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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통해 신선한 시적세계와 진정성을 대면하다!

사물과 언어에 대한 남다른 시선을 담은 박말희 첫 시집 『달콤한 버릇』. 전통적 기조를 비판 계승한 일종의 전략적 서정시들을 엮은 이 시집은 객관화를 통해 내부적 자아로 돌아간다. 표면적으로는 서정적인 차분함이 가득하고, 내부적으로는 고통과 허무가 진하게 배어 있다. 전통서정의 표현방식을 바탕으로 자아 확인의 치열한 정신을 덧붙여 평이하면서 동시에 구별되는 아름다움 담았다.

이 시집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연인과 아버지 등으로 상징되는 근원적인 것들의 부재를 다룬다. 제2부 인간 삶의 근원적 불화와 그 현실을 초월하고자 하는 욕망을 공동체적 삶을 배경으로 보여준다. 제3부 감정을 절제한 섬세한 자연묘사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객관화 한다. 제4부 자기 응시적 시선으로 세속도시의 번잡한 일상과 욕망을 꿰뚫어 본다.

어두운 내면의 욕망을 가지고 있음에도 억제할 줄 아는 시인은 현실의 조화와 갈등에 주목한다. 옛 서정시들이 흔히 자연과 일차적 친화력을 통한 삶의 전체성을 추구했다면 시인의 이번 시집에서 이천년대 새로운 전체성의 영역을 구축한다. 등단 후 오랜 시간 동안 내면의 고통을 이겨낸 절신한 사색이 담긴 시들을 엮었다.

『달콤한 버릇』은 박말희 시인의 첫시집이다. 아모르파티 시선을 내고 있는 도서출판 손과손에서 양장시집 손과손感시선01 박말희 시집 『달콤한 버릇』을 출간했다.
문창과에서 시를 전공하며 성실하게 시의 길을 걸어온 박말희 시인은 대한민국을 지키는 군인의 아내다. 때문에 시집에는 군인의 아내로 살아가는 녹록한 삶도 있다.
차분하고 조용한 박말희 시인의 시처럼 그녀의 목소리도 차분하고 조용하다. 그녀와 말을 하면 숲속에라도 있는 듯이 청아한 느낌이 든다.
박말희 시인은 “나의 詩가 무대와 관객을 압도하는 일시적인 공연이기보다는 그 공연을 관람하고 돌아가는 이들의 가슴에서 흘러나오는 기분 좋은 흥얼거림이었으면 하는 소망을 품는다.”고 말한다. 참 소박한 꿈이다.

박말희 시인이 마침내 시의 집 한 채를 지었다. 단단한 현실의식을 기반으로 그 위에 빛나는 상상의 기둥을 세우고, 꾸밈없는 시어들로 벽을 쌓고, 시적 대상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체험으로 창을 만들었다. 근사한 집이다. 멀리서 볼 때보다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더 근사하다.
- 감태준 시인?중앙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박말희의 시는 전통적 기조를 비판 계승한 일종의 전략적 서정시다. 박말희의 시는 참으로 여리고 조용해 보인다. 그러나 표면적으로는 서정적이라 할 만한 차분함으로 가득하고, 내부를 들여다보면 상대적으로 고통과 허무가 진하게 배어 있다. 박말희 시인은 존재와 인식 사이의 거리감을 ‘아이’를 통해 극복하려는 모습을 시편들 사이사이에서 보여주고 있다.
박말희의 시가 지닌 또 다른 특징은 전통서정의 표현방식을 바탕에 깔고, 자아 확인의 치열한 정신을 덧붙이고, 거기에 시인을 둘러싼 세상을 향해 비판의 거리를 유지함으로써, 그 나름의 독특한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시는 평범하거나 비속하지 않고 오히려 독자가 느끼는 감정의 파고를 매우 잔잔하게 하는 힘을 갖게 된다
박말희의 시에서 잠재력과 가능성을 찾는 근거는 경험의 구체성으로부터 삶의 보편성으로의 전환에 대한 노력이, 세계에 대한 전체성의 수립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옛 서정시들이 흔히 자연과의 일차적 친화력을 통한 삶의 전체성 추구였다면, 박말희의 시에서는 ‘존재의 저녁 풍경’에서 구원적 기호로서 ‘아이’를 상정하고, 극점을 지난 통점에서의 ‘자기 확인’으로 이천년대 새로운 전체성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개인과 세계의 불화를 존재론적 차원에서 접근해가는 박말희의 작품들은 내적인 불화의 편린들과 섬세하면서도 서정적인 내면 심리 묘사를 통해 우리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겨준다. 그리고 우리는 이 지점에서 박말희 시의 가능성과 가치를 재확인할 수 있는 기쁨을 얻을 수 있다.
-김병호 시인?협성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아이야
너의 입속엔 여전히 토독 톡톡,
춤추는 꼬마별들
집을 짓게 하려므나
-박말희 詩「아이야」부분

제1부

저녁놀 앞을 서성이다 13
우리는 결혼하지 않았다 16
너의 不在 18
기도 20
결혼 22
상처 24
자목련 26
비 27
마른장마 28
한탄천에서 30
타협 31
속삭임 32
첫눈 33
억지스런 소행 34
허억?1 36
눈 37
도깨비불 38
절망스런 꿈길에서 40
외로웠다 말하세요 지금이라도 42


제2부

아이에게서 47
봄바람 50
폭죽 같은 슬픔이 52
내 나이 서른두울 54
바람 속에서 56
등 시린 2000년 57
내 하루가 58
유산 60
탑돌이 61
고향 생각 62
실없는 자유 63
아이야 64
별들의 인기척 뒤에 섰는 팥죽 냄새 66
드럼세탁기 속 나 68
변기 속 춤추는 화장지 70
호멩이 한 자루에 붙은 행복 72
속죄의 눈물 74


제3부

거미줄 79
다시 대포항 80
닭 모가지 82
삶 84
풀 깎은 다음 날 85
간이역에서 86
초록이 진다 88
십이월, 발이 시리다 90
사랑이 무섭다 91
사과를 깎다 92
등나무 93
거미의 무소유 94
세월을 벌초하다 96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울음 98
62병동에서 100
호사스런 계절의 기억 102
달콤한 버릇 104
우물가의 여인 106


제4부

혼잣말 111
선인장 112
단풍나무 113
카스 한 캔의 감동 114
수선화 116
설악산 중청봉에서 118
그리움 120
死魚 122
의미 124
연을 날리며 126
해바라기 127
설악산 입구에서 128
땅끝 바다에서 카메라 렌즈는 몽롱하다 130
울지 않는 강 132
여기쯤에 풍경이 하나 있지 133
벚꽃 지듯 136
파도 138

작품해설/ 김병호 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