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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와 귀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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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인간의 원초적인 상실감과 그리움을 일깨우는 작품으로 ‘노스탤지어의 마법사’라 불리는 온다 리쿠의 단 하나뿐인 본격 미스터리 단편집이 출간되었다.
    수십 여 권의 소설을 집필한 관록 있는 미스터리 작가인 동시에 본인 자신도 열렬한 미스터리 애독자이기도 한 온다 리쿠. 그녀의 작가적 열망이 집약된 ‘본격 미스터리’ 선집 [코끼리와 귀울음]은 5년간에 걸친 연재 끝에 한 권의 책으로 묶여진 단편집으로, 온다 리쿠 본연의 미스터리한 색채에 ‘본격’적인 면모가 더해져 더더욱 특별한 분위기를 띠고 있다. 이 책은 2000년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10’ 5위, 2001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6위에 랭크된 바 있다.

    온다 리쿠의 매력적인 캐릭터와 다시 만나다!

    [코끼리와 귀울음]에서 온갖 사건을 접하고 그것을 풀어가는 탐정은 전직 판사 출신인 세키네 다카오와 그 가족인데, 이들 일가는 온다 리쿠의 다른 작품에서도 종종 등장하곤 한다.
    세키네 다카오는 온다 리쿠의 데뷔작 [여섯 번째 사요코]에서 묘하게 인상이 강한 조역으로 등장한 적이 있으며, 그에게는 세 명의 자식이 있다. 각각의 이름은 슈운(春), 나쓰(夏), 슈(秋). 검사인 큰아들 슈운은 우리나라에 소개되지 않은 중편 [PUZZLE]에, 변호사인 딸 나쓰는 [도서실의 바다]의 표제작에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작은아들 슈는 [여섯 번째 사요코]의 남자 주인공인데, 삼남매 중에서는 유일하게 이 [코끼리와 귀울음]에 얼굴을 내밀지 않아 팬들로부터 아쉬움을 산 바 있다. 그 대신 [메이즈]의 주인공 도키에다 미쓰루가 세키네 다카오의 산보 친구로 등장해서 다카오에게 묘한 추리 문제를 던진다.
    [코끼리와 귀울음] 중의 단편 [탁상공론]에서 출처가 불분명한 넉 장의 사진을 놓고 슈운과 나쓰가 벌이는 두뇌 싸움도 매력적이지만, 이 단편선의 주인공은 누가 뭐라 해도 날카로운 관찰력과 예리한 직관력을 자랑하는 멋쟁이 노신사 세키네 다카오일 것이다.
    말끔한 트위드 양복을 갖춰 입고 담배 대신 캐러멜을 우물거리며 아이들의 단편적인 대화나 편지 속의 한두 문장을 통해 사건의 이미지를 형상화하고, 머릿속에서 추리에 추리를 거듭해 범인을 밝혀내는 세키네 다카오의 모습은 애거서 크리스티가 창조해낸 명탐정 ‘미스 마플’에 못지않은 새로운 안락의자탐정의 전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본격 미스터리에 대한 온다 리쿠의 새로운 오마쥬!

    온다 리쿠는 사건이 일어나고 탐정이 추리를 통해 진상을 밝혀내는 ‘고전적 추리소설’이 아니라, 오래된 수수께끼가 존재하고 그것이 스토리 진행 과정에서 자연스레 밝혀지게 되는 ‘광의의 미스터리’로 자신만의 독특한 이력을 쌓아왔다.
    그녀의 소설을 보면 보통 어떤 수수께끼가 있고 그것을 추적하는 인물은 있어도, 그 인물이 탐정이 되어 추리를 하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명확한 진상조차 제공해주지 않은 채 작품을 마무리하여 일부 독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기까지도 한다. 하지만 [코끼리와 귀울음]은 온다 리쿠가 자신의 장점이자 한계였던 모호함을 벗어던지고 가장 논리적으로 구성해낸 ‘본격 미스터리’ 작품집이다.
    본격 미스터리는 ‘논리의 소설’이다. 작가는 사건의 단서를 공정하게 작품 속에 모두 제시하여 독자들의 흥미와 추리를 유도한다. 그리고 두뇌게임에 참여한 독자들을 교묘한 트릭으로 혼란시킨 후에 대단원에 이르러 비로소 주인공(탐정 등)을 통해 진상을 공개한다. 이때 독자들이 그 진상과 추리 과정에 대해 납득하고 감탄할 수 있어야 좋은 추리소설로서 인정받을 수 있다.
    이처럼 본격 미스터리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해결의 논리성뿐만 아니라 추리에 필요한 단서를 모두 제시할 것, 소설에 거짓을 쓰지 않을 것 등이 요구된다. 엘러리 퀸 시리즈처럼 “지금까지의 부분에서 추리에 필요한 단서는 모두 드러냈습니다. 자, 범인(혹은 진상)을 추리해 보십시오.”라며 독자들에게 도전장을 던지는 작품도 있을 정도이니, 수고를 아끼지 않고 머리를 써가며 작품을 읽은 독자들을 충분히 납득시키고 감복시키기 위해 얼마나 치밀해야하는지 가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온다 리쿠는 자신이 생각하는 본격 미스터리는 ‘설득’과 ‘납득’의 소설이라고 밝힌다. 세밀하게 살펴보면 논리적이지 못한 부분이 있다 해도, 소설을 읽고 독자가 그 안에서 ‘납득’을 하고 ‘설득’되기까지 한다면 그 본격 미스터리는 성공한 것이고, 그 ‘납득’에 ‘경탄’이 더해지면, 그것은 이미 본격 미스터리로서 걸작이라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코끼리와 귀울음] 역시 결국은 각각의 결말에 설득되고 경탄하게 되는데, 이것은 모두 ‘마법의 스토리텔러’라 불리는 온다 리쿠의 작가적 매력 때문일 것이다. 온다 리쿠는 독자를 어떤 분위기로 이끌어가는 능력이 실로 탁월한 작가이다. 독자들의 마음속에 감추어진, 혹은 감추고 싶어 하는 어떤 정서를 예리하게 포착하여 아름다움과 추함을 흩트려놓는다. 그런 ‘분위기’에 의해 구축된 세계는 온다 리쿠의 작품에서만 찾을 수 있는 서정성을 형성하고 있다.
    [코끼리와 귀울음]은 논리가 지배하는 본격 추리소설에 온다 리쿠의 특유한 분위기를 접목시켜 독자를 설득하고 납득시킨 후에 경탄하게 만드는, 그 어떤 작품보다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걸작 미스터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요변천목의 밤
    신 D고개 살인사건
    급수탑
    코끼리와 귀울음
    바다에 있는 것은 인어가 아니다
    뉴멕시코의 달
    누군가에게서 들은 이야기
    폐원(廢園)
    대합실의 모험
    탁상공론
    왕복 서신
    마술사
    작가 후기
    개정판 작가 후기
    역자 후기

    본문중에서

    “누가 자기 집에 온천을 끌어오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다카오는 당황했으나 무표정하게 대답했다.
    “……온천욕을 하기 위해서지. 여관까지 갈 필요가 없어. 집에 있으면서 24시간 온천을 즐길 수 있다. 호사가 따로 없지 않겠냐.”
    슈운이 쿡 웃었다.
    “네, 정답입니다. 하지만 아버지, 명색이 퀸 부자를 지향하시는 분이 그건 너무하잖아요.”
    “안다. 지금 생각 중이야.”
    다카오는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슈운은 고개를 앞으로 돌리고 느긋이 담배를 피웠다.
    “뭔가를 따뜻하게 하기 위해서, 는 어떠냐? 아열대 식물을 키우고 싶다. 온실을 늘 따뜻하게 유지한다. 딱 떨어지는 대답 아니냐.”
    떠오른 생각에 다카오는 고개를 들었다.
    슈운은 온화하게 미소 짓고 있었다.
    “……아니냐?”
    다카오는 팔짱을 끼었다.
    공기는 어디까지나 한가로웠다.
    땅울림 같은 음악을 꽝꽝 울리며 차가 다가왔다가 멀어졌다.
    다시 몇 분이 지났다.
    “이건 어때?”
    다카오는 고개를 들었다.
    슈운이 곁눈으로 아버지를 힐끔 보았다.
    “뭔가를 끌어올 수 있다는 건, 반대로 뭔가를 밖으로 내갈 수 있다는 이야기야. 즉 오가기가 가능하다는 뜻이지. 끌어오는 것처럼 하면서 사실은 뭔가를 몰래 밖으로 흘려보내고 있다. 이건?”
    슈운은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괜찮은 방향일지 몰라요.”
    “하지만 아니란 말이지.”
    다카오는 머리를 싸안았다.
    몇 분이 더 흘렀다.
    “으음.”
    다음 대답은 떠오를 성싶지 않았다.
    슈운이 입을 열었다.
    “아버지, 너무 어렵게 생각하신 거예요.”
    “퀸 경감이 되려면 멀었구나.”
    다카오는 한숨을 쉬었다.
    “제 답은 훨씬 간단해요. 누가 자기 집에 온천을 끌어오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건 구멍을 파기 위해서예요.”

    다카오는 아들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 사람이?”
    오늘 밤 그들을 초대한 집 주인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슈운은 무표정하게 그의 시선을 맞받아쳤다.
    아마도 아들이 근무 중에 보이리라 생각되는 표정이 순간 눈을 스쳤다.
    (/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온다 리쿠(Onda Riku)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64.10.25~
    출생지 일본 미야기현
    출간도서 115종
    판매수 36,806권

    1964년 일본 미야기현에서 태어났다. 와세다대학교 교육학부를 졸업하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소설을 집필, 1992년 일본판타지노벨대상 최종 후보에 오른 [여섯 번째 사요코]로 문단에 데뷔했다. 2005년 [밤의 피크닉]으로 제26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과 제2회 서점대상을 수상했고, 이듬해인 2006년 [유지니아]로 제59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2007년 [호텔 정원에서 생긴 일]로 제20회 야마모토 슈고로상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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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
    출생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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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매수 0권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애프터 다크』 『오자와 세이지 씨와 음악을 이야기하다』, 미야베 미유키의 『벚꽃, 다시 벚꽃』 온다 리쿠의 『나와 춤을』 『유지니아』 등을 우리말로 옮겼으며 『삼월은 붉은 구렁을』로 2015년 일본 고단샤에서 수여하는 제20회 노마문예번역상을 수상했다. 그밖에 『빙과』 『전쟁터의 요리사들』 『항구 마을 식당』 『다다미 넉 장 반 세계일주』 등 다수의 일본문학은 물론 『데이먼 러니언』 『어두운 거울 속에』 등 영미권 작품도 활발하게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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