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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이의 노래 : 이규석 시집[반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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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이규석
  • 출판사 : 갈무리
  • 발행 : 2007년 12월 20일
  • 쪽수 : 112
  • ISBN : 978896195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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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1987년 「고주박」동인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규석 시집. 삶의 단상들을 날카로운 눈으로 그려내 총 4부로 나누어 담았다.

출판사 서평

이규석 형을 만난 것이 1989년이니 20년이 다되어 가는데도, 형의 모습이나 형이 쏟아내는 말이나 심지어 형의 詩까지 변함이 없다. 변해야만 살아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20년 전이나 앞으로 20년 후나 전혀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서는 것은 형의 첫 번째 시집이 말해주고 있다. 형이 한 길을 고집하는 이런 모습에서 형이 말하고자 하는 “절규” 같은 것을 발견해 내고는 형의 길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나는 어렴풋이나마 이 시집을 받아들고 알게 되어 부끄러울 뿐이다.
― 표성배(시인)

삶의 중심에서 이룬 보편적 가치
― 정규화(시인)

시를 매개로 도달해야 하는 보편적 가치는 시인의 사상과는 무관하게 부풀리고 와전되어 본질과 목적에 혼돈을 주는 경우가 허다하다. 시에 나타난 한 시인의 사상을 검증한다는 것을 범죄 심리학적인 접근이 필요하겠지만 그것 역시 완벽하다고는 볼 수 없다. 더구나 신명을 바쳐 완성한 개인의 정신적 자산에 대해 평가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짓을 모순인 줄 알면서도 반복하고 있다. 그 결과 최근 들어 남의 작품이 눈에 띄면 그것을 텍스트로 말을 바꾸는 연금술사의 역할을 서슴없이 자행하고 있다. 시 속에 사상은 없고 말의 유희만 난무하는 희한한 시대에 살고 있다. 이 같은 이유는 인터넷을 비롯한 각종 매체의 발달도 한 몫을 감당했을 것이다. 그 점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의도가 좋다하더라도 시로써의 형식과 표현양식이 있어왔다. 다시 말하자면 시는 시라야 그 생명력이 주어지는 것이다. 시인들은 누구나 긴 습작기를 거쳐 오는 동안 이 말이 무슨 말인지를 스스로 터득하게 된다. 시인에게서 자아란 누구에게 부여받을 수 없는 시인의 사상 속에 뿌리를 둔 철저한 정체성의 한 형식일 수 있다. 시다운 시란 먼저 쉬운 시를 뜻 한다. 누구나 꽃을 보면 즐거워하고 쿠바에 있는 미군의 ‘관타나모기지’에 대해서는 비판을 쏟아놓을 줄 안다. 일상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결론내면 시란 시 이전에 머물곤 한다. 시란 쉽고도 어려운 것은 낱말 하나와 땀을 흘리게 한 자기와의 싸움의 소산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 모든 것이 역사와 현실의 투철한 인식 없이는 불가능하다. 비근한 예를 들자면 1786년부터1788년까지 있었던 괴테의 이탈리아 종단 기행에서 괴테의 해박한 지식이 이탈리아의 고대건축물과 자연 환경은 물론이고 무용 연극 미술과 같은 예술에 접근하여 입체감을 더하고 있다. 이것은 기행에 앞서 괴테가 그 방면에 많은 공부를 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것일 거다. 더 쉽게 비교가 가능하다면 유홍준의 ꡔ나의 문화유산 답사기ꡕ가 우리에게 충격을 주는 것 같은 충격을 이탈리아 기행이 지니고 있는 좋은 점이다. 괴테 역시 시인이었듯이 무릇 시인은 그의 경험과 지식세계는 넓고 깊어야 한다. 알아서 손해 보는 일이 없다. 배우고 쓰기를 거듭하여 조심스럽게 자기의 땅에 천착해야 할 것이다. 개중에는 쉽게 시인이 된 사람이 많다. 다시 말하지만 무수한 문예지가 자신들의 입지 확보를 위해 무더기로 쏟아내는 시인들이 제대로 시적 재질을 갖추지 못했다는 얘기가 종종 들리고 있다. 따라서 문인의 수는 늘어가지만 질적 향상을 가져오지 못한다는 비판적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예술은 미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시도 마찬가지다. 모든 가치의 우위에 시를 두지 않고 결코 좋은 시인이 될 수 없다. 때로는 먹고 사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이 시와 시를 쓰는 일이어야 시인으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있다. 성취란 노력 없이 얻어지는 것이 없다. 우연히 오는 성과란 상상력 속에서나 있는 것이다. 성공의 이면에는 부단 없는 노력도 있겠지만 깨어있는 지각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내 자신을 정확히 알 수 있고 부족한 부분을 노력으로 메워 나갈 수 있다. 개인이 자기 주변의 것을 누구보다 잘 알 수 있으므로 자기가 잘 아는 것이 자신의 자산이다. 이것은 파고들어야 한다. 괜히 모르는 부분에서 남의 흉내를 낸다는 것은 위험한 곡예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나의 문학은 늘 내 주변에 산재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표현의 기법이야 세월이 가면 저절로 터득되어지고 자기화 되는 것이다. 동시대인의 고뇌와 갈등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하며 동시대의 허와 실을 시인의 땀과 예지로 부딪쳐야 살아남는다. 우리가 보편적 가치에서 시의 진실을 구하자면 시인 자신이 그 가치의 중심에 서 있어야 될 것이다. 피상적인 접근은 그 본질에 도달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독자로부터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없는 것이 문학이며 시다. 그래서 시인되기도 어렵고 시인으로 살기도 힘든 것이다.

아내가 한숨을 쉰다

그 한숨이 무얼 말하는지
말하지 않아도 잘 안다

일찍 퇴근해 오는 날이 많을수록
아내를 위로할
따뜻한 말 한마디 생각도 안나
무슨 말 붙이기가 무섭다

언제부턴가
달력 한 장 넘기려 해도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 「걱정」 전문

맞벌이 부부의 삶은 긴장에서 긴장으로 이어진다. 서로 맞대놓고 얼굴 한 번 쳐다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아내가 모처럼 일찍 돌아왔으나 따뜻하게 말을 걸 수만은 없었다. 귀가 따갑게 들었던 조기퇴직이니 구조조정이니 근무시간 단축이니 하는 언제 내 차례가 될지 모르는 시한폭탄 때문이다.
‘그 한숨이 무얼 말하는지/말하지 않아도 잘 안다’는 자조 섞인 독백이 있을 뿐이다. 부부란 말이 필요 없기도 하다. 눈빛만 봐도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발자국 소리만 듣고도 그날의 분위기를 헤아릴 수 있는 것이 우리네 부부라면 남녀 사이에도 불입문자 정도는 여러 개 세울 것이다. 아내보다 일찍 귀가했다는 화자의 경우도 살얼음 위를 걷기는 매 한가지다. 세상에 사업이 잘 된다면 어느 남편이 일찍 귀가했겠는가. 우리네 서민의 부평초 같은 삶에 화자인 시인도 시달리고 있음을 여실히 짐작케 하고 있다.
(이하 생략)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고집
신발
일거리를 두고
낚시
불경기
공회전
공단길을 걸으며
어떤 하루
행렬을 보며
걱정
이사를 하며
늦가을에
자존심
제 살 뜯어먹기
장난감 자동차
겨울

제2부

척 하면
겨울나무
십 원짜리 동전
하루살이의 노래
콩을 볶으며
달동네에서
페인트칠을 하며
알았으면 좋겠어
비 오는 날
백수
선풍기
담쟁이
쇠비름을 보며
노이로제
연삭을 하면서
소사장


제3부

받침돌
복사기
노고단을 오르며
실제 상황입니다
홍수
보초를 서며
허수아비
하나됨을 위하여
큰어머니
말하지 않아도
짝퉁 시대
양파 껍질을 벗기며
아버님 전상서
화엄사에서
고드름을 보면
CCTV


제4부

선인장
아내1
아내2
집에 오면
나무를 심으며
고향

지금 우리 집은
이름을 위하여

아직도
벌초
양심
팔만대장경
일기예보

발문ㆍ정규화(시인)
101 삶의 중심에서 이룬 보편적 가치

본문중에서

시인의 말

서툰 걸음마로 출발하면서
망설이고 망설이다 용기를 냈다는 것
세상에 얼굴을 들고 보니
헉 두렵고 부끄럽다는 것
내 스스로 선택한 이 길을 가야 한다면
채찍을 통해 배워야 한다는 것
하지만 어쩌랴
시를 쓰지 않으면 병이 생긴다는 것.

망설임에 용기를 준 객토동인들과
갈무리 출판사와 그 식구들께 감사하고
묵비권으로 여기까지 통과시켜 준 아내께도 고맙다
건장하지 못한 몸으로도 기꺼이 발문을 써주셨던
지금은 고인이 되신 정규화 시인께 삼가 명복을 빌며
생전에 하신 말씀들 자양분으로 삼아 기대 어긋나지
않는 시인이 될 것을 약속드리며 이 시집을 바친다.


2007년 12월
이규석

저자소개

이규석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1958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났다. 1987년 <고주박> 동인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경남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객토문학> 동인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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