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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성마비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책가방을 버린 아이』. 이 책은 2002년부터 홈페이지에 올린 세 명의 장애아들과 환우 보호자의 글과 그림들 중 56편의 글을 모아 엮은 것이다. 뇌성마비 어린이 행복이와 사랑이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맑은 동심과 부모들의 슬픔, 치료사들의 안타까움이 담겨있따.

이 책에 나오는 ‘사랑이(여자 어린이)’ ‘행복이(남자 어린이)’는 제가 18년 동안 병원에서 만났던 뇌성 마비 어린이들입니다.
장애우를 치료하다 보면 마음 아픈 일이 많습니다. 장애우를 돌보는 어머니들의 눈물과 한숨, 그리고 천사처럼 맑고 순수한 장애우들의 절망과 슬픔…….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그들은 희망을 잃지 않습니다. 그들은 정상인들처럼 건강해지기를 바라진 않습니다.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 더 나아지리라는 희망으로 치료를 받습니다. 올해는 생일 케이크의 촛불을 세 개 정도 껐다면 내년에는 다섯 개 정도 끌 수 있기를 바라고, 뛰어다니지는 못해도 혼자 힘으로 일어설 수 있기는 바라고, 제 손으로 밥 숟가락을 쥘 수 있기를 바라고…….
저도 작은 희망 하나를 품고 이 책을 세상에 내놓습니다.
건강한 우리 친구들이 몸이 불편한 친구들은 무조건 ‘가엾게 보고’ ‘도움을 줘야 한다’는 생각을 조금 바꾸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대신 ‘나와 조금 다를 뿐인 친구들’이라고 생각해 주길 바랍니다. 그렇다고 ‘약자에 대한 동정심은 그들을 더 나약하게 만들 뿐이다’라는 식의 냉정함으로 무관심하게 대하지 말기를 간절하게 바랍니다.

누나의 일기
나나 잘 키워!
책가방을 버린 아이
엄마는 달리기 선수
엄마가 가장 속상할 때
Yes baby
부족한 2%
아이고, 답답해!
총 빌려줘!
집에 가고 싶어
사탕 봉지가 어디 갔을까?
백설 공주를 닮은 아이
거울 속의 예쁜 엉덩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마스크
띵!띵!띵! 뻥!뻥!뻥!
혼자서 중얼중얼
고모한테 배운 노래
행복한 나들이
이건 뭘까?
로미오와 줄리엣
기적을 일으킨 행복이
왜 나는 맨날 꼴찌야?
아하, 그렇구나!
only "응"
엉덩이에 모터 달린 꼬마
엄마는 괴로워
수두 걸리니까 너무 좋아요!
잘 키워서 아들 삼아!
생일 날 생긴 일
저도 농구할 수 있어요?
엄마의 행복
기저귀와 턱받이
앙앙이는 어디 있을까?
매트 밑에 숨은 마귀 할멈
세 가지 행복
사다리를 오르고 싶은 이유
닭도리탕을 좋아하는 행복이
휠체어가 사라졌으면
왕따는 싫어
울보 공주
멋진 선문
울지 마
방귀 범인
재주넘는 엄마
너무 바쁜 엄마
비둘기의 공격
엄마! 동생 언제 하얗게 돼?
엄마의 고민
도깨비 방쯤이야!
첫 반응
거울이 싫어요!
아침 회진 시간
7년만의 걸음마
옷 좀 갈아입으세요!
벽과 놀기
하면 되네!

엄마의 편지

우리 엄마도 다른 엄마들처럼 운동회에 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마 못 올 거예요. 왜냐하면 제 동생이 장애인이거든요. 엄마는 동생을 돌봐줘야 해요. 다른 애들은 좋겠다. 장애인 동생이 없으니까.
--본문 내용 ‘누나의 일기’ 중에서

행복이를 따라간 엄마는 길에 버려진 가방을 찾아냈습니다.
“책가방을 왜 버렸어?”
엄마가 책가방을 챙겨들며 물었습니다.
“말했잖아. 너무 무거워서 버렸다고.”
한 발 한 발 비틀거리며 걸어야 하는 행복이에게 책가방은 바위처럼 무거운 짐일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본문 내용 ‘책가방을 버린 아이’ 중에서

“우리 반 어떤 애가 나더러 공부 못하는 장애인이라고 왕따시킨단 말이야.”
너무도 화가 난 엄마는 학교를 찾아갔습니다.
“사랑이한테 그러면 안 돼. 너하고 조금 다를 뿐이야. 그러니까 사과해.”
엄마는 사랑이를 괴롭히는 남자아이에게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몇 시간 뒤, 엄마는 학교에서 돌아온 사랑이에게 물었습니다.
“그 애가 사과했니?”
“아니, 안 했어. 그 애는 절대 사과 안 할 거야. 왜냐하면 내가 장애인이니까!”
--본문 내용 ‘왕따는 싫어’ 중에서

엄마는 우리 가족이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다만 도와주서 고맙다는 인사말을 해야 될 때가 너무 많아서 조금 불편할 뿐이지.
“아무 말없이 출입문을 열고 기다려 주는 많은 분들, 고맙습니다!”
“네 가방도 무거울 텐데 우리 혜진이 가방까지 들어주는 친구들아, 고마워!”
“말없이 헤진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는 선생님, 고맙습니다!”
“힘내! 하고 눈으로 응원해주는 많은 분들, 고맙습니다!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본문 내용 ‘엄마의 편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