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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기획 의도 1>

    “광고는 시대의 거울이다. 가로수길도 시대의 거울이었다.”
    광고 회사 TBWA KOREA는 21세기 한국 사회의 권력 이동에 따른 문화 양식의 변동에 늘 주목하는 집단이다. 2007년도에는 한국 사회 변동의 지점으로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가로수길’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사람들이 모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는 명제 아래 TBWA 박웅현 ECD는 이렇게 말한다.

    “삼청동은 경륜이다. / 인사동은 전통이고 / 홍대 앞은 열정이다. / 대학로는 표현이다. / 청담동은 과시다. / 가로수길은 로망이다. 몇 년 전부터 그 길이 심상치 않았다. 하루가 다르게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하루가 멀다 하고 독특한 가게들이 생겨났다. 여기저기 잡지에 그 길이 주인공으로 등장했고, 이곳저곳 영화에 그 길이 배경으로 등장했다. 인터넷 블로그에 "어제 가로수길에 다녀왔어요"란 제목의 글이 심심치 않게 보이기 시작했고, 지방의 여학생들이 "가로수길 보러 왔어요"라며 서울에 올라오는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가로수길에 주목한 그들은 한국 사회의 변동이라 할 만한 사건과 사례를 가로수길에 대입해보고, 꿰뚫어본 다음 한국 사회의 달라진 의식과 가치관을 광고인의 시각으로 되짚어보았다.
    가로수길에서 그들은 오랫동안 한국 사회를 지배해온 헝그리 정신의 종말을 보았으며, 느림과 여유를 지배하는 인간 중심의 시스템을 발견했고, 경제력으로 무장한 새로운 권력인 여성을 만났으며, 士의 시대에서 家의 시대로 이동하는 한국 사회의 흐름을 보았다. 혼자 밥을 먹는 당당한 외톨이, 내가 중심이 되는 세상과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사랑엔 더 이상 경계가 없다는 것도 확인했다.
    박웅현 ECD는 “광고는 톡톡 튀는 감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통찰력과 인문학적인 소양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사물이나 현상을 들여다보고 그 속을 꿰뚫고 있는 무엇을 찾아내는 일,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사회학의 자료수집 방법 가운데 하나인 비체계적인 관찰을 통해, 그들이 만들어내는 광고의 바탕이 되는 스케치 작업이기도 하며, 광고인의 눈으로 접근해본 사회의 질서와 변동에 대한 소략한 분석 작업이기도 하다.

    <기획 의도 2>

    이 책은 “읽는 책”이 아니라 “보는 책”이다

    TBWA 주니어보드 멤버들이 가로수길 현장을 뛰어다니며 취재한 결과를 취합해 만들어진 이 책은 독자들에게 ‘읽기’보다는 ‘보기’를 권한다. ‘사회를 보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배어 있다. 현장에서 만난 사람과 골목길, 건물, 가게, 진열된 상품, 향기, 색채, 그곳을 찾는 사람과 가게 주인, 그들의 눈에 들어온 모든 것이 데이터가 되고, 그들의 눈에 찍힌 영상이 데이터가 되었다.
    이 책을 디자인한 백종열 아트디렉터/감독은 “글자는 언어이기 이전에 형태다. 그 형태에 우리는 많은 습관을 가지고 있으며, 습관의 테두리 밖에 있는 것에 대해 불편하다.고 규정지으려 한다. 이 책은 ‘불편하다’를 피하고 싶지 않았다. 큰 글자들의 공격성과 작은 글자들의 불친절, 의미 없음의 생략, 책이라는 존재에 ‘읽기’와 ‘보기’ 두 가지가 공존한다면 이 책은 후자와 결혼했다”고 말한다.

    BWA KOREA는,
    광고 회사다. 그것도 매우 괜찮은 광고 회사다. 업계 2위(2007년 방송관련 취급고 기준), 그보다 평판 1위. 경쟁 프레젠테이션 성공률 1위, 광고인이라면 꼭 일해보고 싶은 회사 1위.
    무엇보다 TBWA는 세상에 화젯거리를 던질 줄 아는 회사다.
    SK텔레콤 <사람을 향합니다> <현대생활백서>, 스카이 캠페인, 현대카드 캠페인, 네이버 <세상의 모든 지식> 캠페인, 다음 UCC 캠페인, 동아제약 박카스 캠페인, SK에너지 <생각이 에너지다> 캠페인, 아디다스 캠페인 등, 우리 눈에 익숙한 광고를 여럿 만들었다. 하지만 그들은 광고 만드는 일에만 만족하지 못한다. 그들의 눈엔 보이는 게 너무 많다. TBWA는 단순한 광고 회사이기를 거부한다. 이 책이 하나의 예다. 또 무슨 짓을 할지 그들 자신도 모른다.

    목차

    들어가는 글: 사람들이 모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베스트 원Best One < 온리 원Only One: 士의 시대에서 家의 시대로
    원인1: IMF로 생긴 분화구
    원인2: 탈산업 사회
    결과1: 다양한 직업군
    결과2: 온리 원Onli One 경영 & 마케팅Marketing
    확장1: 온리 원 상품
    확장2: 1인 온리 원 기업
    확장3: 전혀 다른 분야의 조합

    사람을 향합니다: 느림과 여유를 지배하는, 인간
    사람이 주인공인 거리
    21세기 르네상스, 인간 중심의 사회 시스템
    24킬로미터의 미학
    느림은 빠름보다 우월하다
    테크놀로지에 반反대하다
    ‘사람을 향합니다’를 닫으며

    헝그리 정신의 종말
    차범근과 차두리,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
    미국과 헝그리 정신, 유럽과 다운시프트
    생활의 변화: 주 5일제 근무제
    생활의 변화: 새로운 여가 생활
    가깝고도 먼 나라, 청담동
    ‘헝그리 정신의 종말’을 닫으며

    비. 유어. 셀프.BE YOURSELF!: 낡은 건물에서 비빔밥까지
    한류 스타 배용준과 보아
    김윤진의 성공… 그리고 비
    88올림픽과 대한항공 비빔밥
    미스코리아에서 슈퍼모델로
    천하장사 마돈나와 게이 친구
    임부복의 변신

    What women want: 경제력으로무장한 새로운 권력, 여성
    연하남에서 완소남까지
    가로수길에서 만난 누나들의 완소남
    男다른 누나들
    강인함에서 부드러움으로, 남성상의 변화
    시대마저도 그녀들을 향하다
    감성 VS 팩트, 이야기 VS 먹기, 관계 VS 목표
    여자를 위한 월드
    가로수길, 그녀들을 닮다

    아는 자들의 세계: 생산자와 소비자의 사랑에는 더 이상 경계가 없다
    발견의 즐거움: 볼거리, 먹을거리를 알아채는 기쁨
    ‘마니아’라는 이름으로
    권력의 이동: 프로슈머 시대의 도래
    권력의 이동: 소비자가 절대 군주로 군림하는 시대의 도래
    Do It Yourself: 내 스스로 나만의 것을 만든다
    UCC: 정보를 창조하다
    평균주의의 탈피
    가로수길에는 경계가 없다

    혼자 밥먹기
    가로수길: "일행 분 있으세요?"
    가로수길 밖: 혼자가 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혼자 밥 먹는 이유① 관점의 변화: 당당한 외톨이
    혼자 밥 먹는 이유② 환경의 변화: 아이팟과 닌텐도 DS
    ‘나( I )’의 힘이 변화시킨 사회의 모습

    가로수길의 국적은: ?
    가로수길 보물찾기
    혼혈의 시대
    로밍하는 유목민: 광고로 보는 지구촌
    WHY?
    ‘오드리 햅번의 시대’ 에서 ‘수리의 시대’로
    인터넷: 문화를 조종하다
    그녀의 파파라치 사진: 세계화에 기여하다
    ‘MADE IN’에서 ‘MADE BY’로

    출처 및 참고 문헌
    >

    본문중에서

    ‘빨리빨리’는 다운시프트로, 부업은 투잡으로 대체되었다. 직장 지상주의는 가족 지상주의를 이기지 못하고, 효율 중심 생활은 문화 중심 생활에 밀리고 있다. 농업적 근면성의 쨍쨍한 해는 이제 보이지 않는다. 그 대신 문화적 세련미의 은은한 달이 떠오르고 있다. 가로수길은 그 명백한 변화의 리트머스다.
    “헝그리 정신의 종말,을 닫으며”에서

    다운시프트Downshift., 기어를 저속으로 바꾸다. 이 말은 ‘사회적으로 속도를 내지 않는다’는 뜻이다. 속도를 내더라도 다른 사람을 의식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데 집착하지 않는다. 한 조사에 따르면 많이 벌고 많이 쓰며 살 것인가, 아니면 가치 있는 일을 하며 살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이 질문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한다. 생활이 각박해질수록 ‘느림’에 대한 갈망은 더욱 강렬해진다. 현대인에게 시간은 그 무엇보다 소중한 상품이 되었다. 2002년 데이터 모니터에 따르면 한 해 190만 명이 스트레스를 피해 직장이나 집을 옮겼다. 1천2백만 명이 급여 삭감을 감수하고 근로 시간을 단축했다. 미국의 시대, 헝그리 정신의 시대가 가고 유럽의 시대와 다운시프트 시대가 오고 있다.
    “유럽과 다운시프트”에서

    신사동 가로수길의 건물은 대부분은 낡고 작다. 대로변이라 해도 빌딩보다는 주택을 개조한 건물이 많다. 신축보다는 리모델링을 선호한다. 무질서하게 줄지어 늘어선 건물들은 한마디로 들쭉날쭉하다. 발걸음을 건물 안으로 들여놓는다. 맨 처음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천장이다. 콘크리트를 그냥 노출시켜버린 알몸 천장, 숨어 있어야 할 크고 작은 배선과 배관 파이프까지 뭇시선 앞에 당당하다. ‘공사를 마무리하지 않은 건가, 아니면 보수공사중인가’ 곧 바로 의도적인 노출을 눈치 챈다.
    “비.유어.셀프.BE YOURSELF!”에서

    인사동과 압구정의 일요일은 두 명의 아르바이트생이 세 명이 되고 조금은 여유롭던 손길이 바빠지기 시작한다. 동대문의 일요일도 마찬가지다. 신사동 가로수길의 일요일은 조용하다. 주중보다 더 여유롭다. 명절이면 텅 비어버린 서울의 한산한 거리 풍경을 보는 듯하다. 가로수길 가게 주인들은 대체 이 시간에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보통 사람들은 휴일이면 문화와 휴식 공간을 찾아 발길을 옮기는데 가로수길은 이런 손님조차 마다한다. 가로수길 가게 주인들은 주말을 맞아 오히려 자신의 삶을 즐기고 여유로운 마음을 나눈다. ‘손님을 맞이하기 위한 장사꾼으로서의 삶’이 아니라 가로수길 가게를 통해 진정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즐기는 것이다. ‘즐거운 삶’을 누리고 싶은 것이다.
    “헝그리 정신의 종말”에서

    한국 사회가 성장하고 시대가 바뀌면서 미국에 대한 짝사랑도 식기 시작했다. 서서히 콩깍지가 벗겨지면서 한국 사회의 눈이 유럽을 보기 시작했다. 그곳은 획일적인 기성품 대신 다양성이 존중 받는 땅이다. 패스트푸드 대신 두세 시간 동안 식탁 문화를 즐기고, 시에스타를 누리는 땅이다. 물질 가치보다는 정신과 전통의 가치를 더 인정하는 땅이다. 물질적으로 여유를 누리게 되자 유럽은 한국인에게 새로운 사랑의 대상이 되었다.
    “미국과 헝그리 정신”에서

    임신을 한다는 것은 아줌마가 된다는 뜻이다. 직장 여성에게는 신체의 변화가 부담스럽고, 연예인에게는 경력의 끝을 의미했다. 아이는 소중하지만 불러오는 배는 부끄럽게 생각했다. 예전의 임부복은 펑퍼짐하고 헐렁했다. 불러오는 배를 가려줄 박스 스타일이다. 자기표현에 익숙한 세대에게 임신은 예쁘고 아름다운 또 다른 나의 모습으로 인식된다.
    “임부복의 변신”에서

    과거가 효율로 대변되던 ‘직선의 시대’였다면 현재는 느림을 예찬하는 ‘곡선의 시대’다. 기능 중심의 세계에서 사람 중심의 세계로 변하고 있다.
    “느림과 여유를 지배하는, 인간”에서

    주차장이 없는 가로수길을 다니기 위해서는 ‘걷기’가 필수다. 트렌드에 민감한 이들이 가로수길을 찾는다. 그들은 스타일과 편의성이라는 가치 사이에서 고민한다. 하지만 막상 가로수길에 들어서면 스타일에 대한 고민은 필요 없다. 걸어 다녀도 큰 무리가 없다. 바닥에 깔린 폴리우레탄 덕분이다. 나이키 에어맥스처럼 폭신한 폴리우레탄1이 꼼꼼하게 깔려 있다. 높은 굽의 하이힐을 신고도 한 시간쯤은 너끈히 걸을 수 있다. 개발이 우선이던 시대에는 사람보다는 차가, 건물이, 그것의 기능이 중요했다. 가로수길 바닥에 깔려 있는 폴리우레탄은 과거의 관점에서 벗어났다. 가로수길은 자동차 위주의 거리에서 차츰 차 없는 거리, 자전거 도로, 걷고 싶은 거리로 변하는 시대와 닿아 있다.
    “사람이 주인공인 거리”에서

    현대 교통과 자전거의 속도에 관한 재미있는 수치가 있다. 이반 일리히는 인간이 최대의 가치를 생산해낼 수 있는 속도가 24킬로미터이며 이것을 넘어서면 그 속도로 이동하기 위해 치르는 대가가 그것으로 얻는 이익을 훨씬 넘어선다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효율적이고, 편리하기 위해 이동 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동 수단을 이용하기 위해, 즉 자동차를 구입하고 유지하기 위해 일을 해야 하는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지 않는 한계 속도가 24킬로미터인데, 이것이 바로 자전거의 속도다.
    “자동차보다 사람이 우선인 시대”에서

    가로수길에는 느림이 존재한다. 느린 발걸음, 차 한 잔의 여유, 그곳의 느림이 더욱 빛나는 것은 가로수길을 둘러싼 압구정과 신사동의 빠름 때문이다. 빠르게 달려오던 자동차도 가로수길에 들어서는 순간 느림의 소용돌이에 휩싸인다. 빠름을 중요시하는 이동 수단과 느림을 중요시하는 가로수길의 충돌은 언제나 느림의 승리로 끝난다. 승리한 자는 패자의 고통을 쉽게 수긍하지 않는다. 느림의 나라에선 느림이 법이다.
    “느림은 빠름보다 우월하다”에서

    고속 성장에 여념이 없던 우리는 숨 돌릴 여유를 찾았다. 세상의 중심에서 당당히 인간의 가치로 눈을 돌렸다. 산책을 즐기고, 단 한 입이라도 유기농 식품을 먹으려고 애쓴다. 아날로그 시대의 ‘정情’은 디지털 시대에 살 냄새 나는 ‘디지로그’를 탄생시켰다. 사회는 인간 중심 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폴리우레탄의 폭신한 길을 걷는 가로수길 사람들은 느림과 여유의 우월성을 몸으로 느낀다. 가로수길에서 느림과 여유를 지배하는 것은, ‘인간’이다.
    “사람을 향합니다,를 닫으며”에서

    여성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함께 결혼 적령기를 지난 여성을 부르던 ‘노처녀’라는 낱말 역시 세월의 흐름 속에 묻히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올드 미스’로 불렸던 그들이 자신의 일을 중요하게 여기는 능력 있고 경제력 있는 미혼 여성이라는 뜻의 ‘골드 미스’로 불린다. 결혼보다 직업을 중요하게 여기고, 탄탄한 경제력으로 독립된 삶을 꾸려나가고, 무엇보다 자신에게 당당한 ‘골드 미스’. 한국 사회의 인식도 달라졌다. 결혼까지 미루며 노력한 그들의 시간과 능력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가로수길에서 만난 누나들의 완소남”에서

    기능을 우선하는 20세기의 하드한 제조 산업이 남성적이고 수직적인 문화를 강조했다면 디자인을 우선하는 21세기의 소프트한 서비스 산업은 여성적이고 수평적인 문화를 필요로 하게 되었다. 인터넷의 발달 또한 수평적인 사회를 만드는 데 큰 몫을 했다. 그리하여 섬세하고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며 감성이 발달한 여성들이 21세기 감성 시대의 주인공으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시대마저도 그녀들을 향하다”에서

    의사가 되고 판사가 되고 대기업에 입사하고… 누구나 다 아는 직업, 누구나 열망하는 직업을 유일한 성공으로 삼는 사람들은 가라. 나만의 케이크를 굽고 나만의 만화를 그리고 나만의 옷을 디자인한다. 나만이 할 수 있는 일, 내가 하기에 특별하고 하나뿐인 일을 하는 사람들이 온다.
    “베스트 원Best One < 온리 원Only One”에서

    개인의 직업뿐 아니라 기업의 경영 정신이나 마케팅 방향도 변화하고 있다. IMF 이후, 중소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선 다른 기업들과 차별된 독점적인 기술이나 제품을 보유해야 했다. 그 결과 온리 원Only one 경영 같은 다양한 모색이 이루어졌다. 대기업 역시 타 기업과 차별화를 이루기 위해 경영 이념을 고취시키는 변화를 이루어나가고 있다.
    “베스트 원Best One < 온리 원Only One”에서

    소비자, 그들은 더 이상 말없이 받기만 하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능동적으로 만들어가는 창조자이자 생산자다.
    “아는 자들의 세계”에서

    오타쿠otaku와 구분이 모호하면서 현실감이 부족하다고 느껴졌던 마니아들이 인터넷이라는 튜브tube의 도움을 받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깊은 곳에서 보고 느껴온 것들을 알아볼 줄 아는 사람들은 서로를 찾아다니기 시작했으며,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게 사랑’이라는 말처럼 좋아하는 것만 이야기해도 시간이 부족할 만큼 그들의 관심사 공유는 끊임이 없다. 마니아들은 자신의 관심사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을 갖추고 있다. 맹목적 선호가 아닌 배우고 습득하여 분야 최고의 정보 소유자가 된 그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신의 관심 분야를 스스로 만들어내고 개척하기에 이르렀다.
    “아는 자들의 세계”에서

    소비자는 더 이상 소비자(Consumer)로서의 역할에만 만족하지 않고 생산자(Producer)로서의 소비자, 즉 프로슈머Prosumer로 재탄생했다. 점점 치열해지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업은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는 데 주력한다. 제품에 관한 사용 경험 평가에 참여하고 의견을 제시하는 모니터 요원,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정보를 제공하는 서포터즈에 이르기까지 프로슈머의 역할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아는 자들의 세계”에서


    IBM에는 37만 명이 근무하지만 위키피디아에는 정규직이 수명에 불과하다. 차세대 기업 조직의 경계는 앞으로 더욱 모호해질 것이다. “평균주의의 탈피”에서

    진정한 가로수길인이 탄생할 수 있었던 원인을 가로수길의 경계 허물기에서 찾을 수 있다. ‘상주하는 자’와 ‘찾아오는 자’의 경계가 있을 뿐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는 이미 오래 전에 사라졌다. 점주가 되기 전 소비자였던 그들은 자신의 마니아적 성향을 발전시켜 가로수길에 유일무이한 단 하나의 상점을 열었다. 프로슈머로 거듭난 그들은 이제 또 다른 프로슈머를 꿈꾸는 자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가로수길에는 경계가 없다”에서

    관심의 폭이 점점 좁아진다. 삶에 대한 관심은 ‘우리’에서 ‘개인’으로 옮겨가 이제 ‘나’에 대한 관심으로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사람’에 대한 관심과 ‘우리’에 대한 관심과 ‘개인’에 대한 관심을 거쳐 오직 ‘나’에 대한 관심으로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혼자 밥 먹기”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혼자 밥 먹고, 혼자 영화 보고, 혼자 노는 걸 즐기는 세대. 이들은 외부 세상으로부터 도피하여 자신만의 안전한 공간에 머무르는 코쿤Cocoon족과는 다르다. 무슨 일이든 혼자 임하는 생활에 두려움이 없고 오히려 즐기며 자기 계발에 집중한다. 그들의 나홀로 라이프스타일은 점점 다양해져서 여가뿐만 아니라 여행과 일상의 많은 부분에서도 홀로 지내는 성향이 있다. 이러한 나홀로족을 겨냥한 마케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혼자 밥 먹기”에서

    코스프레, 동성연애자 같은 소수 문화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성 정체성에 대한 편견이 유난히 심한 한국에서 연예인 최초로 커밍아웃을 한 ‘홍석천’. 처음 그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적대적이었다. 하지만 7년이 지난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요즘에는 아이를 안고 저에게 와서 ‘이 아저씨가 얼마나 훌륭한 아저씨인 줄 아니?’라고 말하는 어머니도 계세요. 저희 레스토랑에 와서 식사하는 분들은 반갑게 같이 사진을 찍기도 하고요.” 일본의 퇴폐 문화라 여기던 코스프레도 어린이 코스프레 행사, 놀이공원의 코스프레 퍼레이드 등을 통해문화 현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무조건 배척하고 비난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로 존중해주는 인식이 생겨난 것이다.
    “소수 문화의 인정”에서

    언제부터인가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외국인의 수가 점점 늘어났다. 그들은 이제 우리에게 신기한 존재가 아니다. 주변인이 되었다. 길을 가다 마주쳐도, 캠퍼스에서 함께 수업을 들어도, 식당에서 이야기를 나누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하얀 피부에 파란 눈을 가진 백인이 한국말을 하는 것도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한국 사람보다 더 구수하게 사투리를 쓰는 외국인도 많다.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72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우리 둘레에 다양한 이웃들이 많아지고 있는 셈이다.
    “혼혈의 시대”에서

    한국인의 감성은 미국, 일본에 이어 다른 나라의 문화가 잘 드러나는 ‘드라마’라는 감성적인 코드로 인해 점차 ‘한 국가의 문화만을 가진 어느 나라 사람이 아닌 세계인’으로 빠르게 합성되어가고 있다. 21세기 인간을 다국적 문화인으로 만든 가장 결정적 원인은 엄청난 시간의 단축을 불러온 인터넷이라는 매체가 분명하다.
    “인터넷이 문화를 조종하다”에서

    가로수길에 프랑스풍의 가게를 냈다면, 그들이 보여주는 문화는 ‘made in France’인가? 답은 ‘No’다. 그들이 가져온 문화는 프랑스 문화가 맞다. 하지만 그 주체는 가게 주인이다. 한국인이다. 가로수길 점주들은 프랑스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나라들의 영향을 더 강하게 받은 다른 점주들과 상대의 기호를 존중하며 공유하고 발전시켜 나간다. 가로수길에는 점주들이 가져온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가 존재한다. 그것이 ‘made in’이 아닌 ‘made by’라는 적극적인 개념으로 융합되며 재생산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좋은 문화들이 합쳐지고 우리 것으로 재생산 되는 곳이 바로 신사동 가로수길이다.
    “‘MADE IN’에서 ‘MADE BY’로”에서

    ‘어디서 만들었는가’가 아니라 ‘누가 만들었는가’다. ‘in’의 개념이 수동적인 위치를 나타내는 것이었다면, ‘by’의 개념은 만든 이의 의지가 들어간 적극적인 개념이다. 이것에 의의를 두는 것은 상품만이 아니다. 문화에도 ‘by’의 개념을 적용할 수 있다. 지금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화적 현상이 바로 ‘made by 가로수길’이다. 가로수길엔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를 반영하는 가게들이 여럿 눈에 띈다.
    “‘MADE IN’에서 ‘MADE BY’로”에서>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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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글자는 언어이기 이전에 형태다. 그 형태에 우리는 많은 습관을 가지고 있으며, 습관의 테두리 밖에 있는 것에 대해 ‘불편하다’고 규정지으려 한다. 이 책은 ‘불편하다’를 피하고 싶지 않았다. 큰 글자들의 공격성과 작은 글자들의 불친절, 의미 없음의 생략, 책이라는 존재에 ‘읽기’와 ‘보기’ 두 가지가 공존한다면 이 책은 후자와 결혼했다”고 말한다.
    2006년 현대캐피탈(랩), 현대카드(올챙이), 매가패스(매가패스 친구들), LG전자(엑스캔버스하다 런칭, & 35), 영에이지(VERY SWEETY SEXY), 국경의 남쪽(예고편), 컨디션(오랜만일수록, 자주 만날수록), 우리투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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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1961.04.01~
    출생지 -
    출간도서 23종
    판매수 86,786권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대학원에서는 텔레커뮤니케이션을 전공했다. 제일기획에서 광고 일을 시작해 지금은 TBWA KOREA에서 크리에이티브 대표(CCO)로 일하고 있다. 창의성이 업무의 핵심인 광고계에서 인문학적인 감수성과 인간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바탕으로 한 카피들로 대한민국 광고의 새로운 지평을 만들어왔다.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속으로 들어왔다] [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사람을 향합니다]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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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가로수길이 뭔데 난리야?》는 12명의 TBWA 주니어보드 멤버(김민영, 김지화, 박경호, 박지환, 소민지, 이상희, 이지원, 이재훈, 임유정, 전민승, 최지은, 황순모)가 글을 쓰고 사진을 찍었으며, 1명의 매우 치밀한 카피라이터(TBWA 이예훈 부장)가 추진했고, 3명의 감각이 뛰어난 디자이너들(백종열, 정연숙, 정금록)이 마무리했으며, 1명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TBWA 박웅현 ECD)가 총감독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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