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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작가 김성종의 하드보일드 추리소설『제5열』제2권. 1970~80년대를 풍미한 대중문학가 김성종의 이 소설은 한국 근현대사의 질곡을 반영한 내용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인 하드보일드물의 걸작이라는 점에서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작가 특유의 스피디한 문장과 치밀한 구성, 냉혹한 묘사가 돋보인다.

이 소설은 Z라는 범죄 집단, 이른바 제5열이 한국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국제음모를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살인청부업자 B와 그를 쫓는 최진의 추격전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이 소설은 Z라는 범죄 집단, 이른바 제5열이 한국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국제음모를 적나라하게 파헤침으로써 종래의 추리소설과는 그 차원을 달리하고 있다. 이 추리소설은 스피디한 문장, 치밀한 구성, 냉혹한 묘사로 김성종의 기량이 최대한 발휘된 작품이다.
제5열은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인 하드보일드물의 걸작이라는 점에서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살인청부업자 B, 그리고 그를 쫒는 최 진의 추격전은 책을 펼치는 순간부터 닫을 때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드릴의 연속으로 독자들을 열광의 도가니 속으로 몰아넣는다.
金聖鍾은 최고의 추리소설 작가이자 1970～80년대를 풍미한 최고의 대중 문학가이다. 당시 스포츠신문에는 항상 그의 소설이 연재되었고, 그의 소설로 만든 TV드라마 <여명의 눈동자>, <제5열>은 한국 근현대사의 질곡을 반영함으로서 국내외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1981년 10월 1일자 일본의 아사히신문은 김성종의 <제5열>에 대해 순문학 중심의 한국문단에서는 아직 이단적 존재이지만 학생과 샐러리맨 층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며 이 소설이 김대중 납치사건을 다룬 것 같다는 기사를 한 면 전체에 걸쳐 크게 보도하였다.

극비회담(極秘會談)
다비드 킴
비정(非情)의 얼굴
X의 비밀
무서운 흑막(黑幕)
고독한 투혼(鬪魂)
회전목마(回轉木馬)
킬리만자로

한 시간이 지났을 때 마침내 515호실의 문이 열리면서 한 사내가 나타났다. 안에서 지키고 있는 경호원인 것 같았다. 그들은 문 앞에서 몇 마디 잡담을 나누더니 안에서 나온 경호원은 화장실로 가고 밖에 서 있던 경호원은 그대로 그 자리를 지켰다. 순간 그때까지 침대위에 비스듬히 누워 있던 다비드 킴이 재빨리 몸을 일으켰다.
그의 다음 행동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기민했다. 슈트케이스를 들고 밖으로 나온 그는 화장실 쪽으로 다가갔다. 조금 전에 화장실로 들어갔던 경호원은 대변실로 들어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다비드 킴은 빈 대변실로 들어가서 슈트케이스를 열고 구겨진 흰 가운을 꺼내 입었다. 그리고 검은색 가발과 안경도 꺼내 썼다. 마지막으로 청진기를 한 손에 들자 그의 모습은 영락없이 의사처럼 보였다.
그렇게 차리고 대변실을 나오기까지 1분도 채 안 걸렸다. 화장실 안에는 그때까지 다행히 사람이 없었다. 그는 슈트케이스를 쓰레기통 안에 숨겨놓은 다음 복도를 내다보았다. 마침 의사 하나가 간호원실 쪽으로 가고 있었으므로 그는 재빨리 복도로 나와 자연스럽게 그 의사 뒤를 따라갔다. 그의 왼손은 주머니 속에 그리고 오른손은 청진기를 들고 있었다.
“수고하십니다.”
다비드 킴이 부드럽게 인사하자 경호원도 고개를 숙이며 웃어보였다. 그리고 그가 들어갈 수 있도록 문을 열어 주었다. 안으로 들어간 그는 병실을 둘러보았다. 창가에 놓여 있는 침대 위에 X가 누워 있는 것이 보였다. 그밖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X는 죽은 듯이 누워 있었는데 산소호스가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그는 아직 살아 있는 것 같았다.
다비드 킴은 침대로 다가서서 시트를 걷어냈다. 그리고 주먹으로 X의 가슴뼈 아래 명치를 힘껏 올려쳤다. 충격에 X의 몸이 튀어 올랐다가 떨어졌다. 다시 한 번 명치를 후려치자 X는 몸을 한 번 부르르 떨고 나서 사지를 쭈욱 뻗었다.
킬러는 머리맡으로 다가가서 산소마스크를 벗겨낸 다음 이번에는 손바닥을 칼날처럼 세워 X의 목을 두 번 후려쳤다. 그러고 나서 청진기 줄로 그의 목을 칭칭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