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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시, 깨달음을 읽는다 : 마음으로 읽는 선시 13편[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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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이은윤
  • 출판사 : 동아시아
  • 발행 : 2008년 03월 05일
  • 쪽수 : 300
  • ISBN : 9788988165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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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선禪 가운데 시詩가 있고, 시 가운데 선이 있다
시와 선이 하나로 어우러진 깨침의 미학, 그 투명한 세계로 떠나는 여행


“시를 배우는 것은 마치 선을 배우는 것과 같다” - 원호문
만 마디 법문보다 더 깊은 깨달음과 울림을 전해주는 선시의 세계

본디 선(禪)은 말과 생각의 길이 모두 끊어진 불립문자, 언어도단을 수행의 도구로 삼는다. 홀연히 깨닫는 순간에 튀어나오는 찰나의 깨침은 언어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선시 또한 마찬가지이다. 깨달음의 내밀한 세계를 상징과 함축의 언어로 표현하는 선시는 일상성의 파괴와 언어의 충격적인 배열을 통해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오도(悟道)의 경계를 드러낸다. 이처럼 선과 시는 공히 언어의 절제와 응축, 상징을 중시한다. 그래서일까. 시선일치를 주장한 선승과 시인들도 수없이 많다. 선사이면서 시인인 이들로는 염화미소의 주인공 마하가섭, ‘전의(傳衣)’로 법맥을 전한 달마, ‘묵언’으로 유명한 유마거사, 득법게를 남긴 육조 혜능 등이 있고, 왕유, 맹호연, 위응물, 소동파 등은 시인이자 선사로 손꼽히는 이들이다. 또한 송대의 이지의는 “선을 말하는 것과 시를 짓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했으며, 명나라 승려 보하는 “선미 물씬하나 선어가 아니면 시이고, 시경이지만 시구가 없으면 선이다”고 했다. 모두 시와 선은 본질적으로 같다는 얘기다.
선시는 오도를 목적으로 하는 불교 문학의 절정이다. 불교 철학이나 사상을 산문으로 묘사하거나 표현할 수도 있지만 직관적인 힘은 선시를 따를 수 없다. 선의 화두가 그러하듯, 좋은 선시는 타성에 젖은 우리의 뒤통수를 후려친다. 그렇다면 흔히 불립문자를 내세워 말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하는 깨달음만이 ‘큰 깨달음’은 아닐 터. 굳이 선시라는 문자를 통한 깨달음을 외면할 이유는 없다. 마치 ‘당신을 사랑합니다’ 하는 고백보다 연인이 탄 버스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물끄러미 바라보는 눈길이 훨씬 감동적인 것처럼 불법을 강요하지 않고 경물을 통해 넌지시 드러내는 선시 한 편이 만 마디 법문보다 마음에 더 깊은 깨달음과 감동을 줄 수 있다.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동서양의 고전 시학서와 선시들을 종횡으로 섭렵한 해설,
웅숭깊은 선시의 세계를 만난다


보통 사람들은 선시를 마음을 닦는 도구로만 여겨, 혹은 넘치는 불교용어에 기가 눌려 감히 접근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오랫동안 불교전문기자로서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온 저자는 비단 불교 수행자나 전문가가 아니라도 선시를 쉽게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도록 한 편 한 편 정성을 들여 풀이해준다. 시어 하나하나에 깃들인 상징과 함축은 물론 작품이 지어진 배경부터 작가의 삶, 시가 담고 있는 법문의 깊은 의미까지 어렵고 난해하다는 선입견을 버리고 고박하고 담백한 선시를 통해 선학에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저자는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동서양의 고전 시학서들은 물론 오래도록 회자해온 선시들을 종횡으로 인용하며 선시 해설의 밑거름으로 삼는다. 13편의 선시를 엄선하여 풀이하지만 책 속에 담긴 선시는 수십 편을 헤아린다. 또한 각 장마다 선시와 어울리는 선화를 배치하여 웅숭깊은 선시의 흥취를 더욱더 음미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인구에 회자하는 최고의 명작 선시들만을 정선한 선시 해설집,
문학적·종교적 깊이 읽기를 시도한다


이 책에 담긴 13편의 선시는 모두 인구에 두루 회자하며 최고의 수작으로 손꼽히는 것들이다. 득도한 연후에 송강에서 뱃사공을 하며 살았다는 승려 화정선자의 「긴 낚싯대 드리우니」부터 당대 문장가로 이름이 높았으나 6조 혜능의 비문을 지으며 선학에도 깊은 조예가 깊었던 유종원, 선과 시를 접목시켜 주옥같은 선시들을 수없이 탄생시킨 당대의 천재 시인 왕유, 소동파의 시까지 종교적으로 깊은 선적(불교적) 의미를 지니면서도 문학적으로 매우 뛰어난 성취를 이뤄낸 시들만을 정선하여 알기 쉽게 풀이하였다. 하나같이 자잘한 수식을 떨어내어 담박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전하는 선시들이다.
화정선자의 「긴 낚싯대 드리우니」는 불교가 지향하는 깨침의 미학을 대표하는 게송 중 하나이고, 왕유의 「녹채」는 청대의 시인 왕사진이 “순간을 영원으로 승화시켜 유한으로써 무한의 경계를 표현”한 입선(入禪)의 절경이라고 평한 작품이며, 또 「새 우는 개울가」는 선적인 적정의 세계를 묘사한 왕유의 선시들 가운데서도 특히 명편으로 꼽히는 작품으로 한 폭의 수묵화 같은 청담한 아취와 한 편의 소야곡 같은 편안하고 그윽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장계의 「풍교에 유숙하다」는 천고의 명작으로 불교와 깊은 전설적 인연을 가지고 있으며, 유종원의 「눈 내리는 강」은 도와 하나가 되어 우주를 거니는 장자의 ‘소요유’ 같은 선열이 흘러넘치는 명시 중의 명시이다.
기존의 선시집이나 선시해설서들은 승려들이 지은 시들을 두루뭉술하게 묶어놓거나 문학적으로만 접근하여 선시가 담고 있는 참된 불교적 의미를 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승려가 지은 게송이 모두 선시는 아니듯이, 또 시인이 지은 자연산수시라고 해서 모두 선시가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저자는 문인들이 지은 한시 중에서 선취가 물씬 풍기는 시들, 그리고 선승들이 지은 게송들 중에서도 선적 의미가 깊고 문학적으로도 뛰어난 시들만을 모아 문학적·종교적 깊이 읽기를 시도한다. 조용히 안으로 침잠하여 시를 감상하다 보면 존재의 심연을 찌르는 무궁무진한 선리를 깨달을 수 있다.

목차

머리말

긴 낚싯대 드리우니 - 화정선자
눈 내리는 강 - 유종원
녹채 - 왕유
새 우는 개울가 - 왕유
종남산 별장 - 왕유
십재경영 - 작자미상
풍교에 유숙하다 - 장계
종소리를 듣고 - 교연
단칸 초옥 - 지지선사
나찬화상가 - 남악나찬화상
음주 - 도연명
내 마음 가을 달이어라 - 한산
남화사 - 소동파

선시 이해의 길잡이

저자소개

생년월일 1941
출생지 충남 공주
출간도서 4종
판매수 381권

중앙일보에 입사해 문화부장·편집국 국장·논설위원·종교전문위원을 지냈다. 한국불교선학연구원장, 금강불교신문 사장 겸 주필을 역임, 대중들에게 선(禪)을 알리기 위한 강연과 저술 활동을 하였다. 지은 책으로는 『혜능평전』, 『선시』, 『한국불교의 현주소』, 『중국 선불교 답사기』(전4권), 『화두 이야기』, 『왜 선문답은 동문서답인가』, 『너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큰 바위 짊어지고 어디들 가시는가』, 『격동하는 라틴 아메리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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