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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주의와 생명주의를 옹호하는 김용성의 시집!

김용성 시집『안녕 돌리』. 1994년 '문학세계'로 등단한 김용성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다. 인간에 대한 사랑과 유전자공학에 대한 비판, 생태환경 파괴에 대한 경고, 그리고 인간의 행복한 삶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다. 시인은 유전자공학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반자연주의와 반생명주의를 날카롭게 비판한다.

이 시집은 아름답고 풍요로운 삶을 옹호하기 위해, 문명비판의 차원에서 자본가들과 자연과학자들의 만행을 고발하고 있다. 시인은 자연을 옹호하고, 인간의 삶을 옹호하고, 순수미의 세계를 옹호한다. 다양한 시어를 통해 반자연주의와 반생명주의의 폐해를 충격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양장본]

김용성 시인은 경기도 안성에서 출생했으며, 1994년 《문학세계》으로 등단했다. 첫 시집으로 『초록빛 식탁』을 출간한 바가 있으며, 두 번째 시집인 『안녕 돌리』는 자연주의와 생명주의를 옹호한 매우 아름답고 뛰어난 시집이라고 할 수가 있다. 그의 『안녕 돌리』는 유전자 공학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으로 반자연주의와 반생명주의를 아주 날카롭고 예리하게 비판해놓은 시집이며, 그 비판의 파괴력은 대단히 신선하고 충격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나, 천진한 눈망울로/ 우리에서 기어나와 도살장으로 가리라”의 「쇼케이스가 된 소」, “장기를 떼어주고 대신 병든 암덩어리를 매달고” “그대의 깊은 인류애에 탄복해 원망없이 죽어줘야겠지요”의 「안녕 돌리」, “그들은 특허권 취득에 한껏 달아 올라 있었고/ 윤리 따위는 과장된 팬티 장식보다 성가신 것이었다”의 「밤의 실험실-유전자공학자에게 배아를 맡기기에는 너무 위험하다」, “고기등급을 염려하면서/ 값싼 배합사료로 배를 채운 소들은/ 모든 정육점과 패스트푸드점에 걸릴/ 맛깔스러운 표정을 완성했다”의 「거세한 소고기를 권한다」, “나의 덩치와 비슷한 몸무게의 녀석을 납치해/ 반항하는 녀석의 숨이 끊기기 전에/ 낡은 장기를 녀석의 것으로 갈아 끼운다”의 「장기기증 서약, 이종장기」, “플라스크와 비커의 야합으로 부부도 모르는 아이가 태어나고”의 「넌 너의 무덤을 보면서 자라게 될 것이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모이통 속에/ 거의 바닥나 가는 순수, 존귀, 박애”의 「유전자 조작 옥수수-신종 만들기」, “자칭 전지전능한 과학자가/ 이단 교주처럼 새로운 창세기를 선포하노니”의 「새로운 창세기」 등이 바로 그것을 증명해준다.

“누군가 병든 소의 재활용을 생각했고/ 송아지는 초식동물에서 육식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송곳니가 돋지는 않았지만/ 말린 피와 뼈와 내장/ 풀빛을 띈 고기를 씹는 어린 송아지의 어깨에서/ 죽은 동료의 발목이 툭 하고 불거져 나왔다// 동족상잔의 비극을 알고 난 착한 소들이/ 어찌 미치지 않을 수 있을까 싶었다”
_ 김용성, 「소는 육식동물이다-광우병」 부분

“젖병을 보고 엄마라고 불러야 할까요/ 비커를 보고 아빠라고 불러야 할까요/ 세상에 막 얼굴을 내밀었을 때/ 사랑하는 가족들은 어디 있나요/ 젖은 털을 누가 핥아주고/ 나다운 나를 누가 북돋아 일으켜 주나요/ 기른 정도 정이라고/ 어서어서 자라서 맛 좋은 고기로 보답해야겠지요// 길들이고 이용하다 못해 이제 날 낳기까지 했군요/ 아픈 환자들의 고통을 내가 앓고 있어요/장기를 떼어 주고 대신 병든 암 덩어리를 매달고/ 사냥감이 괴로워하며 죽어 가는 것에 만족해하는/ 이상한 야수에게 붙잡혀/……/ 그대의 깊은 인류애에 탄복해 원망 없이 죽어 줘야겠지요”
_ 김용성, 「안녕 돌리」 부분

김용성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인 『안녕 돌리』는 인간 대한 사랑과 유전자공학에 대한 비판, 생태환경의 파괴에 대한 경고, 그리고 인간의 행복한 삶에 대한 성찰을 다양하고 일관성 있게 노래한 시집이라고 할 수가 있다. 그는 자연을 옹호한다는 점에서는 자연주의자이고, 인간의 삶을 옹호한다는 점에서는 인문주의자이다. 인간의 삶을 향유하고 싶어한다는 점에서는 낙천주의자이고, 순수미의 세계를 옹호한다는 점에서는 예술지상주의자이다. 그의 『안녕 돌리』는 아름답고 풍요로운 삶을 옹호하기 위하여, 예컨대, 문명비판의 차원에서 온갖 자본가들과 자연과학자들의 너무나도 뻔뻔스럽고 파렴치한 만행들을 고발하고 있는 시집이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김용성 시인의 『안녕 돌리』는 너무나도 끔찍하고 너무나도 슬픈 시집이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당신들은 너무나도 끔찍하고 너무나도 슬픈 생각 때문에, 이 김용성의 시집을 읽으면서 그토록 엄청난 충격을 온몸으로 느끼게 될는지도 모른다.
『안녕 돌리』는 인간광우병의 희생자에 지나지 않는다.

1부
거리의 사랑 / 벗은 몸을 보며/ 사랑하기 좋은 시간 / 어둠 속에서 / 세상이여 / 블랙홀 / 떠도는 도시
그림자 싸움/얼음의 도시/꽃의 마음으로/나는 신이다/독신자/욕망으로 걷기/혼자 있는 사람은
그리고, 서른/가을 햇살/까치밥/철새라 불리는/내 영혼을 꿈꾸는 그대

2부
말보다는 키스로 묻는다/어느 채식주의자/쇼케이스가 된 소/안녕 돌리/밤의 실험실
거세한 쇠고기를 권한다/장기기증 서약/넌 너의 무덤을 보면서 자라게 될 것이다
새로운 창세기/신종 만들기/인간 게놈지도/포마토/초록빛 식탁/

3부
도시를 품은 비둘기/불도저의 눈/자동차 없는 세상/연어, 하수구를 타고 오르다/새만금에서
간척지에서/탐조여행/모텔에는 물고기가 쉬고 있나요/개구리도 없이나는 똥이다
나는 야수인가/골프공을 치기만 하면 벙커에 빠진다/걸리버 파크에서
나는 새가 되고 싶지 않아요/떠나간 물고기들은 언제 돌아오려나

4부
시화호에서/포플러가 팝송을 부른다/빈 들녘에서/귀향/환경지도/진짜 농부라면
젖병 속의 폐수/소는 육식동물이다/푸르른 기억/난지도에서 죽다/이유 없는 죽음
가을 소나무/농부 없는 농촌/도시에 숨은 그림/구름의 역사/

해설 -『안녕 돌리』 : 인간광우병의 희생자에게
　　　　반경환 『애지』 주간, 문학평론가

시인아, 노래해다오
거짓말이라도 세상 눈부시게 아름답다고
그래도 세상 살 만하다고
눈 먼 자처럼 꿈만 안고 나아가게
나 세상 모르고 기쁘게

내 슬픔, 우리의 괴로움
시인아, 모두 다 네가 겪으려무나
나 신을 느낀 자처럼 노래하며 춤추며 가리
그래도 너는 내 앞날을 걱정하니
나 웃음을 팔아서 웃으며 살리
시를 팔아서 노래하며 살리
나는 장님처럼 귀머거리처럼 춤추며 노래하며 살리라

-시인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