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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연 전통과 서사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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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18세기 조선의 문단은 전통적인 당송고문과 이를 거부하고 자기 정체성을 새롭게 확립하려는 소품문으로 나뉘었다. 당송고문이 유가사상의 범주 안에서 지배집단의 논리를 적극적으로 추구하며 윤리 지향을 보였다면, 소품문은 고문이 드러낸 폐단에 대한 반발로서 그 정치지향성과 윤리지향성을 부정하며 개인의 고답적 예술성과 서정성을 추구한 탈이데올로기적이었다. 고문이 생생한 삶의 일상과 주변의 자연을 드러내지 못하고 색다른 주제와 문체를 요구하는 독자의 문학적 기호에 응답하지 못하는데, 소품문은 국가와 백성, 윤리와 심성 등의 보편적 가치에 억눌려 발산하지 못한 개별적 가치에 눈뜬 지성인의 자유로운 정신을 담아내려고 하였다. 이러한 분위기 가운데서 구연 전통에 대한 서사화는 그들에게 새로운 읽을거리를 제공하였다고 할 수 있다. 18세기 말과 19세기 초에 이르면서 많은 한문단편으로 서사화하는 현상은 이러한 사실을 웅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영남대학교의 임완혁 교수가 낸 ??구연전통과 사사??는 바로 이러한 당시 현실을 보여주는 귀중한 저술이라고 할 수 있다.
구연된 이야기는 야담(野譚)을 비롯하여 전(傳)·기사(記事)·우언(寓言)·잡저(雜著) 등 다양한 양식으로 정착되었다. 본서는 이들 양식을 서사산문의 관점에서 논한 것으로,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나 엄밀한 체계를 이루는 것은 아니며, 각 논문의 성격을 고려하여 편의상 구분하였다.
제1부 근원사실(根源事實)의 전승과 유화(類話)에서는 실재 있었거나 있었을 법한 하나의 사건이 오랜 기간 전승되면서 나타나는 양상을 분석해보았다. 변화의 양상을 문헌전승과 구비전승으로 나누어 살펴보았으며, 제2부 문헌의 전승, 전사(轉寫)와 이본(異本)에서는 야담 및 야담집의 성격과 위상을 이해하기 위해 ??청구야담??과 ??금계필담??의 이본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졌고, 제3부 서사의 전통과 변모에서는 19세기의 서사적 전통이 지니는 역동적인 면모와 그 퇴영적 양상을 함께 살펴보았고, 제4부 서사산문과 세계인식에서는 야담·전·기사·우언 등의 분석을 통해 구연의 전통이 서사 산문에 반영된 양상을 고찰, 주로 작품 속에 나타난 작가의 의식과 서사산문의 관계, 기록자의 위상 등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 책에서 나는 지루할 정도로 유화(類話)에 집착하였다. 한문단편 또는 야담 등 구연과 긴밀한 관계를 지닌 서사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구연을 통한 서사체의 다층적 성격, 기록화 과정의 수많은 변모 양상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구연 과정은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사상과 정서, 삶이 전승되는 과정인 것이다. 구연층은 각각의 처지와 입장에 따라 서사체를 이해하는 방식이 다르다. 그 결과가 유화다. 조선후기 서사체의 실상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유화를 통한 다면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조선후기 서사산문의 면모를 이해하는 데 미약하나마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
저자소개
| 생년월일 | - |
|---|---|
| 출생지 | - |
| 출간도서 | 0종 |
| 판매수 | 0권 |
경기도 의정부 출생.
성균관대학교 한문교육과 졸업하고 동 대학원 한문학과를 수료하였다(문학박사).
서울대학교와 성균관대학교에서 Post-doc. 과정을 마쳤으며, 현재 영남대학교 한문교육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논문으로 <문헌 전승에 의한 야담의 변모양상>(박사논문), <조선전기 필기의 전통과 패설>, <송세림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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