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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누헤 2

원제 : SINUHE, THE EGYPT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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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20세기가 가장 사랑한 소설!
전 세계 40개 언어로 번역된 우리가 놓친 최고의 베스트셀러.


미카 왈타리의 장편역사소설 [시누헤]는 1945년에 핀란드에서 초판이 출간되었다. 1949년에 영어로 번역되었으며(영어판 제목은 Sinuhe, the Egyptian), 1983년에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이 출간되기까지 무려 34년 동안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외국소설이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었다. 미국 외에도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스페인, 일본 등 40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으며, 대부분의 나라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좋은 반응도 얻었다. 이런 의미에서 ‘20세기가 가장 사랑한 소설’이라는 표현은 절대 과장이 아니다.

왈타리의 오랜 연구와 치밀한 역사적 고증으로 복원된 고대 이집트인의 일상과 당대의 역사적 사실, 종교, 문화적 관습, 경제활동, 전쟁에 대한 생생한 묘사, 캐릭터의 전시장을 방불케 하는 독특한 개성의 등장인물들,그들과 함께 고대 도시를 넘나드는 주인공의 사랑과 모험은 유럽을 넘어서 미국, 아시아 등 전 세계 독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20세기가 가장 사랑한 소설 [시누헤]가 발표된 지 60여 년 만에 드디어 우리나라에 소개된다.

“이것은 모든 인간 역사를 통틀어 가장 놀라운 사건에 대한 이야기다. 너무 놀라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정말 그랬을까? 비로소 자료를 뒤져보니 모두 사실이었다. 플롯에만 의존하는 보통의 역사소설과 달리 시대의 질감을 되살려놓는 솜씨가 대단히 뛰어나다.” - 이명찬(덕성여대 국문과 교수)

“내게 이 작품은 파라오 아케나톤이 주인공인 역사소설이라기보다 선악으로 쉽게 가름할 수 없는 거대한 역사의 파도에 휩쓸려 속절없이 부서져간 개인들의 인생, 자기만의 사랑과 자기만의 욕망을 역사 앞에 희생으로 바칠 수밖에 없었던 개인들을 위한 애달픈 진혼가 같다. 시누헤는 일개 개인들인 우리를 대표해서 작품 속에서 파라오와 대등한, 아니 그보다 우월한 등장인물이 된다.” - 정영목(번역문학가)

“잘 만들어진 한편의 거대한 영화를 본 듯하다. 컴컴한 영화관에 불이 켜지고 엔딩 크레딧이 다 말려 올라가도록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한다. 비로소 눈물이 흐르기 시작하고 내가 훌쩍 커진 듯한 느낌이 든다. ” - 김성현(목사)


아멘호테프 3세 치세의 이집트. 의사 센무트의 아내 키파는 갈대배에 실려 떠내려온 갓난아이를 강기슭에서 발견하고 데려다 키운다. 키파는 아이에게 옛날이야기 주인공 이름을 따서 ‘시누헤’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합리적인 성품을 가지고 있지만, 내면에는 사랑과 정의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감추고 있는 시누헤는 의사 수련 과정을 끝마칠 무렵 한 매혹적인 창부의 유혹에 넘어가 재산과 부모님을 잃고 금광의 인부로 전락한다. 피라미드에 부장된 재물을 훔치는 도둑패에 끼었다가 위기에 처해 간신히 탈출한 시누헤는 하인 카프타와 함께 이집트를 떠나 새로운 모험에 나선다.

사령관 호렘헵은 스미르나에서 의사로 성공한 시누헤에게 주변국을 돌아다니며 정세를 파악해 줄 것을 부탁한다. 시누헤는 미탄니와 바빌론, 히타이트를 넘나들며 주변 정세를 파악하면서 바빌론의 봄 축제 ‘가짜 왕의 날’에 미네아를 만나 사랑하게 되고, 위기에 처한 카프타를 구해 미네아와 함께 바빌론을 탈출한다. 한편, 새로 즉위한 파라오 아케나톤은 탐욕에 눈먼 귀족들과 아몬 신을 섬기는 사제들을 제거하기 위해 수도를 테베에서 ‘태양의 도시’ 아케타톤으로 옮기고 평민과 천민들을 선동하여 친위혁명을 일으킨다. ‘만인은 신 앞에 평등하다’는 파라오의 선동에 평민과 천민들은 파라오의 편에서 무기를 들고 일어난다. 혁명은 바야흐로 성공을 목전에 두었지만, 위기에 몰린 귀족들이 용병을 끌어들여 반격에 나선다.

백성들의 피폐한 삶을 외면한 채 새로운 아톤의 도시에서 주변국의 침공에도 평화만 부르짖던 아케나톤은 호렘헵의 위협에 굴복한 시누헤에 의해 독살된다. 호렘헵은 빼앗긴 시리아를 되찾기 위해 히타이트와 전쟁을 벌인다. 새로 즉위한 파라오 투탕카몬이 발작을 일으켜 급사하고, 권력을 손에 쥔 아이는 호렘헵과 맺은 계약에 따라 바케타몬 공주를 그와 혼인시키려 한다. 호렘헵을 싫어했던 바케타몬 공주는 히타이트 왕자와 혼인을 맺기로 하고 사절을 보내 히타이트 왕자를 초대하지만, 호렘헵은 다시 시누헤를 시켜 히타이트 왕자를 독살한다. 전쟁에서 승리한 호렘헵은 테베로 돌아와 명문에서 아케나톤의 이름을 지우고 옛 풍습을 복원해 새로운 이집트를 건설하려 한다. 시누헤는 아케나톤의 대의에 공감해 혁명에 가담했지만, 결과적으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아들만 잃게 된다. 궁중에서 벌어지는 모든 과정을 목격한 시누헤는 실패한 혁명의 대의에 대한 여전한 믿음과 그것이 불러온 참담한 결과 사이에서 갈등한다. 호렘헵은 고난의 시절 시누헤와 동지의 언약을 맺은 사이지만, 위험한 비밀을 알고 있고, 아케나톤의 대의를 되살려 내려는 시누헤의 시도를 눈치 채고 사막에 유폐시킨다. 유폐된 시누헤는 자신의 모험과 사랑, 목격한 비밀들을 담담히 기록하기 시작한다.

우리 현대사의 급격한 변화에 묻혀 너무나도 뒤늦게 도착한 시누헤의 비망록.
파라오 아케나톤의 혁명에 투영된 사회주의 혁명과 그 몰락에 대한 알레고리.


[시누헤]는 우리가 해방된 해인 1945년에 발표되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는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한 이념 대립의 시기, 이른바 냉전 체제가 시작됐다. 핀란드에서 초판이 발간된 지 4년 후 미국에 소개된 [시누헤]는 세계 40개 언어로 번역된 오늘날까지 우리나라에 소개되지 못했다. 많은 작품을 남겼고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세계적 명성을 떨친 미카 왈타리가 우리에게 생소한 것은 정말 미스터리한 일이다. 해방 이후 냉전, 전쟁, 혁명, 군사독재, IMF사태 등 급격한 역사의 풍랑을 헤쳐 온 우리 현대사에서 초대받지 못한 손님처럼 잊혀진 시누헤의 비망록이 2007년에 이르러서야 마침내 우리의 우편함에 도착했다.

유년기에 핀란드 내전의 참상을 목격했던 왈타리는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느낀 자신의 비관주의와 세계의 정치적 상황을 표현하기 위해 역사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2차 세계대전 후 그동안 믿어 왔던 과거의 가치들이 붕괴되면서 나타난 핀란드 부르주아지의 환멸과 체념을 고대 이집트 이야기로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은 [시누헤]는 그리스·네덜란드 (1949년), 에스토니아(1954년), 일본(1958년), 독일(1959년), 크로아티아(1966년), 프랑스(1977년), 체코·슬로베니아(1978년), 스페인(1995년), 헝가리(1996년), 폴란드·이란(1998년), 터키·노르웨이(2002년), 러시아(2003년), 쿠바(2007년)에 각각 번역되었다. 냉전시대 공산권 국가였던 에스토니아, 크로아티아, 체코, 슬로베니아에서 번역되었다는 점이 두드러지고, 특히 1990년대 사회주의 몰락과 함께 붕괴된 동구권 공산국가 헝가리, 폴란드와 더불어 러시아, 쿠바에서 최근 번역되어 좋은 반응을 얻은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구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 이후 시작된 동구권 공산국가의 붕괴와 사회주의의 몰락에 절망감을 느낀 사람들이 약 3500년 전 자유와 평등의 기치를 내걸고 단행했던 파라오 아케나톤의 혁명에 자신들의 무력감을 투영시켰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시누헤]는 사회주의 혁명과 그 몰락에 대한 알레고리로 읽힐 수 있다.

파라오이면서 인종평등, 남녀평등, 신분평등을 주장한 혁명가이자 반전평화주의자였던 모세의 정신적 스승 아케나톤과 그를 섬긴 평범한 의사 시누헤가 벌이는 장쾌한 대서사!

미카 왈타리는 20세기 주요한 핀란드 작가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고, [시누헤]는 왈타리의 위대한 역사소설들 가운데 첫 작품이며, 가장 큰 성공을 거두었고, 또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왈타리는 약 3500년 전 이집트에서 일어난 놀라운 역사적 사건을 치밀하게 복원하여 진정한 의미의 팩션(Faction)을 완성했다. 이 소설이 미국에 소개되었을 때, 비평가들은 역사적 사실에 허구를 절묘하게 접목시킨 작가의 솜씨에 갈채를 보냈다. 평자들은 [시누헤]의 성공을 당시 독자들의 역사적 픽션에 대한 관심과 새로운 역사소설을 원했던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집트’는 그런 독자들에게 아주 매력적인 공간이었고 아케나톤의 광기에 대한 묘사와 전사, 광신자, 몽상가, 젊고 사랑스런 여인들, 관능적 여인, 교활한 매춘부, 의리 있는 노예 등의 캐릭터는 생생하게 살아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 주었다. 이 소설은 이 모든 인물의 미덕과 악행을 사실적으로 드러내며, 다양하고 총체적으로 포착하고 있다. 소설이 발표된 지 6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시누헤]는 시대를 뛰어 넘어 전형적인 인간 군상을 총 집결해 놓은 소설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시누헤]는 사람의 마음을 ‘치료’하기 위해 혁명을 일으키는 한 왕과 그를 지켜보며 선한 의지를 실천하는 한 ‘의사’의 이야기이다. 이 소설은 사막에 유폐된 시누헤가 자신의 이야기를 써내려가면서 지난 일을 회고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담담히 써내려간 이 기록에서 방점은 ‘아케나톤’에 찍힌다. 위대한 파라오 아멘호테프 3세의 뒤를 이어 왕좌에 올라, 다신교 전통을 과감히 깨고 최초의 유일신주의를 제창한 아케나톤. 그는 신 앞에 인간은 평등하다며 노예를 해방시켰고 평화를 사랑한 철저한 반전주의자였다. 모세가 아케나톤을 정신적 스승으로 여겼다고 전해지는데, 심리학자 프로이트는 모세가 아케나톤 궁전의 관리였으며 모세가 아톤 사상을 지지했다고 한 바가 있고, 아메드 오스만(Ahmed Osman)은 [모세와 아케나톤((Moses and Akhenaten)]에서 둘이 동일 인물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소설에서 모세가 등장하지는 않지만, 시누헤가 ‘갈대배’에 실려 나일 강으로 떠내려오는 소설의 도입부에서 연상되듯 주인공 시누헤와 모세가 연결되는 이미지를 찾는 것도 소설을 읽는 재미 중 하나다.

유일신주의를 제창한 파라오 아케나톤의 혁명과 좌절.
‘시누헤’라는 이름에 얽힌 운명적 이야기.


지금으로부터 약 3500년 전 한반도를 비롯한 세계 대부분의 지역이 석기시대를 벗어나지 못했던 시절, 이집트 제18왕조의 파라오 아케나톤은 자유와 평등을 부르짖으며 혁명을 일으킨다. 탐욕에 눈먼 귀족들과 아몬 신을 섬기는 사제들의 힘을 약화시키고자 ‘아톤’을 유일신으로 하는 종교개혁을 단행하고, 수도를 테베에서 ‘태양의 도시’ 아케타톤으로 옮긴다. ‘만인은 신 앞에 평등하다’는 구호 아래 노예와 죄수를 풀어주는가 하면, 히타이트가 이집트 변경을 유린하고 국경 수비대가 원군을 요청해도 전쟁을 피하고 협상을 통해 강화를 맺으려 한다. [시누헤]는 이런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평범한 의사 시누헤는 의사로 명성을 떨쳐 파라오의 주치의가 되고 아케나톤의 혁명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그의 혁명, 평등, 반전에 관한 사상을 이해하게 된다.

아케나톤의 혁명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시누헤]의 기본적인 이야기 얼개의 중심에는 모험과 사랑이 있다. 한 갓난아이가 갈대배에 실려 나일 강으로 떠내려 오며 시작되는 [시누헤]의 도입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의 시작으로 손색이 없다. ‘시누헤’는 본래 이집트에서 민간 전승되는 이야기의 주인공 이름이다. [시누헤 이야기]가 적힌 파피루스가 30개 이상 발견된 것으로 보아, 이는 단순히 인기 있는 구전 설화를 넘어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시누헤 이야기
시누헤는 기원 전 20세기 고대 이집트 제12왕조 때 활동한 궁정 관리였다. 왕궁에서 우연히 파라오와 관련된 비밀 이야기를 엿듣게 되어 도망자 신세가 된다. 나일 강을 건너다 팔레스타인으로 들어간 시누헤는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에서 오랫동안 방랑을 하다가 시리아에 정착한다. 이방의 땅 족장의 신임을 얻어 딸과 혼인하고 나중에 족장이 되어 이집트로 금의환양한다. 파라오는 시누헤에게 귀환을 명령했고, 이집트로 돌아온 시누헤는 왕에게 용서 받는다. 그 뒤 이집트에서 다시 혼인하여 왕의 무덤 건설 책임자가 되기도 했다. [시누헤 이야기]는 민간에 전승되어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얻었다.

왈타리는 이 [시누헤 이야기]의 주인공 이름을 그대로 따왔다. 이방의 땅을 떠도는 이야기 속 ‘도망자 시누헤’의 이미지를 주인공에게 덧입혀 ‘비밀’, ‘모험’, ‘계략’, ‘로맨스’ 같은 단어를 떠올리게 하는 데 성공한다.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들과 더불어 이집트, 미탄니, 바빌론, 히타이트, 크레타를 넘나들며 펼치지는 시누헤의 모험과 사랑이 흥미진진한 고대 이집트의 세계로 우리들을 초대한다.

끊임없는 ‘자기 치료’를 통해 발견하는 인생의 진리와 행복의 길.
모든 인간은 서로 형제, 미카 왈타리가 들려주는 갈등의 해법.


1945년 핀란드에서 발간된 이 소설은 비평가들로부터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인간적인 가치가 붕괴된 세계를 잘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핀란드 내전과 2차 세계대전을 통해 인간의 광기를 목도한 왈타리는 종교와 이념에 의해 파괴되는 세상에 대한 생각을 자신의 문학에 녹여냈다. 이런 의미에서 [시누헤]의 주제는 2차 세계 대전의 고통을 겪으면서 나타난 과거의 모든 가치의 붕괴와 인간에 대한 환멸을 그리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유일신 종교를 확립하려는 파라오 아케나톤, 이 계획을 짓밟는 총사령관 호렘헵, 비겁함에 굴복하면서 나약해지는 시누헤, 피로 얼룩진 광장, 혁명으로 인해 피폐한 삶을 사는 사람들은 모두 왈타리가 전쟁을 경험하며 지켜본 사람들에 대한 묘사이다.

시누헤는 소설 속에서 줄곧 내면적 갈등에 휩싸이다가 비겁함에 굴복하는 나약한 인물로 그려진다. 하지만,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는 대의를 천명하는 아케나톤의 혁명을 지켜본 후에는 변화를 보인다. 그 대의를 실천하다 체포되어 유폐된 후, 자신의 삶을 기록하며 ‘인간으로서 인류 속에 영원히 깃들어 살아갈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의미에서 시누헤를 ‘의사’로 설정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의사 시누헤의 행위는 결국 자신을 치료해가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시누헤는 끊임없는 ‘자기 치료’를 통해 비겁함, 나약함을 뛰어넘어 고결한 삶의 역동성과 진리를 깨닫게 된다. 왈타리는 이런 ‘치료’의 과정이야말로 ‘인간이 서로 형제라는 전제와 사상을 깊이 내면화 시키지 않고서는 인류에게 구원이 없다’는 외침으로 막을 내린 2차 세계대전 이후에 발생한 여러 갈등을 해결하는 해법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왈타리가 강조하는 ‘자기 치료’와 ‘형제애’는 9·11이후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테러와 납치, 배타적인 타 종교에 대한 태도, 서로에 대한 미움과 증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을 해치는 상황에도 깊은 울림을 준다.

혁명과 좌절 속에서 선한 의지를 지키고자 했던 신념의 기록.
혁명을 꿈꾼 세대에 바치는 희망의 진혼가.


누구나 한번쯤은 혁명을 꿈꿨을 것이다. 식민시 시대와 6·25전쟁, 4·19혁명과 군사독재 시절을 거쳐 민주주의가 성숙하기까지 굴곡의 현대사를 겪은 우리의 일기장 한편에는 ‘혁명’이라는 단어가 희미하게 씌어 있다. 개혁에 대한 시대적 바람은 참여정부를 출범시켰고, 자유, 해방, 통일을 외치던 386세대와 좌파적 진보세력이 국회에 들어갔다. 하지만 2007 대선을 앞둔 지금 그들의 무능력함에 실망한 사람들은 무력감에 빠져있다. [시누헤]는 3500년 전 같은 생각을 했던 파라오 아케나톤과 그를 지지한 시누헤의 이야기를 통해 이러한 우리 세대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진다.

시누헤는 아케나톤의 허락을 받아 잠시 아케타톤을 떠나 테베로 가는 길에 아톤 때문에 저주받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풀 한포기 자라지 않는 저주받은 땅에서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피폐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시누헤는 백성들은 무시한 채 아톤 신에게 광신적으로 집착하는 아케나톤의 모습에 실망한다. 그리고 선한 의지가 반드시 선한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도 깨닫는다. 결과적으로 아케나톤의 ‘의지’와 시누헤의 ‘의지’는 같은 것이었지만, 둘의 결과는 비극적이다. 아케나톤은 독살되고 시누헤는 사막에 유폐된다. 하지만 시누헤는 자신이 겪은 일을 담담하게 기록하면서 아케나톤을 향한 신념의 끈을 놓치지 않는다. 그것은 바로 ‘희망’이었다. 우리가 지금-여기에서 시누헤의 비망록을 읽어야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목차

1권

편집자 편지

1. 갈대배
2. 생명의 집
3. 테베의 열병
4. 네페르네페르네페르
5. 카비리
6. 가짜 왕의 날
7. 미네아
8. 어둠의 집
9. 악어꼬리


2권

편집자 편지

1. 천국의 도시
2. 메리트
3. 물시계 몇 눈금
4. 지상에 세운 아톤의 왕국
5. 성전
6. 호렘헵

본문중에서

“어머니는 옛날이야기 속의 시누헤처럼 내가 늘 위험에서 멀찌감치 벗어나 있기를, 불행을 피하기를 소망했을 테지만, 그러나 그것은 어머니의 어리석은 생각에 지나지 않았다. 아몬의 사제는 이름에 예언이 깃들어 있다고 한다. 어쩌면 내 이름이 위험과 모험을 불러오고 나를 이방의 땅으로 내몰았는지도 모르겠다. 내 이름이 나를 죽음의 사자가 될 수도 있는 무시무시한 비밀들, 왕들과 왕비들의 비밀을 듣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하여 마침내 내 이름이 나를 도망자로, 그리고 유배자로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1권/ p.13~14)

“그때의 고통이 떠오르지는 않는다. 미네아 생각에 잠기는 때도 많지 않다. 마치 다른 생에서 만났던 것처럼, 이제 그녀는 내 영혼에 깔려 있는 아득한 그림자다. 그 대신 나는 이제 크레타의 신이 죽었으니 예언에 따라 크레타의 힘이 쇠퇴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 주었고, 그들의 삶은 바닷가의 물보라처럼 유쾌했지만, 나는 전혀 마음이 아프지 않았다. 도시가 가까워지면서 나는 저 널찍하고 정교한 건물들이 곧 불길에 휩싸이리라는 생각에, 여자들의 음란한 환성이 죽음의 울부짖음으로 바뀌리라는 생각에, 미노타우로스의 황금 가면이 납작하게 짜부라져서 다른 보물들과 함께 약탈되리라는 생각에, 화려한 크레타의 위용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리라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그 섬마저도 먼 옛날 그것이 솟구쳐 올랐던 깊은 바다 속으로 도로 가라앉아 버리길.”
(1권/ p.338~339)

“사람들은 입을 꾹 다문 채 파라오의 칙령에 귀를 기울였다. 그것은 관습이었다. 그러나 잠시 후 길거리와 광장과 신전 앞을 비롯한 사방팔방에서 우레 같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아몬! 아몬!” 마치 바위와 성벽들이 소리를 지르는 것 같은 거대한 함성이었다. 기가 꺾였는지 검은 군대가 멈칫거렸다. 울긋불긋한 칠을 한 병사들의 얼굴이 잿빛으로 변하고, 검은 얼굴 위의 흰 눈동자들이 희번덕거렸다. 그들은 주위를 둘러보면서 자신들의 숫자가 아무리 많아도 눈앞에 펼쳐진 저 거대한 도시에서 자신들이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했다. 파라오가 아몬의 이름이 들어 있는 원래의 이름을 버리고 ‘아톤이 아끼는 자’라는 뜻의 아케나톤으로 이름을 바꾸었다는 말은 거대한 함성 속에 묻혀 버렸다.”
(2권/ p.17~18)

“제 아무리 똑똑하고 여러 가지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의사도 세상에 깃든 그 거대한 병과 불행은 고칠 수 없다. 세상의 모든 의사들이 모든 의술을 동원해도 세상을 치료할 수는 없다. 아케나톤은 인간의 마음을 치료하는 의사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가 세상 모든 곳에 존재할 수는 없는 법이다. 세상에는 아케나톤의 진리가 아무런 효력을 발휘할 수 없을 만큼 굳어지고 더러워진 마음들이 있다.”
(2권/ p.44~45)

“나는 내 눈으로 보고 내 귀로 듣고 내 혀로 말하고 내 의지에 따라 사는 것에서 기쁨을 느꼈다. 이런 자유는 절대로 해롭지 않다. 오히려 나를 겸허하게 만들고 내 심장에 쌓여 있던 슬픔을 녹여 주었다. 파라오에게서 멀어질수록 나는 있는 그대로의 그의 모습을 또렷하게 볼 수 있었으며, 그가 행복하기를 기원하는 마음도 더 강해졌다. 테베가 가까워질수록 내 마음의 기억들이 점점 더 가깝고 생생하게 되살아났으며, 파라오 아케나톤과 그의 신은 점점 커졌다.”
(2권/ p.174)

저자소개

미카 왈타리(Mika Waltari)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08
출생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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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태어났다. 다섯 살에 루터파 목사였던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두 삼촌 밑에서 교육을 받으며 자랐다. 유년 시절에 참혹한 핀란드 내전을 목도했고 헬싱키 대학에 들어가 신학을 전공했다. 후에 철학, 문학, 미학으로 전환해 석사학위를 받았고 신문과 잡지에 많은 글을 기고하며 저널리스트로 활동했다. 초기에는 종교적인 시와 에드거 앨런 포우의 영향을 받아 공포소설을 쓰기도 했다.
자유주의 문학운동에도 참여했던 왈타리는 2차 세계대전의 참상 속에서 과거의 가치가 붕괴되어 가는 현실에 환멸을 느낀다. 물질주의적 세상에서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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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버트런드 러셀의 『행복의 정복』, 마틴 루터 킹 자서전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나쁜 사마리아인들』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등 사회문제를 다루는 책을 번역했다. 또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사실을 청소년들이 깨닫고 보람차고 발랄한 꿈을 향해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청소년 도서 『빌 게이츠의 화장실』 『그레타 툰베리와 함께하는 기후행동』 두 권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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