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적립 안내

19시마(詩魔)에 들린 게임 같은 생

1990년 『창작과 비평』으로 등단한 김영산 시인의 세번째 시집 『게임광』. 이 시집을 열면 가상공간과 현실 공간을 넘나드는 비극적 세계가 펼쳐진다.

시마(詩魔)에 들린 게임 같은 생

1990년 『창작과 비평』으로 등단한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실험적이고 도발적인, 사이버시대를 종횡무진 누비는 무한한 상상력의 발화, 일명 〈게임시집〉으로 명명할 수 있는 우리 시단 최초의 시집.

이 시집을 열면 가상공간과 현실 공간을 넘나드는 비극적 세계가 펼쳐진다. 가상공간의 시가 게임 세계를 통한 현실 비판(1부)을 지향한다면, 현실 공간의 시는 자연의 야생적 원리에 대한 천착(2부), 시적 자의식을 매개로 한 내면 성찰(3부), 생활의 발견과 연관된 인생에 대한 통찰적 인식(4부) 등을 지향한다. 이들 가운데 각별히 전경화된 것은 시집의 표제에서도 드러나듯이 가상공간에서 펼쳐지는 게임의 상상력이다. 게임의 세계를 시의 문맥에 수용한 양식을 게임시라고 한다면, 게임시는 다양한 문화 현상들과 교섭해 온 우리시의 오랜 전통 가운데 하나로 간주될 수 있다. 멀리 거슬러 올라가면 문인화의 전통도 그러하려니와, 1990년대 이후 전경화 되기 시작한 시와 사진, 시와 영화, 시와 사이버 공간의 교섭은 다른 예술 장르나 문화 현상들을 시에 수용함으로써 시적 리얼리티를 확대하는 계기를 가져왔다. 실제의 현실뿐 아니라 가공된 예술, 혹은 다양한 문화종들을 시적 대상으로 간취하면서 메타적 상상을 시도했던 것이다.
게임 세계를 통해 말하든 현실 세계를 통해 말하든 시적 자의식으로 말하든, 김영산의 시에서 빈번히 등장하는 고통스런 삶의 여건들은 그것을 통해 오히려 희망의 세계를 꿈꿀 수 있다는 점에서 비극적 세계관과 관련된다. 그런데 시인에게 “부두”를 떠나는 일은 시를 쓰는 일과 다르지 않기 때문에, 시인은 “당신과 이별을 달래 줄 독한 시”를 찾기 위해 “시마(詩魔)에 걸린 시인처럼” 살아가고자 한다. 하여 시인은 비록 비극적인, 혹은 장난스런 게임 같은 현실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운명이지만, 시마(詩魔)에 들림으로써 끝내는 “북두”처럼 밝은 빛의 세계를 지향할 수 있는 것이다.

I
게임광 1 ──── 13
게임광 2 ──── 14
게임광 3 ──── 17
게임광 4 ──── 19
게임광 5 ──── 21
게임광 6 ──── 23
게임광 7 ──── 24
게임광 8 ──── 27
게임광 9 ──── 28
게임광 10 ──── 30

II
까치들의 집단적 공격성 ──── 35
흰 매 ──── 36
파편 ──── 38
풀독 ──── 39
멀리 돌아가는 성 ──── 40
유리왕 「황조가」를 다시 보다 ──── 41
영흥도 소사나무를 위한 기도 1 ──── 42
영흥도 소사나무를 위한 기도 2 ──── 43
영흥도 농어바위를 위한 기도 ──── 44
타조 ──── 45
야콘 ──── 46

III
詩魔 - 죽은 나무 ──── 49
詩魔 - 겨울 낙산사 ──── 50
詩魔 - 석삼년을 바라본 돌 ──── 52
代書 1 ──── 53
代書 2 ──── 54
詩魔 - 고아 ──── 55
詩魔 - 수타사 십우도 ──── 56
詩魔 - 맨홀 ──── 57
詩魔 - 흰 매, 검은 매, 누런 매와 장군바위 ──── 58
이끼 1 ──── 60
이끼 2 ──── 62
오토바이 ──── 64
내 시가 나를 배반할 것을 안다 ──── 66
거미가 돼지를 만나다 - 석류 ──── 67

IV
라일락 한 그루를 나도 갖고 있지 ──── 71
나와 당신이 잘 다니던 산 ──── 72
파도 ──── 74
공무도하가 ──── 75
음반 ──── 76
미소 ──── 78
흰 배 ──── 80
근대는 바다로부터 온다 ──── 81
모든 근대문학은 魔法이 있지요 ──── 82
네 부두 ──── 84

해 설
시마(詩魔)에 들린 게임 같은 생 | 이형권 ──── 88

■ 시인의 말

시마(詩魔)에 걸려 게임광이란 시를 썼다. 나는 여전히 내 시가 낯설고, 낯선 시가 자꾸 나를 어디로 데려간다. 시는 나의 낯선 고향이다.
내가 20년을 산 젊은 날의 인천이여, 안녕. 세 권의 시집을 묶고 떠나왔구나. 멀리 있는 님이 더 잘 보이고, 가까이 있는 서울이 아직 낯설다. 그래도 시를 쓰리라. 젊은 날의 시여, 꽃이여. 비명(碑銘)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