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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개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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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버림받은 떠돌이 개일 뿐인데……
    동화작가 박기범의『미친개』가 낮은산에서 출간되었다. 1999년『문제아』로 등단하면서 평론가와 독자들 모두로부터 열광적인 찬사를 받았던 박기범은 등단 후 4년여 만인 2003년에야『새끼개』『어미개』를 펴냈고, 그로부터 다시 5년이 지난 2008년에야 새 작품을 발간하게 되었다.
    ‘소통’과 ‘관계맺기’의 어려움을 이야기한『새끼 개』, 만남의 소중함과 이별의 쓸쓸함을 모성애에 담아 들려준『어미 개』에 이어『미친개』는 다시 한 번 ‘소통’ 혹은 ‘타인에 대한 이해’의 문제와 함께 자신의 본성마저 부정당하는 힘없는 존재의 비애를 그려냈다. 사람들로부터 버려진 떠돌이 개 한 마리가 먹이를 찾아 헤매다 외딴 마을까지 흘러들어오면서, 마을 사람들의 억측으로 인해 미친개로 오인받으며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막다른 곳까지 몰려가는 절박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다시 한 번, 초라하고 약한 존재들에게 바치는 동화
    사실주의 동화의 새 지평을 열어 보였다는 찬사와 함께 촉망받으며 등장한 박기범은『문제아』부터『미친개』까지 10년간 겨우 네 권의 동화책만을 펴낸 셈이다. 그는 왜 과작(寡作)의 작가가 되었을까?
    사실 박기범은 그간 어린이책 작가라기보다는 평화운동가라는 타이틀이 더 어울릴 만한 활동을 해왔다. 2003년 2월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반대하며 ‘한국 이라크 반전 평화팀’의 일원으로 바그다드에 갔고, 그해 5월 귀국한 뒤로는 전국을 돌며 ‘전쟁과 어린이’를 주제로 강연을 하며 아이들을 만났다. 그리고 그해 7월에는 전후(戰後) 복구활동을 돕기 위해 다시 이라크에 갔다. 겁 많고 수줍음 잘 타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사람이면서도, 박기범은 “누구보다 전쟁을 무서워하기 때문에”, “일방적이고 무자비한 학살 앞에서 이라크 아이들의 눈망울을 외면할 수 없어서” 전쟁터로 달려갔다. 이런 활동의 결과로 이라크와 한국에서의 평화운동을 기록한『어린이와 평화』(창비, 2005) 같은 책을 썼고, 뒤늦게 한글을 배우는 어머니들 이야기로 2000년에 전태일 문학상을 받은『엄마와 나』(보리, 2004)를 엮어냈다. 그러나 ‘동화작가’라는 자의식은 작가에게 늘 마음의 짐이었을 터.『새끼 개』 『어미 개』이후 근 4년 동안 동화를 발표하지 못하다가 “미치도록 이야기가 쓰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태어난 것이『미친개』이다. (작가의 개인 블로그 http://blog.paran.com/gibumi에서『미친개』를 쓰기까지의 뒷이야기를 담은 작업일지를 볼 수 있다.)
    박기범으로 하여금 이 글을 쓰게 해준 것은 낮은 자리에 있는 초라하고 약한 존재들이었다. 2003년 이라크에서 만난 개 한 마리, 청와대 앞 전투경찰들이 둘러싼 가운데 드러누워 울부짖는 노신부님, 제 몸에 쇠사슬을 감고 버티고 서던 두 아이의 엄마, 출입국 관리 사무소의 추격을 피하다가 끝내 죽어간 살빛이 다른 청년, 휠체어에 불편한 제 몸을 묶어 거리로 나선 사람들, 군대 대신 스스로 감옥으로 걸어 들어간 후배, 그리고 또, 일터로 들어가지 못한 채 끌려나오던 여동생 뻘의 앳된 승무원들…….
    더욱 살벌해지기만 하는 세상에서, 작가는 우리 모두가 삶의 궁지로 내몰리고 있음을 절감했다고 한다. 지금 나는 괜찮다 하는 그 누구라도 과연 궁지에서 얼마나 비껴나 있겠는가를 생각하며 작가는 2003년 이라크에서 만났던 개를 다시 떠올렸고, 궁지로 내몰리는 삶이란 것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고 또 하나. 주머니에는 칼을 지니고, 할머니 저금 통장을 훔쳐 PC방에서 밤을 새우기도 하고, 돈이 떨어져 그곳에도 들어가지 못할 때면 건물 계단에서 밤을 지새우곤 한다는, 담배를 피운다고 하는 초등학교 4학년, 열한 살 아이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그 아이의 할머니, 아버지 이야기도 듣게 되었다. 아이의 또다른 모습에 대해 들었을 때 작가는 비로소 숨통이 트이는 것만 같았다고 한다. 그리고 동화를 써야겠다고 결심했다.

    동화로 쓴, 이 시대에 대한 알레고리
    같은 무리 사이에서도 “냄새 나는 놈”이라며 따돌림당하는 개 한 마리. 몸값 비싸다는 시베리안 허스키를 조상으로 두었지만, ‘잡종’인 탓에 나자마자 버껸斌?개고기 집에서 키워졌다. 큰비가 오던 날, 물에 휩쓸려 떠내려가면서도 가까스로 살아남았고, 그때부터 먹이를 찾아 정처없이 떠돌게 되었다. 산골짝에서 혼자 먹잇감을 찾아내고 야성을 회복하면서 다부지고 당당한 모습을 갖게도 되지만, 마을 사람들에게 ‘미친개’라는 오해를 사 마을로 나가지 못하고 구석으로 더 구석으로 피해 다닌다. 끝내 마을 어른의 사냥총 앞에 놓인 개. ‘탕!’ 하는 총소리와 함께 그 개는…….
    박기범은 오직 먹고살기 위해 읍내를 떠돌던 개, 인적 드문 시골길과 산에서 혼자 먹이를 구하는 법을 익히며 행복해하는 개, 미친개라 오해받으며 돌팔매질과 몽둥이질을 피해 다니는 주눅든 개, 자신을 해치려는 사람과 정면대결할 수밖에 없게 된 개의 시시각각 변화하는 모습을 관찰자의 시선에서 담담히 서술하고 있다. 궁지에 몰릴 대로 몰리는 처지가 되지만 삶이란 쉽게 포기할 수는 없는 것이고, 그렇다고 어디선가 섣부른 희망을 찾지도 못한다. 다만, “그 어떤 원망마저도 넘어선 채” “물기를 머금어 더 또렷이 아롱지던 깊고 투명한 눈망울”을 마지막으로 우리 가슴 속에 서늘하게 남겨놓을 뿐이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경쟁·적자생존·승자독식 논리 아래 살아가야만 하는, 희망을 이야기하기 어려운 시대. 제 본성을 지키며 살아가는 일이 세상과의 싸움이 되어야만 하는 시대.『미친개』는 이 시대 우리 사회에 대한 깊이 있는 알레고리로 읽힌다. 그 어떤 (성인 대상의) 문학작품도 변해가는 세상에 대해 정곡을 찌르는 발언을 해내지 못하는 지금, 동화작가 박기범이 온갖 작고 약한 존재들 편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버림받은 개’로 형상화해 조곤조곤 들려주는『미친개』는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그 어떤 장편소설도 주지 못한 묵직한 감동을 남긴다.
    박기범은 삶과 글이 일치하는 작가다. 그래서 그가 쓰는 동화야말로 시대를 헤쳐나가는 길을 보여주는 방향타라 할 만하다. 올 한 해엔 그동안 풀어놓지 못했던 이야기보따리를 부지런히 펼쳐낼 계획이라는 박기범의 행보를 주목해보자.

    거칠지만 담백한, 글에 몰입할 수 있게 해주는 그림
    『미친개』는 단편동화지만 그림책 같은 형식으로 출판되었다. 행간마다 생각할 여백이 많고, 단편이지만 충분히 긴 호흡으로 읽어낼 만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어린이책의 그림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미친개』의 그림은 다소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라 여겨질 수도 있지만, 글과 일치된 분위기로 작품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을 제대로 해낸 흔치 않은 미덕을 갖고 있다.
    갈필을 써서 거칠지만, 군더더기 없이 담백한 그림을 그려낸 김종숙은 박기범과 함께 ‘글과그림’이라는 글쓰기 동인 활동을 하고 있는 속초의 화가다. 큰 사건보다는 내면의 감정흐름 위주로 전개되는 글이라 그림 그리기가 쉽지 않은 이 책에 딱 맞는 그림을 그려낼 수 있었던 것은 오랫동안 마음으로 교감해 온 글작가와 그림작가의 호흡이 자연스럽게 드러난 때문일 것이다.

    저자소개

    생년월일 1973~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12종
    판매수 48,783권

    동화 쓰는 사람. 이천삼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시작할 무렵, 그곳 아이들의 곁이 되고자 인간방패, 평화지킴이로 전쟁터로 들어가 그 전쟁을 함께 겪었다. 한국에 돌아온 뒤로 그곳에서 인연을 맺은 이들과 우정을 나누며 평화를 바라는 일들로 지내었으나, 내전으로 치닫는 상황에 하나둘 소식마저 멀어졌다. 세상에 대한 무력감은 글을 쓰는 일에 대한 자괴감으로 이어졌고, 이천칠년, 한옥 짓는 일을 배우는 목수학교에 들어갔다. 이천십이년, 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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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초에 사는 화가입니다. [미친개][그 꿈들]에 그림을 그렸고, '글과 그림' 동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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