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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과 결혼, 납치와 살인, 기업의 음모를 절묘하게 엮어 낸 추리작가 김성종의 장편 추리소설 『아름다운 밀회』제1권. 자유분방한 미모의 재벌 외동딸과 노총각 철학 교수가 결혼하지만, 미모의 신부는 신혼여행 중 홀연히 사라져 버린다. 살인은 연속적으로 일어나고, 사건에 휘말린 신랑과 범인을 쫓는 경찰의 숨 가쁜 추격전이 펼쳐지는데…. <개정판>

인기 작가 김성종의 스테디셀러이다.
불륜과 결혼, 납치와 살인 그리고 기업 사냥꾼들의 음모를 절묘하게 엮어 낸 추리 작가 金聖鍾의 정통 미스터리!
신혼여행에서 홀연히 증발되어 버린 미모의 신부, 그리고 연쇄 살인…….
사건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린 신랑과 범인을 쫓는 경찰의 숨 가쁜 추격전이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자유분방한 미모의 재벌 외동딸과 노총각 철학 교수의 결혼?
결혼 전날 밤, 신부가 연하의 애인과 마지막 애욕을 불태우는 순간, 누군가의 전화를 받은 최 교수는 신부의 불륜 현장으로 달려간다. 현장을 확인한 신랑은 결혼식을 치르고 신혼여행을 떠나지만, 신혼 첫날 밤 심리적 중압감에 못 이겨 자포자기 상태에서 외박을 한다. 다음날 호텔 욕실에는 신부의 애인이 살해된 채 누워 있었는데……
살인범으로 몰려 갖은 고초를 겪는 신랑의 처절한 절규……
그리고 연속되는 살인! 살인! 살인!
“우리 신부 어디 갔나…… 우리 신부 어디 갔나…… 동해 바다 용왕님께 갔는가…… 북망산에 갔는가…….”
신랑은 흥얼거리면서 눈 쌓인 지리산을 올라갔다. 눈보라가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몰아치고 있었다.
살인자들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려는 최 교수의 단말마적 몸부림에 의해 사건을 가리고 있던 두꺼운 베일이 하나씩 벗겨지고 기업을 통째로 삼키려 드는 기업 사냥꾼들의 무서운 음모가 백일하에 서서히 드러나는데……
첫 페이지부터 읽는 재미에 당신은 책을 놓지 못할 것이다. 독가즐 흥분의 도가니 속으로 몰아가는 추리의 마법사 김성종! 시종일관 독자의 손에 땀을 쥐게하는 하드보일드 소설의 긴박감, 서스펜스!

아름다운 밀회 1권 차례

입술과 눈물
이상한 전화
신혼여행
신부의 행방
트렁크 속의 시체
방황하는 혼
관계
네가 범인이다.

마침내 1019호실 앞에 이르렀다.
바로 이 방안에 나의 신부가 될 아가씨가 다른 남자와 함께 들어 있단 말인가. 방안에서 무슨 짓을 하고 있을까. 그는 뛰는 가슴을 억제하면서 문에다 귀를 대보았다.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자는 것일까. 문득 아주 멀리서 들려 오는 것 같은 작은 소리가 안쪽에서 들려왔다. 남자의 웃음소리였다. 이어서 여자의 웃음소리. 그는 현기증을 느끼면서 비틀거렸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벽에 손을 짚었다.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왔다. 얼굴은 식은땀으로 번져 있었다.
그는 초인종 버튼을 노려보았다. 그는 떨리는 손을 거기다 가져다댔다. 이제 누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차마 그것을 누를 수가 없었다.
"비열한 짓이야!"
그는 손을 떨어뜨리면서 비통하게 중얼거렸다. 그리고 급히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갔다. -중략-
갑자기 두 개의 형체가 그의 시야에 어른거렸다. 그는 두 눈을 번쩍 뜨고 상체를 앞으로 기울였다. 마치 찬물을 뒤집어쓴 것 같은 오싹한 전율을 느기면서 그는 두 사람을 무섭게 노려보았다.
어깨를 나란히 하고 주차장 쪽으로 걸어가고 있는 두 사람 중 한 명은 틀림없는 오묘화였다. 남자는 그녀보다 키가 작은 것이 전체적으로 왜소해 보였다. 기봉은 자리를 차고 벌떡 일어섰다.
그는 뛰쳐나가려다 말고 멈칫 섰다. 지금 그들 앞에 나타나서 어쩌겠다는 것인가! 자신의 능력으로서는 세 사람이 부딪쳤을 때의 상황을 감당해낼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는 도로 창가에 붙어섰다.
"대단한 계집애야!"
그는 다시 한번 탄복했다. 묘화가 먼저 차 속으로 들어가 앉았다. 이어서 남자가 운전석 옆자리에 올라앉았다. 차에 탈 때 보니 대학생 정도의 앳돼 보이는 청년이었다.
"저런 애를 데리고 놀다니. 묘한 악취미군. 망할 년 같으니!"
그는 창문을 소리나지 않게 열었다. 찬바람이 몰려들어왔다.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
"흐흐흐...... 내가 여기서 보고 있다는 건 모르겠지."
일이 재미있게 되어간다고 그는 생각했다.
마침내 묘화의 차가 움직였다. Q라고 불리는 그녀의 연초록색 신형차는 뒤로 움직였다가 좌회전하여 정문 쪽으로 굴러갔다.
이윽고 Q가 정문을 떠나 시야에서 사라지는 순간 기봉은 오른손을 쳐들면서 "잘 가."라고 중얼거렸다. 그러고나자 현기증이 몰려왔다. 눈앞이 빙빙 돌 정도의 심한 현기증이었다.
그는 갑자기 생각이 달라졌다. 그래서 황급히 방을 뛰쳐나갔다.
복도에서 한번 휘청하고 쓰러질 뻔한 것을 가까스로 넘기면서 엘리베이터 속으로 뛰어들었다. 숨이 차고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렸다.
마침 호텔 건물 앞에 콜택시가 와서 멎었다. 두 사람이 내리기도 전에 그는 앞자리에 올라앉았다.
"빨리 좀 갑시다. 앞서 간 차를 따라잡아야 합니다!"
그는 묘화의 차가 사라진 쪽을 가리켰다. 다행이 콜택시 운전자는 신속하게 움직여 주었다.
얼마 가지 않아 신호에 걸려 대기하고 있는 연초록색 Q가 보였다.
"너무 가까이 가지 맙시다. 눈치 채면 곤란하니까."
"미행입니까?"
운전사가 씩 웃으며 물었다.
"그렇다고 해둡시다."
기봉은 짤막하게 대답했다.
Q가 움직였다. 콜택시는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Q를 따라갔다. 얼마후 Q는 신촌 로터리 부근에다 청년을 떨어뜨려놓고 그대로 굴러갔다. 청년의 집이 아마도 거기서 가까운 모양이었다.
기봉은 그 청년을 지나쳐 차를 세우게 하고 차에서 내려 그를 미행하기 시작했다. 뒤를 쫓아 어쩌겠다는 구체적인 생각도 없이 막연히 그 뒤를 따라갔다.
볼수록 볼품없는 자식은 차도를 건너 골목으로 들어섰다. 뒤를 쳐다보는 법도 없이 어깨를 웅크리고 오리걸음으로 허둥지둥 걸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