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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나침반 2: 마법의 검 : 필립 풀먼 장편소설

원제 : (The) Subtle kn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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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판타지 영화 '황금나침반' 원작소설!

선과 악의 대립 속에서 교권에 대항하는 운명을 타고난 리라와 윌의 모험 이야기. '더스트'라는 존재의 근원을 둘러싸고 인간, 데몬(수호정령인 동물), 영혼의 흡혈귀, 곰 전사, 반역천사들이 세 개의 세계를 넘나들며 펼치는 환상적이고 스릴 넘치는 모험을 그린 판타지로, 영화 '황금나침반' 원작소설이기도 하다.

리라는 진실을 말해주는 황금나침반을 지니고, 유괴된 친구들을 찾기 위해 북극으로 떠난다. 하지만, 아이들을 실험 대상으로 삼는 무리들의 거대한 음모가 그녀를 험난한 여정으로 이끈다.

아무도 믿을 수 없게 만드는 쓰라린 배신과 계략, 납치, 그리고 목숨을 건 탈출이 시작된다. 마녀들에게서 전해져 내려오는 예언과 황금나침반에 숨겨진 진실이 점차 밝혀지며 리라는 자신에게 숨겨진 놀라운 능력을 발견하게 되는데…. 〈제2권〉 〈개정판〉

출판사 서평

판타지 감동대작 〈황금나침반〉 원작소설!
천재적이고 매혹적인 상상력의 승리! 전 세계 1500만 독자가 선택한 필립 풀먼 세기의 걸작!


영국 최고의 청소년 문학상인 ‘카네기 메달’은 올해 설립 70주년을 맞이해 카네기 메달 역사상 가장 훌륭한 작품 ‘CARNEGIE OF CARNEGIES’을 선정하였다. 온라인 투표로 이루어진 이 영광의 상은 필립 풀먼의 《황금나침반》에게 돌아갔다. 전 세계 38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각국의 독자들로부터 열광적인 지지와 호평을 받은 《황금나침반》은 카네기 메달뿐만 아니라 가디언상, 휘트브래드상 등 유수의 문학상을 수상하며 평단으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또한, 세계 책의 날을 기념해 조사한 ‘영국 독자들이 꼽는 가장 귀중한 책’에서 《오만과 편견》《해리포터》시리즈, 《제인에어》 등과 함께 10위권 안에 랭크되며 작품의 저력을 증명하였다.
‘《반지의 제왕》 이래 세계가 가장 주목하는 작품’으로 평가받는 《황금나침반》은 웅장한 이야기에 속도감을 가미한 지적이고 독창적인 환상소설로서, 선과 악의 대립 속에서 교권에 대항하는 운명을 타고난 리라와 윌의 모험 이야기다. 두 어린아이가 전하는 구원의 메시지라는 묵직한 주제를 중심으로 환상적인 모험과 서스펜스가 절묘하게 이루어졌으며, 영미권에서 작가와 작품에 대한 논문이 꾸준히 발표되고 있을 정도로 지적인 흥분을 던져주는 작품이다. 《황금나침반》은 판타지 소설 특유의 흥분과 짜릿함의 세계를 독자들을 빨아들이는 한편 종교와 철학, 로맨스와 액션까지 다루며 완벽한 작품 속으로 초대할 것이다.

“명작이 될 운명을 타고난 작품이다!”


비평가들은 영국작가 필립 풀먼(Philip Pullman)을 《반지의 제왕》 J.R.R.톨킨과 《나니아 연대기》 C.S.루이스와 함께 현대 판타지의 3대 거장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어른과 아이들이 같이 읽고 즐길 수 있는 판타지를 썼다는 점에서도 풀먼은 톨킨과 루이스를 닮았다. 돌킨과 루이스처럼 옥스퍼드대학 출신인 필립 풀먼은 옥스퍼드 웨스트민스터 칼리지에서 빅토리아 시대 소설과 전통 설화, 창작 과정 등을 가르쳤고, 텍스트와 이미지 사이의 관계에 대한 다양한 주제로 논문을 발표하고 강의해왔다. 그의 이러한 이력은 물리, 역사, 신학, 문학 등 각 분야가 총망라되어 있는 《황금나침반》에서 빛을 발한다.
《황금나침반》을 관통하는 주제는 또 다른 세계에 대한 인식, 선악의 경계해체, 절대적 진리에 대한 회의, 억압과 전쟁과 폭력으로 인한 인간 생태계의 파괴, 임박한 인류절멸의 경고, 인간영혼의 소중함, 그리고 숭고한 희생과 사랑을 통한 세상의 구원이다.
고대 신화와 스칸디나비아 신화, 성서 등을 소설 속에 녹여내고, 저마다의 매력을 가진 등장인물과 환상적이고 놀라운 스토리를 엮어내는 필립 풀먼. 《황금나침반》은 작가의 해박한 지식을 근간으로 인간 내면에 잠재해 있는 선과 악의 갈등구조를 보다 설득력 있게 펼쳐내고 있다.

재미와 깊이로 판타지 문학의 정상에 우뚝 설 고전 명작!

필립 풀먼은 《황금나침반》 속에서 언급한 ‘하늘공화국’에 대한 강연에서 제3의 밀레니엄을 위협하는 것으로, 환경생태계의 파괴, 대기업들의 비민주적 권력, 그리고 핵무기를 만들고 있는 국가들을 예로 들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무서운 것으로 근본주의적 종교들, 즉 전쟁과 테러를 해결책으로 내세우는 미국의 보수주의 기독교 원리주의자들과 텔레반이라 불리는 회교 원리주의자들을 거론했다. 그는 “우리는 진리를 알고 있다. 그 진리를 믿지 않으면 너희들을 죽이겠다.”라는 종교적 근본주의자들이 바로 이 세상을 망치는 장본인들이라고 비판했다.(Nicholas Tucker, Darkness Visible: Inside the World of Philip Pullman, London: Wizard Books, 2003, p. 124).
풀먼은 인류의 모든 비극의 근운을 유일신 신앙이라고 본다. 그는 이 세상에는 단 하나 뿐인 절대적인 신이 있고, 다른 신을 믿는 자들은 모두 이단으로 배제해온 역사 위에 서구 기독교문명과 동양의 회교문명이 세워져 있다고 말한다. 《황금나침반》에서 필립 풀먼이 범신론을 주장하고 있는 근거도 바로 거기에 있다. 범신론은 적어도 자기네 유일신을 믿지 않는다고 해서 타자를 이단으로 몰아 죽이지도 않고, 지옥을 상정해 사후세계에 대한 공포를 강요하지도 않는다는 점에서 유일신 종교보다 더 낫다는 것이다. 더욱이 범신론은 죽음을 어둡고 부정적인 것으로 파악하지 않고, 다른 생명체를 살찌우는 자연현상으로 파악한다는 점에서도 구원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사후세계를 지옥으로 묘사한 유일신 종교보다 더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황금나침반》에서 절대 신은 더 이상 전지전능한 조물주가 아니라, 다만 늙고 나약한 독재자로 등장할 뿐이며, 하늘의 싸움에서 도망치다가 죽어가는 유한한 존재로 묘사된다. 그리고 윌의 마법의 검 역시 신까지 죽일 수 있는 검으로 묘사된다.
정통 기독교에서 보면 신성모독일 수도 있는 이러한 과감한 설정은 사실, 인간이 만들어낸 ‘절대 신’에 대한 풀먼의 환멸과 통렬한 패러디일 뿐이다. 마법의 검으로 신까지 죽일 수 있다는 설정 역시, 인간이 만들어낸 허구의 신을 죽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할 뿐, 신성모독이 궁극적인 목적은 아니다.
인간은 절대 신을 만들어 냈고, 절대자를 믿는 유일신 사상은 필연적으로 독선과 독재, 그리고 억압과 횡포를 낳았다. 풀먼은 자신의 뛰어난 삼부작 소설 《황금나침반》에서, 인간은 이제 그러한 배타적이고 왜곡된 신앙의 폐해에서 벗어나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한 자신의 기독교관과 철학을 드러내기 위해, 풀먼은 리라와 윌을 이브와 아담에 비유한다. 기독교는 그동안 원죄설을 내세워 이브를 매도하고 인간에게 영원한 죄의식과 복종심을 부과해왔다. 그러나 풀먼은 인간의 타락을 또 다른 시각으로 볼 것을 제안한다. 예컨대 독재자는 저항의 근원인 지식을 자신이 다스리는 사람들이 갖게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데, 저항적인 이브가 거기 반발해 금단의 과일을 따먹음으로써 자신의 영혼과 존재를 인식하고 바라볼 수 있는 지적 능력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원죄(Original Sin)나 타락(fall)이란 사실 인간이 자신의 데몬(영혼)을 발견하고 볼 수 있게 된 긍정적인 계기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과연 리라는 이브처럼 반항적이고 모험적이며 창조적이며, 윌은 아담처럼 리라의 권유로 모험에 동참해 자신의 데몬을 발견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풀먼은 교회에서 이단으로 배제한 반역천사들 역시 독재자의 압제에 저항해 투쟁한 저항군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풀먼이 절대자에 저항하다가 하늘에서 쫓겨난 소위 반역천사들을 생명의 근원인 더스트와 동일시하는 것도 바로 그런 맥락에서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황금나침반》은 《다빈치 코드》보다도 더 반기독교적인 책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풀먼의 주장은 어디까지나 ‘또 다른 시각’으로 사물을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지, 교회처럼 자신의 주장만이 참 진리라고 확신하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를 의롭고 진실하다고 믿은 그 경직된 ‘확신’이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이단으로 몰아 죽여 왔기 때문이다.

《황금나침반》에서도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나 《천사와 악마》에서처럼, 경직된 교회가 살인자를 동원해 교회에 위협이 되는 사람들을 제거하려 하는 장면이 나온다. 풀먼은 자신만이 절대적 진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바로 그러한 독선과 편견이 이 세상을 파멸로 이끌어가고 있다고 경고한다. 풀먼의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것은, 그가 편파적이지 않고, 억압적이고 폭력적인 교회에 대항해 싸우는 반군 지도자 아스리엘 경조차도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스리엘 경은 자신이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믿고 있지만, 다른 세계로 통하는 연결통로를 만드는 과정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 로저라는 어린아이를 죽이는 잘못을 저지른다. 아이들을 유괴해 육체와 영혼을 분리해 죽게 만드는 교회를 비난하는 그가 교회와 똑같은 잘못을 저지른다는 점은 대단히 시사적이다. 오직 자신만 옳다는 독선과 경직된 이데올로기는 어린아이의 생명을 빼앗으면서도 전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은 대의를 위해서는 어린아이의 목숨쯤이야 희생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풀먼은 리라와 윌의 모험과 시련과 성장과정을 통해, 폭력이 아닌 타자에 대한 신뢰, 사랑, 희생, 그리고 책임감이 결국 이 세상을 구원하게 될 것이라고 시사한다. 풀먼 삼부작은 《반지의 제왕》에 버금가는 스케일과 전쟁 장면, 그리고 《다빈치 코드》를 능가하는 재미와 깊이로 판타지문학의 정상에 우뚝 서 있는 고전명작으로 문학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 이 세계 너머 또 다른 세계가 있다.
《황금나침반》시리즈는 ‘더스트’라는 존재의 근원을 둘러싸고 인간, 데몬(수호정령인 동물), 영혼의 흡혈귀, 곰 전사, 반역천사 들이 세 개의 세계를 넘나들며 펼치는 환상적이고 스릴 넘치는 모험 판타지다. 배경이 되는 세 개의 세상은 주인공 소녀 ‘리라’가 살고 있는 세계로서 중세시대를 연상시키는 제1의 세계, 그리고 2부에 등장하는 또 다른 주인공 소년 ‘윌’이 살고 있는 현재를 반영한 세계, 그리고 ‘스펙터’라는 영혼의 흡혈귀들이 살고 있는 치타가체라는 도시가 제3의 세계이다.
이 세 가지 세계 중 치타가체는 오로라의 다리를 건넌 ‘리라’와 추격자들을 피해 도망친 ‘윌’이 만나는 곳으로 세 개의 세상을 공간적으로 수렴할 뿐만 아니라 ‘윌’이 대변하는 현재와 ‘리라’가 대변하는 중세의 시간적 배경 또한 수렴하는 중심 배경으로 떠오른다.
2부 《마법의 검》에 와서 비로소 제 모습을 드러내는 세 가지 세계는 시르지의 서사구조가 얼마나 방대하고 튼튼하게 뿌리박혀 있는지를 보여준다.
‘차타가체’에서는 신학자들의 지적 오만이 가져온 실수로 세계와 세계 사이의 틈이 벌어지게 되어 스펙터라는 영혼의 흡혈귀들이 들끊는 곳이다. 이곳은 세계들 간의 균형이 깨지게 만든 최초의 발단지이며 모든 갈등이 얽히는 문제의 공간이다. 그러나 이 세계는 또한 이 모든 문제의 해결점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즉 교권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인 ‘마법의 검’ 즉, 만단검(무엇이든지 자를 수 있는 검)이 존재하고 있고, ‘리라’의 아버지인 아스리엘 경이 교권에 대항한 전쟁을 준비하는 곳이기도 하다.

* 데몬(Daemon)
《황금나침반》 시리즈에서 하나 주목할 것은 데몬이라는 존재다. 리라의 세계에서는 데몬이 개개인의 영혼이자 친구이며 동반자이자 조언자이다. 그 개인의 자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존재인 것이다. 한 인간과 그 데몬은 매우 긴밀한 친밀감을 서로 나누며, 그래서 리라의 세계에서는 외로움을 느끼는 존재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소설 마지막 부분에서는 우리 현실 세계에서 사는 윌 역시 데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데몬(자아, 영혼, 양심)을 보려 하지 않기 때문에 데몬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다.
그리스어에서 파생된 단어인 ‘데몬’의 뜻은 ‘수호정령’이다. 소크라테스 역시 ‘다이몬(Daimon)’을 양심과 수호천사의 혼합으로 보았으며, 다른 그리스인들도 ‘데몬’을 인간의 양심을 지켜주는 수호정령으로 보았다. 《황금나침반》의 데몬들은 모두 인간의 수호정령이며, 인간의 양심과 영혼을 상징한다. 데몬은 자신이 수호하는 인간을 위해 충고하기도 하고 꾸짖기도 하며, 때로는 스파이 노릇을 하며 보호해주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시련에 처했을 때, 양심의 목소리를 대변해준다. 그래서 인간과 데몬의 생각은 서로 다를 수도 있고, 가끔 의견 차이로 언쟁을 벌이기도 한다.
우리 자신을 그대로 드러내는 동시에 우리 자아와 친밀한 관계를 맺는 존재인 데몬. 우리는 데몬을 보려 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을 온전히 드러낼 수도 온전히 이해될 수도 없다고 한다. 과연 우리 세계에서, 나의 데몬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재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더스트(Dust)
‘더스트’는 이 세상의 영혼이자 생명의 근원을 상징한다. 태초에 신은 땅 위의 더스트로 인간을 창조했으며, 인간은 타락으로 인해 죽은 후 다시 더스트로 돌아가게 되어 있다. 기독교에서는 더스트를 단순히 죽음으로 해석한데 반해, 풀먼은 더스트란 생명을 이루는 가장 작은 입자, 즉 ‘검은 물질(His Dark Materials)’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황금나침반》에서 더스트는 생명체를 탄생시킬 수 있는 검은 물질, 섀도, 양심의 입자, 또는 아직 생성되지 않은 생각 등으로 풀이 된다. 풀먼에 의하면, 더스트는 자연의 삼라만상에 흩어져 있으며, 죽음 또한 더스트와의 즐거운 재결합이 된다.

* 스펙터(Spectre)
더스트가 많은 아이들에게는 스펙터가 접근하지 못하지만, 더스트가 없는 어른들은 흡혈귀 같은 스펙터들에게 혼을 빼앗긴다. 생명의 근원인 더스트는 아이들에게는 많지만 나이가 들수록 인간에게서 빠져나가는데, 그 만큼 어른들은 아우라를 상실하고 죽음과 가까워지는 셈이다. 스펙터는 생명의 근원인 더스트와 정반대되는 개념이며, 죽음을 상징하는 존재이다. 독선과 아집으로 굳어진 어른들은 결국 스펙터의 공격을 받고 영혼을 잃은 채 죽어간다. 스펙터는 인간들이 다른 세계로 도피하거나 더 좋은 세상을 동경해 창을 만들 때마다 생겨나, 삶의 터전에서 더스트를 몰아내고 인간들을 공격해 이 세상에 죽음과 폐허를 가져오는 파괴적인 존재이다.

목차

등장인물 소개·8

고양이와 자작나무·11
마녀들과 함께·42
아이들의 세상·72
천공·91
항공우편·125
반짝이는 비행물체·144
롤스로이스·183
천사의 탑·214
도둑질·246
주술사·264
벨베데레·282
화면 언어·298
이사히터·319
알라모 협곡·347
혈류이끼·379

필립 풀먼의 삼부작, 어떻게 읽을 것인가? _김성곤·401
옮긴이의 말·415

본문중에서

한 아이가 여인에게 물었다.
“이봐요, 아줌마. 왜 우리를 이곳에 데려온 거죠?”
사납게 생긴 아이는 입술에 초콜릿을 묻히고 있었다. 그의 데몬은 수척한 검은색 쥐였다. 여인은 문 근처에 서서 선장처럼 생긴 건장한 체구의 남자와 얘기를 하고 있었다. 대답을 하기 위해 몸을 돌린 그녀의 얼굴은 램프 불빛을 받아 천사처럼 보였다. 아이들은 모두 잠잠해졌다.
“우린 너희들의 도움을 원한단다. 우릴 도와줄 수 있지?”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아이들은 갑자기 부끄러워졌다. 그들은 그녀처럼 아름다운 여자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녀는 너무도 우아하고 매력적이고 친절해 보여서 아이들은 자신들에게 찾아온 행운이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그녀와 더 오래 함께 있기 위해서라면 그녀가 무엇을 부탁하든 기꺼이 해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여인은 아이들에게 항해를 하게 될 거라고 말했다.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잠자리가 제공될 것이며 가족들에게 소식을 전하고 싶은 사람들은 편지도 보낼 수 있게 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망누손 선장이 곧 그들을 배에 태우고 밀물이 시작되자마자 북극으로 출발할 거라고 설명해 주었다.
집으로 편지를 보내고 싶어 하는 몇몇 아이는 그 아름다운 여인 주위에 앉았다. 여인은 아이들이 부르는 대로 편지를 썼다. 그리고 서툴지만 아이들이 직접 편지지 아래에 서명하도록 배려했다. 그러고는 편지를 향기 나는 봉투에 넣고 주소를 적었다. 토니도 어머니에게 편지를 쓰고 싶었지만 어머니가 읽을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숙녀의 여우털 소매를 잡아당겨 엄마에게 자신이 갈 곳을 전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여인은 냄새 나는 토니의 몸을 아랑곳하지 않고 아이에게 귀를 바싹 대고 얘기를 모두 들은 뒤 머리를 쓰다듬으며 꼭 전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고 나서 아이들은 작별인사를 하기 위해 여인 곁으로 모여들었다. 황금색 원숭이는 아이들의 데몬을 모두 어루만져 주었고, 아이들은 하나같이 여인의 여우털 옷을 만지작거렸다. 마치 이러한 행동이 여인으로부터 어떤 힘이나 희망, 행복을 얻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얼마 후 여인은 아이들에게 작별인사를 했고, 그들이 부두에 정박해 있는 대형 증기선에 오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하늘은 어두웠고 강물은 가볍게 물결치고 있었다. 여인은 부두에 서서 아이들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었다.
여인은 가슴에 황금 원숭이를 매단 채 다시 육지로 몸을 돌렸다. 그러고는 편지 다발을 화로에 던지고 왔던 길로 사라졌다.
--- pp. 60-63, 1부 《황금나침반》중에서

“왜 데몬은 하나의 모습으로 고정되어야 하는 걸까요?”
리라가 물었다.
“전 판탈라이몬이 언제까지나 변신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판탈라이몬도 저와 같은 생각이고요.”
“데몬들은 지금까지 항상 고정되어 왔고 또 앞으로도 그렇게 될 거다. 그게 바로 성장이라는 거지. 언젠가는 너도 판탈라이몬의 변신이 지겨워질 거야. 그리고 그가 하나의 모습으로 정착하게 되기를 바라게 되겠지.”
“난 절대로 그렇지 않을 거예요.”
“그렇게 될 거야. 너도 다른 소녀들과 마찬가지로 어서 어른이 되고 싶을 테니까 말이야. 게다가 모습이 고정되면 그만큼의 보상도 따르는 법이거든.”
“그게 뭔데요?”
“네가 어떤 종류의 사람인지 알게 되는 거지. 저 벨리사리아를 봐. 벨리사리아가 갈매기란 건 너도 알 수 있을 거야. 그리고 그 의미는 바로 나 또한 갈매기 같은 사람이라는 거란다. 난 뭐 크게 성공했다거나 잘생기지 않았어. 하지만 튼튼한 늙은이라서 어딜 가서도 살 수 있고 또 음식이나 친구들을 잘 찾아내거든. 그게 자신을 파악한 값어치란다. 그러니 판탈라이몬이 정착한다면 너도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을 거야.”
“그렇지만 내가 원치 않는 모습으로 고정될 수도 있잖아요?”
“음, 그럼 그땐 물론 기분이 좋지 않겠지. 이 세상에는 데몬이 사자로 정착되기를 바라다가 결국 푸들과 살게 되는 사람도 많단다. 그런 인간들은 자기 자신은 생각하지 않고 만족을 느낄 때까지 항상 불평만 해 대지. 하지만 그건 감정의 낭비일 뿐이야.”
그러나 리라는 자신이 앞으로 성장할 것 같지 않았다.
--- pp.205-206, 1부 《황금나침반》중에서

저자소개

필립 풀먼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461019

1946년 영국 노르위치에서 태어난 필립 풀먼은 옥스퍼드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1988년부터 1996년까지는 옥스퍼드 웨스트민스터 칼리지에서 빅토리아 시대 소설과 전통 설화, 창작 과정 등을 가르쳤고, 텍스트와 이미지 사이의 관계에 대한 다양한 주제와 논문을 발표 강의해 왔다. 그의 이러한 이력은 물리, 역사, 신학, 문학 등 각 분야가 총망라되어 있는 《황금나침반》 시리즈에서 빛을 발한다. 저마다의 매력을 가진 등장인물과 환상적이고 놀라운 상상력을 통해 독자를 소설 속으로 빨아들이는 《황금나침반》. 이 책은 작가의 해박한 지식으로 인해 인간 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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