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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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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백인들이 말하는 평화, 그 위선을 고발하다!

    저자 토마스 야이어가 작가의 말에서 밝혔듯이 이 책은 역사소설이다. 1860년대에 벌어진 인디언 섬멸전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존 밀턴 쉬빙턴 대령, 에드워드 와인쿠프 소령과 같은 백인, 검은솥과 같은 인디언은 실제 생존했던 인물이고, 라이언 요새, 덴버 시 등도 실제로 있었던 지명이다. 이 소설에서 인디언은 ‘평화로운’ 인디언과 ‘적대적인’ 인디언으로 구분된다. 물론 이는 철저히 백인의 관점이다. 백인들과 평화협정을 맺은 인디언은 ‘평화로운’ 인디언이고, 백인들에게 저항하는 인디언은 ‘적대적인’ 인디언이다.
    백인 사냥꾼들이 총으로 들소들을 거의 다 잡아버려 생계의 기반을 잃어버린 데다가 수적으로 우세하고 더 우수한 무기들을 갖춘 미국 군인들에 맞서는 것은 가망 없는 일이라고 판단한 일부 인디언 부족은 살아남기 위해 백인들의 길을 따르기로 결정한다. 백인들과 평화협정을 맺은 인디언들은 원주민 보호 구역에서 미국 정부가 나눠주는 보급품에 의존해서 살았다. 백인들이 들여온 독한물(술)은 인디언들의 “기억을 지우고, 그들을 온순한 노예로 만”드는 도구였다. 백인들이 인디언에게 주는 음식은 “말라빠진 얼룩들소(젖소)들과 상한 식료품들이었으며, 그것을 먹고 많은 사람들이 병들었다.”
    - p.211

    백인들은 진정으로 인디언들과 평화롭게 지내고 싶었던 것일까? 백인들과 평화협정을 맺은 까마귀족의 흰새의 말에서 백인들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 “그들은 라코타족과 샤히에나족과 벌이는 전투에서 이기기 위해 우리를 필요로 하지. 그러나 이 전투가 끝나면 그들은 어떤 짓을 할까? 그들이 지금 우리에게 얼마나 피해를 주고 있는 거야? 그들은 우리에게 독한물을 가져다주었고 많은 전사들의 생각을 몽롱하게 만들었어. 그리고 우리 마을 사람들을 몰살시키는 병을 퍼뜨렸어.”
    - p.234

    ‘평화로운’ 인디언들이 머물고 있는 라이언 요새에서 백인 대표와 인디언 대표가 만나는 것을 본 올빼미여자가 백인 정찰병 맥캐넌에게 이제 평화협정이 맺어지는 것이냐고 묻자, 백인 정찰병 맥캐넌은 냉소적으로 말한다. “그들이 십 년도 훨씬 전에 서명했던 협정서에 따랐으면 오래전에 평화가 찾아왔겠지요. 그리고 검은솥은 대인 관계가 좋은 사람이에요. 그는 백인들이 요구하는 걸 모두 들어주죠. 얼룩들소와 식료품을 얻으려면 별 방도가 없겠죠. 그러나 저 두 백인 남자들에게는 믿음이 가지 않아요. 저들의 관심사는 다른 데 있어요. 쉬빙턴은 인디언들을 미워하고 에번스 총독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이 문제를 하루빨리 매듭짓고 싶어 하죠!”
    - p.255~256

    백인들은 박스앨더크리크에서 인디언들이 백인 일가족을 살해한 것을 이유로 인디언들을 섬멸할 계획을 세운다. 그들은 인디언들이 잔인하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그리고 지원병을 더 많이 모집하기 위해 몰살된 백인 일가족의 시신을 상자에 담아 전시한다. “그들은 평원에 사는 부족들을 말살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그런 백인 남자들은 금광업자들과 농부들이 땅을 개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치치스타스족을 몰아내려고 했다. 그들은 더욱 많은 요새와 도시를 건설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평화로운’ 인디언과 ‘적대적인’ 인디언을 전혀 구분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에게 치치스타스족은 없애버려야만 하는 귀찮은 해충에 지나지 않았다.”
    - p.271

    백인들에게는 “죽은 인디언만이 좋은 인디언”인 것이다. 인디언들이 사라져야만 그들이 말하는 ‘평화’가 도래하는 것이다.


    인디언들의 자연 친화적 문화를 그리다!

    이 소설에서 서술한 모든 지역을 직접 둘러본 저자 토마스 야이어는 그 평원에서 왜 인디언들이 인간을 자연의 지배자가 아니라 단지 그 일부로만 여기는지, 왜 인디언들이 나무와 돌을 포함한 모든 사물들에도 생명이 있다고 말하는지 이해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자신들의 부를 축적하기 위해 인디언들이 살고 있는 땅을 파헤치고 짓밟는 백인들과 달리 인디언들은 생명이 있는 모든 것과 땅을 소중히 여겼다. 백인 사냥꾼들이 다녀간 곳에는 수많은 들소들의 시체가 널려 있었다. 백인 사냥꾼들은 들소 가죽만 벗겨가고 그 시체들을 햇볕 속에 버려두었기 때문에 새까만 파리 떼가 허연 지방질 위로 윙윙거렸다. 인디언들의 눈에 이것은 ‘만행’이었다. “이런 만행은 백인 사냥꾼들만이 저지를 수 있었다! 악령들에게 사로잡힌 나쁜 인간들만이 단지 가죽을 얻기 위해 들소들을 죽였다. 프레리 평원에 사는 부족들은, 호헤족이나 수스소니족조차 이런 짓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른 생명체를 존중하지 않는 것보다 더 큰 죄악은 없다. 마헤오는 티피를 짓고 사는 자신의 자손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들소들을 보내주셨다. 그리고 치치스타스족 중에 자신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들소들을 죽인 사람은 결코 없었다.”
    - p.153

    인디언들에게 들소들은 ‘네 발 달린 형제’이고, 땅은 ‘어머니’이다. 자연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위대한 정령 마헤오가 내리는 계시이므로 인디언들은 자연의 지배자가 아닌 자연의 일부로서 자연스럽게 자연과 일체화된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들소들은 단순히 먹을거리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위대한 정령 마헤오의 계시를 전달하는 전령사가 되기도 한다. ‘올빼미여자’ ‘늑대얼굴’ ‘흰새’ ‘달과함께달려’ ‘코요테달아나’ 등 자연물이 들어가는 인디언 이름에서도 인간을 자연의 일부로 여기는 인디언들의 가치관을 볼 수 있다.

    인디언들의 자연 친화적 가치관은 자연을 대하는 인디언들의 명명법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인디언들에게 겨울은 “대지 위로 얼음처럼 차가운 입김을 뿜어내는 하얀 거인”이다. “겨울 정령인 호이마하가 흰 구름을 입고 나타”나는 계절이 겨울인 것이다. “천둥새(먹구름)가 머리 바로 위를 지나 돌풍에 실려 프레리 평원으로 떠밀려갔다. 천둥새가 검은 날개를 휘저으면 날카로운 발톱으로 땅 위로 날려 보내는 불화살(번개)에 뒤이어 쾅 하는 소리가 났다. 천둥새의 그림자 때문에 밤은 더욱 어두워졌고 앞을 분간할 수 없게 되었다.”
    - p.145

    천둥새가 다녀간 뒤 보게 되는 줄무늬 나비들은 “천둥새가 악천후를 몰고 온 후에 차가운 북쪽으로 달아날 때 그 날개에서 떨어진 것”이다. “색색의 손가락을 땅으로 펼”친 무지개는 올빼미여자에게 함정에 빠질 위험이 닥쳐올 것임을 은밀히 알려준다. 인디언의 시를 닮은 독특한 명명법은 읽는 재미를 더해 준다.


    사랑의 힘으로 참혹한 현실을 뛰어넘다!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은 성장소설이다. 주인공 올빼미여자와 올빼미여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늑대얼굴의 사랑은 두드러지지 않으면서도 작품 전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야기는 북부 샤이엔족 열네 살 올빼미여자가 까마귀족의 습격을 받아 그들의 포로가 되어 끌려가는 부분에서 시작된다. 까마귀족은 백인들과 평화협정을 맺은 인디언 부족이고, 북부 샤이엔족은 백인들에게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맞서 싸우기로 결심한 인디언 부족으로 두 부족은 철천지원수이다. 결국 적의 노예가 될 것이라고 여긴 올빼미여자는 달아나야겠다고 다짐을 한다. 그러나 올빼미여자의 예상과 달리 샤이엔족 전사의 손에 딸을 잃은 까마귀족 노란손은 올빼미여자를 수양딸로 삼는다. 샤이엔족에게 가족을 잃은 몇몇 까마귀족 사람들이 올빼미여자를 적대적인 시선으로 대하기도 했지만, 올빼미여자가 곰의 습격을 받은 까마귀족 여자를 구해 주고, 적의 출현을 감지한 올빼미여자 덕분에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게 되자 까마귀족 사람들은 올빼미여자를 ‘여전사’라 부르며 정중히 대한다. 까마귀족 사람들과 신뢰를 쌓은 올빼미여자는 까마귀족의 생활에 익숙해지고, 수양 오빠 흰새가 보내는 구애의 눈길도 받게 된다.
    하지만 올빼미여자는 이글거리는 흰새의 눈빛에서 자신이 흠모하는 늑대얼굴을 떠올린다. 언제 떠날 것인지를 두고 고민하던 올빼미여자가 결단을 내리게 하는 중대한 사건이 발생한다. 샤이엔족이 까마귀족을 습격하러 온 것이다. 이러한 낌새를 알아차린 올빼미여자는 샤이엔족을 도울 것인지 까마귀족을 도울 것인지 갈등하다가 까마귀족에게 샤이엔족의 출현을 알린다. 상황은 몇 달 전 까마귀족이 샤이엔족을 습격하던 때와 같았지만, 이번에는 적들이 없었다. 싸움은 무의미한 것이었다. 왜냐하면 죽는 사람들은 모두 친척들이었으며, 그녀는 쓰러진 전사가 누구든 상관없이 슬퍼하며 눈물을 흘릴 것이기 때문이다. 까마귀족이 적의 출현을 미리 알고 대비한 데다가 까마귀족의 수에 밀려 샤이엔족이 퇴진하는 것을 바라보면서 올빼미여자는 인생의 기구함을 절실히 느끼고 고통스러워한다.
    올빼미여자의 심정을 눈치 챈 흰새는 올빼미여자를 위해 늑대얼굴에게서 빼앗은 전리품 가죽 목줄을 올빼미여자에게 건넨다. 늑대얼굴의 가죽 목줄을 보는 순간 올빼미여자는 이를 본래의 부족으로 돌아가 자신의 마음을 사로잡은 늑대얼굴에게 이 가죽 목줄을 되돌려 주라는 위대한 정령 마헤오의 계시로 여긴다.
    까마귀족을 떠나 샤이엔족을 찾아가던 도중 올빼미여자는 백인 들소 사냥꾼들에게 가죽 목줄을 빼앗긴다. 사경을 헤매던 올빼미여자는 프레리 평원을 떠돌던 라코타족 여인의 도움을 받아 기력을 회복하고, 이 가죽 목줄을 되찾기 위해 백인 들소 사냥꾼들의 뒤를 쫓는다. 백인 들소 사냥꾼들을 뒤쫓는 여정에서 올빼미여자는 백인들과 교류하기 시작한 인디언들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 백인들이 인디언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백인들이 말하는 평화가 결국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올빼미여자가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가죽 목줄을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은 이 가죽 목줄이 늑대얼굴의 어깨에 걸려 있을 때 비로소 자신이 샤이엔족에게 끼친 수모를 잊을 수 있고, 이 성스러운 가죽 목줄에서 발산하는 정기가 있어야만 원수 같은 백인들을 물리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백인 들소 사냥꾼들을 따라 백인 거주지까지 온 것이 과연 잘한 것인가 갈등하게 될 때마다 자신을 쓰다듬어 주는 늑대얼굴의 손길, 살결에 와 닿는 늑대얼굴의 숨결을 상상하면서 올빼미여자는 약해지는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다. 한평생 살고 싶은 남자 늑대얼굴을 떠올리면서 올빼미여자는 의지를 굳게 다질 수 있었다.
    올빼미여자와 늑대얼굴을 잇는 가죽 목줄은 가장 용감한 샤이엔족 전사들만 두르고 다니는 것이다. 전사들이 전투를 벌이다가 가죽 목줄에 달려 있는 말뚝을 땅에 힘껏 박으면, 그는 적의 손에 죽거나 자기 편 전사에 의해 구조될 때까지 싸워야만 한다. 가죽 목줄은 올빼미여자와 늑대얼굴의 숙명적인 사랑을 의미하면서 이 사랑을 강화하는 기능을 한다. 늑대얼굴을 만나 가죽 목줄을 돌려주는 올빼미여자는 이제 더 이상 열네 살 소녀가 아니다. 격변의 소용돌이를 건너온 강인하고 성숙한 여인의 모습을 하고 있다. 늑대얼굴에게 건넨 성스러운 가죽 목줄을, 늑대얼굴이 조심스럽게 자신의 왼쪽 어깨에 걸치는 모습을 기쁜 마음으로 지켜보는 올빼미여자의 눈은 환하게 빛난다.

    저자소개

    토마스 야이어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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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마스 야이어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났고, 지금은 뮌헨에 살고 있다.
    북미와 캐나다를 여행하면서 아메리카 원주민의 삶, 미국 흑인 인권 문제, 베트남 전쟁 등 사회성 짙은 소재를 바탕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미국 개척 시대 역사 및 북미 인디언 원주민 문화에 대한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토마스 야이어는 서구 사회 연구 업적을 인정받아 독일 뮌스터 대학에서 엘머-켈톤 상을 수상한 이외에도 프리드리히 게르스텍커 상을 받았으며 [그들은 꿈이 있었다]로 2004년 독일 청소년 문학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대표 작품으로는 [무지개 끝을 향한 여행][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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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학교 독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독일 마부르크대학에서 독문학을 공부했으며, 서울대 강사 등을 거쳐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시험공부 A to Z]. [홀로 맞는 죽음], [뮌히하우젠 남작의 모험], [황태자의 첫사랑] 등 50여 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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