까? 국가보안법을 존치하자고 하는 사람들은 인권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입니까? 둘 다 해야 되잖아요”라고 말한다.

박원순은 젊은이들에게 주는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꿈을 꾸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윌리엄 스미스 클라크라고 미국 사람인데, 일본 홋카이도에서 교육운동을 하신 분입니다. 그분이 ‘보이스, 비 앰비셔스Boys! Be Ambitious’라는 말을 했죠. 앰비션ambition이라는 것이 꼭 좋은 의미로만 해석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사람은 그런 앰비션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꿈이잖아요. 좀 황당해도 좋으니까 젊은 시절에는 그런 꿈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의 메이지 유신 시기에 그 말 한마디가 젊은이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우리 시대에 제가 그 역할을 충분히 못했다고 생각하는데요. 더 큰 역할을 하는 사람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혼자 잘 먹고 잘 살겠다는 그런 천박한 꿈이 아니라 정말 세상을 향해서 자기 일생을 한 번 바쳐보겠다는 꿈을 꿔봤으면 좋겠어요. 인생을 살다보면 마모되고 성숙되면서 결국 현실화되거든요. 청년 시절에는 무모한 꿈도 꿔봐야 합니다. 그게 그들의 특권이고 장기고, 그럴 수 있는 유일한 시기잖아요. 세상을 살다보면 안 그래도 소시민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젊은 시절 그런 꿈이라도 꿔봐야 하지 않겠어요?”

책 속으로
내 모든 시간을 공적인 일로 채워도 좋다
지승호 - 과로사하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씀하실 정도로 일을 좋아하고, 일을 찾아서 많이 하시는데요. 지금 인터뷰도 계속 일요일에 몰아서 하고 있지 않습니까?
박원순 - ‘과로사가 꿈'이라는 농담도 했지만 실제로 인명이 재천이라는 말을 믿고 있어요. 아름다운가게 할 때 간사들에게 제 꿈이 과로사라고 했어요. 병원에서 몇 달, 아니 몇 년 동안 투병하면 주변 사람들이 괴롭잖아요. 그러니까 열심히 일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이 세상과 이별하는 것이 참 보기 좋고 아름답지 않느냐, 이런 얘기였죠. 그랬더니 어떤 간사가 제 책상 위에《과로사 이기는 법》을 갖다놓았더라고요.(웃음)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가 가장 큰 덕목이다
“변호사라는 직업이 별로 그렇지 못한 직업이에요. 왜냐하면 남들한테 사정하는 일이 별로 없거든요. 판검사한테나 절하는 정도지, 나머지는 사실 부족함이 없는 직업이잖아요. 판검사는 더 말할 나위가 없지요. 제가 참여연대나 이런 것을 하면서 많은 경험이 생겼죠. 적성에 맞지 않지만, 일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해오면서 터득된 면도 있습니다. 책에도 일부 썼을 텐데, 진실된 마음과 일에 대한 헌신이라든지, 열정이라든지 이런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야 다른 사람이 그것을 보고 따라오거든요. 아무리 미사여구로 사람들을 설득하고 처세술로 무장된 노하우로 사람들을 꼬드긴다 해도 결국에는 다 보이잖아요. 누구나 사람은 바보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못난 사람도 저 사람이 제대로 된 일을 하는구나, 우리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구나, 하는 것을 다 느끼고 깨달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어디 가서 ‘합시다’라고 해서 뭐가 된다기보다는 어쩌면 만나지 않고 얘기하지 않아도 오게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닌가 싶고요. 그 핵심은 바로 자신이 하는 일의 내용과 비전과, 본인의 헌신과 열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도전하고 실패를 격려해주는 사회가 건강하다
“인생이라는 게 언제나 도전이고, 모험이고, 위험과 시행착오의 가능성은 늘 존재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실수를 너무 두려워하는 사회가 되면 그 시대는 위기에 처하고, 정체에 빠진다고 생각해요. 젊은이들이 철밥통 직장을 원하는 그런 사회는 미래의 비전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항해 시대에는 오늘과 같이 비행기로 가는 것도 아니고, 일엽편주에 몸을 기대서 영국이나 스페인이나 네덜란드 사람들이 전 세계로 나아갔잖아요. 물론 그 때문에 초래된 많은 문제점도 있지만, 그 사회로 한정해서 본다면 엄청나게 진취적인 거잖아요. 뭐든지 과감하게 도전하고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격려해주는 인센티브가 있는 사회가 되어야 건강한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그렇지 못한 것이 너무나 명백합니다. 그 때문에 위기에 있다고 보는 거죠.

즐겁게 일하는 사회, 행복의 조건
지승호 -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다면, 그건 행복의 조건이 될 텐데요. 문제는 우리가 그런 식의 교육을 받지 못했다는 겁니다. 자기가 뭘 해야 행복한지도 모르고, 자기 정체성에 대해서 고민할 시간도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경제적으로는 분명 윤택해졌는데, 삶의 만족도를 조사해보면 굉장히 낮은 사회인 거죠. 관계 맺는 방식도 배고픈 것은 참는데 배 아픈 것은 못 참는다는 식으로, 삶의 행복을 다른 사람과 비교를 통해서 찾으려고 하니까 힘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박원순 - 그런 것은 자기의 주체적인 기준과 가치와 인생의 목표가 없기 때문에 그런 건데요. 자기가 추구하는 가치가 확실하면 남하고 비교할 이유가 없죠.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하는 거니까요. 우리는 그런 게 없으니까 늘 휩쓸려 다니는 거죠. 누가 좋은 집 사면 따라 하고, 차 사면 따라 사고, 유행에 따라 움직이는 부평초 같은 삶을 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요. 또 하나는 다양성에 대한 훈련입니다. 인생의 길이라는 것이 오색 무지개 같은 다양성이 있는데, 그것으로 인해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생각을 미처 못하는 거죠. 모두가 다 따라야 되는 가치가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데요. 인간의 삶은 다기多岐하고, 그 다기한 만큼 소중하고 존중 받아야 됩니다. 직업도 대통령에서부터 청소부까지 점수가 매겨지는 사회가 되었잖아요. 또 하나가 옳으면 절대 진리가 되는 것처럼 얘기합니다. 절대 진리가 어디 있습니까?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고, 그것도 정당한 것일 수 있어야 합니다. 말하자면 이런 사회구조, 사회인식이 한국 사회를 (안 그래도 가뜩이나 작은 나라인데) 더 작은 나라로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역사에서 배우다
“제가 상투적으로 하는 말인데, ‘누구로부터도 배운다’고 생각하거든요. 세 명이 같이 가면 그 중에 반드시 배울 사람이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배울 자세만 되어 있으면 모든 사람한테 배운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배우기만 하면 뭐합니까? 배우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고, 실천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뭐든지 보면, 저것을 어떻게 실천할까를 생각하게 됩니다. 저는 이론가나 사상가가 아니고, 활동가나 실천가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이론과 실천이 두 개가 아니고 하나라는 겁니다. 제가 실천을 많이 하다 보니까 절로 알게 된 것인데요. 그래서 때로는 제 실천과 경험을 이론으로 정리해서 보고 싶은 열망이 높아집니다.”

희망제작소 재원에 대한 강준만, 김기원 교수의 비판에 대하여
지승호 - 강준만 교수가 <박원순 모델의 명암>이라는 글에서 “희망제작소가 지방자치 살리기에 나선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재벌의 지원을 받는 모델로는 안 된다”는 얘기를 했는데요. 그 이유로 지금의 박원순 모델은 “박원순이라는 이름이 사라지면 지속될 수 없는 모델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시민들의 소액 기부금을 광범위하게 얻어낼 수 있을지 그걸 고민해 성공시키는 것이, 지속가능할 뿐만 아니라 전국에 확산시킬 수 있는 일반 모델이 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밝히셨는데요. 또한 김기원 교수는 “재정을 주로 삼성에 기대는 연구소가 얼마나 독립적이고 진보적일 수 있을까. 박 변호사는 재벌과의 생산적 긴장을 이야기하지만, 근년에 그의 활동에서 긴장된 관계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원순 - 제 모델을 그분들 식으로 해석해서 그렇겠죠. 좋은 고언이라고는 생각하는데요. 제가 예컨대 참여연대의 사무처장으로 있다면 당연히 그런 비판이 마땅하고, 저도 그렇게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이미 그런 운동이 아닙니다. 그 누구와도 협력할 수 있어요. 뭔가 새로운 변화와 창조적인 대안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하는 거죠. 제가 월급을 정부로부터 받지 않는 공무원이고, 동시에 우리 사회에 전례가 없는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내는 일종의 CEO이기도 합니다. 농업을 살리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옛날 애드보커시 운동 방식은 맞지 않습니다. 아주 다른 일이지요. 아름다운재단이나 아름다운가게만 하더라도 이미 역할이 다르잖아요. 부자의 돈도 얼마든지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또한 우리 사회의 시스템이 바뀌도록 해야 합니다. 서 있는 지점과 역할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제가 하는 일과 참여연대가 재벌개혁을 하는 것과는 다르지 않겠습니까?

열린 사회를 꿈꾸며
“……그러니까 친구 아니면 적입니다. 이렇게 좌우논쟁이 심하고 낙인을 찍는 나라는 아마 없을 겁니다. 민주주의의 기초는 다양성에 있다고 생각해요. 생각의 다양성, 사상의 다양성, 사상의 자유시장이라는 것이 핵심적인 기초잖아요. 네 편, 내 편을 가르는 것도 우스운 일입니다. 여러 측면의 수만 가지 지표들을 보면 생각의 영역이 다 다를 수 있는데요. 어떤 부분은 보수주의자 못지않게 보수적인 생각을 할 수도 있고, 또 어떤 부분은 진보주의자 못지않게 진보적으로 생각하는 부분도 있을 수 있죠. 개인적인 경험이나 가족관계나 교육의 정도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겁니다. 그것을 이등분해서 무조건 좌파, 우파로 어떻게 나눕니까?

한국 사회는 이런 부분이 특별히 심하다고 생각하고요. 그것은 결국 여러 가지 사회적 부작용을 낳습니다. 개인에게도 마찬가지고요. 선입견은 사실 발전을 제약하는 큰 장애물입니다. 더 이상 알아보려는 노력, 진실을 캐보려는 노력을 안 하게 되는 거잖아요. 개인이든 사회든 열려 있어야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선한 관점에서 진실을 보려는 용기나 자세, 태도, 습관이 중요합니다.”

정치권의 ‘러브콜’에 대하여
지승호 - 다양한 정치세력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으시는데, 정치권에서 박원순에게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웃음)
박원순 - 제가 한 일이 초정파적이었다고 생각하고요. 물론 개인적인 성향이나 신념이나 활동의 성향이 있기는 합니다만, 그럼에도 제가 하는 일이 특정 정파를 위해서 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언제나 균형 잡힌 시각으로 사회를 보고, 또한 운동 과정을 통해 실천하려고 했던 노력들이 여야를 막론하고 좋게 인식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해놓고 나니 제 자랑이네요.(웃음) 제가 했던 일들이 국가적으로나, 우리 사회 전체의 좋은 가치를 발현해내는, 그런 것을 찾아내는 작업이었다고 생각하거든요. 한나라당에서 지난번 총선의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제가 두 번 요청을 받았는데요. 계속 거절하니까 박세일 수석이 했죠. 사실 그게 전국구 1번 자리잖아요. 그리고 위기에 처해 있을 때는 당수 얘기도 했었고요. 농담으로 얘기하지만, 언론에 제 이름이 오른 것만 따지면 안 해본 것이 없습니다.(웃음)

목차

1장 미안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깡촌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난 박원순

2장 석 달 동안 양말 한 번 안 벗었어요
- 서울대생이 된 촌놈 박원순의 공부법

3장 검사 그만두고 공부하고 싶었어요
- 6개월 만에 사표 쓴 청년 검사 박원순


4장 구석구석에서 할 일이 쏟아지는 원순 씨
- 인권변호사, 시대의 영웅들을 변론하다

5장 앞으로 나아간 2보는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 밖에서 본 한국, 밖에서 한 궁리

6장 맥주 구걸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 대한민국 안 걸리는 데가 없는 '박변 주소록'과 참여연대

7장 나눔과 봉사만큼 행복한 일이 또 있을까
- 아름다운재단의 아름다운 사람들

8장 한국 사회의 업그레이드를 꿈꾸며
- 희망을 나누는 희망제작소

9장 세상은 버린 만큼 얻는다
- 시민운동은 블루오션이다

10장 일하다 과로사하는 게 꿈입니다
- 즐겁게, 신나게 일하는 사회

본문중에서

미안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농사일을 해서 보내주는 돈으로 공부만 했으니까 부모님과 누이들의 노고를 모르면 사람이 아니죠. 사실은 그래서 미안함이 많은데요. 공개유언장을 통해 유언에도 그런 내용을 썼지만, 변호사 해서 돈 좀 많이 벌었으면 누님이나 동생한테 집이라도 한 채 사주고, 그럴 만하잖아요. 다만 제가 그러지 않아도 지금 그런 대로 살고 있고, 집은 못 사줬지만 저를 조금은 자랑스러워하지 않겠어요. 그렇게 생각해야 제 마음이 편할 거고요.(웃음) 제 유언장에 저 때문에 공부도 못하고 농사만 뼈 빠지게 지은 동생에게 이렇게 썼습니다. 신라 향가, 제망매가祭亡妹歌에 가을 단풍이 낙엽이 되어 서로 흩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같은 가지에 태어나 가는 곳 모르겠구나”라고 했는데, 우리 남매도 저 세상에서 다시 만나면 오빠 노릇을 제대로 해보겠다는 것입니다. 그 약속을 제대로 지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 생에서 제대로 못한 것에 대해 용서를 빌었어요.

석 달 동안 양말 한 번 안 벗었어요
“1년 재수를 했는데요. 그때 서울 올라와서 작은 누님 댁에 있었는데, 도림동 쪽에 살았습니다. 종로 2가 YMCA 뒤에 있는 학원을 다녔는데요. 새벽에 나오면 저녁 늦게까지 거기서 공부하는데, 거의 굶다시피 했어요. 단팥빵 하나 겨우 사먹든지 그랬죠. 나중에는 독서실 같은 데서 마지막 3개월을 지냈어요. 3개월 동안 거의 못 먹었죠. 애들은 보니까 라면도 끓여 먹고 잘도 지내던데, 그런 친구들은 거의 3수, 4수 하더라고요.(웃음) 얘들은 의자 몇 개 놓고서 반듯하게 잠도 잘 자요. 저는 3개월 동안 양말을 한 번도 안 벗었어요. 그랬더니 땀이 차서 발바닥이 하얗게 뜨더라고요. 나중에는 감각이 없어질 정도가 됐죠. 영어와 국어 교과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외웠습니다. 문제집도 다 외웠어요. 그래서 무슨 문제가 나올지 다 아는 경지가 됐죠. 그렇게 열심히 했습니다.”

1년 만에 검사를 그만두다
“부장검사가 ‘그런 사건을 왜 구속 안 하느냐?’고 저를 혼내시는 거예요. 그때 이창구 판사님이 계셨는데, 제가 법원에 가니까 “영감, 또 관선 변론을 하러 왔냐?”고 했던 기억이 나요.(웃음) ‘제가 조사를 해보니까 이 사람이 안 됐더라, 하도 위에서 구형을 하라니까 하겠지만,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참고를 좀 해주시라’ 하는 얘기를 좀 했거든요.(웃음) 제가 변호사 아닌 변호사를 하니까, 그게 말이 되겠어요? 그다음 고등법원 관할 검찰청에서는 사형집형을 하는데요. 검사가 사형집행을 참관하게 되어 있어요. 여덟 명인가 사형집행을 하는데, 저는 도저히 못 가겠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분이 가게 했죠. 뭐, 그분들이라고 가고 싶겠어요. 이런 일들이 계속 힘들었죠.”

인권변호사 박원순, 성희롱을 법정에 세우다
박원순은 조영래 변호사와 함께 활동하면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는 두 가지를 꼽는다. “사회적 통찰력을 가지고 법률을 통해서 사회적 어젠다agenda를 만들어가는 것”과 “그것을 혼자의 힘으로가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세력을 연대시키면서 풀어가는 것”이라 한다. 조영래 변호사를 통해 익히고 강화한 두 가지 능력은 그가 시민운동을 하는 과정에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참여연대 활동이 그랬을 것이다. 나중에 그가 담당했던 서울대우조교성희롱사건 같은 경우, 한국 사회의 직장 문화라든지 남녀간의 권력 관계를 규정짓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7년을 끈 소송에서 판결이 나자 한국 사회 남성들은 ‘성희롱을 하려면 3천만 원은 있어야 해’라는 자조적인 농담을 했지만, 남성과 여성의 사회적 관계와 그 안에서의 권력 관계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대한민국 안 걸리는 데가 없는 ‘박변 주소록’
지승호 - 20년 넘게 명함을 모아 기록해둔 ‘박변 주소록’도 엄청난 분량일 텐데요.
박원순 - 제가 며칠 사이만 해도 이렇게 많은 명함을 받았거든요.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는데요. 사람을 만나면 그때그때 정리를 했어요. 요즘은 하도 많이 만나서 정리를 못하고 쌓이기도 하는데요. 너무 많아서 완전히 체계적으로 정리하지는 못해요. 주제별, 지역별로 데이터를 올려놓고, 이 파일에서 키워드, 인명 검색해서 찾습니다. 우리 연구원들도 다 볼 수 있는데요. 무슨 일을 해야겠는데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들어가서 찾아볼 수 있게 하는 거죠. 제가 그동안 만난 사람들을 정리해보니까 대한민국에 안 걸리는 데가 없어요. 거대한 네트워크가 됩니다.

나눔과 봉사만큼 행복한 일이 또 있을까
“당신의 삶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아름다운재단과 아름다운가게를 스쳐 지나간 많은 사람들을 통해 나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얻었다. 나 자신 역시 이?

저자소개

생년월일 19560326

저자 박원순은 1956년 경남 창녕 태생으로 서울대에 들어갔으나 학생운동으로 구속, 제명된 후에 다시 단국대 사학과에 입학했다. 1980년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대구 지검 검사를 거쳐서 변호사가 되었다. 박원순 변호사는 지난 80년대와 90년대에 수많은 양심수 사건을 변론하며 대표적인 인권변호사로 활동해왔다.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 법조제도개혁위원, 역사문제연구소 이사장, 한겨레신문 논설위원, 한국정신대대책협의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것도 그 시대 박 변호사의 발자취이다. 90년대 초반에는 영국 런던대학 정경대학원에서 수학하였으며 이후 미국 하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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