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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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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박문수전》은 조선 영조 대왕 때 암행어사가 되어 활약하던 박문수의 이야기이다. 암행어사는 임금의 신뢰를 받고 백성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관리가 맡았는데, 많은 암행어사 중에서도 그 이름을 널리 떨친 사람이 바로 ‘박문수’이다.
    암행어사 박문수는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백성들의 억울한 사연을 풀어 주었고, 백성들을 괴롭히고 있는 관리들을 혼쭐내 주었다. 백성들에게 ‘어사 박문수’는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고마운 사람, 해결하지 못하는 사건들을 풀어 주는 신기한 재주를 지닌 사람으로 기억되었다. 그래서 ‘어사 박문수’에 관련된 이야기는 백성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고, 설화의 성격을 띤 여러 가지 이야기로 변형되기도 했다.
    이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사건을 해결하기에 앞서 언제나 백성을 아끼고 사랑하는 암행어사 박문수의 마음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또한 백성들을 괴롭히던 나쁜 탐관오리들을 호쾌한 기지와 명석한 추리력으로 붙자고 나서 호령하면 그 소리에 꽉 막혔던 마음 한구석이 뻥 뚫리는 듯한 시원한 느낌이 들 것이다. 그리고 나쁜 사람은 벌을 받고 착한 사람들은 상을 받는 이야기를 통해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야 올바른 것인지 알게 될 것이다.

    박문수와 조선 시대 암행어사 제도
    박문수朴文秀 1691~1756
    암행어사로 많은 이야기와 행적을 남긴 박문수(숙종 17년~영조 32년)는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 자는 성보成甫, 호는 기은耆隱, 시호는 충헌忠憲이고, 본관은 고령高靈이다. 1723년(경종 3년) 문과에 급제하고, 1727년 영남 암행어사가 되어 부정한 관리들을 찾아 냈다. 1728년 이인좌의 난 때 출전해 공을 세웠고, 1730년 호서 어사가 되어 굶주리는 백성들의 구제에 힘썼으며, 1734년(영조 10년)과 1738년 두 차례 청나라에 사신으로 다녀오기도 했다. 1741년 함경도 진휼사로서 경상도에서 곡식 1만 섬을 실어다가 흉년으로 굶주리는 백성들을 구제해, 후에 함흥 만세교 옆에 송덕비가 세워졌다. 1749년 호조판서가 되어 균역법을 만드는 데 힘을 기울였고, 왕세손의 사부가 되었으나 1752년 세손이 죽자 책임을 추궁 당해 제주도에 귀양 갔다가 다음 해에 풀려났다. 특히 군사와 세금에 관하여 밝았고, 여러 번의 암행어사가 되어 많은 일화를 남겼다. 지은 책으로는《탁지정례度支定例》《국혼정례國婚定例》 등이 있고, 글씨에는 <오명항토적송공비吳命恒討賊頌功碑>가 있다.
    가난하고 힘없는 백성에게 단비와도 같았던 암행어사

    조선 시대 지방 수령은 자신이 다스리는 군현郡縣의 행정권은 물론 사법권과 군사권까지 가진 소군주小君主였다. 이런 소군주의 불법 행위로부터 백성을 보호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었으나 양반 사대부와 일반 백성의 신분 차이는 천하의 법칙이란 철학을 갖고 있던 조선은 세종 2년 ‘금부민고소禁部民告訴’라는 법을 제정했다. 이는 군현 백성은 종사 안위나 불법 살인 관련이 아니면 수령을 고소할 수 없다는 법이었다. 이 법은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 그래서 이 법에 대한 폐지 여론이 일었으나, 세종은 ‘때로 어사나 내관內官을 파견해 수령들을 감찰하므로 백성은 수령을 고소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로 폐지를 반대했다.
    과연 어사는 백성의 수령 고소가 필요 없을 정도로 지방 수령들의 불법 행위를 막을 수 있었을까? 실제로 ‘어사우御史雨’라는 말이 있는 데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어사는 백성들에게 단비 같은 존재였다.
    중국 당나라 때 백성들의 억울한 옥사獄事가 쌓여가자 극심한 가뭄이 들었는데 감찰어사 안진경이 옥사의 원한을 풀어주자 비가 내렸다는 고사에서 시작된 ‘어사우’는 《조선왕조실록》에도 그 용례가 보이는 데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동아시아 왕조 정치 체제에서는 보편적인 용어이기도 했다.
    어사들은 ‘암행暗行’자가 붙는 만큼 은밀히 움직이는 것이 원칙이었다.《성종실록》21년 정월조에 ‘암행어사 조지서趙之瑞는 항상 번개처럼 관부에 출입하는데, 야골(독수리)과 같으며, 순찰할 때는 복색이 무상해서 혹은 관복하고 혹은 미복微服을 해서 사람들이 그의 행동을 알 수 없었다’라는 기록이 이를 말해 준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암행어사는 박문수였다. 박문수는 훗날 직책이 병조판서를 거쳐 우참찬까지 올랐으나 우리에게는 ‘어사’라는 호칭만 익숙하다. 그의 어사 행각에 관한 설화가《기문총화》《계서야담》《청구야담》《대동기문》 등의 문헌에 실려 있으며, 구전 설화도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고, 개화기 때에는 소설《박문수전》까지 나왔을 정도였다.
    박문수에 관한 각종 설화는 못된 수령을 벌하는 기본 내용에서부터 돈으로 신분 상승한 백정을 인정한 이야기 등 조선 후기 민중들의 세상에 대한 모든 바람이 박문수라는 인물에 반영되는 형태로 전해졌다.
    어사 제도는 절대 권력을 지닌 지방 수령에게서 백성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였다. 그러나 세종 29년 수령고소금지법을 폐지할 수밖에 없었던 데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백성들에게 통제 받지 않는 권력은 아무리 중앙에서 어사를 파견해도 부패하게 되어 있었다.
    또한 백성들이 왕조 체제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있을 때는 몰라도 그렇지 못할 때는 어사도 소용없었다. 조선의 마지막 개혁 군주 정조가 죽고 순조가 즉위한 후 민란이 잇따랐던 것은 백성이 더 이상 왕조 체제의 수령 제어 방식에 기대지 않고 자신들의 힘으로 직접 현안을 해결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목차

    1. 무주구천동의 비밀
    2. 다시 찾은 황금 거북이
    3. 가짜 도사의 죽음
    4. 대도 천리마의 비밀
    5. 뿌리 깊은 원한
    6. 청춘 남녀의 슬픈 사연
    7. 숨쉬는 시체

    본문중에서

    “너는 암행어사가 관가로 가서 관리들의 부정행위를 고발해 내는 것만 맡은 일이라고 생각하였느냐?”
    “그것은 아닙니다만…….”
    칠복이가 괴나리봇짐을 한 번 추스른 다음 박문수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박문수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 짐작이 가지 않았던 것이다.
    “다른 암행어사들은 관가로 가서 잘못을 지적해 내고 그것을 미끼로 돈을 얻어 내기도 한다지만, 암행어사가 해야 할 일은 그것이 아니다. 관가에서 미처 해결해 주지 못한 백성들의 어려운 일을 해결해 주는 것이 진짜 암행어사가 해야 할 일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잘 지나다니지 않는 덕유산 깊은 산속이 이 곳 구천동에 와서 세상과 인연을 끊고 사는 사람들이 편안하게 살고 있나 확인을 해 보려는 것이다. 내 뜻을 알겠느냐? 그렇다면 이제 그만 투덜거리고 어서 인가의 불빛을 찾아보거라.”-본문 15~16

    “나리, 제가 한 가지 궁금한 걸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한참 동안 앞서 가던 칠복이가 뒤돌아서면서 박문수의 눈치를 살폈다.
    “네 녀석이 궁금한 것을 어찌 참겠느냐? 어서 말해 보거라.”
    박문수가 약간 긴장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어떻게 병덕이가 범인인 것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습니까요? 저는 도저히 모르겠던데요.”
    “그거야 쉽지 않느냐. 병덕이가 남들과 달리 깨끗한 옷을 입고 있는데다가, 그 옆에 서 있던 딸아이는 작은 보따리를 들고 있었단다. 그러니 병덕이가 동굴 속에 들어갔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지.”
    “와, 과연 우리 어사님의 지혜는 알아 줘야 한다니깐! 하여튼 맘씨 나쁜 승천 도사가 죽게 되어 다행입니다. 더 이상 피해를 보는 사람이 없어질 테니까요.”-본문 97~98

    그리고 사건을 해결한 박문수와 칠복이도 다시 발걸음을 돌렸다.
    “칠복아, 왜 이렇게 사람들이 악독한 짓을 벌이는지 모르겠구나.”
    “그러게 말입니다. 서로 돕고 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어디든지 제 욕심 차리고 나쁜 일을 벌이는 사람은 꼭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 같은 사람이 있는 게 아니냐. 나쁜 짓을 한 사람은 찾아서 그에 맞는 벌을 주고, 착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 억울한 일을 당하면 사연을 들어주고 한을 풀어 주는 일을 하는 사람들 말이다. 그러니 어서 발걸음을 딴 데로 돌려 부지런히 가자꾸나. 우리 발걸음이 닿지 않는 곳에도 우리의 도움을 바라는 사람들이 반드시 있을 게야.” -본문 215~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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