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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니아 : 2006년 제59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

원제 : ユ-ジニ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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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한 온다 리쿠 최고의 화제작

    2006년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
    노스탤지어의 마법사, 온다 리쿠 최고의 화제작

    혼돈과 의혹의 무한 변주, 온다 리쿠 미스터리의 절정


    비채의 일본소설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인 [유지니아]는 2006년 제59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한 온다 리쿠 최고의 화제작이다. ‘유지니아’는 무엇일까, 누구일까, 어디일까? 이런 질문을 안고 책을 펼치면, ‘온다 리쿠 소설의 신경지’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그 노련함과 깊이에 감탄하게 된다. 한 가지 사건에 대한 다각적인 접근과 인터뷰 형식의 구성은 장마다 조금씩 다른 분위기와 색깔로 긴장감을 유발한다. 20년 전에 있었던 끔찍한 사건에 대한 등장인물들의 미묘하게 어긋나는 기억과 증언은 사건의 진상과 실체를 모호하게 흐리면서 한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출판사 서평

    한 가지 사건에 대한 다층적인 접근과 인터뷰식 구성
    모두가 다르게 말하는 그해 여름의 진실은?


    겨울엔 눈으로, 여름엔 태풍과 무더위로 기억되는 호쿠리쿠 지방의 K시, 이름 높은 명가 아오사와 가에서 늦여름의 어느 날 대량 독살 사건이 발생한다. 그날은 아오사와 가 당주의 환갑과 어머니의 미수, 아들의 생일이 겹치는 잔칫날이었다. 검은 야구모자를 쓰고 노란 비옷을 입은 남자가 배달해온 축하 술과 주스를 마신 사람들이 갑자기 몸을 뒤틀고 구토를 하면서 죽어간다. 아오사와 가의 당주 부부, 어머니, 아들 부부, 손자 등 일가족을 비롯해 친적과 이웃사람들까지 열일곱 명이 희생된 현장에서 앞을 보지 못하는 소녀 아오사와 히사코만이 유일하게 화를 면한다. 그리고 현장에는 수수께끼 같은 편지가 남겨져 있다. “유지니아, 나의 유지니아. 나는 당신을 만나기 위해 줄곧 외로운 여행을 해왔다.” 경찰이 총 동원되어 수사에 나서지만 범인은 떠오르지 않고, 마을 사람들은 대량살인의 범인이 가까운 곳에 함께 살고 있다는 생각에 신경이 날카로워져 간다. 몇 달 후, 한 남자가 자신이 아오사와 가 독살 사건의 범인이라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다. 결정적인 몇 가지 증거로 인해 사내가 범인이라는 결론이 내려지고 사건은 종결된다. 그의 범행 동기가 무엇이며 어떻게 아오사와 가와 접점을 가지는지는 끝내 밝혀지지 않고, 진범은 따로 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는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후, 아오사와 가의 이웃에 살던 소녀 사이가 마키코는 사건을 직간접적으로 겪은 마을 사람들을 인터뷰해서 [잊혀진 축제]라는 소설을 내고, 책은 베스트셀러가 된다. 그녀는 대학시절, 후배 남학생과 함께 K시에 머물면서 20명에 달하는 마을 사람들을 만나 당시 이야기를 기록했고, 그것이 소설로 발표되면서 10년 전 사건이 다시 세간의 화제가 된다.
    다시 10여 년이 지난 시점, 그녀는 누군가에게 당시 사건과 자신의 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상대가 누구이며 왜 그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지 아직은 드러나지 않는다. 계속해서 10년 전 그녀의 일을 도와주었던 후배 남학생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독을 마시고 겨우 생존한 아오사와 가 가정부의 딸, 사이가의 오빠, 사건 당시 범인을 잘 따르던 동네 아이, [잊혀진 축제]를 출판했던 출판사의 편집자, 당시 수사를 맡았던 형사가 당시 자신이 보고 겪은 일들을 증언한다. 이들의 이야기 사이사이에 소설 [잊혀진 축제]의 일부라 여겨지는 내용과 사건 당시를 보여주는 삼인칭 서술, 신문 기사 등이 끼어든다. 마지막으로, 참극에서 살아남은 아오사와 가의 유일한 생존자 히사코가 등장한다. 그동안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호기심과 의혹을 키워왔던 인물, 마을 사람들이 여신처럼 숭배했던 소녀, 섬뜩할 만큼 아름답고 명석하며,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오히려 완벽한 신비함을 느끼게 한 소녀. 그녀가 중년이 되어 ‘나’의 앞에 섰다. 여기까지 와서야 독자는 이제까지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 상대가 누구인지, 왜 ‘나’가 그때의 진실을 알고 싶어하는지 비로소 알게 된다. 그렇다면 이들의 이야기를 모두 들은 ‘나’와 독자들은 진실과 진상에 다가간 것일까?

    “사실은 어느 한 방향으로 본 주관에 불과하다.”
    긴긴 여름, 영원히 끝날 것 같지 않은 이야기


    관계자들은 아직도 20년 전 사건의 영향 아래에 살고 있다. 그들의 기억과 말들, 그 속에 자리한 내밀한 비밀들은 진실의 퍼즐을 맞춰가는 단서가 되기도 하지만 또 다른 의혹을 보태기도 한다. 한 사람의 이야기는 뒤이어 나오는 다음 사람의 이야기로 보완되기도 하고 뒤집히기도 한다. 애초에 사실이란 기억으로 복원될 수 없는 것인 듯, 기억은 일관성 없이, 시간과 공간을 달리하며 불쑥불쑥 떠오른다. 사실이란 결코 완벽하게 재구성될 수 없고, 모두 자신의 방향에서 본 주관일 뿐이다. 번번이 드러나는 주관적 진술의 미묘한 차이 때문에 독자는 계속해서 새로운 시각과 맞닥뜨리고 막연한 불안과 공포를 느끼게 된다.

    인물들의 성격과 심리, 저마다의 개인사가 자기 고백이나 다른 사람의 진술을 통해 슬쩍슬쩍 드러날 때의 놀라움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한다. 특히 큰오빠의 이야기를 통해 알게 되는 사이가 마키코의 어린 시절 일화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고 싶어한 그녀의 남다른 관심을 보여주고, 작은오빠의 편지는 예상치 못한 충격을 던져준다. 그리고 자살한 청년과 아오사와 가의 관계, 마키코가 [잊혀진 축제]를 쓴 진짜 이유와 히사코에게 느끼는 특별한 감정, 히사코의 내밀한 이야기, 그리고 수수께끼의 시와 ‘유지니아’가 뜻하는 의미가 조금씩 드러난다. 그러나 이 모든 정보는 전체 그림의 한 조각일 뿐 이야기의 조각을 아무리 맞추어봐도 완전한 그림은 나오지 않는다.

    온다 리쿠는 여러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단일한 시점으로 쓰는 이야기는 자신에게 잘 맞지 않는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래서 이미 [굽이치는 강가에서]나 [Q&A] 같은 작품에서 시점이나 화자가 달라지는 형식을 선보여왔다. 또 한 인터뷰에서는 “진상을 위한 미스터리가 아닌 것을 쓰고 싶었다. 진상을 위해 복선이 깔려 있는 이야기는 싫다.” “경계에 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흑백이 뚜렷하게 나뉘지 않는 이야기, 등장인물이 선한지 악한지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알 수 없는 이야기 말이다. 오직 회색 지대를 향해 나아간다는 생각으로 쓴 작품이다. 등장인물의 어떤 증언도 딱 들어맞지 않는다. 불안감이 내내 가시지 않는, 그런 이야기가 되길 바랐다”고 [유지니아]를 쓴 배경을 밝힌 적이 있다. 작가의 말처럼, 딱 들어맞지 않는 이야기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듯 계속해서 20년 전 사건의 주변을 맴돌 뿐이다. 독자는 불확실한 것이 주는 막연한 불안과 두려움과 함께 그 여름날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물들에게 저릿한 아픔과 연민을 느끼게 된다.
    [유지니아]는 다채로운 인물들의 고유한 목소리와 개성을 뚜렷이 부각시키며 장마다 색다른 느낌을 변주한다. 흐드러지게 핀 하얀 백일홍과 싸늘하게 파란 방, 거기에 두려움에 떨며 서 있는 소녀, 황혼 속에서 환하게 웃으며 혼자 그네를 타는 소녀, ‘꿈이 찾아드는 길’이라는 이름이 붙은 종이학 등 선명한 이미지가 시선을 붙들고, 저기압이 몰고오는 후텁지근하고 끈끈한 공기, 갑자기 불어닥치는 비바람, 숨이 멎을 듯 옥죄어드는 더위에 대한 묘사는 전율이 느껴질 만큼 생생하다. 20년 전 그날로부터 이어지는 긴긴 여름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목차

    프롤로그
    1 바다에서 온 것
    2 두 개의 강과 한 개의 언덕
    3 멀고도 깊은 나라에서 온 사자(使者)
    4 전화와 장난감
    5 꿈이 찾아드는 길 1
    6 보이지 않는 사람
    7 유령 그림
    8 꽃의 목소리
    9 몇 개의 단 편
    10 오후의 고서점 거리에서
    11 꿈이 찾아드는 길 2
    12 파일에서 발췌
    13 파도 소리 들리는 마을
    14 붉은 꽃, 하얀 꽃
    옮긴이의 말

    본문중에서

    황혼녘에 그네를 타는 그 사람을 봤을 때, 저도 모르게 오싹하더군요.
    필사적이라고 해도 될 만큼 열심히 발을 굴러서 꽤 높은 데까지 올라가는 거예요. 괜찮을까 싶어서 보는 사람이 불안해질 만큼.
    그리고 그네를 타는 그 사람의 표정이 말이죠.
    만면에 미소를 짓고 있는 거예요.
    환한, 세상을 손에 넣은 것 같은 얼굴.
    그런 표정은 다른 때의 히사코 아가씨한테서도, 다른 사람한테서도 본 적이 없어요. 그 얼굴을 봤을 때, 전 죄의식 같은 걸 느꼈어요. 어쩐지 인간이 보면 안 되는 걸 본 것 같았어요.
    문득 발밑이 푹 꺼지는 것 같았어요.
    한순간, 그 사람이 그네를 타면서 느끼는 세계를 본 것 같은 착각이 들었거든요.
    새하얬어요. 상하좌우, 아무것도 없는 새하얀 허무의 세계. 끝없이 펼쳐지는 우주 공간 같은 곳에서 그 사람이 탄 그네만 흔들흔들하고 있었어요.
    아아, 그렇구나.
    그 순간, 전 깨달았어요.
    히사코 아가씨는 어렸을 때, 이 그네 위에서 누군가와 거래를 했구나. 누군가가 그네를 타는 그 사람한테 네가 갖고 있는 뭔가를 주면 대신 세상을 주마, 어떠냐, 했구나.
    그리고 그 사람은 거래에 응하고, 다음 순간 스스로 손을 놓았구나.
    (p.136~137)

    파란 방에 있었어. 아주 어렸을 때.
    이상한 이야기지?
    차가운 청색. 싸늘하고, 공기도 움직이지 않아.
    아직 앞을 볼 수 있었던 때였거든. 바로 옆에 어른이 있었어. 누구였는지 잘 모르겠어.
    어쩐지 무서웠어. 이유는 기억이 안 나. 겁에 질려서 거기 서 있었어.
    박쥐의 기척이 느껴졌어.
    무서웠어. 아주, 아주 무서웠어.
    누가 가까이 있는데 외톨이인 거야.
    파란 방. 싸늘한 파란색 방. 보기만 해도 점점 기온이 내려가는 것 같아. 어쩐지 오싹해서 한기가 느껴졌어.
    난 잠자코 계속 거기 서 있어. 꾹 참고 그 파란 방에 계속 서 있어.
    난 계속 눈앞에 있는 파랗고 싸늘한 방을 보고 있어. 사실은 당장 그곳을 벗어나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는 거야.
    옆에 있는 사람한테 도움을 청하고 싶은데, 그것도 안 돼. 목소리도 낼 수 없어. 움직일 수 없어. 이상한 긴장감이 있어서 무서웠어.
    옆에 있는 사람도 움직이지 않아. 그냥 내 뒤에 꼼짝 않고 서 있기만 해. 꼭 내가 못 도망치게 감시하는 것처럼.
    그게 다야.
    그 다음에 어떻게 됐는지는 기억이 안 나.
    기억나는 건 파란 방에 누구랑 같이 있었고 아주 무서웠다는 것뿐.
    (p.421~422)

    저자소개

    온다 리쿠(Onda Riku)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64.10.25~
    출생지 일본 미야기현
    출간도서 115종
    판매수 36,779권

    1964년 일본 미야기현에서 태어났다. 와세다대학교 교육학부를 졸업하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소설을 집필, 1992년 일본판타지노벨대상 최종 후보에 오른 [여섯 번째 사요코]로 문단에 데뷔했다. 2005년 [밤의 피크닉]으로 제26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과 제2회 서점대상을 수상했고, 이듬해인 2006년 [유지니아]로 제59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2007년 [호텔 정원에서 생긴 일]로 제20회 야마모토 슈고로상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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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애프터 다크』 『오자와 세이지 씨와 음악을 이야기하다』, 미야베 미유키의 『벚꽃, 다시 벚꽃』 온다 리쿠의 『나와 춤을』 『유지니아』 등을 우리말로 옮겼으며 『삼월은 붉은 구렁을』로 2015년 일본 고단샤에서 수여하는 제20회 노마문예번역상을 수상했다. 그밖에 『빙과』 『전쟁터의 요리사들』 『항구 마을 식당』 『다다미 넉 장 반 세계일주』 등 다수의 일본문학은 물론 『데이먼 러니언』 『어두운 거울 속에』 등 영미권 작품도 활발하게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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