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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 베이커 : 악마가 부른 천사의 노래

원제 : DEEP IN A DREAM: A LONG NIGHT OF CHET BA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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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재즈의 영원한 연인, 쳇 베이커의 삶과 음악
아주 적은 수의 음정만 가지고 삶에 대한 의문 부호를 표현해낼 줄 아는 연주자 - 엔리코 피엔라눈치(재즈 피아니스트)
20세기 최고의 트럼페터 중 한 사람인 쳇 베이커의 전기 <쳇 베이커: 악마가 부른 천사의 노래>가 김현준 씨의 번역으로 을유문화사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인 제임스 개빈이 쳇 베이커의 주변 인물들과의 철저한 인터뷰와 미발표된 자료를 바탕으로 그의 삶과 음악세계를 파헤친 책으로 재즈비평가 김현준 씨가 번역을 맡아 전문가의 면모가 돋보이는 완성도 높은 번역을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이 책은 을유문화사의 현대 예술의 거장 시리즈 제14권으로 출간된다. 쳇 베이커는 국내에도 많은 애호가들을 갖고 있지만 그에 대한 본격적인 책이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책의 출간에 맞춰 EMI 사와 공동 기획으로 2CD로 구성된 쳇 베이커의 베스트 앨범 를 발매한다.

절대 고독을 연주한 마이 퍼니 밸런타인
으로 잘 알려진 쳇 베이커는 우수에 젖은 서정적인 연주 스타일과 달콤한 사탕 같은 목소리로 유명한 그는 최고의 인기를 구가한 대중 스타였지만 마일스 데이비스나 찰리 파커처럼 재즈 역사에 공헌을 한 사람도 아니고 잘 생긴 외모를 앞세워 그다지 뛰어나지 않은 실력으로 감성만을 자극하는 음악가로 폄하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한번 듣는 것만으로도 모든 곡의 핵심을 꿰뚫을 만큼 천부적인 감각을 지닌 뮤지션으로 어느 누구보다 편안하고 부드럽게 연주했으며 평생 치열한 음악을 선보였다. 하지만 쳇 베이커를 더욱 유명하게 만든 것은 평생 마약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고독과 방황 그의 삶이다. 그는 마약을 살 돈을 벌기 위해 연주를 했고 마약을 구하기 위해 아내로 하여금 다른 남자에게 몸을 팔게 했다.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겨준 잔혹한 인물이었으면서도 소름끼칠 만큼 진한 감동을 안겨준 음악을 남긴 쳇 베이커의 삶과 예술 세계가 <현대 예술의 거장> 시리즈 제14권『쳇 베이커: 악마가 부른 천사의 노래』에서 펼쳐진다.

재즈의 영원한 연인과의 첫 만남
뉴욕에서 칼럼니스트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제임스 개빈은 이 책을 통해 수많은 쳇 베이커의 동료와 연인들과의 생생한 인터뷰를 비롯하여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귀중한 자료를 바탕으로 슬프고도 치열했던 그의 삶을 추적한다. 이전에 발간된 쳇 베이커의 관련 서적과는 달리 쳇 베이커라는 인물상에 좀 더 초점을 맞춘 이 책에서 저자는 1996년부터 약 5년간 미국과 유럽을 오가며 그의 행적을 쫓았고, 미스터리로 남아 있던 몇 몇 사건에 대해 누구보다 진실에 가까운 결론을 이끌어냈다. 이탈리아 법정에서 벌이진 일이라든지 네덜란드에서 최후를 맞는 장면의 정황 묘사는 저자가 아니면 밝히지 못했을 것이다. 현장을 직접 뛰어다니며 가슴과 발로 쓴 책이라 할 만하다. 처음 이 책이 발간되었을 때 쳇 베이커의 일부 팬들을 중심으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를 무작정 악인으로 몰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 본인 또한 쳇 베이커의 팬으로서 저자의 마음은 지적 호기심을 넘어 그에 대한 연민과 사랑에 이르러 있다. 독자들은 이야기를 풀어가는 저자의 섬세한 손길에 의해 쉴 새 없이 흔들리는 마음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바로 이 점이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자 존재 가치이다.
쳇 베이커와 주변 인물을 중심으로 풀어낸 한 권의 팩션처럼 흥미진진하게 전개되는 이 책은 시간에 흐름에 따라 쳇 베이커의 행적으로 그대로 옮겼으면서도 결코 지루한 느낌을 주지 않는다. 마일스 데이비스, 찰리 파커, 스탄 게츠 같은 재즈의 대가와의 음악적 조우와 이가 부러지는 사고 이후 재즈계에 복귀하기 위한 그의 처절한 노력 외에도 연이어 터져 나오는 사건이 손에 땀을 쥐게 하고 그 흐름은 그 어떤 추리 소설 못지않게 긴박하다.
또한 이 책은 쳇 베이커의 연주 장면과 지인들의 사진 60 여 컷이 실려 있다. 사진들은 원서에 있는 사진 이외에 역자가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는 앨범 재킷을 사진들을 첨가한 것으로 책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한편 이 책의 출간과 함께 EMI 사와 공동 기획으로 2CD로 구성된 쳇 베이커의 베스트 앨범 을 발매하여 책과 음반의 만남을 통해 독자들을 보다 깊은 작품 세계로 인도한다. 번역자인 재즈 비평가 김현준 씨는 쳇 베이커의 전성기 시절의 음악을 중심으로 우리 감성에 맞고 책에서 언급된 곡을 바탕으로 35곡을 선곡하고 그에 따른 해설을 덧붙여 상호 텍스트성의 효과를 높였다.
쳇 베이커가 사망한 지 20년의 시간이 지났다. 오히려 그는 살아 있을 때보다 세상을 떠난 이후에 더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의 인생처럼 그의 음악은 삶의 고독과 슬픔 또 그것을 극복하는 사람의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세상을 떠난 이후에도 사람들을 매혹시키는 신비롭고 재능 있는 한 뮤지션의 삶을 깊이 있게 그려낸 이 책은 지금까지 발표된 쳇 베이커에 관한 전기 중 가장 권위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재즈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가치 있는 전기가 될 것이다.

쳇 베이커의 삶과 음악 세계

1929년 12월 23일 미국 오클라호마주 예일에서 체스니 헨리 베이커(Chesney Henry Baker)라는 본명으로 태어난 쳇 베이커는 1952년 찰리 파커의 오디션에 발탁된 그는 본격적인 프로 뮤지션으로 입지를 다지기 시작하여 당시 할리우드 헤이그에서 연주하던 제리 멀리건의 피아노 없는 쿼텟에 들어가서 취입한 레코딩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50년대에 서부를 배경으로 일기 시작한‘쿨 재즈’라는 시류와 맞물려 당시 쳇 베이커의 감성은 대단히 개성적인 스타일로 받아들여졌고 특히 여성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1950년대 초반 쳇 베이커 쿼텟을 결성하여 유럽 순회공연을 갖는데 이 시기 그는 특별한 기교나 실험성을 배제한‘My Funny Valentine'을 발표하여 최전성기를 누렸고 이 노래는 쳇 베이커의 또 다른 이름이 되었다.
하지만 50년대 중반 이후 마약 중독으로 폐인 같은 삶을 살던 그는 유럽 투어 도중 자신의 쿼텟의 피아니스트였던 딕 트와르직이 약물과다복용으로 사망하고 자신도 이탈리아에서 마약 소지 혐의로 약 1년간 옥살이를 하게 된다. 이후 쳇 베이커는 여러 페스티벌과 투어에 참여하지만 이미 정상적인 삶을 살기에는 그의 정신과 육체는 황폐해져 있었다. 병원과 감옥을 드나들었던 그는 심지어 1968년 갱들에게 집단 구타를 당해 이가 거의 부러지는 사고를 당해 트럼펫 연주에 치명적인 타격을 받게 된다. 이러한 온갖 고난에도 불구하고 쳇 베이커는 1974년 재즈계에 복귀한다. , , . 과 같은 훌륭한 작품을 선보이며 활발한 활동을 벌이던 그는 1988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호텔에서 의문의 추락사로 사망하고 만다. 사망하기 직전 브루스 웨버의 라는 다큐멘터리에 출연했으며 1989년 재즈 전문지 다운비트 명예의 전당에 헌정되었다. 이후 1997년에는 자서전 가 발간되었다.

목차

프롤로그 - 상흔
1. 일그러진 천사의 탄생
2. 이유 없는 반항
3. 캘리포니아의 태양
4. 내일은 오지 않는다
5. 길 위에 선 밸런타인
6. 머물지 않는 이들의 사랑
7. 유럽에 뿌린 환영의 씨앗
8. 천사, 스스로 날개를 꺾다
9. 뉴욕이라는 이름의 유배지
10. 나락 속의 금빛 트럼펫
11. 방랑자의 여로
12. 끝없는 질주
13. 길 끝에는 아무도 없었다
14. 꿈꾸는 법을 잊어버린 사내
15.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16. 악마의 그림자
17. 이젠 사랑할 수 없다네
18. 환상과 현실의 기록
19. 우리가 정말로 사랑했을까
에필로그 - 애증
원주(지은이 주)
디스코그래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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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중에서

“쳇 베이커는 그야말로 번뜩이는 속도로 연주할 수 있더군요. 8분음표가 정확하게 아주 안정적으로 이어지는 스타일 말입니다. 그건 대부분의 트럼페터들에게 아주 놀랄 만한 일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가 연습을 거의 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느꼈기 때문이죠. 쳇 베이커에 대해 이런 얘기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는 C코드를 누를 줄도 몰랐다. 그저 본능에 따라, 귀에 들리는 것에 따라 연주할 뿐이었다.”(pp.138)
아직 프란체스코니의 치료를 받고 있던 쳇 베이커는 조이 카라니와 캐럴 잭슨에게 자기를 차에 태워 로베르토 베첼리 박사에게 데려가 달라고 했다. 이미 스무 번이나 쳇 베이커에게 팔피움 처방전을 내준 것이 두려웠던 모양인지, 그는 더 이상 쳇 베이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쳇 베이커는 미끼를 하나 가지고 로베르토 베첼리를 다시 찾았다. 그 미끼란 다름 아닌 캐럴 잭슨이었다. 전부터 그녀에게 완전히 반해 눈독을 들이고 있던 로베르토 베첼리는 미모의 여성을 뇌물로 받은 것에 한없이 감사했고, 쳇 베이커는 조이 카라니의 이름 앞으로 이 의사가 내준 처방전을 손에 쥔 채 병원을 떠났다.(pp.385~386)

1961년 4월 11일 화요일 아침에 펼쳐진 이 서사적인 멜로드라마보다 사람들의 관심을 더 끌만한 영화가 또 있었을까. 당시 신문지상에 인쇄돼 있던 문구처럼 이 작품의 제목은“독사들의 재판”이었다... 검찰관 파비오 로미티가 다음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허공 위로 손가락을 곧추세운 그는, 법을 비웃고 친구들을 냉정하게 배신한 한 남자의 기소 사유를 통렬하게 밝혀나갔다.“그는 천사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가슴속엔 악마의 심장을 가지고 있소!”검찰관은 쳇 베이커를 노려보며 억양 실은 목소리로 이렇게 말을 이었다.“그를 만난 사람이라면 누구든 문제에 휘말리고 말았던 것이오!”(pp.392~400)

제리 멀리건의 음악은 나날이 정교한 면모를 더해가고 있었으며, 쳇 베이커는 감성의 깊이를 새롭게 찾아나가던 중이었다. 루스 영은 이렇게 생각했다.“스탄 게츠와 제리 멀리건은 쳇 베이커 같은 가슴을 지니지 못했어요. 겉보기는 훨씬 세련됐지만 말이에요. 따지고 보면 두 사람 모두 아주 똑똑한 남자들이었죠. 하지만 왠지 어느 한 곳이 텅 비어 있다는 느낌은 떨칠 수 없었습니다. 그들의 연주 속에는 뭔가 순종적인 구석이 없었죠. 자, 봐라. 내가 연주하고 있다. 이게 내 삶이다, 어떤가. 뭐 이런 식의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나 할까요. 결국 그들은 가슴 깊이 남아 있는 것을 끄집어내지 못했죠.”(p.572)

이제 앨범 한 장을 모두 녹음하기 위해 남은 시간은 반나절밖에 없었다. 더구나 쳇 베이커가 미처 익히지도 못한 꽤 어려운 곡들이었다... 쳇 베이커는 악기를 들고 하나씩 연주를 시작했다. 그런데 그가 선보인 즉흥연주를 들은 데이비드 프리드먼은 경탄을 금치 못했다. 곡에서 사용된 코드들은 흔히 잘 쓰지 않는 색다른 것이었지만, 그는 단 하나도 놓치지 않고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완벽하게 귀로 듣기만 해서 소화한 것이었다. 학교에서 많은 공부를 거친 데이비드 프리드먼은 그 이후로 몇 년 동안 악보에 적힌 코드 진행을 미리 읽지 않으려고 애썼다. 쳇 베이커가 보여준 것이 바로 진정한 재즈의 빛이라고 믿었다. (p. 674)

저자소개

제임스 개빈(James Gavin)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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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타임스', '배니티 페어'를 비롯한 유수한 신문과 잡지에 칼럼니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맨해튼 카바레의 역사를 다룬 저서 [Intimate Nights: The Golden Age of New York Cabaret]로 전미출판인 및 작곡가협회에서 그해 가장 뛰어난 음악 관련 서적에 수여하는 딤즈 테일러 상을 수상했다. 그 외 저서로 가수이자 배우인 페기 리, 레나 혼의 전기 [Is That All There Is?: The Strange Life of Peggy Lee], [Stormy Weather: The Life of Lena Horne]이 있다.
[쳇 베이커]는 암스테르담에서 약물과 연루된 의문의 죽음 이후 신비로운 이미지로 팬들의 뇌리에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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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비평가 김현준은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나 1987년 도미, 루즈벨트 대학교에서 재즈사와 분석 및 음악이론을 공부했다. 저서로 재즈의 역사를 새롭게 짚어낸 [김현준의 재즈파일](1997)과 국내 최초의 재즈 비평서인 [김현준의 재즈노트](2004)가 있으며, 번역서로는 [마일즈 데이비스]와 [쳇 베이커] 평전이 있다. 현재 EBS [스페이스 공감] 기획위원, 월간 [재즈피플] 편집위원,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으로 있으며, 특히 공연과 관련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4년 제41회 한국방송대상 문화예술인 부문을 수상했고, 2016년에는 그가 기획하고 진행한 [스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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