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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혜정 칼럼집 다시 마을이다 : 위험 사회에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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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판사 : 또하나의문화
  • 발행 : 2007년 11월 22일
  • 쪽수 : 238
  • ISBN : 9788985635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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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조한혜정은 무기력한 청소년이 급증하고 있고, ‘88만원 세대’로 불리는, 시대로부터 배반을 당하고 배제를 당했다고 느끼는 젊은 인구가 급격하게 늘고 있는 현실을 돌아보며, 이제 중고등학교 ‘교실 붕괴’에서 대학 ‘강의실 붕괴’로, 우리 사회의 ‘골칫거리’가 이제 ‘청소년’에서 ‘청년’들에게로 옮아가고 있다고 진단한다.
청년 실업, 위험 사회, 글로벌 경쟁 시대, “자본만이 ‘자유’를 얻는 신자유주의 시대”를 헤쳐 나갈 방도는 없는가? 그것은 곧 마을, 신뢰하는 준거 집단을 만드는 일, 이른바 ‘학습 생태계’를 조성하는 일이다.

출판사 서평

1990년대 초 ‘탈식민 지식인’을 성찰하는 책을 내놓은 이후 조한혜정의 현장은 날로 확대되고 있다. 지식을 생산하는 학자이자 생산한 지식을 실행에 옮기는 활동가인 그는, 강의실과 연구실에 머물러 있지 않고 구체적인 현장을 넘나들며 지식을 생산해 내고, ‘탈선한’ 사람들을 꼬여내 더불어 일을 도모한다. 그는 1990년대 후반 이래 ‘탈학교’ 청소년들에게 관심을 쏟았고, 청소년들이 학교라는 제도를 포기한 것이지 배움에 대한 갈망까지 포기한 것이 아님을 간파하고 난 뒤 하자센터, 하자작업장학교 등 대안 학교로, 산재한 대안 학교들을 연결 · 지원하는 서울시대안교육센터로 그의 생각을 구체화한 바 있다. 올해는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를 맡아 그 활동 영역을 더 확장하고 있다.
조한혜정은 청소년 공간들이 많이 생겼고, 대안 학교들도 생겨났는데, ‘무기력한’ 청소년이 급증하고 있고, ‘88만원 세대’로 불리는, 시대로부터 배반을 당하고 배제를 당했다고 느끼는 젊은 인구가 급격하게 늘고 있는 현실을 돌아보며, 이제 중고등학교 ‘교실 붕괴’에서 대학 ‘강의실 붕괴’로, 우리 사회의 ‘골칫거리’가 이제 ‘청소년’에서 ‘청년’들에게로 옮아가고 있다고 진단한다.
청년 실업, 위험 사회, 글로벌 경쟁 등의 암울한 단어가 난무하는 불안의 시대, “자본만이 ‘자유’를 얻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암울한 미래를 헤쳐 나갈 방도는 없는가? 조한혜정은 그 해법을 마을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서 찾는다. 파편화된 조각으로 불안하게 서성이다 거대한 고도 관리 체제에 포획되지 않으려면 최소한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것은 곧 마을, 신뢰하는 준거 집단을 만드는 일, 이른바 ‘학습 생태계’를 조성하는 일이다.
『다시, 마을이다』는 조한혜정이 지난 10여 년간 ‘탈선한’ 사람들과 함께 새 길을 열어 가는 작업을 하면서 틈틈이 쓴 글들을 엮은 것이다. 십대 청소년, 이십대 청년을 보며 분석한 한국 사회의 모습, 아이를 기르는 일, 아이들이 배우는 일에 관심을 둔 어른들과 함께 도모한 작업들, 그리고 함께 구상한 미래 비전이 담겨 있다.

위험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근대’에 관한 명상」에서 십대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 주며 한 모습으로 상정된 ‘국민’을 해체시키면서 국민 안에 다양한 집단이 존재함을 드러낸다. 획일성을 강조하고 무조건적 단합을 강조하는 ‘국민’의 시대에서 개별 시민의 권리가 존중되는 민주주의 사회를 원하는 ‘시민’ 시대로 옮아가고 있다며, ‘따로 또 같이’ 가는 사회를 이야기한다.
지은이는 이 나라를 떠나는 제자들을 보며 남아 있는 이들에게 ‘착한 국민 콤플렉스’에서 이제 그만 벗어나자고, 명절이 되면 연일 ‘민족 대이동’ 이미지를 생산해 내는 신문과 방송을 보며 다중적 국민들의 명절을 이야기할 새로운 언어와 의례가 필요함을 역설한다(그는 말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주변 사람들을 꼬여 일을 벌이는데, 실제로 수년간 인사동에서 10대, 20대 친구들과 추석 축제를 벌였다. “추석 속으로: ‘우리 명절 만들기’” 173-182쪽 참고). 한류 열풍을 보며, 우리가 함께 살아갈 아시아가 거대 자본이 제조해 내는 아시아이기보다, 스무 살 생일을 맞는 국민들에게 ‘아시아행 비행기 표’를 선물하여 경험과 감수성을 공유한 다양한 층위의 주민들이 만들어 내는 아시아가 되게 하자고 한다. 힘들게 사회에 진출했으면서도 결혼 후 출산이냐, 퇴직이냐, 이혼이냐를 고민하는 처지에 놓여 있는 ‘우리 딸들’, 독립을 망설이는 ‘오래된 연인들’을 보며 ‘진퇴양난’에 빠져 있는 한국 사회를 본다.
「고실업 위험 사회를 살아내기」에서는 ‘시민 사회적 국민’이 되려는 청소년들의 몸짓과 언어를 전달한다. 포르노를 권하는 사회에서 십대 청소년들이 ‘빨간 마후라’를 연출 · 제작 · 판매한 사건, 교실과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일어난 상해 · 살해 사건, 대안학교 무인도 탐사 여행에서 사고를 당해 사망한 사건 등 각종 사건 사고에서 ‘위험 사회’의 징후를 읽어 낸다.
「학교를 살려 사회를 살린다」는 청소년과 어른들이 화해하는 공간인 대안 학교에 집중되어 있다. 새로 탄생하려는 십대 ‘시민적 국민’들과 함께 어른들이 만들어 낸 다양한 학교에 대한 이야기, 대안적 활동 공간에 대한 이야기, 자녀와 함께 시대를 다시 배워 가려는 훌륭한 평생 학습자들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이들 학교는 자연스럽게 느슨한 마을 공동체를 이루어 가고 있으며 새로운 ‘사회’를 상상하는 사람들의 움직임은 마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조한혜정의 진단이다.
「다시, 마을이다」는 ‘토건 국가’에서 ‘돌봄 사회’를 향한 전환을 공간적으로 생각하는 글들이다.아이들을 안전하게 키울 수 있는 마을, 사람들의 다양함이 존중되는 마을,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리던 노동자가 휴식하고 치유할 수 있는 마을, 아파트밖에는 기억하지 못하는 아이들과 만들어 가야 할 마을을 이야기한다. ‘기획’이 있고, ‘소프트웨어’가 있고, 사람과 생명에 대한 존중이 있는 마을을 함께 만들자고 제안한다.
「학교가 있는 마을에서 쓰는 편지」는 지은이가 관여해 온 대안 학교, 그리고 마을에 대한 이야기다. 하자센터 센터장과 성미산학교 교장으로 활동하면서 십대 청소년들과 삼사십대 부모들에게 한 축하의 말, 추천의 말, 당부의 말이다. ‘배움은 만남이며 돌봄’이라는 그의 교육 철학이 담긴 글들에서는 학교가 마을로 진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시,마을이다
조한혜정은 최근 모든 세대가 어우러지는 마을 만드는 일에 에너지를 쏟고 있다. 만나는 사람마다 붙들고 ‘마을’ 이야기를 꺼낸다. 가족을 포함한 온갖 종류의 ‘공동체적 기반’이 허물어지고 있는 현실을 목도하며 ‘돌봄 사회’로 가야 한다고 말한다.
“노인은 어린아이와 함께 있을 때 행복하고, 청소년 역시 든든한 후원자들과 잘 늙어 가는 어른들이 곁에 있을 때 건강해질 수 있다.”(프롤로그)

목차

프롤로그

'근대'에 관한 명상
착한 국민 콤플렉스/ 미국의 애국주의/ 도심의 추석 축제/ 아시아행 비행기 표/
담담한 상봉의 감동/ 삼보일배, 개발 독재와의 결별/ 진퇴양난1. 잘 키운 우리 딸/
진퇴양난2. 오래된 연인들

고실업 위험 사회를 살아내기
빨간 마후라/ 위험 교실, 침묵은 독/ 무고한 죽음/ 과잉의 시대에 살아남기/
글로벌 시대 국경 넘나들기/ 청소년은 누구?/
부산 ‘우다다학교’ 무인도 탐사 사건이 우리에게 남긴 것/ 강의실 붕괴

학교를 살려 사회를 살리다
열정 꺼지지 않는 세상 만들기/ 하고 싶은 걸 왜 참나요/ 다음 세대를 위한 학습 시공간/
온라인 게임 산업과 교육 개혁/ 다시 ‘민주’의 이름으로/ 수련의 자리, 구경꾼의 자리/
가정과 학교와 일터의 벽 허물기/ 다양한 대안 학교들 생겨나게/ 긴 호흡 작은 학교/
학교를 살려 사회를 살린다/ 후천 가족 시대의 교육

다시, 마을이다
행복하게 살아남기/ 더는 허물지 않는다/ 노동하는 몸, 놀이하는 몸/ 88만원 세대를 위하여/
집이 아니라 마을이 필요하다/ 서로 소통하는 ‘돌봄’ 사회로/ 미래의 마을 만들기/
‘주제’와 ‘주민’이 있는 축제/ 용산공원 살림의 시공간으로 되살리려면/
피스 앤 그린 보트 마을에서/ 추석 속으로 ‘우리 명절 만들기’

학교가 있는 마을에서 쓰는 편지
길 떠나는 고래 세 마리/ 배움은 만남이며 돌봄이다/ 우리 동네 사람이 되어 주세요/
다시 돌아온 학교 친구들에게/ 비상하는 기운을 느끼며/ 새해 인사/
‘9거리 상세 지도’를 그리는 아이들/ 네트워크 시대의 ‘학교들 학교’/ 2014년 4월 5일에/
삶의 기본기를 익히는 배움의 장/ 소망 상자를 받고서/ 아이들을 망치는 세대 드센 부모들/
갈등 회피와 갈등 해결/ 아이들이 행복하게 ‘서식’하는 생태계를

에필로그

본문중에서

탈.선.하.다.
길을 벗어나 보지 않은 사람들이 어떻게 새 길을 낼 수 있을까요? 지난 10년, 아니 20년간 ‘탈선’한 사람들과 보낸 시간은 즐거웠습니다. 그들은 ‘서태지 세대’로 불리다가, 이제 ‘88만원 세대’라는 별명을 얻고 있는 국민, 아니 ‘21세기 시민’들입니다. 조만간 그들의 부모 세대에서도 ‘탈선’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조짐이 보여 기쁩니다.

가족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공동체적 기반’이 여지없이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토건 국가를 넘어서 ‘돌봄 사회’로 가자.”는 말을 자주 하는 나를 발견하면서 제 관심이 모든 세대로 확장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노인은 어린아이와 함께 있을 때 행복하고, 청소년 역시 든든한 후원자들과 잘 늙어 가는 어른들이 곁에 있을 때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다행히 그간 ‘탈선한’ 사람들이 두런두런 마을을 이루어 살기 시작했습니다. 그 크고 작은, 갖가지 모습의 마을들이 ‘천 개의 고원’이 이루며 제각각의 변주를 연주해 낼 때, 그리하여 언젠가는 다들 연결하여 아름다운 교향악이라도 연주하게 된다면 그때는 아마도 천지개벽이 일어날 것입니다. 그간 지치지 않도록 몸조심, 영혼 조심하시며 마을 잘 가꾸어 내시기 바랍니다.
―본문 9쪽

암울한 소통 불능의 시대를 살면서도
그런 광기의 시대를 살면서도
나는 간간이 행복했습니다.
아니 때로 꽤 행복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있었고
‘우리 학교’가 있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것들은 어느덧 많은 ‘마을’로 커져 나가고 있습니다.
급격한 해체 가운데서도 비판만 하지 않고
뭔가를 꼬물꼬물 부지런히 만들어 간 동지들 덕분에
그간 많이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을 바꾸어야 한다고들 말하지요.
그런데 생각을 바꾼다고 세상을 바꾸는 것은 아니더군요.
누구도 남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 바벨탑의 시대에
계몽의 말은 진부하고 지루합니다.
따뜻한 말, 친밀한 감정, 신뢰의 눈길이 힘이 되는
관계를 맺어 가야 할 때인 것이지요.
삶의 조건을 바꾸어야 뭔가가 달라집니다.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실천의 때가 온 것 같습니다.
‘내’가 원하는 집, 학교, 마을, 나라를 만들어 오던 분들은
이제 서로 접속하면서 그 판을 키워 내면 좋겠습니다.
―본문2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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