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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실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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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일본이 서구 문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던 메이지(明治) 시대 후기부터 다이쇼(大正) 시대를 거쳐 쇼와(昭和) 시대 말기(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3백여 편의 장·단편 소설과 수필, 가부키를 발표한 근대 일본의 대표적인 소설가 이즈미 교카(泉鏡花, 1873~1939)는 요시모토 바나나, 유미리, 기리노 나쓰오, 오가와 요코, 시마다 마사히코 등 일본 대표 소설가들을 발굴해낸 ‘이즈미 교카상賞’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이다. 근대 일본 환상문학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교카를 두고 196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교카의 문학은 정서의 명소“라고 칭송했고, 소설가 미시마 유키오는 교카 문체의 리드미컬하고 운문적인 특징에 대해 ”문자로 이루어진 공예미술“이라고 극찬했다.


    국내 최초로 번역된 근대 일본 환상문학의 선구자 이즈미 교카의 환상문학집

    이즈미 교카는 1873년(메이지 6년) 이시카와 현 가나자와 시에서 태어났으며 본명은 이즈미 교타로(泉鏡太郞)이다. 그는 근대 일본 자연주의 문학의 개척자인 도쿠다 슈세이(德田秋聲)와, 시인이자 소설가인 무로우 사이세이(室生犀星)와 함께 가나자와 출신 3대 문호로 불린다. 아버지 세이지는 금속공예가였고 어머니는 나카타 히데요시의 딸이자 일본 전통 음악가인 마츠모토 긴타로의 여동생이다. 예술가이자 장인 가문에서 태어난 그는 선조로부터 깊은 신앙심과 예술적 자질을 물려받았다.
    17세 때 당대 일본문학의 거장인 오자키 고요(尾崎紅葉)의 작품을 읽고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한 교카는 도쿄로 상경했고 1년 정도 방랑생활을 하다 다음해 고요 문하에 들어가 1894년까지 기거했다. 오자키 고요는 1885년부터 20년 동안 일본 소설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잡지 겸 문학단체인 겐유샤(硯友社)를 조직했으며 근대 일본문학에서 낭만적 사실주의를 개척한 인물이다. 고요가 죽은 후에도 스승의 사진을 도코노마에 줄곧 걸어놓았을 정도로 교카는 스승에 대한 숭배가 대단했다고 한다.
    교카가 남긴 3백여 편의 작품들 대부분은 괴이하고 환상성이 짙으며, 에도 시대 통속소설인 게사쿠 문학의 영향을 받은 낭만적인 작품들을 많이 남겼다. 신간 [외과실]에 수록된 네 작품은 교카가 남긴 많은 작품 중 문학적인 완성도가 뛰어난 작품을 가려 뽑은 것으로 기괴하고 환상적인 경향을 지닌 그의 문학세계를 잘 보여준다. 교카가 활동하던 당시 일본의 문단은 소위 자연주의 문학이 주류를 이루었는데, 그는 자연주의 문학이 배격하던 초자연적인 세계를 즐겨 그렸다.


    관능적이고 요염한 문장으로 그린 괴이怪異와 환상의 세계

    이즈미 교카는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를 비롯해 시가 나오야(志賀直哉), 다니자키 준이치로(谷崎潤一郞),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 자살한 아쿠타가와의 책상 위에는 교카 전집이 놓여 있어 죽기 직전까지도 교카 작품을 읽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등에게도 존경과 추앙의 대상이었다. 미시마 유키오는 교카에 대해 ”일본어의 풍부한 특질을 지하수처럼 가지고 있었다“라고 평가했는데, 실제로 교카의 문체는 독자적인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메이지 이전 시대 수사법의 전통을 되살리고 있다.
    교카의 환상문학은 당대 물질주의와 민족주의에서 한발 벗어나 괴기하고 영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춘다. 그의 작품 속에는 죽음의 경계를 뛰어넘는 사랑과 어린 시절 여읜 어머니에 대한 동경이 깊이 드러나는데, 특히 모성에 대한 동경은 작품 속에서 아름답고 비극적이며 신묘한 여성의 모습으로 형상화된다.
    또한 초기 작품인 [외과실]의 기후네 백작부인에게서도 어렴풋이 느껴지듯이 교카는 특히 가부장적인 현실 때문에 비극적으로 살아가는 여성들을 즐겨 그렸는데, [눈썹 없는 혼령]의 지고지순한 며느리뿐만 아니라 [고야성]에 등장하는 ‘마신님’ 역시 부부생활은 불행한 것이라는 그의 사고를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아홉 살 때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평생 그리워했다는 교카가 많은 작품 속에서 여성들에게 보내는 시선은 따스하고 연민에 가득 차 있는데, 어쩌면 그 때문에 [고야성]의 ‘마신님’처럼 어머니이자 여신, 악귀의 모습을 동시에 지닌 신묘한 여성들이 그의 작품 속에 자주 등장하는지도 모른다.


    리드미컬한 문체, 현실과 환상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환상문학의 걸작

    표제작이자 교카의 초기 대표작 [외과실](1985)은 평론가 레이운 다오카(田岡嶺雲)의 호평에 힙 입어 [문예클럽] 첫 페이지에 실렸다. 그로테스크하면서도 격렬한 에로티시즘이 잘 드러나는 이 작품은 1992년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일본의 전설적인 가부키 배우 반도 타마사부로(坂東玉三)가 감독했고 인기 배우 요시나가 사유리(吉永小百合)가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는데, 특히 외과의사 다카미네가 9년 동안 흠모하던 기후네 백작부인을 수술하는 장면은 스펙터클하면서도 아름답게 그려졌다.
    교카의 대표작 중 하나로 28세 때 쓴 [고야성高野聖](1900)은 환상적이고 초현실적인 작풍을 잘 보여준다. 화자가 기록하고 있는 고승의 이야기 속에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또 다른 이야기가 등장하는 삼중의 액자구성 형식을 취하고 있는 이 작품은 안쪽 액자로 들어갈수록 기이한 성격이 더해진다. 그리고 이러한 구성은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고승의 다양한 감정과 어우러져 소설 속의 정경과 인물들이 매우 풍부하게 되살아난다. 특히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야기 속에 또 다른 이야기가 중첩되는 구성은 [띠가 난 들판]을 비롯해 교카의 다른 작품들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특징이다.
    특히 [고야성]은 설화체를 사용하고 있어 독자는 주관적으로 이야기를 전하는 화자의 감정이나 감각에 동화되어 가는데, 이는 주관적이고 낭만적인 작풍에 적합한 문체다. 이를 통해 약을 파는 상인은 밉살스럽게, 승려는 나약하지만 선한 이미지로, 아모 고개의 괴물은 공포와 혐오의 대상으로 그려진다. 객관적인 묘사였다면 불합리하고 부자연스럽게 보였을 것도, 개인의 심리나 감각을 통해 이야기됨으로써 신비스러움이나 괴이함이 비교적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교카 문학이 성공할 수 있었던 근원은 현실과 환상이 불가사의할 정도로 조화를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고 [고야성]은 그 대표적인 예다.
    [눈썹 없는 혼령]은 1924년에 발표한 작품으로 교카의 만년을 장식하는 걸작이다. “세상에는 두 가지 커다란 초자연력이 있다고 믿는다. 이걸 구태여 하나로 명명하자면 하나는 관음력 또 다른 하나는 귀신력이라고 부르겠지만, 둘 다 인간에게는 도저히 불가항력의 존재이다”([귀신을 좋아하는 까닭 조금, 그리고 처녀작])라는 그의 말처럼 교카는 유령이 실재한다고 믿었고 이 작품처럼 귀신이 등장하는 이야기를 즐겨 쓰곤 했다. 근대 문학의 대표자들은 현세적이고 감각적인 인간 생활에 소재를 국한시켰고 초현실적인 세계는 거의 거론하지 않으며 합리적이고 냉혹하게 현실을 인식하려 했지만 교카는 초자연적인 세계를 그리며 그만의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형성했다.

    목차

    고야성高野聖
    외과실
    눈썹 없는 혼령
    띠가 난 들판

    옮긴이의 글
    도판목록

    본문중에서

    순간, 여자는 말 턱 밑에 손을 대더니 한 손에 들고 있던 홑옷을 휙 던져 그 눈을 덮었어. 여자는 토끼처럼 뛰어올라 위를 향해 몸을 뒤집고, 요기를 띠어 몽롱한 달빛을 받으며 앞발 사이에 몸을 끼우나 했더니 아랫배 밑으로 들어가 옆쪽으로 빠져 나왔어.
    (고야성高野聖/ p.68)

    부인의 창백한 볼이 홍조를 띄었다. 다카미네를 바라본 채 메스가 가슴에 다가와도 눈을 감으려 하지 않았다. 눈 속에 핀 붉은 매화처럼 가슴에서 흘러내린 피가 순식간에 흰 옷을 물들였다. 부인의 얼굴은 무척 창백해졌지만 역시 태연자약하여 발끝 하나 움직이지 않았다. 다카미네는 한순간의 틈도 없이 부인의 가슴을 갈랐다.
    (외과실/ p.112)

    ”어울립니까?“ 그러고는 빙긋 웃는 이가 검다. 양 옷깃을 모으며 우뚝 섰다. 얼굴이 문 위턱에 닿을 정도로 훤칠하게 키가 컸다. 사카이는 가슴이 뛰고 허리가 붕 뜨면서 어깨가 공중으로 올라갔다. 둥실, 그 여자 손에 안아 올려졌다 싶었지만 그게 아니다. 입에 옆으로 물려서 다다미 위 공중으로 매달려 올라간 것이다.
    (눈썹 없는 혼령/ p.162)

    ”마흔 일고여덟 아니면 쉰쯤 되었을까요? 눈썹이 없고 얼굴이 갸름하고 흰 여자로 광대뼈가 조금 튀어나왔어요. (…) 가슴을 똑바로 세우고 아래턱을 숙이며 이마 너머로 오뚝하게 높은 콧대를 들고는 마침 제 왼쪽 옆구리 부근에 앉아 있어요. 한눈도 팔지 않겠다는 양 말 한마디 없이 꿈쩍도 않고 위쪽에서 내 얼굴을 쳐다보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그게 이상한 것은, 병실에서 제가 침대 위에 그렇게 누워 있잖아요. 왼쪽 옆구리 쪽에 앉아 있는 그 여자의 무릎은 침대 끄트머리와 닿을락 말락 공중에 떠 있는 거예요.“
    (띠가 난 들판/ p.223)

    저자소개

    이즈미 교카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873 ~ 1939
    출생지 일본 가나자와
    출간도서 0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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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나자와 시에서 태어났으며 본명은 이즈미 교타로(泉鏡太郞)이다. 예술가이자 장인 가문에서 태어나 부모로부터 신앙심과 예술적인 자질을 물려받았다. 메이지 시대 후기부터 다이쇼 시대를 거쳐 쇼와 시대 말기까지 활동했으며 장·단편소설과 수필, 가부키 등 3백여 편의 작품을 발표하였다. 1895년 [외과실(外科室)]과 [야행순사(夜行巡査)]를 발표하면서 문단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고야성(高野聖)] [유지마 참배] 등의 작품을 내놓았다. 여성을 찬미하거나 낭만적이고 신비로운 독특한 세계를 창조하여 등장인물로 하여금 작가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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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를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 비교문학 협동과정에서 석사학위를, 오사카 대학교 문학연구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후 항설백물어》 《백미진수》 《괴담》 《피안 지날 때까지》《이치고 동맹》 등 문학뿐만 아니라, 《유착의 사상》 《스트리트의 사상》 《납치사 고요》 등 다양한 분야의 일본 작품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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