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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중에서]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계절, 정신없이 돌아다니던 삶을 잠시 접어두고 신문지상에 내놓았던 글을 책으로 묶었습니다. 옛날에는 책 한 권을 읽고 나면 독서노트와 함께 '글 씻기'라는 행사를 했다고 합니다. 출렁이는 삶속에 때 묻은 영혼을 글로 말끔히 씻었다는 축하연이었을까요?
52권 글 씻기를 하며 사유의 대장정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모든 감각의 모공을 활짝 열고 세상과 우주의 주인이 되어 가장 멀리 갈 수 있는 여행입니다. 주선은 하지만 저보다 많이 보고 멀리가기를 바랍니다.
(이하 생략)

행복한 발길 다시 내딛길

01 Chapter 다시 감을 수 없는 한 번 떠진 눈
상투 튼 팰리스 호텔 손님
넓은 세상에서 터트린 한바탕 울음과 웃음
묘지에서 만세를
다시 감을 수 없는 한 번 떠진 눈
한 허리를 동여맨 여인
조선왕 8명의 수상한 죽음
책 궤를 지고 이 고생 달게 여기네

02 Chapter 노벨 문학상 작가를 찾아서
그것은 태양 때문이었다
아흔의 벼랑에서 찾은 사랑
무인도에서 찾은 인간 블랙박스
순간의 선택이 부른 운명의 소용돌이
조상으로부터 대물림 받은 비극
처음부터 결정된 인생은 없다

03 Chapter 책으로 보는 세상
축복의 환상 속에 눈을 감기를
당당한 미혼모가 울리는 진군의 북소리
디지털만 먹지 말고 情도 먹어라
짝퉁 대신 선택한 명품 인생
‘만약에’로 내다보는 인간의 미래
축구공은 둥글다. 그리고 사랑도 인생도

04 Chapter 살며 생각하며
선택한 가난은 가난이 아니다
‘처음처럼’을 아시나요?
죽음으로 배우는 삶의 비밀
먹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사마귀를 아는 것도 힘이다
죽음의 선배들이 남긴 평생 교과서

05 Chapter 시간으로 떠나는 여행
색과 빛으로 빚은 시의 향연
창조의 묘약인가 죽음의 독배인가
걷잡을 수 없는 충격, 아는 기쁨
혜성처럼 나타난 황색공포
화폭에서 걸어 나온 소녀

06 Chapter 우리들의 이야기
밀림 속으로 사라진 국적불명의 꽃
불완전한 인간들의 빛과 어둠
죽음과 우정 그리고 고향
노인의 노인에 의한 노인을 위한
받은 잔은 마땅히 참고 비워야
영원히 건네지 못 한 설렁탕 한 그릇
분홍 울음과 우리들의 동상

07 Chapter 잃어버린 사랑을 찾아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아비의 초상
망막 뒤에 살아 있던 첫사랑 고백서
네가 아프니 내가 아프다
목숨 다해 위로하는 사랑
홀어미와 견딘 서글픈 삶의 족적
76세 아들이 잠 못 드는 이유

08 Chapter 고전을 찾아서
그때 그 맛과 그 향
셈 치거나 때리거나 째려보는 얼간이
당신이 해라면 해, 달이라면 달이지요
자연 속의 행복한 고독
행동하는 양심, 상처뿐인 분노
황무지를 숲으로 바꾼 우직한 양치기
누구나 할 말은 있다
아들에게 보내는 아버지의 수첩

어쩌다 한 끼를 걸렀는데 오늘따라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기조차 힘들다.
먹는 것이 곧 ‘나’라는 생각과 함께 ‘오늘 거른 끼니는 영원히 찾아 먹지 못
한다.’는 말이 떠오른다. 유독 먹는 것을 좋아하는 한국인으로 태어나 별걸
다 먹는다고 하며 살았다. 오죽하면 시계에까지 매일 밥을 주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