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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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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세상에 이런 일이! 삶은 계란에서 병아리가 나왔다고?
    옛이야기에는 이따금 말할 수 없이 게으른 사람들이 나와 이야기를 듣는 사람을 진저리치게 만든다. 등짐에 든 떡을 내리기가 귀찮아서 입을 헤 벌리고 있는 나그네에게 부탁했더니 자신은 느슨해진 갓끈을 고쳐 매기가 귀찮아서 입을 벌리고 있노라는 대답이 돌아온다거나, 북풍한설 한겨울에 옷 입기도 성가시고 문 닫기도 귀찮아서 그만 얼어 죽은 사람이 있다거나 하는 식이다. 그 착하기로 유명한 흥부도 알고 보면 뭐 얻어먹을 줄이나 알지 도통 일하는 법이 없는 게으름뱅이로 그려지고 있으니, 경지에 이른 게으름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긴 끄는 모양이다. 더욱이 오늘날처럼 속도와 생산력이 최고로 대우 받는 때라면 게으른 사람의 위상이 더 올라갈 만하다. 시대의 흐름을 거슬러 오르는 반항적 이미지를 가진다고나 할까?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의 주인공 이삼일 씨를 보시라. 씻지 않고 청소를 하지 않는 것은 기본, 이발도 하지 않고 음식쓰레기도 집 안에 고이고이 모셔 두며 재능 있는 만화가라면서 일도 하지 않는다. 그나마 목숨을 부지할 정도로 챙겨 먹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 따라서 집안에는 악취와 곰팡이가 만발하고 파리와 구더기의 출몰도 예사롭게 일어난다. 그렇다고 이삼일 씨가 구제불능의 무기력증 환자인 것은 아니다. 이발을 하지 않는 것은 “신체발부 수지부모”를 지키기 위해서이며 파리나 구더기와 동거를 마다하지 않는 것은 생명의 신비 때문이라고 나름의 변호에도 열심이다. 말하자면 이삼일 씨는 신념형 게으름뱅이인 셈이다.
    이삼일 씨는 어느 날, 달랑 두 개 남은 오래된 계란을 삶아서 하나만 먹고 하나는 남긴다. 그리고 빈껍데기에 곰팡이가 필 만큼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 버려야지 버려야지 하면서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와중에, 옥탑방 마루에서 열대야를 견디며 일을 하고 있던 밤에 그 일이 벌어진다. 오래된 달걀, 푹푹 삶은 달걀, 먹고 남은 껍데기에 곰팡이가 피고도 한참 지난 달걀, 그 달걀에서 병아리가 태어난 것. 오, 세상에 이런 일이! 삶은 달걀에서 병아리가 나오다니!

    입말의 즐거움이 살아 있는 신나는 이야기
    이삼일 씨도 물론 세상에 이런 일이! 하고 놀랐지만 그냥 놀라고 있을 수만은 없다. 당장 병아리가 달달 떨고 있으니 보금자리를 마련해 줘야 하고 창고에 있던 백열등을 찾아다가 체온도 유지시켜 줘야 한다. 게다가 놀랄 일은 그뿐이 아니다. 다음날 일어나보니 병아리가 한달은 자란 것처럼 커 있다. 이거 예삿일이 아니다. 곰곰이 생각하던 이삼일 씨는 이 병아리가 생명의 소중함을 지키며 살아온 자신에게 무언가 보답을 해줄 것이라 기대하기 시작한다. 삶은 달걀에서 나온 병아리가 그저 그런 병아리일 리는 없다, 그러니 다 자라면 황금닭이 되지 않을까!
    그런데 다음날 일어나보니 병아리는 그저 평범한 닭이 되어 있다. 잠깐 실망하던 이삼일 씨는 곧 다시 희망을 갖는다. 병아리는 이틀만에 암탉이 되었다. 암탉이 된 걸 보니 황금알을 낳아주려나 보다! 하지만 닭이 낳은 수십 개의 달걀은 그냥 평범한 달걀일 뿐, 이삼일 씨는 그 안에 뭐가 들었나 보려고 달걀을 몽땅 깨 보지만 역시 보통 달걀이다. 하루 더 기다려보는 수밖에. 그리고 다음날, 이삼일 씨가 일어나 보니 닭은 이미 죽어 있다. 상황 종료. 허무하기 이를 데 없다. 하지만 죽은 닭을 뒷산에 묻고 난 이삼일 씨는 조금 화를 내다가 또다시 반짝, 좋은 생각을 해낸다. 병아리에게서 또 무얼 기대하느냐 하면 그건 아니다. 이제 믿을 건 자신뿐, 삶은 달걀에서 나온 병아리 이야기를 모티브로 기막히게 재미있는 만화를 그리기로 결심한 것이다. 이만하면 정말 큰 선물을 받은 게 아닐지.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은 깜찍한 제목처럼 기발한 착상과 재미있는 이야기가 장점인 작품이지만 그보다는 다다다다 쉴새없이 쏟아지는 수다스러움이 훨씬 돋보인다. 삶은 계란에서 나온 병아리가 별다른 활약 없이 사흘 만에 죽고 말았다는 다소 심심한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온갖 속담과 격언, 시시콜콜한 설명을 곁들여 입말로 씌어진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입이 근질근질해지면서 맞장구를 쳐주고 싶어진다. 다섯 살부터 원어민 교사에게 영어수업을 받는 영어몰입교육 시대의 우리 어린이들이 과연 잘 따라갈 수 있을까 살짝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그러니까 더더욱 읽어볼 만하다.
    시종일관 헛발길질을 해대듯 공상과 몽상에 빠져 있는 이삼일 씨의 한심한 모습은 우스꽝스럽다 못해 안타깝기도 하지만 이런 대책 없는 몽상가야말로 진정한 동화 속 주인공이 아닐지. 어린이는 한 명도 등장하지 않지만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은 확실히 재미있는 동화다. [흥부와 놀부], [잭과 콩나무], [황금 거위]등 다양한 이야기가 스리슬쩍 끼어들어 내용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도 큰 장점.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어린이책작가교실에서 공부하고, [애벌레는 알고 있을까?]로 MBC 창작동화 대상을 받았어요. 그동안 지은 책으로 [나는 커서 어떤 일을 할까?] [왜 자꾸 짜증나지?]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100점짜리 맹일권] [우리 아빠는 택배맨] [너, 서연이 알아?] 등이 있어요.

    생년월일 1967~
    출생지 경북 김천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경북 김천에서 태어났습니다.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고, 대학원에서 미술 교육을 공부하고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미술을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립니다. 제5회 보림창작그림책 공모전에서 [아빠가 보고 싶어]로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그린 책으로 [나도 이제 1학년], [최현호는 왜 집에 돌아왔을까], [나는 백치다], [찐찐군과 두빵두], [웨이싸이드 학교 별난 아이들], [내 친구는 천사병동에 있다] 들이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simsimschool.com에 새로운 그림과 살아가는 이야기를 부지런히 싣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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