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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인 시집『사색하는 길목에 솔바람이 불면』. 자연 속에서의 무심하고도 푸른 사색을 엿볼 수 있다. 산중에서 은거하며 자연을 호흡하는 시인의 사색이 깊고도 푸르게 묻어난다. 그 영혼의 사색에는 자연 속에서 숨쉬는 시인의 날카로운 통찰이 담겨 있다.

솔바람 따라 가다 보면 국향에 발걸음 멈추고…. 그의 시집에는 산중에서 은거하며 자연을 호흡하는 시인의 사색이 깊고도 푸르게 담겨있다. 청산을 찾아가는 시인의 발걸음엔 나를 잊고 어느새 자연과 하나가 된 물아일체의 깊은 사색이 묻어난다. 그의 발걸음을 좇다보면 저 거침없는 솔바람과 가을을 머금은 국화향의 은은함에 매료되어 당신도 어느새 저 청산으로 발걸음을 옮길지도 모르겠다.
청산을 찾아 길 따라 올라 매화향에 하늘과 구름을 보고, 계곡물을 만나면 발 담가 자연을 노래하니 바로 신선이 따로 없다. 또한 저 먼 산봉우리를 바라보며 옛 님들이 가신 길을 더듬어 보자면 고절하고도 깨끗한 절의가 시인의 심연에서 물결친다. 이처럼 시인의 마음을 찾아서 떠나는 청산을 향한 발걸음에는 자연 속에서의 무심하고도 푸른 사색이 함께 한다.
그 영혼의 사색에는 자연 속에서 숨 쉬는 시인의 허공을 가르는, 삶을 꿰뚫는 한 줄기의 날카로운 통찰이 담겨져 있다. 이러한 무심하고도 아름다운 자연이 주는 물아의 깨달음은 팍팍하고도 무료한 도시생활에 지친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시인의 매화향이 담긴 발걸음을 따라가다 보면, 심연에 가라앉았던 자신의 내면 깊고도 울창한 청산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길목에서 한 나그네를 만난다면 그가 권해주는 솔바람에 걸린 은은한 국화차 한 잔 받아 마셔봄이 어떠한가.

自序

1부 청산靑山을 찾아서

청산靑山 가는 길
백운송白雲頌
무심서기無心書記 08011
산山 길
울림
다선茶禪
춤 한판 추는 것을
자연自然 속에서 마음 밖에서
청산靑山이 싱그럽다
주인을 기다려 비어있다
다송원茶松園 가는 길
솔바람의 노래
산인왕래山人往來
흐르는 물에 발 담그고
갈대꽃 고요히
망채약忙採藥
청산무인靑山無人
징검다리 징검돌


2부 자연自然 속에서

산에 살면서山居 1
국화차菊花茶를 준비하며
국화菊花의 향기香氣를 띄우며(02)
망세월忘歲月
그리움이라 하오리까
옛날 옛적 도깨비
군 불
섣달 그믐날에
애도哀悼
웃으며 사모思慕하리라
봄눈
봄이 오는데
그대는 어디에 있는가
매화梅花꽃 바라보며
섬진강蟾津江 송頌
야화우중소野花雨中笑
핏줄이 가슴에 흐른다
육행시
명언名言 따라 행복幸福하게


3부 산봉우리 바라보며

남한강南漢江에 배 띄우고
화아발花芽發
무심無心 0711
설경雪景 0711
하늘이 소로小路 길을 열다
친구親舊
돌부리
난식難識
추야秋夜
중추가절仲秋佳節
추경秋景
님들이 가신 길
돌절구
내일來日을 기다리는데
먼 길 다녀오다
장날 장 구경
들 뫼 가지를 뻗친다
갈보리 언덕의 먼지바람
물안개
폭염에 띄우는 산중 엽서


4부 영혼靈魂과 더불어

기적奇蹟인 줄을 모르고
빈집 풍경風磬 소리
추수청풍秋水淸風
설중일송雪中一松
심우도尋牛圖
허공虛空을 가르다
달그림자 치우거라
산방山房에서
원구단지잔영?丘壇之殘影
신단수神壇樹를 찾아서
사자死者의 서書 1
영혼靈魂
일주향一炷香
일언기심一言其心
영원永遠한 이별離別

後記

길에는 오가는 인적人跡이 있다더니
먼 옛날 한 선사禪師 이 길을 걸었고
자등명自燈明 법등명法燈明 이 길에 있나니

길 따라올라 하늘과 구름을 보고
쌍라정?蘿井 옹달샘 목을 축이니
하늘 아래 어둠 속 빛이 있어
그리 가리라 그리 가리라

- 본문 ‘다송원茶松園 가는 길’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