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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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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어느 날, 유영은 문득 깨달음을 얻었다.
    “그래, 세상을 호령하던 권력도 부귀영화도 시간이 지나면 모두 사라져 버린다.
    가슴을 태우며 울던 사랑도 언젠가는 이렇게 끝나니 모든 게 다 허망한 꿈이로구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남녀 간의 사랑을 다룬 이야기는 많이 있다. 사람살이에 그만큼 사랑이 주요하다는 뜻이다.
    [운영전]은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고전 소설로, 궁녀가 주인공으로 등장해서 정인과 신분을 초월한 사랑을 나누지만 비극적으로 끝나는 사랑 이야기이다. 주인공인 운영은 조선 시대 세종의 셋째 아들인 안평 대군의 궁녀이다. 궁녀는 평생 결혼을 하지 못하고 주인인 안평 대군을 섬겨야 하지만, 운영은 이런 규율을 깨고 김 진사를 사랑하게 된다. 두 사람의 사랑에는 제약이 뒤따랐다. 그러나 운영은 목숨을 걸고 자신의 사랑을 키워 나간다. 같은 처지에 놓인 궁녀들이 두 사람을 도와 준다. 그러나 끝내 두 사람은 현실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한다.

    대부분의 고전 소설이 행복한 결말을 맞는 것과 달리 [운영전]은 비극으로 끝이 난다. 그러나 운영과 김 진사의 사랑은 죽은 후에 완성된다. 신선이 된 두 사람이 옛날에 살던 수성궁으로 내려와 과거를 회상하며 안평 대군과 함께 했던 시절을 추억하는 것이다.

    운영의 죽음은 단순히 신분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좌절이 아니다. 거기에는 이성에 대한 순수한 애정마저 감추어야 하는 유교 사회의 악습과 외부와 단절되어 살아가야 하는 궁녀의 억압된 삶에 대한 저항이 담겨 있고, 여성의 해방이라는 적극적 뜻이 담겨 있는 것이다.

    고전을 읽는 것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여행을 떠나는 것과 같다. [운영전]을 읽으면 우리는 조선 시대의 사대부들과 궁녀들이 어떻게 생활을 했는지 알 수 있다. 그들의 문화와 풍습은 바로 우리의 역사이다.
    운영처럼 온몸으로 자신의 운명에 맞선 인물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오늘날과 같이 변화된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목차

    머리말
    1. 수성궁
    2. 달밤에 만난 사람들
    3. 안평대군과 궁녀들
    4. 비밀
    5. 먹물 한 방울
    6. 상사병
    7. 서궁
    8. 우정의 힘
    9. 다시 만난 연인
    10. 담을 넘다
    11. 낌새
    12. 탄로난 비밀
    13. 영원한 사랑
    14. 영혼이 깃든 책

    본문중에서

    14. 영혼이 깃든 책

    두 사람의 이야기는 끝이 났다. 서쪽으로 기운 달이 세 사람의 얼굴을 비춰 주었다.
    그 때의 격정이 되살아난 듯 운영과 김 진사는 서로 부둥켜안고 울었다.
    슬픈 사랑의 이야기에 유영의 가슴도 미어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유영은 마음을 추스르고 두 사람을 위로했다.
    “두 분이 이렇게 다시 만났으니 소원이 이루어진 셈이로군요. 그런데 어찌 이리 한스럽게 우십니까? 두 분 사이를 가로막고 있던 대군도 안 계시고, 악독한 종도 없는데……. 혹시라도 인간 세상에 나오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워 그러십니까?”
    “그런 것이 아니라오.”
    김 진사가 말했다.
    “그런데 왜 그렇게 슬피 우시는 것입니까? 이제 그만 눈물을 거두시지요.”
    “고맙소. 우리가 이렇게 슬피 우는 까닭은 우리 자신들 때문이 아니라오.”
    눈물을 거둔 김 진사가 유영에게 인사를 하며 우는 이유를 설명해 주었다.
    “몰라서 그렇지 지하 세계의 즐거움도 이 세상 못지않답니다. 염라대왕도 우리를 불쌍히 여겨 극진히 대접을 해 주었지요. 그런데 하늘나라의 즐거움이야 오죽하겠습니까? 우리는 지금 하늘나라로 올라가는 길입니다. 그러니 인간 세상에 미련이 있을 리가 없지요. 다만 화려했던 수성궁이 이렇게 폐허가 된 걸 보니 허무한 마음이 들어 눈물을 감출 길이 없군요. 옛날 일이 떠올라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요.”
    “그럼 두 분은 원래 하늘나라의 신선이었단 말입니까?”
    유영이 깜짝 놀라 물었다.
    “네, 맞습니다. 우리는 원래 옥황상제님을 모시던 신선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상제께서 저를 부르더니 복숭아 세 개를 따오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욕심이 난 저는 시키신 것보다 더 많은 복숭아를 몰래 따서 운영과 나눠 먹었습니다. 그 일이 드러나 우리는 인간 세상으로 귀양을 온 것이지요. 이제 우리는 많은 괴로움을 겪고 죗값을 치렀습니다. 상제께서도 우리의 잘못을 용서하시고, 다시 삼청궁으로 불러 주셨습니다. 그 동안 지하 세계에서 머물던 우리는 이제 바람의 수레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길입니다. 그러던 차에 옛날에 놀던 곳에 들러 잠시 추억을 더듬어 본 것이지요.”
    말을 마친 김 진사가 운영의 손을 꼭 잡았다. 그리고 유영에게 간곡하게 부탁을 했다.
    “바닷물이 마르고 돌이 불에 녹아 없어져도 우리의 사랑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땅이 갈라지고 하늘이 무너져도 이 땅에서 못 다 이룬 우리의 사랑은 한이 되어 남을 것입니다. 다행히 오늘 저녁 이렇게 귀한 분을 만나 가슴 속에 쌓인 이야기를 모두 털어놓으니 맺힌 한이 비로소 풀어지는 느낌입니다. 그러니 이 또한 큰 인연이 아니겠습니다. 바라건대 손님께서는 이 글을 거두어 가셔서 널리 세상에 전해 주십시오. 이 글을 읽은 사람들이 우리의 처지를 이해하고 동정해 준다면 목숨을 건 우리의 사랑은 헛되지 않을 것입니다.”
    말을 마친 김 진사는 취한 몸을 운영에게 기대고 시를 한 수 읊었다.

    꽃이 진 허공에 참새와 제비가 날고 / 봄 풍경은 옛날과 같은데 주인은 가고 없구나.
    하늘 높이 솟은 달이 차가운 기운을 내뿜어도 / 푸른 이슬은 아직 날개옷을 적시지 않았네.

    운영이 그것을 이어받아 시를 지었다.

    고운 꽃과 버들 봄빛을 머금어 새로운데 / 화려하던 옛날 일들 꿈마다 찾아오네.
    오늘 저녁 이 곳에 와 옛 추억을 떠올리니 / 눈물이 흘러내려 수건을 적시누나.
    (/ 본문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2~
    출생지 경상남도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경주 근처의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엄마가 된 후 동화를 쓰기 시작해서 MBC 창작동화 공모전 장편부문 대상, 아이세상 공모전 대상을 받았습니다.
    더 좋은 작가가 되고 싶어 단국대학교 대학원에서 아동문학을 공부하였고, 지금은 경북 영양에서 농사를 지으며 글을 쓰고 있답니다. 지금까지 낸 책으로는 [파란 눈의 내 동생] [사자를 찾아서][시계 속으로 들어간 아이들][작은 낙타 아저씨] 등 여러 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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