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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지, 그 환상의 진화

원제 : DER FREIE WIL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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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사람들은 항상 말한다.
    “나에게는 무엇이든 자유롭게 결정할 자유의지가 있다.”
    많은 철학자는 말해왔다.
    “인간에게는 이성적으로 판단할 자유의지가 있다.”
    종교인들도 말해왔다.
    “우리에게는 자유의지가 있다.”
    그러나 정말 그런가?


    어느 날, 한 남자가 승용차에 자기 아이를 두고 내렸다는 사실을 깜빡 잊었다. 아이는 뙤약볕이 내리쬐는 자동차에 방치되어 있다가 결국 숨을 거두었다. 이 경우 남자는 자유의지를 가지고 행동한 것일까? 그러므로 이 남자는 살인죄로 처벌받아 마땅한가?
    이 남자에게는 자유의지가 없었으므로, 즉 자유로운 판단과 의도를 가지고 아이를 죽인 것이 아니므로 쉽사리 처벌할 수 없다면, 희대의 연쇄 살인범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자유의지의 잣대로 처벌할 수 없는 것이 아닐까?

    자유의지는 있는가? 없는가? 이 문제에 대한 진화생물학자의 대답은?
    만약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없다면, 인간 세계의 질서 잡힌 공동생활은 과연 가능할까?


    “도덕적 태도란 사리私利에 불과하다.” 빈 대학 교수이자 진화생물학자인 프란츠 부케티츠에게 자유의지란 진화 과정을 통해 생성된 환상이다. 이 입장을 받아들이면 우리의 법체계 등에 광범위한 결과를 불러오게 될 것이다.
    ― 쥐드도이체 차이퉁


    자유란, 의지란 무엇인가? 인간에게는 정말로 ‘자유의지’가 있는가?
    ― 진화생물학자가 말하는 자유의지 문제, 도덕규범과 이원론에 대해 반기를 들다!


    신간 [자유의지, 그 환상의 진화]는 얼핏 보기에 위험천만한 내용을 담고 있으나 진화론과 철학, 사회학적 사유라는 방대한 주제를 풍부한 인용과 사례로 쉽고 압축적으로 전달하는 장점을 지닌 책이기도 하다. 진화생물학자인 저자 프란츠 M. 부케티츠는 기존에 우리가 무의식적, 암묵적으로 동의해온 견해, 즉 “인간에게는 자율적인 행동 능력이 있다”는 것에 반기를 든다. 이러한 기존의 견해에 따르면 우리는 어떤 판단과 결정, 행동까지도 우리의 이성적·의식적 판단에 따라 자유롭게 할 수 있으며, 바로 이러한 인간의 행동 능력이야말로 인간을 여타의 동물과 구분되게 하는 우월적 특질이자 인격체로 특징짓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네가 원하기만 한다면 너는 그것을 할 수 있다”는 자명한 테제에 대해 반기를 들면서 그 허구성을 밝힌다. 본의 아니게 자동차에 아이를 두고 내린 아빠, 자기 목숨을 끊으려고 기차에 몸을 던지는 사람은 과연 자율적으로 행동한 것인가? 저자는 이러한 판단하기 곤란한 문제들을 제시하면서, 이 문제에 대해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다”는 답을 해결책으로 내세우려면 그들이 그러한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있도록 동일한 가치를 지니는 또 다른 선택지들이 존재해야만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단지 ‘그것, 그 행위’만을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 처한 인간에게는 결코 ‘자유의지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과거의 낡고 해묵은 ‘자유의지’ 이데올로기를 최신 뇌 과학 연구 성과와 각종 생물학적 실험 결과들, 즉 진화생물학적 사실을 통해 반박하고 논증한다.
    결국 저자는 인간에게는 자유의지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은 자유의지를 갖고 있다’고 믿는 환상을 진화시켜왔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우리가 스스로를 자유의지의 주체로 인식하게 된 것은 수세기 전부터 전해 내려온 사고방식에 기인한 것으로, 이러한 이념은 그 사회의 ‘도덕관’과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 만약 어떤 사람이 도덕 원리를 해치는 잘못된 행동을 한다면 사회는 그 사람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데 그 까닭은 그가 책임 능력, 즉 무슨 일이든 자유롭게 할 ‘자유의지’를 가진 존재이기 때문이다. 결국 형법은 바로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이념에 의거해 있다.
    부케티츠는 우선 자유의지에 관한 논의의 역사를 철학사적으로 조명(소크라테스-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아우구스티누스-칸트-쇼펜하우어 등)함으로써 자유의지 문제가 그간 어떤 궤적을 밟아왔는지 추적하는데, 결정론과 예정설, 심신이원론, 양립가능론 등의 이념 속에서 ‘의지’ 혹은 ‘자유의지’가 어떻게 다뤄져왔는지 보여준다. 이 가운데 저자의 생각을 가장 잘 대변해주는 것은 쇼펜하우어의 목소리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지만, 우리가 무엇을 원하든 그것은 세계의 철저한 인과성에 의해 확정되어 있다.”
    (/ p.36)

    물론 우리 모두는 오래도록 행복하게 사는 것, 건강한 삶, 아름다운 집, 직업을 통한 성공, 많은 재산 등 꽤 여러 가지를 ‘원한다’. 개중에 어떤 이들을 한 번쯤 달나라에 가고 싶다거나, 샌드라 불럭과 하루 저녁을 보내고 싶다거나 혹은 어떤 정치인을 죽이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힐 수 있다. 그러나 안팎의 기본 조건, 즉 자신의 재능과 사회적 환경이 그때그때의 ‘의지에’ 장애가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 p.21)

    만일 우리가 자율적이고 자유로운 의지를 소유하고 있다면, 우리는 예기치 못한 달갑잖은 많은 사건(천재지변으로 인한 비행기 추락사고 같은 것)에 대해서도 …… 면역이 되어 있을 것이다. ……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가 흔히 허울 좋게 말하듯이 우리는 모든 것을 우리의 “통제하에” 두고 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 p.79)

    ‘본성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인간은 없다. 즉, 자유의지는 환상일 뿐이다!
    - 진화생물학자가 밝히는 뇌의 진화, 그리고 환상의 진화


    저자가 전하는 몇몇 철학자들에 따르면, “인간은 자기 자신을 자신의 고유한 본성에서 해방시켜야” 한다. 이는 철학사에서 늘 반복되는 언급이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많은 신학자와 도덕철학자들이 사람들에게 요구하는 덕목이다. 인간은 숭고하고 아름다운 존재이므로 천박한 욕망을 스스로의 이성으로 극복해야 하며, 다행히 우리의 의지는 완벽한 존재인 신의 질서를 따르도록 예정된 세계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저자 부케티츠는 이러한 이념에 대해 “솔직히 그러한 이념은 우리가 고유한 본성을, 이른바 우리 자신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과 우리가 우리 자신을 초월한 의지 작용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역설하면서, 과연 어떤 인간이 자신의 본성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느냐고 되묻는다. 인간은 있는 그대로의 자기 모습일 뿐, 다른 무엇이 될 수(자신을 초월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인간,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 인간은 결국 진화생물학에 따르자면, 원숭이로부터 오랜 시간 동안 서서히 진화해서 오늘날에 이른 바로 그 인간이다. 이 인간은 자신의 본성과 생물학적(개체발생사와 계통발생사) 내력에서 벗어나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기반과 역사 위에서만 사고하고 행동할 수 있다. ‘자유의지가 있다’는 믿음 역시 그러한 뇌의 진화에 따른 것으로, 인간의 뇌가 그러한 이념을 적응에 유용하다고 판단해서 선택, 진화시켰을 뿐이다.; “인간의 모든 활동은 진화에서 생긴 능력에 기인한 것이므로 그것들로부터 분리될 수 없다. 인간의 문화에서 다양하게 드러나는 두드러진 특징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생존만이 과제인 진화 전략의 정제물이다.”
    (/ p.42)
    저자의 이러한 생각은 베르벡의 인용구에서도 잘 드러난다. “글, 언어, 역사, 기억, 이 모든 것이 제아무리 큰 의미를 실제적으로 갖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들은 엄밀히 말해 신경망 속에 있는 ‘망상’이다.”
    (/ p.48)
    저자는 ‘환상’이라는 것의 일반적인 개념을 다루면서 그것이 ‘자유의지’라는 개념과 관련해 어떤 특별한 의미를 띠는지 살피고, 이어 ‘생명체의 진화’에서 나타난 우연과 필연의 관계를 따져본다. 저자는 진화의 화살표가 결국 ‘인간’을 향하고 있다는 ‘인간 중심적 사고’의 허상에 대해서도 과학적 견해를 밝히고, 나아가 인간 정신의 진화 과정을 소개함으로써 ‘자유의지’라는 환상이 인간의 정신 작용에 어떻게 깃들어 인간에 내재화하게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저자가 강조하는 결론은 바로 환상의 유용성이다. 그것이 단지 자기기만일 뿐일지라도 ‘환상은 전적으로 유용하다’는 것이다. 신은 만들어졌지만 그 만들어진 신은 인간에게 쓸모가 있다. ‘인간은 자유롭다’는 환상 역시, 인간의 삶에 유용하다. 반대로 말하면, 그 유용성 덕택에 현재의 인간은 그러한 이념을 갖고 사는 것이다.

    잘못된 믿음이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없는 것보다는 낫다. 다시 말해 스스로가 무지하다고 느끼는 상태는 스스로가 알고 있다고 느끼는 것보다 더 나쁘다. 알고 있다는 느낌은 당연히 당사자를 안심시킨다. 오류와 기만이 어떤 식으로든 삶에 기여하는 것으로 증명되는 한(혹은 적어도 어떤 분명한 불이익을 가져다주지 않는 한), 어쨌든 진화는 그것들에게도 광범위한 공간을 제공해준다.
    (/ p.68)

    믿음이 산을 옮겨놓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믿음은 생활 형편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마음의 의지가 되는 상태를 가져다줄 수 있다. 이것만 해도 어디인가. 반대로, 불공정한 세계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불공정함을 지닌 세계가 곧 자신을 덮칠 것이라는 견해를 신봉하는 사람은 만족할 만한 인생을 살 기회가 거의 없으며 엄밀한 생물학적 의미에서도 생존에 별로 적합하지 않은 존재로 입증된다.
    (/ p.76)

    핵심을 말하자면 이렇다. 진화의 화살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만일 그런 것이 존재한다 해도 그것은 어느 특정한 방향을 향해 날아가지 않을 것이다. 인류를 포함해 지구에 있는 생명의 역사는 직선이 아니라 “지그재그 모양”이다. 진화에서는 ‘우연’이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진화가 전적으로 “무법칙적으로”, 전혀 비인과적으로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 가끔 특정한 방향이 강제될 수는 있지만 그래도 이후의 진행 과정을 미리 예측할 수는 없다.
    (/ p.84)

    나는 간혹 걱정이 된다. 자연에서 즐겨 비밀을 감지하는 그 모든 사람을 위해 우리 세계의 모든 일은 계속해서 철저히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싶어서 말이다. 합목적적 구조가 현명한 의도와 계획 없이 만들어질 수는 없다. …… 각각의 특수한 환경적 요소들과의 상호 작용 속에서 생명체는 구성과 기능 조건들에서 특정한 구조와 형태는 허락하지 않는다. 자칫 이를 허락했다가는 해당 유기체가 생존 능력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명체의 합목적적 조직을 이해하기 위해 자연에 어떤 의도나 계획이 있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진화에서는 많은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모든 것’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 p.95)

    자유의지 이념이 우리 뇌가 만든 것이며 “자유의지”가 독립적 실재라고 가정할 만한 어떤 불가피한 근거도 없음을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자유의지의 문제는 우리가 문화적 존재, 즉 정신에 대한 이론을 만들어냄으로써 문화와 사회를 구축하도록 해준 뇌를 지닌 존재라는 것에서 기인한다”는 싱어의 주장에 동의해야 한다.
    (/ p.126)

    따라서 우리가 모든 정신 상태를 우리 몸의 다른 상태들과 별개인 것으로 고찰하지 않고, 이른바 우리 몸의 다양한 부위에서 나오는 모든 감각을 “단지” 결정점으로만 고찰한다면 인간 정신의 수수께끼는 풀린 것이다. (인간) 정신은 자율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복잡한 신경 프로세스들을 토대로 그때그때의 총체적인 상태(통증, 편안함, 기쁨, 괴로움, 화, 분노 등)와 관련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특수한 방식으로 처리한다. 이 때문에 자율과 자유에 대한 주관적 느낌은 보통 우리의 생존에 기여하지만, 결국 그것은 바로 그 점 때문에 다시 우리를 속일 수 있는 프로세스들의 결과에 불과하게 된다.
    (/ p.136)

    그러나 안심하라, 우리는 바로 그 ‘환상’과 더불어 살아갈 것이다
    - 여전히 우리는 자유롭다, 우리의 균형 잡힌 공동생활은 계속 가능하다!


    의외로 저자 부케티츠는 전혀 비관적인 결론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는 인간이 가진, 어리석어 보이지만 유용한 환상의 실체(“인간은 자유롭다”)를 밝히면서도, 그러한 실체가 만든 문화와 이념이 결코 해묵은 철학 개념처럼 “우리 본성의 적대자”는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그것은 우리의 계통발생사적 유산을 함께 짊어지고 가는 파트너다.
    저자에 따르면, “어떤 현상을 (자연과학적으로) 설명한다는 것이 그 현상을 제거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어떤 파티에 초대된 손님들이 자신들이 의식하지 못한 여러 동기에 따라 의도하지 않고 파티 석상에 모였을 뿐이라는 게 밝혀지더라도, 파티가 그 의미를 상실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제 저자는 우리가 어떻게 어렵사리 깨달은 그 사실, 즉 ‘자유의지는 환상이다’라는 생각과 더불어 이전처럼 삶을 영위해갈 수 있는지를 밝힌다. 이때 그는 자유의 세 가지 지평을 소개한다. 그에 따르면, 우리는 ‘생각의 자유’, ‘결정의 자유’, ‘행동의 자유’라는 세 가지 자유를 갖는다. 즉, 우리는 대체로 자유롭게 생각할지라도 늘 자유롭게 행동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의 자유 앞에는 언제나 사회적·외적 상황이 놓여 있고, ‘사회적 동물’로서 진화해온 인간은 실제로 그러한 외적 상황에 의해 규정된다. 결국 우리에게 ‘자유의지’가 없다고 하더라도,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어지간한 공동생활과 규범 작동(범죄자 처벌 같은)은 여전히 가능하다. 또한 우리는 이러한 규제들에 대해 ‘억압’으로 느끼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생활 속에서 우리가 언제나 ‘스스로의 자유의지 문제’를 매 순간 숙고하고 결정하거나 행동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나아가 저자는 사회적 법체계와 규범 체계로까지 시선을 가져간다. ‘자유의지’ 이념을 국가는 어떻게 악용해왔는가? ‘자유의지 이념’을 매개로 국가가 개인을 어떤 방식으로 억압해왔는지, 저자는 묻는다. 저자는, 법률가들과 사회학자들에게 ‘생물학적 인간 이해’가 필요하다고 역설하기도 한다. 이러한 저변에는 오늘날 ‘법제화’라는 이데올로기가 인간의 진정한 지유를 망치는 도구가 되고 있지는 않는가 하는 반문이 아로새겨져 있다. 즉, 법률에 모든 판단을 맡겨버리는 “법제화된 세계”라는 위험이 각 개인의 행동반경을 철저히 제한하고 개인 간의 의사소통의 능력을 빼앗아가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현대 사회에 대한 뼈아픈 통찰이다.

    우리에게 어떤 행동의 부정적인 결과를 예상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사회적 동물로서 우리는 다양한 행동을 하지 않을 수 있다. 아니 어쨌든 그런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물론 우리가 많은 제한을 “자유”에 대한 위협으로 느끼는 것은 결코 아니다. …… “내가 감지하지 못하는 사슬은 사슬이 아니다”
    (/ p.164)

    순수하게 이론적인 지평에서 보면 자유의지의 문제는 그것이 제아무리 매력적이라 해도 우리를 실제로 불안하게 만들 이유가 없다. …… 많은 사람이 자신들이 그저 유전자와 뉴런과 호르몬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는 사실에 저항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문제는 이러한 저항이 동시에 자기의 고유한 삶의 토대를 몰아내려는 역설적 시도라는 점이다. …… “자유로운 결정이라는 것으로 나는 나라는 전 인격체에 의한 결정을 이해하는 것이지 내가 나의 유전적 체질, 교육, 원칙과 독립적으로 내리는 결정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나의 자유로운 결정은 상황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완전히 독립적인 결정이란 실로 무의미하다. 완전한 자유를 갈망하는 사람은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는 것이다. ……”
    (/ pp.176~177)

    우리는 항상 하던 일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때 우리는 예외 없이 우리의 충동에 따라 행하는 것이다. …… 그리고 이미 강조했듯이 특히 우리는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결정을 내릴 때 일반적으로 동족의 태도와 행동을 고려한다. 따라서 우리의 태도와 행동이 갖는 모든 충동에서 완전히 독립적인 “자유로운” 결정이란 실제로 자기모순이다. 우리가 “의지”라고 칭하는 것조차도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의 결과이다. 따라서 우리의 태도와 행동의 충동과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는 점에서 “자유의지”는 환상이다. 이와 함께 사는 것은 능히 가능하며 이는 실로 마땅한 일이다.
    (/ p.178)

    우리의 의지가 자유롭지 ‘않다’는 전제하에 우리가 어떻게 그리고 무슨 근거로 강간범과 살인범(도둑, 강도, 침입자, 사기꾼, 공갈범, 납치범)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 우리의 주제가 가진 복잡성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답변은 아주 단순하다. 그 대답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 의해 강간당하지 않기를 그리고 죽음을(도둑을, 강도를, 시기를, 공갈을, 납치를) 당하지 않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의도적으로든 그렇지 않든 간에 자신들에게 그런 행위를 한 사람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권리가 있다.
    (/ p.191)

    이미 분명히 밝혔듯이, 자유의지가 환상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갖는다고 해서 범죄를 허용할 필요는 결코 없다. 그러나 콜라우슈의 이념 같은 것은 예나 지금이나 전적으로 존재한다. 국가, 나아가 모든 국가에는 국민을 길들이려는 경향이 내재해 있다. 이로부터 너무나도 자주 나타난(그리고 나타나는) 결과는 개인의 억압이다. 이와 동시에 국가를 대표하는 사람들은 특히 입법자들은 자신들이 “국민의 의지”에 따라 행동한다는 인상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마치 국민이 ‘의지’를 가질 수 있는 것처럼!). 우리 인간은 원숭이다. …… 우리 존재의 생물학적인, 나아가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결정 요인들을 무시하고 인간, 즉 모든 개인이(!) 오성과 자유의지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어떤 순간에도 자율적으로 결정을 내린다는 것을 엄격하게 고집한다면, 자유의지라는 이념은 항상 위험한 것이 된다.
    (/ p.202)

    목차

    서론 | 당신은 정말 자유로운가?

    1. 자유의지, 있다? 없다?
    자유의지에 관한 철학자들의 생각
    본성에서 자유로운 인간은 없다

    2. 자유의지는 환상이다
    신의 유용성 - ‘필요한 신’의 탄생
    “미신 역시 ‘믿음’의 한 형태일 뿐…”
    어째서 우리는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어야 하는가?
    ‘세계는 공정하다’라는 믿음 혹은 환상의 용도
    그것은 결국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일?!

    3. 우연과 필연
    진화의 화살표는 인간을 향해 있었다?
    진화는 맹목적이고 근시안적인 건축
    진화에 ‘의도된 목적’은 없다
    큰 여파를 지닌 “작은 걸음”
    결국 모든 것은 교착 상태에 빠진다

    4. 인간 정신의 진화와 수수께끼
    뇌에 달려 있다
    뇌와 정신의 단일성
    인간 정신의 수수께끼는 이미 풀렸다
    모든 행동은 신경 프로세스가 결정해놓은 것

    5. 의지의 부자유, 환상의 진화
    의미를 추구하는 형이상학적 인간들
    누가 이 세계의 불가사의함을 설명해줄 수 있는가?
    호모 파베르, 자유의지의 기원
    자유의 세 가지 지평 ― 생각의 자유, 결정의 자유, 행동의 자유

    6. 의지의 비자유, 환상과 더불어 사는 삶
    유전자와 뉴런과 호르몬 또는 우리 자신
    강간범과 살인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 이유
    자유의지 이념의 위험하고 어두운 본색

    후기 | 자유와 존엄성의 저편

    저자소개

    프란츠 M. 부케티츠(Franz M. Wuketits)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55.01.05~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세계적으로 저명한 진화생물학자이자 과학철학자로서, 오스트리아 빈대학의 생명과학과 전임교수이며 여러 대학에서 초빙교수로 강의하고 있다. 알텐베르크에 위치한 콘라드로렌츠 진화.인지과학연구소의 부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진화론, 진화인식론, 진화윤리학, 사회생물학 등 횡단적이고 비판적인 사유가 요구되는 새로운 학문 분야들에 도전해 왔다. 수십 권의 도서를 집필했으며, 그 중 [사회생물학 논쟁] [자연의 재앙, 인간] [진화는 진화한다] [자유의지, 그 환상의 진화][이타적 과학자] [멸종, 사라진 것들] 등이 국내에 번역.소개되어 있다.

    생년월일 -
    출생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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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마포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철학과에서 수학했다. 독일 괴팅겐 대학교에서 제1전공 철학, 제2전공 고전문헌학(라틴어)으로 학사 및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제1 전공 철학, 제1부전공 고전문헌학(라틴어), 제2부전공 사회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저서로는 박사 학위 논문 Das Problem des Skeptizismus bei Descartes und Locke, 역서로는 데카르트의 ["성찰"에 대한 학자들의 반론과 이에 대한 데카르트의 답변], [의식의 재발견]이 있으며 주요 논문으로는 "홉스의 도덕철학과 유물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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