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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깐뎐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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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이용포
  • 출판사 : 푸른책들
  • 발행 : 2009년 01월 20일
  • 쪽수 : 247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57981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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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한글 창제 600주년! 그 때 우리 한글의 미래는?
    “어학원을 초등 학교 때부터 다녀야 하나요?”, “당연하죠!” 지하철에서 볼 수 있는 한 어학원의 광고 문구다. 영어 공교육 강화, 영어 공용화…… 뜨거운 논란 속에 결론 없이 영어 교육 열풍만 거세지고 있다. “국어 못해도 좋으니 영어만 좀 어떻게…….”라며 왕왕거리는 사회 속에서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자라날까? 태어날 때부터 쓰던 영어가 모국어인 한국어보다 편하고, 한글은 국어 시간에나 배우는 고리타분한 것으로 여기는 <뚜깐뎐>의 제니가 혹시 미래의 우리 아이들은 아닐까? 한글 창제 600주년이 되는 2044년, 한글의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한글은 창제된 후 수백 년 동안 언문 취급을 받으며 수많은 박해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글은 그 명맥을 유지해 현대에 이르러 세계 최고의 문자로 인정받고 있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한글 창제 이후 언해(諺解)한 책이 수백 권에 이르렀고, 연산군 시절에는 한글 괘서 사건으로 한글이 불온문자로 낙인찍혀 사용이 금지되기도 했다. 이용포 작가는 이러한 역사적 사실들을 상상력으로 얽어, 민초들과 그들을 닮은 한글 이야기를 아주 맛깔스럽게 <뚜깐뎐>에 풀어 놓았다. ‘해문이슬’ 뚜깐이 한글로 된 최초의 시를 남겼다는 허구의 설정 위에 쓰여진 이 소설은 영어 열풍에 휘말려 사는 ‘한글’ 창제의 실제적인 의미, 고유의 말과 글을 지닌 우리 자신의 실존에 대해 진지한 성찰을 하게 만든다.

    한글에 얽힌 민초들의 삶과 애환
    때는 2044년. 한국에서는 영어 공용화 법안이 통과된 뒤, 영어가 일상어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한글은 학교 국어 시간에나 접할 수 있고, 한글 논술 시험을 보는 한국 대학들의 인기는 점점 떨어지는 등 한글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여느 아이들처럼 한글에 대해 관심 없고 영어가 익숙한 열여섯 살 소녀 제니는 ‘한글 창제 600주년’을 기념하는 바이러스를 접한 날, 엄마의 유품으로 한글 시가 적힌 비단과 ‘뚜깐뎐’이라는 제목의 소설을 받게 된다. ‘뚜깐뎐’은 제니가 살던 시대로부터 540년 전, 주막집 딸로 태어났으나 양반을 무서워 않고, 계집으로 태어났으나 사내를 어려워 않고, 시집갈 생각은 않고 세상 구경할 생각만 하는 열여섯 살 소녀 뚜깐의 이야기이다. 뚜깐은 주막 일을 혼자 돌보느라 매 고생만 하는 어머니와 노름꾼 아버지 밑에서 사내아이처럼 천방지축으로 자랐지만, 최 역관 댁 서진 도령을 사모하게 되고, 뚜깐을 탐하는 양반집 도령들에게 호된 모욕을 당하며, 여인으로 성숙해 간다. 그 즈음, 임금을 깨우치려 한글 괘서를 돌리며 한글을 유포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뜰에봄 일당을 만나 한글을 배운 뒤 양반집 도령들의 횡포로 풍비박산이 난 집을 떠나게 된다. 뚜깐은 ‘똥뚜깐’에서 태어났다는 뜻의 ‘뚜깐’ 대신 ‘해를 물고 있는 이슬’이라는 뜻의 한글 이름 ‘해문이슬’을 사부에게서 새롭게 받고, 그의 가르침대로 학문에 정진하여 한글로 된 시를 남긴다. ‘뚜깐뎐’을 다 읽은 제니는 비단에 수놓인 시를 해독하며, 이를 물려주려 한 엄마의 마음과 한글을 지키려 했던 수많은 이들의 애환을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입에 착착 붙는 글, 마음에 착착 감기는 이야기
    “글이란 것은 임금이 금한다고 없어지는 게 아닌즉, 많은 백성들이 쓰는 데에는 도리가 없는 게야. …… 아무리 임금이 쓰라고 권장하고 법으로 정한다 해도 그 백성이 사용하지 않으면 그뿐인 게야. 글이란 그런 것이지. 임금만 탓할 것이 아니라 백성 하나하나가 각성해야 하느니라.”
    <뚜깐뎐> 속 사부의 말은, 글과 민초가 서로 닮았음을 간파한 작가의 통찰력을 반영한다. 창제 이후 ‘언문’이라며 천한 취급을 받던 조선시대의 한글과 신분과 성별 때문에 양반과 사내에게 하대를 받던 뚜깐은 서로 닮아 있다. 모진 세상의 핍박에도 불구하고 은근하면서도 질긴 생명력도 닮았다. 한글은 꾸준히 갈고 닦아 사용해 온 소수의 사람들을 통해서 그 명맥을 유지했고, 뚜깐은 꾸준히 정진하여 아름다운 한글 시들로 자신의 이름을 남겼다. 그러니 <뚜깐뎐>의 제재와 인물들은 서로 딱 어울리는 짝인 셈이다.
    그러나 이 작품이 지니는 사회적, 문학적 의미를 짚기에 앞서, 무엇보다 <뚜깐뎐>은 재미있다. 작가 특유의 감칠맛 나는 입담으로 풀어가는 이 이야기는 읽는 이로 하여금 뚜깐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작품 속 설정이 모두 실제로 여겨질 만큼 설득력 있기 때문이다. 질박한 사투리와 풍부한 우리말 표현은 입과 마음에 모두 착착 감긴다. 주막집 딸로 태어난 천방지축 뚜깐이 사랑에 실망하고, 신분제도와 남존여비 사상에 치여 어머니와 언니를 잃고, 나라말을 지키고 유포하려는 이들을 만나 조금씩 대의에 눈 떠가며, 평범한 여인들의 삶을 거부하고 한글을 배우기 시작해 ‘해문이슬’이란 새로운 이름을 얻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독자들을 강렬하게 사로잡을 것이다.

    목차

    1.가랑잎의 노래
    2.서서 오줌 누는 계집아이
    3.땅의 사람들
    4.세 형님
    5.열여섯 꽃비
    6.괴팍한 늙은이의 지팡이
    7.앵화옥의 앵화는 악취가 나네
    8.달빛 부스러기
    9.오란비
    10.하늘 빈 터
    11.뜰에봄
    12.모로 누운 부도
    13.해문이슬
    14.별아,난 누구지?

    작가의 말

    본문중에서

    “제 나라 글을 내버려 두고 남의 나라 글을 하늘처럼 떠받들고 사는 이 나라 선비들의 사고방식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내 너희들에게 누차 말했을 것이다. 이제는 임금조차 나라말을 팽개치고 괄시하려 드니 참으로 하늘을 두고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구나. 허나, 임금을 갈아치운다고 될 일이 아님을 알아야 할 게야. 나라말을 괄시하는 것으로 말할 것 같으면, 선비들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터인데, 그것들을 모두 없앨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니냐. 식자들이 나서서 나라말을 배우고 익히고 또 가르쳐야 할 터인데, 그러하지는 못할망정 저희가 나서서 나라말을 헐뜯고 비방하고 무시하니 이런 기막힌 일이 어디 있겠느냐. 앞으로도 이런 지경은 계속될 게야. 나라말을 귀하게 여기지 않음은 곧 제 스스로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위니라. 제 소리와 제 말과 제 글을 천히 여기면서 어이 멸시받지 않기를 바랄 수 있겠느냐. 이 나라 임금이 스스로 나라말을 작파하겠다고 선언했으니, 왕관에 똥물을 뒤집어쓰겠다고 자청한 꼴이지. 그러니 너희들이 흥분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허나, 흥분만 한다고 될 일이더냐. 멀리 보아야지. 백년, 오백년, 천년 후대를 보아야지.”



    “해를 물고 있는 이슬이라는 뜻이니라.”
    잠든 줄 알았던 사부가 눈을 감은 채 말했다. 벽에 쓴 ‘해믄이슬’을 두고 하는 말인 듯했다.
    ‘해를 물고 있는 이슬?’
    “동틀 녘 들판에 나가 보면, 들풀들이 싱싱하게 자라고 있지. 그 들풀 잎을 자세히 들여다본 적이 있느냐? 이슬이 맺혀 있었을 게야. 그 이슬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해가 들어 있느니!”
    사부는 여전히 눈을 감을 채 천천히 말을 이었다.
    뚜깐은 사부가 쓴 숯 글씨를 응시했다.
    ‘해믄이슬.’
    뚜깐은 입 속으로 중얼거려 보았다.
    “네 이름이니라!”
    내 이름……. 뚜깐은 숨이 탁 막혀 왔다.
    “부디 나라말 공부 팽개치지 말고 열심히 해서, 나라말로 고운 시(詩)를 쓰는 경지에 이를 수 있도록 하려므나!”
    사부는 낮은 목소리로 뚜깐에게 당부한 뒤,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 본문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6~
    출생지 강원도 평창
    출간도서 13종
    판매수 8,983권

    옛이야기를 고쳐 쓰는 일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책에 적힌 옛이야기를 읽다가 눈을 감고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허공에 떠돌고 있는 바람이 귓속말을 속삭입니다. 바람은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옛이야기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내가 할 일은 바람의 이야기를 부지런히 옮기기만 하면 되지요. 제가 쓴 [강림도령]은 바람이 들려 준 이야기를 옮긴 것이랍니다. 지은 책으로는 [왕창 세일! 엄마 아빠 팔아요] [내 방귀 실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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