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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면 어때. 넌 여전히 사랑스러운 내 동생인 걸!

막내 제프리가 백혈병에 걸린 뒤 형 스티븐이 겪는 변화를 그린 청소년 소설. 스티븐이 동생의 병을 현실로 받아들이며, 제프리를 위해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구축해간다.

동생 제프리가 백혈병에 걸리자 모두들 당황한다. 엄마는 제프리와 병원 다니기 바쁘고, 아빠는 일에 파묻혀 살며 큰아들과 어색하게 집을 지키고 있다. 그리고 스티븐 또한 많은 변화를 겪는다. 호기심 천국이었던 제프리였는데, 병원에만 다녀오면 축 늘어져 있고, 항암 치료로 머리카락도 다 빠졌다. 대머리로 놀림받는 동생을 위해 제프리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박박 밀고, 동생의 웃음을 되찾아주는데….

나이 차이가 많은 형들이 그렇듯, 열세 살 스티븐도 이제 겨우 다섯 살인 제프리의 ‘보호자 노릇’을 톡톡히 해 왔다고 자부한다. 그런데 어떻게 자신도 모르게, 제프리가 백혈병에 걸릴 수 있단 말인가!!!

큰 병에 걸리면, 그땐 더 이상 병에 걸린 사람 혼자만의 싸움이 아니게 된다. 환자는 침대에서 병마와 싸우고, 가족들은 그러한 현실과 싸우며 더 나은 치료법을 찾고 실질적으로 병원비를 걱정하는 나날을 보내게 되기 마련이다. 《드럼, 소녀 & 위험한 파이》에서는 백혈병 환자를 둔 한 가정의 이야기로, 백혈병 환자를 둔 가족의 고통에 무게를 두고 있다.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은 꼭 있다
《드럼, 소녀 & 위험한 파이》는 막내 제프리가 백혈병에 걸린 뒤 스티븐이 겪는 변화와 부모님과의 관계가 이야기의 한 축을 이룬다. 동생 제프리가 백혈병에 걸리자, 모두들 당황한다. 엄마는 제프리와 병원 다니기 바쁘고, 아빠는 일에 파묻혀 살며 큰아들과 어색하게 집을 지키고 있다. 그리고 스티븐 또한 많은 변화를 겪는다.
너무 바빠진 부모님 덕에, 이젠 웬만한 즉석 3분 요리란 요리는 모두 섭렵하게 된 것쯤이야 입에 올릴 거리도 안 된다. 또한 제프리의 ‘보호자’로 자처하면서 살아온 세월이 얼마인데, 부모님이 제프리에게만 신경을 쓴다고 투정을 부리겠는가.
다만, 스티븐은 제프리가 아프자 자신의 존재가 극도로 작아진 변화를 겪는다. 엄마와 아빠는 제프리를 위해 같이 병원에 가 주고 돈을 벌어오지만, 스티븐은 그저 학교에 갔다 오고 숙제를 해야 하는, 현실적으로 아무 보탬이 안 되는 무기력한 존재일 뿐이다.
그러나 되짚어 보자. 그동안 병원에만 죽 있다가 집으로 돌아온 제프리와 놀아 주느라 해야 할 숙제를 못하고(이 숙제를 못하면, 그토록 바라는 시 대표 고등학교 밴드의 드러머로서 콘서트에 나갈 수가 없다!), 감기가 제프리에게 옮을까 봐 아예 할아버지 댁으로 쫓겨나야 했고, 제프리가 토할 때마다 무릎을 꿇고 변기 옆에 앉아 있었던 스티븐이 무기력하고 무책임한 사람인가.
《드럼, 소녀 & 위험한 파이》는 스티븐이 동생의 병을 현실로 받아들이며, 제프리를 위해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제프리에게 형으로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주축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구축해 가는 유쾌하고 감동적인 한 소년의 이야기이다.


성장의 징후들
《드럼, 소녀 & 위험한 파이》는 스티븐이 스스로 ‘바꿀 수 있는 것을 가지고 고민’하게 되기까지, 많은 증상과 사건들을 십대의 통통 튀는 어투로 유쾌하게 그리고 있다.

·내 탓이오, 증상 : 사실, 이 증상은 스티븐뿐만 아니라, 엄마, 아빠에게까지 나타났다. 제프리가 아픈 걸 안 순간, 모두들 그 사실을 평소에 일찍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낀다.

·‘뭐 대수야’ 증후군 : 동생이 백혈병에 걸린 마당에, 또 치료비로 파산하기 직전인 마당에, 수학도, 사회도, 양치질도, 그 무엇도 부질없다는 일관된 생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증상이다. 결정적으로, 스티븐은 숙제를 전혀 하지 않는다. 과목별 선생님들은 이 모습을 한동안 지켜만 보다가, 스티븐에게 자초지종을 듣고 보충 숙제를 해 오는 조건으로 부모님께 이 사실을 알리지 않기로 한다.

·신이 내린 듯한 드럼 실력 : 평소에 비교적 성실한 학교 생활을 하던 스티븐은, ‘뭐 대수야’ 증후군으로 아무런 숙제를 하지 않는 시간을 모두 드럼을 치는 데 바친다. 원래 중학생 신분으로 시 대표 고등학생 밴드 단원이 될 정도로 실력파였던 스티븐이었으니, 그 많은 시간을 드럼을 치는데, 어찌 신 내린 듯한 실력이 되지 않겠는가. 덕분에 스티븐이 드러머로 있는 밴드 팀은 제프리를 위한 자선 공연을 열기로 한다!

·내 집에서 쫓겨나기 & 제 발로 찾아온 여신 쫓아내기
감기는 백혈병의 적이다! 그래서 스티븐은 감기에 걸린 순간, 동생에게 해가 될까 우려되어 할아버지 집으로 쫓겨난다. 집에서 쫓겨난 것도 서러운데, 할아버지 집에서 병자라는 이유로 쫄쫄 굶으며 죽만 먹다 돌아온다. 그런데, 이번엔 자신이 반평생 사모했던 여신 ‘레니’가 수학 가르쳐 주겠다며 찾아왔건만, 되돌려 보낼 수밖에 없었다. 왜냐! 레니가 감기에 걸려 있으니까!

·악몽에 시달림 : 모처럼 사촌들과 눈싸움을 한 제프리. 그날 밤 스티븐은 제프리를 잠자리에 뉘면서, 고작 눈싸움으로 팔 여기저기에 시퍼렇게 물든 멍을 본다. 너무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던 스티븐은 악몽을 꾸기 시작한다. 자꾸 눈싸움 하자고 조르는 제프리, 그래서 스티븐이 뭔가를 던지면 제프리는 웃으며 땅 속으로 쿵, 쿵, 꺼져가는 꿈의 반복.

·일명 ‘제프리 스타일’ 확산 : 백혈병 치료를 받느라 머리가 다 빠진 제프리. 모자만 쓰면 모를 줄 알았는데, 처음 만난 친구에게 단박에 들통 나고 만다. 수치심에 훌쩍이는 제프리를 어떻게 달랠지……. 스티븐은 근본적인 원인인 백혈병을 고쳐 주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 또 무기력해진다. 그때 귓가에 맴도는 선생님의 목소리.
‘바꿀 수 없는 것으로 괴로워 말고, 바꿀 수 있는 것으로 고민하라!’
스티븐은 제프리 혼자만 대머리가 아니도록, 자기 머리를 밀어 버린다. 스티븐은 일명 ‘제프리 스타일’로 학교에서 눈길을 끈다. 제프리를 위한 자선 공연이 열리는 날, 밴드 팀원들은 제프리에게 작은 선물을 한다. 밴드 팀원이 쓰고 있던 모자를 벗자, 모두 머리카락 한 올 없는 머리가 반짝반짝 빛난다.
∽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사실만큼 스티븐을 괴롭히는 것은 없었다. 그러나 스티븐은 이미 스티븐이 아니면 바꿀 수 없는 것을 향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조금씩 준비해 나가고 있었다. 비록 위의 증상과 사건들로 괴롭고 힘들기도 했지만, 그러한 일들을 발판 삼아 한층 성숙하는 계기가 된다.

《드럼, 소녀 & 위험한 파이》는 곁에서 백혈병을 마음으로 함께 앓는 가족들의 힘겨운 모습과 이를 극복해가는 과정이 상황과는 역설적으로 유쾌하게 담겨 있다. 아무리 고통스러운 일이 닥쳐도 삶은 계속 흘러가듯이, 그 혼란스럽고 안타까운 시기를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어떻게든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겨 내고 흘러가는 시간을 사랑으로 의미 있게 채운다. 사춘기 아들의 깊은 속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던 엄마, 일에 파묻혀 어색함을 뚫고 아들에게 선뜻 다가가지 못했던 아빠, 실질적으로 자신은 아무런 도움이 안 되어 무기력함에 빠졌던 스티븐, 모두가 자신의 의미를 다시 찾고, 서로의 존재를 이해하며 돈독하게 된, 우리 모두의 성장 소설이다.

나이 차이가 많은 형들이 그렇듯,
열세 살 스티븐도 이제 겨우 다섯 살인 제프리의 ‘보호자 노릇’을
톡톡히 해 왔다고 자부한다. 그런데 어떻게 자신도 모르게,
제프리가 백혈병에 걸릴 수 있단 말인가!!!

큰 병에 걸리면, 그땐 더 이상 병에 걸린 사람 혼자만의 싸움이 아니게 된다. 환자는 침대에서 병마와 싸우고, 가족들은 그러한 현실과 싸우며 더 나은 치료법을 찾고 실질적으로 병원비를 걱정하는 나날을 보내게 되기 마련이다. 《드럼, 소녀 & 위험한 파이》에서는 백혈병 환자를 둔 한 가정의 이야기로, 백혈병 환자를 둔 가족의 고통에 무게를 두고 있다.
▶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은 꼭 있다

《드럼, 소녀 & 위험한 파이》는 막내 제프리가 백혈병에 걸린 뒤 스티븐이 겪는 변화와 부모님과의 관계가 이야기의 한 축을 이룬다. 동생 제프리가 백혈병에 걸리자, 모두들 당황한다. 엄마는 제프리와 병원 다니기 바쁘고, 아빠는 일에 파묻혀 살며 큰아들과 어색하게 집을 지키고 있다. 그리고 스티븐 또한 많은 변화를 겪는다.
너무 바빠진 부모님 덕에, 이젠 웬만한 즉석 3분 요리란 요리는 모두 섭렵하게 된 것쯤이야 입에 올릴 거리도 안 된다. 또한 제프리의 ‘보호자’로 자처하면서 살아온 세월이 얼마인데, 부모님이 제프리에게만 신경을 쓴다고 투정을 부리겠는가.
다만, 스티븐은 제프리가 아프자 자신의 존재가 극도로 작아진 변화를 겪는다. 엄마와 아빠는 제프리를 위해 같이 병원에 가 주고 돈을 벌어오지만, 스티븐은 그저 학교에 갔다 오고 숙제를 해야 하는, 현실적으로 아무 보탬이 안 되는 무기력한 존재일 뿐이다.
그러나 되짚어 보자. 그동안 병원에만 죽 있다가 집으로 돌아온 제프리와 놀아 주느라 해야 할 숙제를 못하고(이 숙제를 못하면, 그토록 바라는 시 대표 고등학교 밴드의 드러머로서 콘서트에 나갈 수가 없다!), 감기가 제프리에게 옮을까 봐 아예 할아버지 댁으로 쫓겨나야 했고, 제프리가 토할 때마다 무릎을 꿇고 변기 옆에 앉아 있었던 스티븐이 무기력하고 무책임한 사람인가.
《드럼, 소녀 & 위험한 파이》는 스티븐이 동생의 병을 현실로 받아들이며, 제프리를 위해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제프리에게 형으로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주축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구축해 가는 유쾌하고 감동적인 한 소년의 이야기이다.
▶ 성장의 징후들
《드럼, 소녀 & 위험한 파이》는 스티븐이 스스로 ‘바꿀 수 있는 것을 가지고 고민’하게 되기까지, 많은 증상과 사건들을 십대의 통통 튀는 어투로 유쾌하게 그리고 있다.

·내 탓이오, 증상 : 사실, 이 증상은 스티븐뿐만 아니라, 엄마, 아빠에게까지 나타났다. 제프리가 아픈 걸 안 순간, 모두들 그 사실을 평소에 일찍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낀다.

·‘뭐 대수야’ 증후군 : 동생이 백혈병에 걸린 마당에, 또 치료비로 파산하기 직전인 마당에, 수학도, 사회도, 양치질도, 그 무엇도 부질없다는 일관된 생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증상이다. 결정적으로, 스티븐은 숙제를 전혀 하지 않는다. 과목별 선생님들은 이 모습을 한동안 지켜만 보다가, 스티븐에게 자초지종을 듣고 보충 숙제를 해 오는 조건으로 부모님께 이 사실을 알리지 않기로 한다.

·신이 내린 듯한 드럼 실력 : 평소에 비교적 성실한 학교 생활을 하던 스티븐은, ‘뭐 대수야’ 증후군으로 아무런 숙제를 하지 않는 시간을 모두 드럼을 치는 데 바친다. 원래 중학생 신분으로 시 대표 고등학생 밴드 단원이 될 정도로 실력파였던 스티븐이었으니, 그 많은 시간을 드럼을 치는데, 어찌 신 내린 듯한 실력이 되지 않겠는가. 덕분에 스티븐이 드러머로 있는 밴드 팀은 제프리를 위한 자선 공연을 열기로 한다!

·내 집에서 쫓겨나기 & 제 발로 찾아온 여신 쫓아내기
감기는 백혈병의 적이다! 그래서 스티븐은 감기에 걸린 순간, 동생에게 해가 될까 우려되어 할아버지 집으로 쫓겨난다. 집에서 쫓겨난 것도 서러운데, 할아버지
집에서 병자라는 이유로 쫄쫄 굶으며 죽만 먹다 돌아온다. 그런데, 이번엔 자신이 반평생 사모했던 여신 ‘레니’가 수학 가르쳐 주겠다며 찾아왔건만, 되돌려 보낼 수밖에 없었다. 왜냐! 레니가 감기에 걸려 있으니까!

·악몽에 시달림 : 모처럼 사촌들과 눈싸움을 한 제프리. 그날 밤 스티븐은 제프리를 잠자리에 뉘면서, 고작 눈싸움으로 팔 여기저기에 시퍼렇게 물든 멍을 본다. 너무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던 스티븐은 악몽을 꾸기 시작한다. 자꾸 눈싸움 하자고 조르는 제프리, 그래서 스티븐이 뭔가를 던지면 제프리는 웃으며 땅 속으로 쿵, 쿵, 꺼져가는 꿈의 반복.

·일명 ‘제프리 스타일’ 확산 : 백혈병 치료를 받느라 머리가 다 빠진 제프리. 모자만 쓰면 모를 줄 알았는데, 처음 만난 친구에게 단박에 들통 나고 만다. 수치심에 훌쩍이는 제프리를 어떻게 달랠지……. 스티븐은 근본적인 원인인 백혈병을 고쳐 주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 또 무기력해진다. 그때 귓가에 맴도는 선생님의 목소리.
‘바꿀 수 없는 것으로 괴로워 말고, 바꿀 수 있는 것으로 고민하라!’
스티븐은 제프리 혼자만 대머리가 아니도록, 자기 머리를 밀어 버린다. 스티븐은 일명 ‘제프리 스타일’로 학교에서 눈길을 끈다. 제프리를 위한 자선 공연이 열리는 날, 밴드 팀원들은 제프리에게 작은 선물을 한다. 밴드 팀원이 쓰고 있던 모자를 벗자, 모두 머리카락 한 올 없는 머리가 반짝반짝 빛난다.
∽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사실만큼 스티븐을 괴롭히는 것은 없었다. 그러나 스티븐은 이미 스티븐이 아니면 바꿀 수 없는 것을 향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조금씩 준비해 나가고 있었다. 비록 위의 증상과 사건들로 괴롭고 힘들기도 했지만, 그러한 일들을 발판 삼아 한층 성숙하는 계기가 된다.

《드럼, 소녀 & 위험한 파이》는 곁에서 백혈병을 마음으로 함께 앓는 가족들의 힘겨운 모습과 이를 극복해가는 과정이 상황과는 역설적으로 유쾌하게 담겨 있다. 아무리 고통스러운 일이 닥쳐도 삶은 계속 흘러가듯이, 그 혼란스럽고 안타까운 시기를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어떻게든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겨 내고 흘러가는 시간을 사랑으로 의미 있게 채운다. 사춘기 아들의 깊은 속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던 엄마, 일에 파묻혀 어색함을 뚫고 아들에게 선뜻 다가가지 못했던 아빠, 실질적으로 자신은 아무런 도움이 안 되어 무기력함에 빠졌던 스티븐, 모두가 자신의 의미를 다시 찾고, 서로의 존재를 이해하며 돈독하게 된, 우리 모두의 성장 소설이다.

▶줄거리
중학교 졸업식장. 옆에는 풍선들이 장식돼 있고, 나는 특별상 받을 사람으로 단 위에 앉아 있다.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됐나.
내겐 골치 아픈 다섯 살짜리 남동생 제프리가 있다. 나보다 잘생기질 않았나, 내가 드럼 좀 친다고 무슨 유명한 락 스타인듯 졸졸 쫓아다니며 숭배하질 않나, 그러면서도 무슨 ‘위험한 파이’를 만들겠다며 갖가지 재료를 섞어 (하필!) 내가 목숨처럼 아끼는 드럼 스틱을 가지고 슥슥 휘젓질 않나…. 그래도 재밌는 녀석인데, 백혈병에 걸리다니.
엄마는 학교 선생님도 그만 두고 제프리를 데리고 병원에 다니느라 바쁘다. 아빠는 엄청난 병원비에 눈물을 흘리고 만다. 이런 상황에, 제프리가 백혈병에 걸린 마당에, 내가 엄마아빠의 관심에서 완전히 밀려나게 된 마당에, 공부가 뭐 대수인가. 나는 숙제도 하지 않고 죽어라 드럼만 쳐 댔다. 덕분에 좋던 드럼 실력은 눈부신 빛을 발휘하게 됐다. 중학생으로서 시 대표 고등학생 밴드 단원이 되어 콘서트도 참가하게 됐다.
호기심 천국이었던 제프리였는데, 병원에만 다녀오면 축 늘어져 있다. 항암 치료로 머리카락도 다 빠졌다. 제프리는 또래 친구가 “넌 대머리구나.” 하는 말에 충격 받고 울고 말았다. 내가 달래자, “형도 내가 대머리라는 걸 몰랐으면 했어.”라고 말하는 제프리. 그날 밤, 나는 내 머리카락을 박박 밀었다. 반들반들 대머리의 ‘제프리 룩!’ 좋지 않은가!! 다음날 제프리
는 다시 활짝 웃게 됐다.
그동안 숨기고 있었는데, 레니(나의 여신)와 아네트(그냥 좋은 친구)가 제프리 소식을 알게 되어 뭔가 일을 꾸미기 시작했다. 우리 집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치료비에 허덕이던 참이었는데, 레니와 아네트는 시 대표 콘서트를 자선 콘서트로 하여 수익금 모두를 제프리의 치료비로 쓰고자 동분서주한다.
콘서트를 여는 날, 그동안 내게 무심하던 엄마와 아빠, 그리고 제프리까지 공연장에 온다. 공연 전, 대기실로 찾아온 제프리 앞에서 밴드 멤버들이 머리에 쓰고 있던 모자를 동시에 벗어젖힌다. 오, 눈부시게 빛나는 대머리들! 제프리는 너무도 기뻐한다. 그리고 시작된 콘서트. 나의 스틱은 드럼 위에서 신나게 날지만, 결국 제프리가 열이 펄펄 끓어 공연 중간에 나는 함께 병원으로 향한다.
그리고 졸업식장. 레니는 ‘올해의 수학 대상’을 받고, 아네트는 ‘사회봉사 대상’을, 나는 ‘올해의 음악 대상’을 받는다. 저기서 내게 뛰어오는 제프리가 보인다. 암을 가진 동생이 있다는 건 결코 자랑할 만한 게 못 된다. 하지만 난 제프리의 놀이 친구였고, 제프리를 위해 모든 걸 희생했고, 제프리가 원할 때마다 손을 내밀어 주었다. 동생이 있다는 건 참 끔찍한 일이다. 하지만 이젠 안다. 동생이 없다는 건 더 끔찍하다는 걸. 내게 달려오는 제프리. 뭐라고 외치는지 들리지는 않지만, 입 모양을 보면 안다.
‘그래, 제프리. 나도 사랑해.’

위험한 파이
제프리의 모티밀 사고
박하사탕과 함께한 불안
살찐 고양이
제프리의 휴가
더 이상 휴가는 없다
저를 데려가세요
열
문제 학생
시베리아에서 굶어 죽기
요령부득과 향수
은빛 햇살
공포, 껌, 사탕
좋은 소식, 나쁜 소식
불공평한 세상에서 대머리 되기
이런, 네 번
남자들끼리 떠난 여행
나는 이제 사나이다
록 스타
마지막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위험한 파이
제프리의 모트밀 사고
박하사탕과 함께한 불안
살찐 고양이
제프리의 휴가
더 이상 휴가는 없다
저를 데려가세요!
열
문제 학생
시베리아에서 굶어 죽기
요령부득과 향수
은빛 햇살
공포, 껌, 사탕
좋은 소식, 나쁜 소식
불공평한 세상에서 대머리 되기
이런, 네 번
남자들끼리 떠난 여행
나는 이제 사나이다
록 스타
마지막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저는 지팡이를 흔들어 제프리를 낫게 할 수 없고요, 스위스 은행에 전화를 걸어
(치료비) 200만 달러를 보내라고 할 수도 없어요. …… 저는 문제의 근본 원인을
하나도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기본적인 상황을 전혀 바꿀 수가 없단 말이에요.

네가 바꿀 수 없는 것을 가지고 괴로워하는 대신,
네가 바꿀 수 있는 것을 가지고 고민해 보렴.

-본문 189~190쪽

무슨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제프리는 다른 사람들은 자신이 대머리라는 사실을 알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 왜 진작 그 얘기를 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제프리는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말을 했다.
“그러면 형도 내가 대머리인 걸 알아차릴까 봐.”
(……) 그때 나는 깨달았다.
‘그래, 어떻게 제프리 머리카락을 하룻밤 사이에 자라게 할 수 있겠어. … 하지만 나는 제프리 기분을 북돋 아 줄 수 있어. 내가 대머리가 되는 거야.’

어떠냐, 제프리? 어젯밤 네가 잠든 뒤에 이렇게 했어.
머리카락이 없으니 네가 아주 멋져 보이더라고.
그래서 나도 ‘제프리 스타일’을 한번 해 보려고.
이제 여자 애들이 너를 좋아하듯이
이 형도 좋아하지 않을까?

-본문 205~21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