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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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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은수미
  • 출판사 : 책세상
  • 발행 : 2009년 03월 25일
  • 쪽수 : 151
  • ISBN : 9788970137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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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1. IMF 위기 ― 한국 사회의 구조 변동을 읽는다

2008년의 세계 금융 위기는 1997년 IMF 경제 위기 이후 힘겨운 삶을 이어가던 한국의 서민들에게 다시 한번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한국 사회가 1997년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은 시장 개방이 확대되는 과정이자 그로 인한 사회적 위험이 확산되는 과정이었으며 그 때문에 한국 사회는 사회적 양극화 심화, 신자유주의 이념의 전파 등 사회 구조의 근본적인 변화를 경험했다. 비정규직을 비롯한 나쁜 일자리의 증가, 구조 조정으로 인한 대량 실업, 사회 전 영역에서의 경쟁과 효율성 학습 및 내면화 등 IMF 위기의 여파는 우리 사회에서 현재 진행형의 문제이다.
한국 사회와 현대 세계를 이해하는 데 기본적인 열쇠가 되는 개념들을 뽑아 그 의미와 역사, 실천적 함의를 해설하는 ‘비타 악티바Vita Activa|개념사’ 시리즈의 일곱 번째 권[IMF 위기]는 사회학적 관점에서 IMF 위기와 그로 인한 한국 사회의 변화를 살펴보고 있는 책이다. 1997년의 IMF 위기는 경제 위기일 뿐 아니라 한국 사회의 구조와 내면을 뿌리째 바꾸어놓은 사회적 위기라고 말하는 저자는 당시 IMF 경제 위기가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국내외적 상황 ― 금융 자본의 공격적 투기와 정부의 취약한 대응 등 ― 을 점검하고, 이후 IMF의 요청에 부응한 한국의 경제 구조 변화와 이로 인해 점증한 사회적 위험을 고찰하고 있다. 또 2차 세계대전 이후 팍스 아메리카나에 기여해온 IMF 체제의 역사와 본질을 추적하는 가운데, 미국 중심의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주도하고 구제 금융에 대한 대가로 해당국의 경제 정책뿐 아니라 국가 전체를 통제하려는 세계 금융기구들의 메커니즘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저자는 한국 사회가 IMF 경제 위기를 극복해온 과정은 시장 개방이 확대됨으로써 세계 경제에의 종속이 심화되는 과정이자, 인간을 상품으로 만드는 과정이며, 사회적 위험이 확산되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이것이 IMF 위기를 자본주의 경제 체제에서 일어나기 마련인 주기적인 경제 현상으로 파악하는 것을 넘어 사회 전체 차원에서 그 근원과 추이를 총체적으로 살펴보아야 하는 이유이다.
2008년 세계를 강타한 금융 위기는 지난 60여 년 동안 세계를 장악해온 돈 중심의 세계관, 시장이 모든 것을 지배하고 투기 자본이 국경을 넘어 세계인의 삶을 옥죄어온 신자유주의적 금융 자본주의의 균열과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한국 사회가 경험한 IMF 경제 위기와 세계 IMF 체제의 본질 그리고 그것이 가져온 변화를 살펴보는 이 책은 이 위험한 사회의 질서를 바꿀 세기적 전환의 가능성이 다름 아닌 ‘사람’의 힘, ‘사람’의 열망에 있다고 말한다. 새로운 가능성과 희망은 여기서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2. 사회학적 관점에서 본 IMF 경제 위기

한국 사회에서 IMF는 두 가지 의미로 통용된다. 파산 위기에 처한 국가들에 구제 금융 역할을 하는 국제기구로서의 본래 기능을 설명하는 국제통화기금(International Monetary Fund, IMF)이라는 의미가 첫 번째이고 1997년 한국에서 일어난 외환위기 자체를 지칭하는 것이 두 번째 의미이다. 실제 생활에서 두 번째 의미로 더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우리는 경제 관련 지표들이 악화되거나 위기의 조짐들이 보이면 곧바로 1997년 당시를 떠올릴 정도로 IMF와 경제 위기를 연관시킨다. 그만큼 1997년의 경제 위기는 한국의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 전 영역의 구조를 변화시켰고 일상생활에서 직접적으로 그 영향을 받은 사람들의 인식에도 선명한 자국을 남겼기 때문이다.
저자는 IMF 경제 위기가 한국 사회에 가져온 이러한 변화를 사회학적 관점에서 읽고 있다. IMF 금융 위기를 겪은 후 한국 사회는 신자유주의의 거대한 흐름에 더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이것은 경제적 삶에 대한 국가의 조절과 통제 기능을 시장에 유리한 방향으로 해체함으로써 한국 경제의 구조를 전면 변화시켰다. 이러한 변화가 우리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의 ‘위험 사회’라는 관점을 빌려 설명하는데, 태안반도의 기름 유출 사건, 이천 냉동창고 화재 사건, 용산 재개발 지역 화재 참사 등 한국 사회의 일련의 위험 징후들을 지적하면서 경제 위기의 본질은 경제 위기 그 자체가 아니라 신뢰를 바탕으로 하지 못하는 한국 사회의 불안감과 사회적 위험의 증가 그리고 그 해결 방안을 찾기 힘든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라는 관점에서 경제 위기를 바라보고 있다.

3. IMF 위기는 한국 사회를 어떻게 바꾸었나

1997년 IMF 위기의 원인을 둘러싼 여러 논란이 있지만, 외부 충격과 내적 취약함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세계화와 금융 자유화의 흐름 속에 대규모로 유입된 국제 금융 자본의 투기적 공격이 외적 요인이라면, 1996년 OECD 가입 후 적절한 감시와 재정 위기 관리 대책, 시장에 대한 정부 개입 및 투명성 결여 등 제도적 대책이 미흡한 상태에서 과도한 개방 정책을 폄으로써 금융 자본의 공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내적 요인이다. 또한 외환 정책/금융 감독/자본 자유화 정책과 업종 전문화 제도의 실패라는 한국 정부의 미숙한 대응도 문제였다. 이러한 국내외의 요인 위에서 한국은 결국 초유의 위기 상황을 맞게 된다.
IMF 구제 금융을 받은 후 한국 사회는 전면적인 변화를 겪게 되는데, 가장 두드러지는 것이 사회적 양극화의 심화이다. IMF로부터 구제 금융을 받은 지 3년 만인 2000년 12월 4일 김대중 대통령은 “한국이 IMF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라고 공식 발표했지만, 이후 10년간 한국 사회는 소득 불평등 악화와 사회적 위험 증가라는 중대한 변화를 겪었다. 비정규직 등 나쁜 일자리의 증가로 서민들은 상시적으로 일자리 불안에 떨게 되었다. 청년 실업이 증가하고 기존의 연공서열제가 다수의 노동자에게 혜택을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느 누구도 안정된 일자리를 보장받을 수 없게 되었다. 서구의 국가(사회) 복지 시스템과 달리 기업 복지 시스템의 한국에서는 좋은 일자리가 삶의 질을 보장하기 때문에 나쁜 조건의 일자리 증가는 곧 소득 불평등으로 이어지고 이런 조건들이 사회 양극화를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 통계로 2008년 기준 전체 근로자의 33.8%, 노동계 통계로는 52.1%가 비정규직이고, 2003년 기준 한국의 소득 불평등 정도는 OECD 4위이다.)
또 IMF 경제 위기를 겪은 후 한국은 국가 주도형 발전 국가 모델을 급격하게 폐기하고 시장에 더 많은 자율권을 넘겨줌으로써 시장과 국가 간 힘의 균형이 깨지게 된다. 관치 금융으로 대표되는 기존의 모델은 한국 정부가 IMF의 요구에 따라 긴축 정책과 외국인의 적극 투자와 무역 자유화, 자본 시장 개방 조치들을 취하면서 해체된다. 이 과정은 물론 세계를 장악한 신자유주의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이루어진 결과이다. 이로써 한국은 글로벌 금융 체제 안으로 적극적으로 편입하게 되고 그로 인한 고통의 대가는 일반 서민들에게, 그 이득은 금융 자본의 투자자들에게 돌아가게 된 것이다.

4. 세계화와 IMF ― 팍스 아메리카나를 떠받치다

IMF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정치, 경제는 물론 안보,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전 세계 국가들에 영향력을 미치는 패권 국가로 부상하게 되는 과정에서 성립된 기구이다. 미국 달러를 기준으로 하는 고정환율제를 합의한 브레턴우즈 체제(1944년)가 가능했던 것도 이러한 미국의 힘에 바탕을 둔 것이다. 브레턴우즈 체제를 그 뿌리로 하는 IMF는 원래 달러 중심의 고정환율제를 규제하고 감독하는 기구였다. 그런데 1970년대 중반 이래 IMF가 대출 기구로 거듭나면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제3세계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고 경제 정책을 통제하는 첨병 역할을 하게 된다. IMF는 다른 국제기구와 달리 회원국이 납입하는 그 비율에 따라 발언권을 가지기 때문에 철저하게 경제적 원리에 따라 운영되며 가장 많은 납입금을 내고 있는 미국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 IMF는 미국 중심의 세계화와 자본주의 경제 원리의 전파 그리고 팍스 아메리카나에 주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지적이 있는 것이다.
클라크 대학의 지리학자 리처드 피트와 동료 학자들은 IMF, 세계은행, 세계무역기구 세 국제기구를 가리켜 ‘불경한unholy 삼위일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말이 함의하는 사례를 라틴 아메리카에서 찾을 수 있다. 1970년대 중반 석유 위기를 발단으로 하여 제3세계 국가들 특히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이 경제 위기에 처하면서 IMF의 금융 감독을 받게 된다. 이때 IMF는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해당 국가의 경제 정책을 규제하고 이는 이들 국가에 대한 IMF의 영향력 확대로 이어진다. IMF가 요구하는 정책들은 실업과 빈곤을 야기하는 동시에 그 결과 발생하는 사회 문제를 치유할 힘은 감소시킨다. 이로써 미국이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IMF의 경제 신념을 강요함으로써 제3세계 국가를 미국 정부 및 해당 자본의 이해에 더 종속시키게 되는 것이다.

5. 사람이 희망이다 ― 2008년 세계 경제 위기와 새로운 가능성

1997년의 IMF 위기 이후 10여 년 만에 또다시 심각한 경제 위기를 맞은 오늘, 한국 사회의 사회적 위험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며, 서민들의 삶은 더욱 고달파지고 있다. 중산층 붕괴, 성장 잠재력 약화와 낮은 경제 성장률, 낮은 고용률과 사회적 양극화 등의 악조건은 각종 수치에서도 드러난다. 2009년 3월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08년의 실질국민총소득 증가율(전년 대비)이 1998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며, 1998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온 1인당 국민총소득은 2007년 처음 2만 달러를 넘어선 뒤 1년 만에 다시 1만 달러대로 감소했다(19,231달러). 또 2008년의 경제 성장률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을 빼면 198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노동 소득 분배율도 2년 연속 내리막길이라고 한다.
이 책 역시 미래에 대한 우려를 감추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저자는 현재의 위기에서 자본이 사람을 삼켜버린 세계를 추모하는, 돈 중심 사회에서 사람 중심 사회로 세계 질서가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읽는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자본주의 체제 자체가 중대한 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는 진단은 이제 낯선 이야기가 아니다. 경제 위기를 매개로 ‘사람의 위기’, ‘사회의 위기’를 말하는 저자는 바로 이 지점, 즉 사람의 말과 힘을 통해 위기 극복의 가능성을 찾고 있다. 이 책이 1980년대 한국 사회의 민주화 운동과 2000년대의 ‘촛불’, 그리고 전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반세계화 운동에서 희망의 전조를 찾는 것은 그 때문이다. 사람의 열망에서 새로운 사회의 가능성을 찾으며 흔히 ‘88만 원 세대’라고 일컬어지는 젊은 세대를 향해 ‘질문하고 지식과 사유를 확장하고 상상할 것’을 주문하는 저자의 전언이 희망의 실체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사회 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많은 이들에게 우리의 출발점이 어디인지를 안내하는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1장 사회학자의 눈으로 본 경제 위기
2장 IMF 이후 10년,한국의 우울한 자화상
3장 세계화와 IMF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1980년대 반독재 민주화 운동을 하다 제적된 뒤 14년 동안 인천, 안양, 서울에서 노동 운동을 했고, 1992년 사노맹 사건으로 구속되어 약 6년의 수감 생활을 했다. 주요 연구 주제는 산별 노사 관계와 비정규 문제 등이며, [경향신문]에 정기 칼럼을 기고했다.
저서로 [IMF 위기], [비정규직과 한국노사관계 시스템 변화 1, 2], [산별교섭, 실현 가능한 미래인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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