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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채로 구덩이 속에 갇힌 아이의 절규가 시작된다!

삶에 대한 은폐된 불안과 은밀한 증오에 시달리며 자신만의 도피처를 마련한 사람들의 치명적인 이야기. 「뉴욕타임즈」베스트셀러 작가인 리사 가드너는 트라우마를 가진 등장인물들의 이면을 파헤치면서, 인간의 이상심리와 성격장애로 인한 욕망과 폭력이 불러오는 충격적이고 섬뜩한 진실을, 치밀한 구성으로 그려내고 있다.

차갑고 뇌새적인 여인 캐서린은 25년 전의 어느 날, 하굣길에 소아성애자에게 납치당해 구덩이 속에 감금된 채 성폭행을 당한다. 28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그녀는 그 후로 늘 악몽을 꾼다. 그리고 광기의 시간, 취기의 공간에 25년간 갇혀 있던 한 남자가 있다. 어린 시절의 상처, 미치도록 지워버리고 싶은 기억, 고립과 일탈, 음모와 배신, 복수와 살인, 오해와 진실 그리고 치명적이고 섬뜩한 결말이 다가온다.

비명을 질러도 아무도 들을 수 없는 곳,
죽음을 맞이할 때 가장 피하고 싶은 곳. 그곳에 나 홀로

매사추세츠 주경찰 특수기동대의 저격수 바비 다지는 어느 날 밤 한 남자의 총 끝에서 그의 아내와 아들을 구해낸다. 용의자는 저명한 보스턴 판사의 아들이었고, 그의 아름다운 아내 캐서린 가뇽은 어린 시절 유괴와 성폭행을 겪은 여자였다. 돈 많은 남자와 결혼해 병약한 네 살짜리 아들을 둔 그녀가 자신의 남편을 살해하기 위해 바비를 이용한 것일까?
바비는 훈련받은 대로 임무를 수행했지만 다음날 아침 무기도 직업도 잃고 악의적인 스캔들의 주인공이 된다. 영웅에서 괴물로, 구원자에서 살인자로 몰린 것이다.
바비는 운명적인 저격사건에 대해 스스로 조사를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가뇽 집안의 비밀을 알게 되고, 무엇도 혹은 누구도 겉보기와 같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바비는 마땅히 죽어야 할 사람을 쏜 것일까? 아니면 살인의 완벽한 도구로 이용된 것일까?

〈뉴욕 타임스〉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서스펜스의 대가로 인정받는 리사 가드너는 트라우마를 가진 등장인물들의 이면을 파헤치면서, 인간의 이상심리와 성격장애로 인한 욕망과 폭력이 불러오는 충격적이고 섬뜩한 진실을, 그 범죄적 행위의 참상을 과거와 현재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를 오고 가는 치밀한 구성 안에서 보여주고 있다.

▷〈font color=CD0000〉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공포증을 가지고 있다〈/font〉
바비 다지 - 어머니, 알코올
매사추세츠 주경찰 특수기동대 작전팀 소속 저격수인 바비 다지는 11월의 어느 날 밤 한 남자가 아내와 아이를 인질로 잡고 있는 현장에 출동한다. 보스턴의 부촌 백 베이. 바로 길 건너편 저택에서 무장한 남자의 손가락이 방아쇠를 당기려는 찰나 바비의 총구는 불을 뿜는다. 이 저격사건 이후로 그는 무기한 휴직 상태가 되고, 정신과 의사 엘리자 베스 레인 박사와의 상담을 통해 자신 안에 감춰뒀던 자아를 대면하게 된다.
캐서린 로즈 가뇽 - 어둠, 성적 환상
차갑고 아름답고 위험하고 뇌쇄적인 여인 캐서린 로즈 가뇽은 25년 전의 어느 날, 하굣길에 한 소아성애자에게 납치당해 구덩이 속에 감금된 채 성폭행을 당한다. 28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그녀는 그 후로 늘 악몽을 꾼다. 남편 지미 가뇽이 경찰 저격수의 총에 맞아 사망한 후, 권위 있는 판사인 시아버지가 아들의 죽음과 손자의 원인 불명 난치병을 그녀가 꾸민 일이라 지목하고 궁지로 몰아넣는다.

그 외 은폐된 불안과 은밀한 증오에 시달리며 자신만의 도피처를 마련한 여러 인물의 치명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모두가 철저히 혼자이면서 모두가 철저히 얽혀 있고 모두가 공포에 사로잡혀 있다.

▷〈font color=CD0000〉결코 흘러가지 않는 과거, 그리고 허상 속에 숨겨진 진실과 내 안에 감춰진 자아〈/font〉
소설 속 인물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은 것은 과거 어느 한 시점에서의 한순간의 폭력이고 위험한 열정 때문이다. 이기적인 욕망을 위해 그 과거가 쌓이고 변질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살인사건을 일으킨다. 얽히고설킨 연쇄살인 속에서 의심을 벗어날 수 있는 사람도, 위험을 벗어날 수 있는 사람도 없다. 누가 포커페이스를 가진 사람이고 누가 악어의 눈물을 흘리고 있을까? 용의자는 피해자가 되고 저격수는 살인자가 돼버린 현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단지 흘러가지 않는 과거와 다가오지 않는 미래만이 남아 있다. 하지만 혼자가 되기 전까지 누구도 자신의 죽음을 알지 못하며 시간은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는다.

◎자동차 한 대가 그녀의 뒤에서 다가왔다. 처음에는 눈치 채지 못했지만 푸른색 셰비가 옆에서 느릿느릿 다가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달았다. 남자 목소리가 났다. “얘야, 잠깐 나 좀 도와줄래? 잃어버린 개를 찾고 있거든.”
그 후 찌르는 듯한 아픔과 피, 억눌린 흐느낌이 뒤따랐다.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렀다. 그녀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고 있었다.
그러고 나서 칠흑 같은 어둠과 그녀의 나지막하고 공허한 울음소리만이 들렸다. “거기 밖에 누구 없어요?”
그 이후로는 아주 오랫동안 아무것도 없었다.(p.11)

◎바비는 순간의 일부이면서 순간의 바깥인 현재에 있었다. 그는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조준경을 약간 조정했다. 그리고 용의자가 아이를 침대 끝으로 밀치고 나서 아내를 향해 다시 다가갈 때, 창틀을 감안하여 살짝 왼쪽으로 옮겼다.
아이는 나부끼는 휘장 속으로 사라졌다. 이제 남자와 여자, 그렇게 남편과 아내만이 남았다. 지미 가뇽은 더는 소리치지 않았지만 격한 호흡으로 가슴이 오르내렸다.
이윽고 여자가 입을 열었다. 루폴드 조준경의 확대된 세계에서 그녀의 입술 모양을 읽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이제 뭐 어쩌자고, 지미? 뭐가 더 남았어?”
지미는 갑자기 미소를 지었고, 그 미소 속에서 바비는 다음에 벌어질 일을 정확히 깨달았다.
지미 가뇽의 손가락이 방아쇠를 당기려는 찰나였다. 50미터 떨어진 이웃집의 어두운 침실에서 바비 다지는 그를 사살했다.(p.33)

◎자네는 아직도 방 안에서 한 남자가 자신의 아내와 아이를 죽이려 했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 난 그렇게 믿는다.
다지 경관, 왜,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가?
때로는 그런 일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수사관들은 결국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그러고 나서 똑같은 질문을 전체적으로 다시 한 번 되풀이했다. 바비는 그 효과를 알고 있었다. 자신의 얘기를 반복하면 할수록 실수는 더 많아지기 마련이다. 거짓말은 더 수식되고, 진실은 더 걸러졌다. 그들은 바비에게 밧줄을 던져놓고 스스로 목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p.4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