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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일기 : 초보의사의 서울대병원 생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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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홍순범
  • 출판사 : 글항아리
  • 발행 : 2008년 12월 12일
  • 쪽수 : 328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54607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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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시종 압도적인 인문학적 진정성이 일관되고 있다. 의학도로서의 냉정한 로고스와 필자 특유의 인간적 페이소스가 마치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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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사항

이 책에는 시종 압도적인 인문학적 진정성이 일관되고 있다. 의학도로서의 냉정한 로고스와 필자 특유의 인간적 페이소스가 마치 백지 위의 그림처럼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독자들은 책을 읽으며 문득문득 생각하게 될 것이다. 의사는 어떻게 빚어지는가? 한 인간의 성장은 어떠한 감동과 아픔으로 점철되고 있는가?
-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저자


소통의 부재는 의사와 환자 모두를 피로하게 만들 뿐이다. 이런 가운데 저자는 소통의 다리 역할을 하고자 자신의 몸을 던진다. 초년병 의사인 인턴의 시각으로 우리나라 병원 사회를 여과 없이 그려냄으로써 둘의 간극을 좁히고자 한다. 책을 덮는 순간 우리는 알게 될 것이다. 의사와 환자는 모두 병이라는 적과 싸우는 연합군이라는 사실을….
- 김혜남 정신분석 전문의.『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저자


종합병원이란 곳은 삶의 희로애락과 생로병사가 팽팽하게 압축돼 있는 곳이다. 그곳에서 대학을 갓 졸업한 병아리 의사는 인간의 생명을 다룰 자격이 있는 진짜 의사로 성숙해 가고, 또한 한 명의 인간으로서 성숙해 간다. 이 책에는 그 과정이 조금의 가감도 없이 눈에 보이듯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누구에게나 껍질을 벗고 진짜 삶의 현장으로 진입해야 되는 시기가 있게 마련이다. 의사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자신의 영역에서 '삶의 인턴' 과정을 겪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모든 인턴 과정에 대한 은유라고 할 만하다.
- 고경남 소아과 전문의.『남극 산책』 저자

책소개

순박하고 평범한 의사의 성장기록 ‘인턴시절’!

환자와 의사는 서로의 입장이 되기 전까지 상대방을 이해하는 일이 어려울 수 있다. 이 책은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멋지고, 지적이고, 부유한 의사의 모습 대신 전문의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인턴의 힘든 생활과 속내를 진솔하게 풀어내고 있다. 저자가 1년 동안의 수련과정 중 겪은 이야기를 모아 출간된 이 책은 병원내의 소소한 생활상을 과장 없이 기록하고 있다. 의사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 아프고, 힘든 시기를 이겨내는 그들의 이야기는 감동과 재미를 함께 느끼기에 충분하다.

출판사 서평

인턴의사의 전 과정이 숨김없이 기록된 15권의 수첩
다시 나오기 힘든 희귀한 자료를 재구성한 리얼 메디컬 드라마
'첫마음'이 그리운 이들과 '삶의 인턴'을 밟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건네는 현장감 넘치는 위로

이 책은 새내기 의사가 대학병원의 각 과를 두루 거치며 틈틈이 기록한 15권의 수첩을 바탕으로 1년간의 인턴 생활을 그린 희귀한 보고서다. 삶의 희로애락과 생로병사가 팽팽하게 압축된 종합병원에서 병아리 의사는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진짜 의사로, 한 명의 인간으로 성숙해 간다. 그 과정을 조금의 가감도 없이, '작가'의 입장이 아니라 '학자'의 입장에서 담담하게 묘사한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무엇보다 환자들과 마주한 의사의 머릿 속에서 어떤 생각들이 오가는지, 의사들끼리 있을 때 무슨 대화가 오가고 그 속에서 환자들은 어떻게 그려지는지, 의사들이 보고 느끼고 평가하는 병원이라는 제도와 환자들의 특징은 무엇인지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환자 앞에서 쓰는 객관성의 '가면'을 벗은 맨얼굴의 의사들을 만나볼 수 있어 흥미롭고, 고통과 치유 나아가 병을 매개로 해서 공동체적인 삶을 꿈꾸는 휴머니스트의 애틋한 감정과 가슴 뭉클한 사연들을 들을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인턴이기 때문에 일반인의 시각에 가장 가까운 내부자의 눈으로 관찰한 병원의 모습을 보여준다. 기증받은 시신에서 안구를 떼어내며 시체도굴꾼의 끔찍함을 상상하는 장면, 응급실이 미어 터지는 날 애매한 환자를 두고 서로 담당이 아니라고 미루는 의사들, 아는 사람을 통해서 온 환자가 아니면 돌려보내라고 명령 내리는 어떤 레지던트, 큰 병원에 병상이 있는지 알아보지도 않고 무조건 환자를 밀어내는 일부 지방병원의 행태 등이 극사실주의 흑백영화처럼 펼쳐지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이 책은 병원도 똑같이 우리 사회의 한 축도이며, 그 속에서 한 명의 의사라는 그릇이 어떤 육체적인 고통과 마음고생을 치르며 만들어지는지를 보여준다. 누구나 겪게 마련인 고통스럽고 어두운 터널, 그러나 지나고 보면 그 입구가 선연하게 빛나 보이는 어떤 한 시절에 대해서도 물론이고.

목차

여는 글

제1부 인턴, 잔치는 시작이다 - 의사 시험
의사 국가고시 / 인턴이라는 이름의 유래 /‘애니’부터 ‘콧줄’까지?/ 왠지 우울한 출근 전야

제2부 흡혈귀의 본능 - 안과
퐁당퐁당과 풀당 / "저 환자 눈썹 왜 깎았어?"?/ 정맥주사 / 주문의 불문율 / 의사는 케토톱이 아니다 / 호두껍질의 미소 / 직업병 증상 / 전화통에 불나다 / 휠체어 체험기 / "안구 떼러 가"

제3부 초심자의 마음 단련 - 소아 흉부외과(중환자실)
수요일을 줍다 / 자신감 완전 상실 / 긴급 상황 / 아이의 눈 / ‘지겨워’에 대한 납득 / 굶주린 도적 떼 / 거미 모양의 냉기 / 중국집의 논리 / 어설프나마 사랑일까?

제4부 무협선수의 탄생 - 내과-중환자실
조용한 전쟁, 잊혀진 장군들 / 무협선수의 탄생 / 피투성이 오후

제5부 비몽사몽 클럽 - 일반외과
공간 건축학적 접근 / 침대쟁탈전 / 폭포수에 대한 추억 / 불편한 적자 공식 /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기도 / 딜레마

제6부 월든에서 명상하기 - 제주의료원 파견
여기가 낙원인가 / 스타카토식 보고서 / 정신과와의 만남 / 아픈 기억 / 누구에게나 엄마가 있다 / 가운에 대한 변명 / 운명의 여신이여 / 저 구름들 위에서…

제7부 남자상, 여자상 차려라 - 마취과
다시 서울로 / 마취와 철판요리 / 수비수도 격려가 필요해 / 조금 더 안다는 것 / 여의사는 원더우먼이 아니다 /?소리와 맛의 향연 / 진로에 대한 고민

제8부 갈등의 순간들 - 응급의학과
가위 바위 보 / 유비무환 / 응급실 교통 정체 / 돌이킬 수 없는 / 마음의 박수 / 거울의 메시지 / 두드리면 열릴 것이다 / 반전 드라마 / 우리에게도 예외는 없다 / 쯔쯔가무시병 / "신환이요!" / VIP 증후군

제9부 환자와 시험의 갈림길 - 신경외과
신경외과 가정주부 / 대리 출석 / 24시간의 기적 / 누구는 새벽에 피 뽑고 싶은 줄 알아요? / 심란한 메뚜기 / "저 아뻬인데요"?/ 씁쓸한 무용담 / 운명의 사다리

제10부 한밤의 환자들 - 보라매(응급실)
불리한 입장 / 장갑은 두겹으로 / 소통의 실패 / 도망간 감기 / 보람 있어서 보라매 / 레지던트 선발시험 / 문이 열리다 / 곤혹스러운 복창 / 어떤 레지던트 / 크리스마스의 환자들 / 아동학대 신고의무자 / 중년 여인의 발길질 / 씁쓸한 기대

제11부 인턴의 종착역 - 보라매(소아과)
정맥주사의 새로운 경지 / 내공 불변의 법칙 / 녹초가 된 아기 앞에서 / 봉창 두드리지 마세요 / 불쌍한 방법도 가지가지 / 마법의 야자수 열매 / 역지사지 / 묘한 인연 / 너무 잘하지 마라 / 되살아난 악몽 / 1년간 수고했다

닫는 글
부록 - 의사들이 과학으로 생각하는 것

본문중에서

"드디어 나도 경험하기 시작했다. 말로만 듣던 인턴의 직업병 증상. 사람을 보면 팔과 손의 혈관 상태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자동적으로 그랬다. 환자들뿐이 아니었다. '저 교수님 혈관 좋으시네.' 입맛을 다시게 되고 주사바늘을 꼽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 p.53


"중환자실은 너무나 삭막했다. 규칙적으로 울리는 기계음들을 제외하곤 시간마저도 얼려버릴 듯 차갑도록 고요했다. 전임 인턴을 따라다니다가 병상에 있는 한 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병마에 오랫동안 묶여 있는 듯 사경을 헤매는 그 눈은 이미 아이의 것이 아니었다. 생의 고통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경험한 듯한, 그리고 어쩌면 죽음의 고통마저도 알고 있을 것 같은, 그런 노인의 눈이었다. 내겐 그렇게 보였다. 그 눈이 나를 두려워하고 있었던 것인지 내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던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 날 소아 중환자실 밖으로 나오자 가슴이 죄이기 시작했다. 이윽고 안과로 돌아왔을 때에는 가슴이 꽉 막혀 있었다." - p.69


"그 때 심폐소생술을 지휘하던 선생님이 소아 중환자실에 있는 혈액 검사기계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소리가 내 귓구멍으로 쏙 들어왔다. 내가 끼고 살다시피 하는 바로 그 녀석 아닌가! 그 기계라면 자신 있었다. 드디어 내가 기여할 수 있는 일이 생겼다. 재빨리 중환자실로 내달렸다. 나란히 놓인 두 대의 검사 기계 중에서 손잡이가 달린 놈을 골라, 전선을 뽑기 위해 뒤쪽을 살폈다. 그 모습을 본 간호사가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기계를 병동으로 가져가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베테랑 간호사 여럿이 합창했다.
"그거 못 갖고 가요!"
알고보니 다른 장소로 옮기면 복잡한 설치 과정을 다시 처음부터 밟아야 했다. 때문에 응급 상황에는 가져가보아야 소용없었다. 나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헤파린 처리된 주사기들을 한 움큼 쥐고 다시 달렸다. 계단을 몇 개씩 나는 듯이 뛰어올라갔다. 병실 안으로 숨을 헐떡이며 뛰어들었다. 그러나 그곳에선 이미 일반 주사기로 혈액을 뽑아 중환자실로 내려간 상황이었다. 나는 가져온 주사기들을 머쓱히 내려놓았다. 혼자서 쇼를 한 것 같아 민망했다. 바보가 된 느낌이었다." - p.80~81


"한 아이가 같은 자리에서 수십 번 주사바늘에 찔리는 광경을 목격했다. 실은 목격만 한 것이 아니다. 선생님들이 찌르는 동안 내가 아이를 붙잡고 있었다. 몸 속 깊이 위치한 중심 정맥에 바늘을 넣어야 했는데, 이를 위해 아이가 취해야 하는 목과 어깨의 특별한 자세가 있기 때문이었다. … 아이는 자세 때문에 정작 찌르는 선생님은 볼 수 없었다. 애꿎게도 붙들고 있는 내 얼굴만 자꾸 쳐다보았다. 나는 대체로 그 시선을 외면했다. 그러다가 가끔씩 아이의 눈을 쳐다보면 이번에는 아이 쪽에서 시선을 돌리곤 했다. 나와 시선을 마주쳐보아야 부질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라도 한 듯이…." - p.82~83


"개복수술은 그야말로 배를 갈라서 벌리고, 그 안의 장기들을 헤집으며, 자르고 꿰매고 지지는 과정이다. 굳이 비교하자면 가장 끔찍한 공포영화에서조차 차마 보여주지 못하는 광경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간혹 수술실에 견학 왔다가 기절하는 학생도 있었다. 이 때에도 뒤로 기절해야 한다. 그래야 혼자 다치고 마니까. 그런데 내가 학생 때 앞으로 실신하는 친구가 있었다. 대개 학생들은 멀리서 구경하지만 드물게 인턴 역할을 체험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친구가 인턴 자리에 들어서자마자 스르르 앞으로 기우는 것 아난가! 여학생이었는데, 맞은편 수석 선생님의 전광석화 같은 펀치가 가슴에 꽂혔다. 결국 뒤로 실신했다." - p.115


"그런데 할아버지가 귀도 어두우셨고 힘도 없으셨던 모양이다. 관을 빼자마자 쫙! 쫙! 약에 희석되어 묽어진 대변이 항문을 통해 발사되었다. 옆에 바짝 붙어 있던 친구는 화들짝 일어나 뒷걸음질쳤다. 그러곤 쭉쭉 분출되는 대변을 휘둥그런 눈으로 보고만 있었다. 그러다가 슬쩍 빠져나가려고 걸음을 옮겼다.
"사람을 이렇게 만들어놓고 어딜 도망가!"
갑자기 할아버지가 소리치셨다. 소리치는 와중에도 변은 계속 발사되고 있었다. 도망 나온 친구와 마주친 나는 사정을 듣는데 갑자기 너무 우스웠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어쩔 도리가 없었다. 회진 때 할아버지는 우리를 향해 쑥스러움이 밴 순박한 미소를 건네셨다. 그런데 당시엔 질문 하나를 애써 외면했던 것 같다.
'그 처참한 현장을 청소한 이름 모를 영웅은 누구였을까?'" - p.122~123


"아이 아빠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치료비의 반을 달라고 요구했다. 예상하고 있던 귀결이었다. 사람들은 의사들이 돈 때문에 치료한다고 말하고, 의사들은 사람들이 돈 때문에 항의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이 아빠의 요구를 직면하는 순간 그렇게 나쁜 뜻으로 들리지 않았다. 내게 절반을 요구한다기보다 오히려 책임의 절반이 그들 스스로에게 있음을 인정하겠다는 뜻으로 들렸다. 그러니 책임의 나머지 절반을 수용해 달라는 애절한 호소로 들렸다. 법적인 의미도 금전적인 의미도 아닌, 심리적인 의미가 가장 먼저 들렸다." - p.159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3종
판매수 2,087권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병원 신경정신과에서 전공의 과정을,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소아정신과에서 전임의 과정을 마쳤으며, 현재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교수로 일하고 있다.
여러 학술 논문과 전문 서적의 출간에 참여했고, 대중 서적으로는 갓 의사가 되었던 시절의 초심을 기억하고자 쓴 [인턴일기], 부모들에게 양육의 기본 원리와 기술을 전달하고자 쓴 [만능양육]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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