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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렁각시는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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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이동하
  • 출판사 : 현대문학
  • 발행 : 2007년 06월 05일
  • 쪽수 : 267
  • ISBN : 9788972753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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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세상을 바라보는 따듯한 시선과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의 미학
    우리 시대의 진정한 이야기꾼, 작가 이동하 10년 만의 신작 소설집


    196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후 40년이 넘게 꾸준한 집필활동을 해온 한국 문단의 대표 작가 이동하의 일곱 번째 소설집 '우렁각시는 알까?'가 현대문학에서 출간되었다. 총 10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 이번 창작집은 작가가 '문 앞에서'(1997) 이후 10년 만에 내놓는 것으로, 그동안 다작보다는 내실 있는 작품 창작에 주력해온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특히 짜임새 있는 구성과 정제되고 탄탄한 문장력으로 잘 알려져 있는 작가 이동하는 그동안 한국 문학을 이끌고 지켜온 작가로 우리 문단의 거목과도 같은 존재이다. 이번 소설집에서 작가는 가볍고 경박한 최근의 소설 경향에 일침을 가하는 듯, 소설의 진정성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완숙된 작품 세계를 이루어놓았다.

    이동하 창작집 '우렁각시는 알까?'에 소개되어 있는 단편들은 소외되고 힘들어하는 소시민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남루한 일상의 삶을 모티프로 한다. 작가의 시선은 강자보다는 약자, 밝은 곳보다는 어둡고 소외된 도시인들의 삶에 머물러 있다. 그 씁쓸하고 흐릿한 세상 풍경을 거울처럼 비추며 작가는 ‘우리 시대의 진정한 이야기꾼’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지 않을 만큼 능란한 솜씨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표제작 '우렁각시는 알까?'는 어느 작은 도시에서 노모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택시 운전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어느 날 갑자기 변화된 한 소시민의 삶을 추적하고, 설화적 시·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너무 심심하고 허무한'은 이야기의 구조가 이색적인 작품이다. 정년퇴직을 한 가장의 눈을 통해 비춰지는 가족의 해체를 다룬 '남루한 꿈'이나, 지극히 평범하고 열심히 인생을 살아온 한 남편이 부실공사가 된 아파트의 붕괴로 인해 어이없는 죽음을 맞은 이야기를 그린 '누가 그를 기억하랴'는 이 시대 아버지들이 살아왔던 험난했던 삶의 이면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죽음조차도 한없이 가벼워진 세상 풍경을 그린 '앙앙불락', 인간들의 광기 앞에서 당당하게 ‘죽음’에 맞서는 '담배 한 대'는 황포해진 우리 시대의 모습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이밖에도 황혼의 로맨스를 씁쓸하게 그려낸 '헐거운 인생', 치매에 걸린 노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사모곡', 일곱 살이 된 한 소년의 장터 구경 이야기를 아름답게 그려낸 '팔각성냥' 등은 작가 특유의 토속적인 언어들과 어우러져 최근 들어 좀처럼 볼 수 없었던 한국소설의 깊은 맛을 더해준다.

    '우렁각시는 알까?'에 소개되는 이동하의 단편들은 우리가 애써 잊으려 했던, 조금은 우울하고 씁쓸한 우리 시대의 모습을 거울처럼 비춘다. 하지만 작가의 시선은 이 어두운 이야기들을 따듯하게 감싸 안으며 독자들에게 다가간다. 40년 문단 경력이 말해주는 능란한 이야기 솜씨, 정확하고 정교한 언어의 연금술, 이순을 훌쩍 넘긴 연륜에서 배어나오는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의 미학이 한 데 어우러진 이번 작품집은 한국 문학의 정수를 보여주기에 모자람이 없다.

    목차

    너무 심심하고 허무한
    우렁각시는 알까?
    앙앙불락
    남루한 꿈
    사모곡
    가엾은 영혼들
    담배 한 대
    누가 그를 기억하랴
    헐거운 인생
    팔각성냥
    작품해설 | 시선의 깊이와 따듯함의 넓이_박철화
    작가의 말

    본문중에서

    황보만석 씨의 인생은 엄청 변했다. 누가 보아도 예전의 그 사람이 아니었다. 여전히 운전대는 잡고 있었지만 한눈에도 신수가 훤하게 펴진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평소 아무렇게나 하고 다니던 머리며 구레나룻이며 수염이 말끔히 다듬어졌고, 늘 숙취로 찌들어 있던 낯빛이 몰라보게 해맑아졌으며, 궁기를 숨길 수 없던 그 입성도 남방이나 바지나 심지어 양말까지 새물 일습으로 바뀐 게 모두 계절과 유행에 썩 잘 맞았다.
    변한 것은 겉모습만이 아니었다. 그 좋아하던 술도 딱 끊었고, 일과 후에 동료들과 어울려 고스톱을 치며 주머니와 시간을 헛되이 축나게 하는 일도 없어졌고, 아침이나 저녁이나 길에서나 차 안에서나 가림 없이, 약간 실성해진 사람처럼 혼자서, 매양 싱글벙글 웃고 다녔다. 심야극장에서 그를 보았다는 사람도 나왔고, 꼭두새벽에 약수터를 다녀온다는 그를 만난 이웃도 있었다. 세상에! 다른 사람도 아닌, 저 황보만석 씨가 말이다. 평생 가도 돈 내고 극장 갈 위인이 못 되고 건강 생각해서 약수터 찾을 사람도 아니라고 치부했던 그가 말이다. 엄청난 변모였다. 어찌 그게 가능했던가? 정답은 하나, 그의 옆에는 매번 우렁각시가 있었던 것이다. 차양이 넒은 모자와 잠자리 안경과 넓은 깃으로 애써 얼굴을 감춘 그녀가 황보만석 씨의 옆구리에 매미처럼 착 달라붙어 있었던 것이다.
    (우렁각시는 알까?중에서/ p.42~43)

    쓰잘데없는 얘기로 여러분의 귀를 성가시게 한 듯싶다. 죄송천만이다. 이제 지난번 산행으로 돌아가 뒷얘기를 마저 하기로 하자. 등성이에 올라서자 나는 주위 경관을 한차례 조망하였다. 나목의 숲그늘 사이로 아파트 단지들이 하얗게 내려다보였다. 거대한 시멘트 기둥들로 이루어진, 내가 속해 있는 신도시의 모습이었다. 그런가 하면 등성이 반대쪽에는 이승을 하직한 이들의 마을이 햇살 아래 고요히 펼쳐져 있었다. 엄청난 너비로 시가 조성한 공원묘역이었다. 나는 종종 그 무덤들 사이를 거닐기도 했고 볕바르고 고단한 날은 상석들 중 하나를 베개 삼아 한나절씩 낮잠에 들기도 했었다. 참으로 편안한 잠이었다고 나는 회상한다. 무슨 연수원인가가 들어 있는 이쪽 남향받이 기슭에는 큰 토목공사가 벌어진 듯 산허리가 무참하게 헐리어 벌겋게 속을 드러내고 있었는데 거기 붉은 흙을 물어내고 있는 불도저들이 흡사 딱정벌레 같아 보였다. 종당엔 다 거덜나고 말 것이라고 나는 분개하였다. 산도 강도 다 결딴나리라. 온전하게 남아날 것은 아무것도 없으리라. 그때 갑자기 천지를 진동시키며 군용기 편대가 하늘을 찢었고, 참 엉뚱하게도 일용잡화를 외는 확성기 소리가 문득 산 밑에서 들려왔다. 그런 것들은 결국 내가 한사코 도망하고자 하는 저 인간세상으로부터 그다지 멀리 달아나지 못했다는 사실을 시시각각 각성시켜주고 있는 셈이었다.
    (앙앙불락 중에서/ p.66~65)

    해방 이후 언제나 팽팽한 이념의 긴장 속에 살아야 했던 80년대까지 우리의 문학에 대한 평가는 시대적 편향을 갖고 있었다. 이 편향은 이동하의 작업을 선뜻 껴안기기 쉽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그의 문학은 인간이 사회에 대해 가져야 할 영향력보다는 사회 속에 있는 인간의 모습을 탐구하는 데 더 주력하였다. 이러한 면모는 그에게 분명한 개성을 부여하면서도 동시에 시대의 첨예한 담론과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두게 하였다. 하지만 이념의 무게로부터 벗어나서, 사회적 가치관의 혼란을 넘어 인간 존재 자체의 의미까지 혼란스럽게 흔들리는 이때 그의 세계는 우리 자신을 들여다보는 주요한 거울이 될 수 있다. 우리가 이동하의 신작에 주목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존재와 세계를 들여다보는 시선의 깊이와 함께 이 시대의 일상을 살아가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에 대한 따듯한 시선의 넓이야말로 그의 소설이 자리하고 있는 좌표의 이름이라 할 수 있다.
    (작품해설 중에서/ p.264)

    저자소개

    생년월일 1942.12.01
    출생지 일본 오사카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42년 오사카에서 태어났습니다. 경북 경산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목포대와 중앙대 교수 및 한국소설가협회 이사장, 김동리선생기념사업회 회장 등으로 일하셨습니다. 196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전쟁과 다람쥐], 1967년 문화공보부 신인상에 단편 [겨울 비둘기], 같은 해 현대문학 제1회 장편소설 공모에 [우울한 귀향]이 각각 당선되며 문단에 나왔습니다. 창작집 [모래], [바람의 집], [저문 골짜기], [밝고 따뜻한 날](선집), [폭력 연구], [삼학도], [문 앞에서], [우렁각시는 알까?], [매운 눈꽃]이 있습니다. 장편소설 [우울한 귀향], [도시의 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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