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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라, 정향과 계피

원제 : GABRIELA, CLOVE AND CINNAMON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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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1925년, 전 세계로 수출되는 카카오를 배경으로 일약 북부의 신흥 도시로 떠오르고 있는 일레우스의 뜨거운 한낮, 느닷없는 총성이 모두가 잠든 시에스타 시간의 정적을 깨뜨린다. 카카오 농장주인 제수이노 대령이 그의 아내와 정부를 불륜의 현장에서 바로 총으로 쏘아 죽인 것이다.
배신당한 남편의 명예는 배신자들의 피로서만 씻을 수 있다는 오래된 관습법이 다시 부활했음을 사람들은 어렴풋하게 느끼고, 자신들의 도시가 착실하게 근대화와 발전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의 머릿속에 다시 한 번 카카오 경작지를 확보하려는 투쟁의 시대의 총성의 반향이 울리기 시작한다.
한편 읍내 사교 생활의 중심지인 베수비우스 바의 주인 나시브는 버스 노선 개통식 만찬을 하루 앞두고 필로메나 할멈이 갑자기 떠나버려 새로운 요리사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지만 아무런 소득을 얻지 못하다가 일자리를 찾아 오지에서 온 누더기 차림의 가브리엘라를 발견하고 그녀를 요리사로 고용한다. 그녀의 요리사로서의 능력을 반신반의하던 나시브는 가브리엘라가 천상의 요리사라는 걸 곧 알게 되고 그녀의 요리로 베수비우스 바는 점점 더 번영을 구가하게 된다. 그리고 가브리엘라는 읍내 모든 남자들의 짓궂은 장난과 구애를 한 몸에 받는 뮤즈가 된다.
카카오 투쟁 시대부터 오랫동안 실제적으로 지역을 통치해 온 정치 거물 라미로 바스토스 대령은 수도인 리우에서 온 수출업자인 문디뉴 팔상이 언론, 사교 클럽, 버스 노선 개통 등 지역의 모든 현안에 개입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피와 땀으로 일구어 놓은 지역의 일에 대해 ‘외지인’에 불과하고 아무런 지위도 없는 젊은 애송이가 일일이 참견하는 월권을 저지르는 것을 불쾌하게 생각하면서 보수적인 자세를 견지한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로 과거의 방식이 새 시대를 맞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은 점점 더 문디뉴 팔상이 이룬 업적을 호의적으로 바라보다가 그를 라미로 대령과 맞설 지역의 지도자로 추대한다. 라미로로 대표되는 기성 세력과 문디뉴가 대표하는 개혁 세력은 지역의 최대 현안인 독자적인 카카오 수출항 건설에 걸림돌이 되는 모래톱 제거를 둘러싸고 타협이 불가능한 격렬한 정치적 대립으로 돌입하게 된다.
한편 나시브는 가브리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점점 커져 그녀가 모든 남자들의 짓궂은 장난의 대상이 되는 것에 질투를 느낀다. 게다가 돈 많은 농장주들이나 판사가 그녀에게 여러 가지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정부로 들이려 하자 사회적인 신분 차이 때문에 고민하던 나시브는 좋은 친구이자 애정 문제에 대해서는 좋은 의논 상대가 되어 주는 라미로 대령의 둘째 아들이자 읍내 최고의 바람둥이인 토니코의 설득으로 가브리엘라와 결혼하기로 결심한다. 자유분방한 가브리엘라는 굳이 결혼을 안 하더라도 자신의 사랑은 변함이 없을 거라며 결혼의 무용성을 내세웠지만 두 사람은 읍내 사람들의 축복 속에 결혼식을 올린다.
모래톱에 대한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문디뉴의 정치력에 의해 정부에서 토목기사가 파견되고 그 사건으로 기성 세력은 작지 않은 정치적 타격을 입는다. 개혁 세력의 득세가 더 이상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 된 상황에서 기성세력은 신문에 불을 지르고 개혁 세력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옆 도시의 시장을 암살하려는 절망적인 시도를 벌인다. 양쪽 진영 농장주들의 일꾼들에게 총이 지급되고 악당들이 술집에 점점 더 출몰하게 되면서 일레우스는 개혁 세력과 기성 세력 간의 피할 수 없는 일전을 눈앞에 둔다.
그리고 어느 날 나시브는 가브리엘라가 자신의 둘도 없는 친구이자 그들의 결혼식에 들러리를 섰던 토니코와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는다. 남들로부터 놀림과 멸시를 당하지 않기 위해 배신자들에게 피를 요구할 것인가, 동물조차 죽여본 적이 없는 선량한 시민 나시브는 무거운 질문을 자신에게 던지며 권총을 챙겨들고 불륜의 현장으로 향한다...
라미로 바스토스 대령과 문디뉴 팔상의 대립은 어떻게 결말이 날 것인가? 피할 수 없는 선택의 기로에 놓인 나시브는 배신자들의 피로 자신의 명예를 지킬 것인가? 자유분방한 가브리엘라, 정향의 향기를 지닌 계피빛 피부의 여인 가브리엘라는 사랑과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구체제가 여성들에게 부과한 복종과 억압에 맞서 가출한 말비나의 미래는? 무자비한 코리올라노 대령의 정부인 글로리아와 조수에 선생의 철없고 위험한 불장난은 무사히 넘어갈까? 읍내 최고의 연사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대위와 박사의 우열은? 세 가족을 거느리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시집과 강연회 입장권을 강매하는 아르길레우 박사의 강연회와 배의 돛대보다도 낮은 기둥 위에 천막을 씌운 거렁뱅이 곡마단의 한날한시에 이루어지는 공연의 흥행 대결은? 업그레이드된 도스 레이스 자매의 유명한 성탄 벽화는 여전히 사람들로부터 경탄을 불러일으킬 것인가? 크로포트킨을 가장 위대한 시인이라고 생각하며 다이너마이트보다 위대한 시는 없다고 선언하는 무정부주의자 구두장이 펠리페의 아무도 못 말리는 술주정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그리고 간부들을 죽인 멘돈사 대령의 재판은 결국 예전과 마찬가지로 법의 단죄를 피하게 될 것인가?
리우 카니발의 군중처럼 흥겹고 유쾌한 일레우스 사람들의 행진이 맨발과 장미의 가브리엘라의 뒤를 따라 이어진다...

전 세계 55개국에 번역 소개된 20세기의 남미 문학의 걸작

‘새 길이 뚫리고, 자동차들이 들어오고, 저택들이 들어서고, 도로가 건설되고, 신문이 발간되고, 모임들이 조직되고 - 일레우스는 변모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느끼고 생각하는 방식은 다소 느리게 발전했다. 어느 사회에서나 항상 그렇듯이 말이다.’ -책머리에

<가브리엘라, 정향과 계피>는 20세기 남미를 대표하는 대문호이자 브라질의 국민 작가로 추앙받는 조르지 아마두의 대표작이다. 서슬 퍼런 냉전의 시대에 발표되었으나 이 소설은 이념의 경계를 뛰어넘어 전 세계 55개국에 번역 소개되며 현대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조르지 아마두는 가브리엘 마르케스나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같은 1970년대 남미 붐 문학 주역들보다 약간 선배 작가로 그들보다 두 세기 이전에 유럽의 문화계에 남미 문학의 선진성을 널리 알린 작가이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사르트르, 카뮈 등을 비롯해 유럽의 문화계는 정치적인 이유로 조국에서 금서 처분을 받고 저서를 소각당한 아마두의 소설들에 대해 열렬한 찬사를 보냈고 아마두는 철의 장막 너머 소련으로부터 레닌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세기 초 전 세계로의 카카오 수출을 통해 번영을 구가하던 바이아 주의 일레우스라는 도시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급격한 근대화 과정에서의 비약적인 경제적 발전과 그것과는 별개로 여전히 사람들의 의식 속에 뿌리 깊이 남아 있는 과거의 관습적인 사고방식 간의 괴리를 주제로 다루고 있다. 남미의 독특한 토속성과 역사적 경험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근대화의 진통을 겪은 많은 사회에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잘 결합시킨 이 소설은 브라질 한 작은 도시를 통해 남미가 겪었을 지난 세기 초의 일반적 상황까지 미지의 독자들에게 추체험할 수 있게 해준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바이아 주는 유명한 삼바가 탄생한 곳인데 미국의 흑인 노동자들이 나날의 고된 노동 속에서 음울한 블루스 멜로디를 만들어낸 데 반해 바이아의 흑인 노동자들은 흥겨운 삼바 리듬을 만들어냈다. 삼바 리듬은 현재도 브라질 하면 축구와 함께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로 자리 잡았는데 브라질 사람들의 낙천성과 개방성, 어떤 경계도 없이 삶의 환희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흥겨운 삼바 리듬을 이 소설의 모든 페이지에서마다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가브리엘 마르케스가 <백년 동안의 고독>에서 마콘도라는 가상의 도시를 통해 남미의 역사를 환상적인 수법으로 풀어냈다면 조르지 아마두는 좀 더 친근함을 느낄 수 있는 해학적인 방식으로 삶의 환희와 삶에 대한 긍정적인 자세를 지닌 남미 사회와 사람들에 대해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아마두는 해학과 더불어 시대를 앞서는 진보적인 사고방식으로 관습적인 연애, 결혼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특히 소설 속에서 말비나라는 젊은 여성을 등장시켜 ‘남성들을 위해 부엌에만 머무르는 하녀의 삶은 살지 않겠다’는 선언을 하게 한 것은 페미니즘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1960년대 이전에 이 소설이 발표되었다는 것을 떠올리면 작가의 여성관이 얼마나 전향적인 것인가를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남미의 역사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이 소설에서 내력을 모르는 떠돌이 여인과 시리아 출신의 이민자를 소설의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는 사실을 통해 우리는 다시 한 번 작가의 개방적인 태도와 온갖 편견에 굴하지 않는 자유로운 정신의 일면을 엿볼 수 있게 된다.
가브리엘라와 나시브의 작지만 위대한 사랑 이야기가 세상에 나온 지가 햇수로 올해로 50년째이다. 이 소설은 브라질에서 여러 차례 드라마, 미니 시리즈, 영화 등으로 다루어졌다. 영화에서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국민배우라고 할 수 있는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가 나시브 역을 맡았다.

목차

책머리에

제1부 아라비아 출신의 브라질 사람
제1장 오페니시아의 번민
제2장 글로리아의 고독

제2부 가브리엘라, 정향과 계피
제3장 말비나의 비밀
제4장 가브리엘라의 달빛
후기

옮긴이의 말

저자소개

조르지 아마두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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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브라질의 현대 작가이자 보르헤스, 네루다, 아스투리아스 등과 함께 20세기 남미 문학을 대표하는 대문호. 1912년 브라질 남부 내륙 지방의 이타부나에서 카카오 농장주의 아들로 태어났다. 카카오 농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삶을 위한 투쟁과 비참한 환경을 어렸을 때부터 접했으며 18세 때 그들의 생활을 소재로 한 첫 소설 『카니발의 나라』, 2년 뒤 『카카오』를 발표하며 일약 세상에 문명을 떨쳤다. 사회주의 리얼리즘 계열의 작품을 활발히 발표하는 와중에도 열성적인 좌익 활동으로 몇 번의 투옥과 작품 소각 등을 거치며 그의 책은 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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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년 12월 서울 마포에서 태어났다. 1960년대 초 영어 공부를 위해 영어로 소설을 쓰기 시작한 것을 계기로 소설과 인연을 맺었다. 서강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코리아 헤럴드] 기자, 한국 브리태니커 편집부장 등을 역임했다. 1967년 월남전에 지원해 백마부대에서 복무했으며, 나중에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장편소설 [하얀 전쟁]을 출간했다. 저자가 직접 영어로 번역해 미국에서도 출간된 이 책은 지금까지도 월남전의 참상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이후 [은마는 오지 않는다], [착각] 등의 작품을 발표했고, 영어, 독일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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