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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가 되는 삶들 : 모더니터와 그 추방자들[양장]

원제 : WASTED LIVES : MODERNITY AND ITS OUTCAS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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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인간이 생산한 모든 것이 곧바로 쓰레기가 될 뿐 아니라 우리 인간이 쓰레기가 되고 있다!

    이 책은 현대를 사는 사람들이 어떻게 쓰레기로 변하는지를 명쾌한 논리로 분석하고 있는 책으로, 저자 바우만에 따르면 '버려진 인간들'은 생산의 현대화가 낳은 불가피한 산물이자 현대성에 불가분하게 수반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문제점 지적 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대안까지 바우만만의 깊은 사고와 유연한 흐름으로 엮어내고 있다.

    출판사 서평

    포스트모던 이후 실종된 거대 담론, ‘삶의 쓰레기화’로 복원한다!
    왜 TV에서는 ‘도전’과 리얼 버라이어티가 넘쳐나는가?
    촛불 시위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본다!


    모든 견고한 것이 녹아 사라지는 ‘유동적 현대’ 세계에서 인간이 생산한 모든 것이 쓰레기가 될 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 자체가 쓰레기화되고 있다. 이것이 바로 당신의 미래일지도 모른다!

    ‘88만원 세대’, ‘대졸 실업’, ‘이태백’, ‘사오정’ 같은 음울한 유령들이 지금 한국 사회를 배회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인격이 사람됨을 결정하는 시대를 넘어 능숙한 영어 구사 능력, 재빠른 현실 감각, 타인을 밟고 올라서는 비정함이 실격(失格) 인간을 결정하는 잣대로 등장해 사람들을 항상적 공포와 전지구적 이동으로 몰아넣으며, 가족까지도 해체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이들 ‘쓰레기가 되는 삶들’, ‘버려지는 인간들’이 일시적이거나 예외적인 부산물이 아니라 역설적으로 디지털 첨단화와 경제 발전과 지구화의 필연적인 결과라는 사실이다. 단적인 예로 우리는 ‘스팸 메일’이라는 형태로 매일같이 최첨단 디지털 매체에서 뿌리는 ‘쓰레기’에 덮여 살고 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제는 인간이 쓰레기의 양산자이자 피해자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자체가 쓰레기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포스트모던 이후의 사회에서는 모든 안전과 (사회)보장이 사라지고 매사每事와 매일每日이 ‘도전’이 되리라는 것이다!
    포스트모더니즘 이후 거대 담론이 ‘문화론’이나 문명의 충돌론으로 대체되면서 우리 삶에 대한 섬세하면서고 구조적인 인식은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게 되었다. 하지만 아래의 인용문이 잘 보여주듯이 디지털 문명의 본산 실리콘 밸리와 각종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종횡무진하면서 우리 시대를 인간 자체의 쓰레기화로 진단하고 있는 바우만의 이 역저는 우리 시대에 대한 우울한 진단서이자 ‘지구화’하는 말만 들어도 울렁증을 느끼는 우리에게 진짜 무엇이 문제인가를 차분하게 진단해주고 있는 새로운 처방전이기도 하다.

    진보의 다른 이름, 인간의 쓰레기화

    '쓰레기가 되는 삶들: 모더니티와 그 추방자들'의 가장 큰 특징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쓰레기’라는 독특한 개념으로 오늘날 사회를 진단한다는 점이다. 왜 ‘쓰레기’인가? 바우만에게 현대화의 역사는 한편으로 진보와 생산의 역사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쓰레기 생산의 역사이다. 현대화 과정, 더 정확히 말하면 기술 진보와 경제 성장이 만들어낸 전지구적 자본주의가 승리함에 따라 갈수록 더 많은 쓰레기가 생겨나게 된다. 자본주의의 무제한적 생산 욕구에 이끌려 소비자들은 더욱더 빨리 상품을 소비하고, 끊임없이 더 새로운 것으로 교체하기를 요구받는다. 모든 상품은 마치 버려지기 위해 생산되는 것처럼 여겨진다.
    ‘쓰레기’ 개념이 우리를 더욱 경악시키는 것은, 그것이 산업 쓰레기와 같은 물질적인 쓰레기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나 더 나아가 우리 인간이, 인간의 삶이 ‘쓰레기’가 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때 ‘쓰레기’라는 용어가 그저 우리에게 충격을 안겨주기 위한, 그리고 그럼으로써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비유적 표현이라 생각하면 곤란하다.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생산과 소비 양 영역에서 아무런 역할도 담당하지 못한 채 과잉, 잉여, 초과 인구가 되고 있다. 말 그대로 아무 쓸모도 없는, ‘쓰레기’가 되는 일만이 남은 인간들이 양산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바우만은 ‘쓰레기 생산’이 현대화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것이라 지적한다. 현대화 과정의 밑바탕에는 더 좋은 사회, 진보한 사회가 가능하다는 관념이 깔려 있다. 현재의 상태는 불완전하고 더욱 개선되어야 하며,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현대화 과정의 주요 강령이었다. 사회 진보를 설계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인류는 기술 진보와 경제 성장이라는 열매를 맛볼 수 있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러한 과정은 ‘인간 쓰레기’도 생산했으며 그것을 더욱 가속화했다. 사회를 발전시키는 데 갈수록 적은 사람만이 필요하게 되었고, 생산과 소비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맡을 수 없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지금으로서는 이들을 생산 영역으로, 그리하여 소비 영역으로 다시 투입할 수 있는 길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

    지구는 이제 만원이다, 전지구적 쓰레기 생산

    현대화 과정의 초기에는 ‘인간 쓰레기 생산’이 일부 선진 국가들에 한정되었다. 그 국가들은 자국의 잉여 인간들을 ‘저발전’ 지역으로 내보냄으로써 인간 쓰레기 처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고전적인 의미에서의 “식민화와 제국주의적 정복의 가장 밑바닥에 놓인 목적”(22쪽)이었다. 바우만은 “현대화된 지역은 지역에서 발생한 ‘과잉 인구’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지구 전역에서 찾으려 했고 또 발견할 수”(23쪽) 있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이제 “지구는 만원이다.”(20쪽) 더이상 자국의 ‘인간 쓰레기들’, ‘잉여 인간들’을 보낼 수 있는 지역은 존재하지 않는다. 선진국들은 그동안 축적한 부를 통해 자신의 지위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지만 뒤늦게 현대화에 뛰어든 이른바 ‘개발도상국’들은 그 어떤 외부적인 해결책도 찾을 수 없다. 그들에게는 “전지구적 차원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한 지역적 차원의 해결책(23쪽)”이 요구되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은 그것이 다가 아니라는 데 있다. 이제는 가난한 국가의 난민들이 전지구적 자본주의의 중심부로, 때로는 합법적으로 그러나 대부분 불법으로 꾸역꾸역 몰려오고 있다. 이른바 “가난한 자들의 제국주의”(135쪽)라는 역설적인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미국과 부유한 일부 서유럽 국가들은 내부에서 생산되고 외부에서 유입되어 이중으로 넘쳐흐르고 있는 ‘인간 쓰레기’ 문제에 난처함을 표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 문제가 아직까지 해결책을 찾지 못한 난제aporia라는 사실이다. 국민 국가는 한편으로 자국 내 잉여 인간들을 각종 게토로 몰아내 격리하고, 자국으로 유입되는 이주민들을 통제하는 제스처를 취함으로써 영토를 ‘요새화’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국민들이 하고 싶어하지 않는 일을 대신, 그것도 저렴한 가격으로 해주는 노동력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국민 국가 ― 촛불 시위를 바라보는 또다른 시선

    인간 쓰레기 문제와 관련해 바우만이 주목하는 또 하나의 지점은, 그것이 산재해 있는 다른 사회 문제를 감추어버리는 눈가리개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바우만의 독특한 ‘국가론’이 등장한다. 공산주의 몰락 이후 자본주의가 전지구적으로 승리의 깃발을 휘두르고 있으며 그에 따라 각종 복지 제도가 해체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국가’의 역할은 과연 무엇인가?

    신자유주의, 자유 경쟁, 각종 유연화 정책이라는 명목 아래 국민 국가는 갈수록 국민의 복지 책임, 사회 안정화에서 손을 떼면서 시장과 기업 활동의 자유, 즉 부유한 자들의 자유를 수호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국가는 잉여 인간들을 위험한 자들로 포장하고 그들을 통제하는 데 주력한다. 사회 내부의 잉여 인간들은 사회의 안정을 해칠 가능성이 있는 자들로, 이주자들은 잠정적인 테러리스트로 간주된다. 이러한 전략으로 국가가 얻는 것은 무엇인가? 그들을 철저히 관리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구실로 미약해져만 가는 자신의 권위를 유지하려 한다. 단순히 9. 11 이후 테러가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공포심이 서구 국가들로 하여금 광기에 가까운 대외 정책을 추진하도록 강제하는 것이 아니다. 그 이면에는 국가 구성원들이 안정적으로 삶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해결책을 내놓으려는 그 어떤 노력도 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다.

    사회 현상에 대한 근원적인 분석

    바우만을 다른 사회학자와 구분해주는 독특함은 그가 사회 현상을 표면적인 차원(‘지금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가?’)에서만 이해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그는 우리 눈에 드러나는 사회 현상을 그 근원에 자리 잡고 있는 심층적인 영역(‘인간이 역사를 형성하는 과정이 어떠했길래 이러한 일들이 벌어지게 되었는가?’)과 연결하는 데 주력한다. 그는 한손에는 일간 신문을 다른 쪽 손에는 철학 고전을 들고서, 오늘날 ‘인간 쓰레기’ 현상을 다루는 동시에 그 원인을 인간으로 하여금 역사를 만들어가게 하는 원동력, 문화의 본성, 질서 구축 과정에 따른 포함과 배제, 지금까지 인류의 이상을 이끌어온 영원성 개념 등에서 이끌어낸다. 이는 사회학보다는 철학적 영역에 가까운 주제이다. 그에게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인간이 사회를 형성하고 문화를 만들어온 메커니즘을 고려할 때만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다. 이처럼 바우만이 우리에게 깊이 있는 성찰을 제공해주는 것은 눈에 보이는 현상의 분석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왜 현실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를 철학적·역사적 영역으로 파고들어가 탐구하는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우리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언제부턴가 한국에서도 ‘잉여 인구’에 관한 조어들이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다. ‘청년 실업’에서부터 각 각 연령대의 ‘잉여 인간’을 지칭하는 ‘이태백’, ‘사오정’ 등등 여러 단어들이 생겨났고, 최근에는 ‘88만원 세대’라는 구호가 큰 반향을 얻기도 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이러한 신조어들은 계속해서 새롭게 만들어지고 또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것을 칭하는 단어들은 계속 변하더라도 본질적인 현상, 즉 ‘잉여 인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국가는 ‘쓰레기’ 문제를 타개할 그 어떤 해결책도 내놓지 못하는 현실은 전혀 바뀌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갈수록 증가하는 이주노동자는 한국 역시 바우만의 표현대로 “쓰레기 처리 산업의 심각한 위기”(24쪽)를 맞고 있음을 직감하게 해준다. 인간이 쓰레기로 전락하며, 법과 정치, 경제 영역에서 배제되어 현대의 ‘호모 사케르’가 되는 상황이 현대화 과정의 필연적 귀결임을 드러내는 '쓰레기가 되는 삶들: 모더니티와 그 추방자들'은 이유를 알지 못한 채 고통받으며 코너로 몰리고 있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에게도 오늘날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한 유용한 그리고 절실한 통찰을 제공해줄 것이다.

    이제야 우리에게 도착한 바우만

    폴란드 출신의 유대인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의 '쓰레기가 되는 삶들: 모더니티와 그 추방자들'이 새물결 출판사의 “What's up?" 총서의 4번째 책으로 번역 출간되었다. 바우만은 모더니티, 홀로코스트, 소비 사회 문제, 통합과 배제 등 현대화, 자본주의, 문명화 과정이 필연적으로 수반할 수밖에 없었던 난제들을 정면으로 파고들어온 사회학자로 '쓰레기가 되는 삶들'은 그의 근작 중 하나이다. 1925년생으로 폴란드에서 지적 여정을 시작해 60년대 말 폴란드에 만연했던 반유대주의 정서로 인해 영국으로 망명한 바우만은 본인이 일종의 ‘추방자’로서의 삶을 몸소 체험했다는 독특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이후 그가 골몰한 주제들에 중요한 자양분을 제공하기도 했다. 망명 후 영국에서 연구 활동을 하며 칼 마르크스, 게오르그 짐멜, 한나 아렌트, 자크 데리다, 조르조 아감벤 등의 영향을 비판적으로 흡수하는 한편, 자신만의 독창적 개념들을 고안해 사회학·정치학 차원에서 중요한 통찰들을 제공하고 있다. 지금까지 수많은 저작들을 내놓았고 여든이 넘은 현재도 매년 2~3권의 책을 발간하면서 정력적으로 저술 활동을 하고 있는 바우만이지만 그동안 한국에서는 이상할 정도로 관심을 받지 못했고, 번역된 책도 얼마 되지 않는다. 이제 '쓰레기가 되는 삶들'이 출간됨으로써 모더니티의 양가성, 홀로코스트를 그 극단으로 하는 현대 사회의 통합과 배제 메커니즘, 문명화 과정의 의미에 대한 그의 사유를 한층 더 깊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목차

    What's up 총서를 발행하며
    감사의 말
    서문

    01 태초에 설계가 있었다
    질서 구축 과정이 만들어낸 쓰레기

    02 ‘그들’ 너무 많은가?
    경제 발전이 만들어낸 쓰레기

    03 각각의 쓰레기는 각각의 처리장으로
    지구화가 만들어낸 쓰레기

    04 쓰레기 문화


    옮긴이 후기

    본문중에서

    최첨단 테크놀로지의 본산이자 현대판 멋진 신세계의 전진 기지인 실리콘 밸리에서 평균 고용 기간은 직종을 불문하고 약 8개월이다. 이것이 바로 지구촌 시민 누구나가 부러워하고 열심히 모방하려고 애쓰는 더없이 행복한 삶이다.
    (/ p. 236)

    스타이너가 ‘카지노 문화’라고 명명한 이런 문화에서 모든 문화적 산물의 가치는 최대의 효과를 짜낸 후 얼마나 빨리 낡아빠진 것으로 만드느냐를 기준으로 계산된다.
    (/ p. 215)

    옛날의 빅브라더는 포함 ― 사람들을 대열에 정렬시키고 그곳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통합 ― 하는 데 열중했다. 오늘날의 새로운 빅브라더의 관심은 배제 ― 그들이 있는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을 골라내, 거기서 쫓아내면서 ‘그들에게 어울리는 곳’으로 추방하거나 (더욱 바람직한 것은) 아예 처음부터 근처에도 오지 못하게 하는 것 ― 이다.
    (/ p. 241)

    핵심적으로 중요한 점은, 이 모든 일이 문전에서 일어나고 있는 동안 집안에 있는 도구와 자원만으로 이러한 재난을 피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더이상 일시적 하락의 문제, 경기 과열과 또다른 경기 상승 사이의 경기 후퇴 문제가 아니다. 세금, 보조금, 수당, 인센티브 따위로 살짝 땜질해 ‘소비자 주도의 경기 회복’을 다시 한 번 불러오면 사라져 ‘과거의 역사’가 되어버릴 일시적인 자극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문제의 뿌리들은 우리 손이 닿을 수 없는 곳으로 멀리 옮겨간 것처럼 보인다.
    (/ p. 40)

    이러한 부류의 좌절과 운명의 역전은 전례가 없던 현상인 ‘잉여 인구’와 그것의 처리 문제에 최근에야 직면하게 된 지역들에서 한층 더 증폭되고 첨예화되는 경향이 있다. 이 경우에 ‘최근’은 너무 늦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지구는 이미 만원이고, 쓰레기 처리장으로 쓸 ‘빈 땅’은 전혀 없고, 현대인들로 이루어진 가족에 새로운 구성원들이 들어오는 것을 가로막는 방향으로 경계선의 비대칭성이 확고히 굳어졌다는 뜻이다. 그들 주변의 나라들은 그들의 잉여를 반기지 않을 것이며, 과거에 그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강제적으로 잉여를 수용하지도 않을 것이다. 이러한 ‘현대(성)의 후발 주자들’은 전지구적인 원인으로 인해 생긴 문제를 지역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지만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 p. 134)

    요새화된 대륙들 내부에서는 국경을 물샐틈없이 지키는 것과 무슨 일거리든 기꺼이 받아들이는 값싸고 요구가 많지 않고 유순한 노동력을 쉽게 얻는 것이라는, 현저하게 모순되지만 그만큼 중요한 두 가지 조건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새로운 사회 위계’가 형성되었다. 다시 말해 자유 무역이라는 조건과 반이주 정서에 영합할 필요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말이다. ‘어떻게 사업에는 문을 열고 사람에는 문을 닫을 수 있는가’라고 클라인은 묻는다. 대답은 ‘쉽다. 먼저 경계선을 확대한 다음 문을 걸어잠그면 된다.’
    (/ p. 118)

    ‘복지 국가’ 제도는 점점 해체되고 퇴출되는 반면 비즈니스 활동과 시장에서의 자유 경쟁 그리고 그에 따른 결과에 부과되었던 이전의 제약은 제거되고 있다. 국가의 보호 기능은 고용이 불가능한 소수의 사람들과 병약자들만 포함할 정도로 차츰 줄어들고 있으며, 이러한 소수 집단마저 사회적 보호 문제가 아니라 법과 질서의 문제로 재분류되는 경향이 있다. 시장의 게임에 참여할 수 없는 무능력이 갈수록 범죄로 취급되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국가는 자유 시장의 논리(또는 비논리)로부터 야기되는 취약성과 불확실성에서 손을 떼고 있으며, 이제는 그러한 문제들을 사적인 문제로, 개인들이 사적으로 보유한 자원으로 다루고 대처해야 할 문제로 재정의하고 있다.
    (/ p. 101)

    ‘안전에 대한 위협’이라는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된 이주자들은 사회적 지위의 갑작스러운 동요와 취약성으로 인해 발생한 우려의 눈길을 돌리기 위한 편리한 대안적 초점이 되었으며, 그리하여 그러한 우려가 초래할 수밖에 없는 근심과 분노를 발산할 비교적 안전한 출구가 되었다.
    (/ p. 108)

    따라서 사회 국가의 해체와 종말을 주관하고 있는 모든 정부가 직면한 가장 시급한 의무는 국가 권위의 자기 주장과 규율에 대한 요구가 새롭게 토대로 삼을 수 있는 새로운 ‘정당화 공식’을 찾아내거나 끌어내는 것이다. 경제 발전의 ‘부수적 사상자’로 전락하는 것은 정부가 모면하게 해주겠다고 확실히 약속할 수 있는 곤경이 아니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자유롭게 부유하는 테러 음모자들이 초래하는 개인적 안전에 대한 위협의 공포를 한층 더 크게 과장한 다음 점점 더 많은 경비원과 더 촘촘한 엑스선 투시기의 그물망, 더 광범위한 폐쇄 회로 텔레비전, 더 빈번한 검문, 더 잦은 선제 공격과 예방적 체포를 통해 안전을 보호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이 편리한 대안이 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 p. 165)

    저자소개

    지그문트 바우만(Zygmunt Bauman)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25.11.19~
    출생지 폴란드 포즈난
    출간도서 27종
    판매수 5,681권

    폴란드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나 2차 대전을 겪었다. 폴란드의 바르샤바대학,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을 거쳐 영국 리즈대학교에 사회학을 가르쳤다. 1992년에 사회학 및 사회과학 부문에서 유럽 아말피상을, 1998년 아도르노상을 수상했고, 2010년에는 '유럽의 지성을 대표하는 최고봉'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아스투리아스상을 수상했다.
    1989년 『근대성과 홀로코스트Modernity and The Holocaust』를 출간해 세계적 명성을 얻었고, 포스트모더니티와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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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하버드 옌칭연구소 방문연구원 등을 거쳐 지금은 고려대학교 사회학과에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한국 공공사회학의 전망』(공저), 『아메리카나이제이션』(공저), 『탈현대 사회사상의 궤적』(공저), 『4월 혁명과 한국 민주주의』(공저) 등이 있고, 바우만의 『현대성과 홀로코스트』, 『쓰레기가 되는 삶들』을 포함한 사회학 서적들을 옮기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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